2015년 3월 10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반통령(半統領) ] 대통령이란 단어는 그간 쓰이던 통령이란 말에 대(大)자를 붙인 것이다. 일본이 president를 대통령이라고 번역한 데서 비롯됐다. 영어의 어원은 앞(pre)과 자리하다(side)가 결합된 것이다. 앞에 앉아서 사회를 본다는 의미다. 어떤 편이 아니라 서로 다른 편의 논의와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한다는 얘기다. 당파성으로부터 늘 초연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때 통합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만큼은 일종의 의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통령이 조정자, 통합자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순간 대통령은 반통령(半統領)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나 정책에서 야권 또는 진보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적으로 보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는 때도 있다. 핵심 요직에는 영남이 득세하고, 좋은 자리에는 줄줄이 낙하산이다. 복지나 경제민주화 약속은 수정·파기됐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반통령(半統領)이다. http://goo.gl/6QdOVj

- [ 김진태는 검찰총장인가, 대통령의 칼인가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습격당한 날,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튿날에는 “단독으로 했는지, 배후가 있는지 철저히 밝히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몸소 ‘수사 지휘’를 하고 나섰다. 앞서 검찰은 ‘대통령 7시간’ ‘비선 국정농단 의혹’ 등의 사건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린 ‘깨알지시’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내놓곤 했다. 검사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소속 공직자이다. 그러나 직무 특성상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검찰청법 4조 2항) 별도 규율을 받는다. 하지만 이제는 검사 김진태가 검찰총장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칼인지 헷갈릴 지경이 됐다. http://goo.gl/LsQsbb

- [ 노동과 소비의 선순환 ] 사람들은 상품에 의해 길들여진다. 좋건 싫건 상품은 사물의 이상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일상의 모든 꿈은 상품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비의 쾌락은 삶의 목적 혹은 본질과 닿아 있다. 그렇더라도 상품을 소유하면서 느끼는 소비의 쾌락은 생산 과정에서 오는 고통과 쾌락을 알지 못한다. 목수인 김진송 문화평론가는 “책상을 구입하는 사람이 느끼는 즐거움과 스스로 책상을 만들어 쓰는 사람의 즐거움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생산의 즐거움은 생산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권리이자 특권이다”라고 말한다. 노동자로서 고용된 생산자 역시 보람과 쾌락을 느낄 있어야 한다. 자신이 생산에 참여하는 제품에 자부심과 애착을 느끼며 그 제품이 널리 인간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야 할것이다. 그리고 노동의 대가로 다른 사람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소비하며 쾌락을 느끼는 것이 노동의 선순환이다. 하지만 우리의 노동 현실은 어떤가. 모든 사업장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고통만 있고 쾌락은 없는데 보람을 느끼라는 강요는 많다. http://goo.gl/bW47xs

- [ 한국 ‘대통령의 날’ ] 대통령제의 원조국가라서 그런지 미국에는 대통령의 날이라는 게 있다.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처음엔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생일 2월22일을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로 했다. 후에 분단의 위기를 막아낸 링컨 대통령도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대두됨에 따라, 링컨 대통령의 생일 2월12일과 워싱턴의 생일 사이 중간 날짜로 정했다. 1971년에 매년 2월의 세 번째 월요일로 고정됐다. 명칭도 대통령들의 날(Presidents’ Day)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날을 지정하자고 하면 진보와 보수 간의 큰 다툼이 쉽게 예상된다. 보수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들을 기준으로 삼자고 하고, 진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들을 근간으로 세우려 할 것이다. ‘대통령의 날’ 제정은 한국에선 말도 꺼낼 수 없는 일이다. http://goo.gl/6QdOVj

- [ 당신의 차, 밤새 안녕하신가요? ] 절도범이 자동차 바퀴·범퍼 등 만 ‘쏙’ 빼서 달아났다. 경향신문 사회면에 주차된 차량에 벽돌을 받쳐놓고 바퀴를 훔쳐간 현장 사진이 게재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주차된 고급 승용차만 골라 차량 바퀴와 범퍼는 물론 의자와 기름까지 훔친 최모씨(34)를 검거해 9일 구속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30차례에 걸쳐 1억4000만원 상당의 차량 부품을 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자기 차로 가 봤더니 바퀴가 없거나 범퍼가 사라졌다면…피해자들은 얼마나 황당 했을까. http://goo.gl/Z1f9BU

- [ 한국을 일본에 팔아넘긴 건 미국이다 ] 미국이 동아시아가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사인식을 내세우기보다 자신의 전략적 이해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사례는 우리의 역사적 경험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흔히 배우는 1905년 7월의 카쓰라태프트밀약이 있다. 미국은 일본의 한반도에서의 독점권을 묵인하는 대신 필리핀의 지배를 인정받았다. 미국은 1898년 필리핀을 차지한 후 동아시아 정책의 모토로 문호개방과 이익균점을 내세웠지만, 밀약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밀약을 체결한 일본은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영국과 제2차 영·일동맹을 체결하고 한반도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보장받았다. 일본은 영·일동맹을 체결하기 직전부터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와의 전쟁 종결 협상을 시작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도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하였다. 결국 협상을 주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듬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갔다. http://goo.gl/9eXbjX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