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6일 경향신문
- [ 인재 데려가 바보 만드는 당은? ] 정당의 고유한 역할은 인재의 영입이 아니라 인재의 양성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특수 분야에서의 개인의 성공 경력에 기대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현장과 ‘공화(共和)’의 관점에서 사회갈등을 해결하고 대안을 조직해 본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만이 누군가를 제대로 대표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그냥 인재가 아닌 정치적 인재라고 불러야 할 것인데, 이를 키워내는 곳이 바로 정당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정치적으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분들을 주로 영입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굳이 영입이라는 표현을 쓸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종편 등을 통해 이미 자신의 편에 서왔던 인사들을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스폰서 검사 시비에 휘말려 영입을 철회하는 수난까지 겪으며 시작부터 체면을 구겼다. 더민주는 기업 세계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인사를 새로이 들였다. 또 지난 대선에서 현 정권의 편에 섰던 김종인 박사를 아예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오는 반전(?)을 선보였다. 문제는 사실 영입 이후에 있다. 정치는 ‘나 이런 사람이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이 때문에 영입한 인사들이 ‘진짜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진짜 정치인, 즉 정치적 인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정당이 인재의 영입보다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항간에 ‘더민주는 똑똑한 사람 데려가 바보 만드는 당'이라는 평이 있다. 선거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영입한 인사들을 진짜 정치인으로 키우기는커녕, 별다른 입지와 역할도 제공치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해서 내려진 평이다. 또 입지와 역할이 없는 신인의 입장에서는 정치를 계속하려면 금배지를 달아야 하니, 이념과 정책에 상관없이 연줄에 기댄 계파에 줄을 서 공천을 노릴 수밖에 없다 해서 나온 평이다. 이런 평을 감안하면 더민주는 인재 영입보다 양성에 더 큰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http://me2.do/xx1kEvEW
- [ ‘발명왕’ 에디슨이 만든 회사, 중국에 팔렸다 ] 가전업체 칭다오 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6조56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차이나 파워’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GE는 15일 “하이얼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하는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며 “매각 가격은 54억달러(약 6조5600억원)”라고 밝혔다. 제프 이멀트 GE 최고경영자는 “하이얼에 가전부문을 매각하게 돼 기쁘다”며 “중국에서 GE 브랜드를 키울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인수 후에도 GE의 브랜드 이름은 종전대로 유지된다. 1984년 ‘칭다오 냉장고총창’으로 시작한 하이얼은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가전업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이 주력 생산제품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집계를 보면 2009년부터 6년 연속 백색가전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1892년 설립된 GE는 미국을 대표하는 전자기기 제조업체다.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이 GE의 전신이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찾던 하이얼과 부진한 사업부문을 정리하고자 했던 GE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GE를 등에 업은 하이얼과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됐다. 전자업계는 기존 GE가 강점을 가진 양문형 냉장고, 빌트인 가전 등에서 하이얼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GE 인수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가격이 2년 전보다 지나치게 높아진 데 반해 하향세인 GE 가전브랜드가 하이얼에 큰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ttp://me2.do/G3b2BCkE
- [ 처음처럼…사색하고 사유하라 ] 대표적 인문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5일 오후 10시10분 타계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담론>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더불어 숲> <처음처럼> 등 많은 스테디셀러를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기 성찰, 냉철한 사회 현실 분석과 세계인식에 관한 깊은 사유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던져주었다. 고인은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경제학자이다.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일하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감옥에 있었던 시간 만 20년 20일로 1988년에야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한 고인은 1998년 사면복권됐다. 사면복권된 날 출간된 책이 바로 20년 수감생활 동안 처절하게 사유한 인간에 대한 이해, 세계에 대한 인식의 결과물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어릴 때 서예를 배운 고인은 학자이자 저술가로서뿐만 아니라 흔히 ‘어깨동무체’로 불린 독특한 글씨체로도 유명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그의 글씨체를 사용한 것이다. 2006년 성공회대에서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했으나, 지난 2014년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해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강단을 떠나면서 지난해 4월 펴낸 책이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담론>이다. 20여년에 이르는 성공회대에서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ttp://me2.do/FvCuov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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