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3일 경향신문

- [ 정권의 무덤 ‘증세’ ] 복지와 증세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 없이 복지를 하겠다는 것은 “남산에 그물을 치고 한강 잉어를 잡겠다”는 식의 무모한 발상이다. 결국 증세를 할 수 밖에 없을 테지만 사실 세금 인상은 너무나 어렵다. 캐나다 보수당 정권은 소비세 인상-복지 축소를 했다가 1993년 총선에서 169석이 단 2석으로 대참패, ‘쪽박’을 차고 간판을 내렸다. 일본 민주당도 장밋빛 복지로드맵을 제시하고 소비세 인상을 추진하다가 불과 3년 후 자민당에 정권을 헌납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도 1977년 부가가치세가 그 씨앗을 뿌렸다는 분석도 있다. 증세는 ‘정치가의 무덤’이다. 정부도 새누리당도 증세라는 ‘정치 도박’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이 정권을 잡았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본과 노동이 선호하지 않는 법인세와 임금소득세 인상 대신, 두 집단의 이해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일반소비세 인상을 통해 세입을 늘리고 복지세출을 통한 불평등 완화전략을 실행한 북유럽의 사례에 눈길이 간다. 증세와 복지, 빨리 실마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goo.gl/66TI2u

- [ 국정원, 용서해 줘도 될까? ] ‘국가 최고 비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특정 후보를 위하여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요지는 이렇게 간명하다. 국정원장이 조직을 사적으로 유용했으니 처벌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 조직이 어떠한 자기통제도 없이 낙하산 인사에 놀아나고 어떠한 자기 반성도 없이 업무를 계속한다면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정 처벌받아야 할 자는 국민을 적으로 삼아 교묘한 심리전을 벌인 국정원 그 자체여야 한다”고 말한다. 하버드 법대의 선스타인 교수의 지적처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다수 의견이나 집단적 의견을 추종하여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국정원은 댓글작업을 통해 이런 정치적 편견들을 다수의 의견인 양 포장하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추종하게끔 유도했다. 국민을 두 편으로 갈라 반목과 갈등을 고조시키고 경직된 극단주의 속으로 몰아 넣음으로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자 했다. 용서받지 못 할 짓을 저질렀지만 몇사람만 매를 맞고 조직은 용서를 받는 분위기다. 앞으로 잘 하라는 의미로 눈 감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화답하여 앞으로 잘하겠다는 의미로 국정원도 뭔가 구체적인 개혁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http://goo.gl/Kb2hZI

- [<단독> 군사독재 시절 ‘태극기 게양·하강식’ 부활하나 ] 정부가 태극기 게양률을 높이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학인 됐다. 상가와 사무실 등으로 쓰이는 민간 건물에 국기 게양대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다시 추진된다. 민간 건물의 국기 게양대 설치 의무는 1999년 5월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됐었다. 정부안에는 연중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질 수 있도록 법안과 계획이 짜여져 있다. 학생들에게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게양한 뒤 인증샷을 찍어 제출하고 일기와 소감문 등을 발표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유치원생에게도 국기 교육을 시키고, 각 교실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지 등도 점검한다. 정부가 제시한 안 중에는 국기 게양·강하식 실시도 포함돼 있다. 1989년 1월 이후 사실상 사라진 국기 게양·하강식이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QSGxAN 

- [ ‘로드킬’ 당하는 운전자들 ] 선진국에서는 ‘용서해주는 도로(Forgiving Highway)’라는 개념이 오래전에 도입됐다. 운전자의 작은 실수는 문제가 되지 않도록 안전한 도로를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도로 관리 부실은 물론 설계 잘못까지 그 책임을 지방자치단체나 도로관리청에 묻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못 만든 도로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보상을 정부가 해주다 보면 예산에 큰 부담이 간다. 그러니 예산 절감 차원에서라도 안전한 도로를 만들게 되고,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할 만한 지역에는 미리 안전시설을 보강하게 된다. 즉 교통안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사고 원인을 운전 부주의로 몰기 바쁘다. 도로 개선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고 교통사고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홍창의 가통릭관동대 교수는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매년 1200억원의 통행료 수입과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에 따라 연간 1000억원, 2013년까지 1조원에 가까운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아온 특혜 민자도로이므로 그러한 특혜에 상응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종대교 105중 추돌사고’의 주범은 안개가 아니다. 인재(人災)를 자연에 덮어 씌운다면 당장의 책임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항을 오가는 시민들을 야생동물처럼 로드킬의 위험에 방치한 그 책임은 어떻게 질 건가… http://goo.gl/6vF7rL

- [ 수라, 진지, 밥, 끼니…] “젓수시옵소서.” 임금에게 수라를 대령할 때는 기미 상궁이 소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먼저 맛보고 ‘이상무’ 판정을 내린 뒤에야 ‘드시라’고 내놓았다. ‘수라를 젓수다’는 표현은 임금에게만 쓰는 극존칭이었다. 상민은 ‘밥을 먹다’, 사대부는 ‘진지를 드시다’인데, 천민은 ‘끼니를 때운다’고 했단다. 어쨌든 임금은 하루 다섯 번 수라를 들었고, 그 가운데 12첩 정식을 두 번이나 차렸다. 궁중의 부엌인 경복궁 소주방(燒廚房)이 복원을 끝내고 오는 5월 완전 개방된다. ‘소주방’과 ‘수라간’도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약간 다르다. 장경희 한서대 교수는 “소주방은 주방의 개념이고, 수라간은 소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법식에 따라 임금의 밥상에 올려보내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http://goo.gl/jiaf7j

- [ 영화 ‘백투더퓨처’의 2015년 예언 ]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는 100년 넘게 우승을 못 해본 구단으로 유명하다. 1908년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금껏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1908년은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 2년 때다. 우승에 한 맺힌 컵스 팬들이 올해 챔피언 꿈에 부풀어 있다.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날아간 2015년 10월21일을 그린 1989년작 영화 <백투더퓨처 2>에서 컵스가 107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뉴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http://goo.gl/4HomSc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