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4일 경향신문

- [ 박 대통령 “제가 머리가 좋아서…에휴~” ] 1월13일 신년 담화·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대국민담화문을 읽었다. 하지만 ‘99분 담화·회견’ 도중 국회의 법안처리 비협조 등을 언급하면서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거나 한숨을 내쉬며 정치권 비판 강도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붉은색 재킷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청와대 참모들과 취재진 등 130여명이 회견장을 메웠다. 이전 두 차례 신년회견과 달리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병풍 논란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31분간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다. 초반엔 문장을 잘못 읽는 등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노사정 타협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로 양보해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를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경제 회복의 불꽃을 살리자는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도, 정쟁 속에 파묻혀 버렸다”고 국회를 비판할 때는 단상을 두드렸다. “욕을 먹어도, 매일 잠을 자지 못해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으면 어떤 비난과 성토도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했다. 1시간8분간의 질의응답에선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에휴” “어느 세월에 되겠느냐” “(법안) 만들기도 겁난다” 등 한숨도 내뱉었다. 정치권 일각 개헌론을 두고는 “청년들은 고용 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을 해야지 염치가 있는 것이냐”고 했다. 답변 도중 “질문을 여러 개 하셔서, 제가 머리가 좋아서 이렇게 기억을 하죠”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노동법 통과를 강조하면서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얘기도 꺼냈다. “(이들의) 헌신이 오늘날 국가경제를 살린 토대가 되었다”며 희생과 애국심을 강조한 것이지만 뜬금없다는 뒷말도 나왔다. http://me2.do/xBbSFT9g 

- [ 오바마, 북한 ‘개무시’?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오히려 ‘뉴스’가 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 미국 내 주목도가 올라가면서 이 연설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연설에는 북한 문제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을 뿐이다. 가령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어떤 국가도 감히 우리나 동맹국들을 공격하지 못한다. 그랬다가는 파멸로 이르는 길이라는 점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나, 테러로 인한 미국인의 안전 문제를 얘기하는 맥락에서 미국의 군사적 보복에는 “제한이 없다”고 한 것 정도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빼버린 구체적인 의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도적인 침묵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려들지 위해서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백악관이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전혀 바꿔놓지 않았다’며 평가절하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http://me2.do/xk3kJ2Mb 

- [ ‘불금’ 대신 ‘불타는 목요일’ ] ‘불타는 금요일’(불금)이 ‘불타는 목요일’로 앞당겨지고 있다. 예전에는 주말을 앞두고 다음날 출근 부담이 없는 금요일 저녁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지만,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돼 금요일도 주말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주말 여가를 준비해야 하는 금요일 대신 목요일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통상 토요일이나 금요일이었던 신작 영화 개봉일도 목요일로 당겨졌다. 주 5일 근무제로 금요일에 영화를 보는 관객 수가 늘면서, 주말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입소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도 금요일(4월1일)에 시작된다. 정규시즌 개막전이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열리는 것은 2007년 이후 9년 만이다. 한때 TV 시사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던 금요일 저녁은 시청자가 몰리는 황금시간대가 된 지 오래다. tvN의 <응답하라 1988> 등 인기 드라마가 토·일 대신 금·토에 편성되고,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SBS의 <정글의 법칙> 등 금요일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업들도 ‘목요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통상 금요일에 시작했던 백화점 할인행사는 목요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 봄 정기세일부터 사은행사와 각종 이벤트 등 모든 행사 시작을 목요일로 정례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1969년 개점한 이후 47년간 줄곧 금요일에 대형 행사를 시작했다. 국내 백화점업체가 행사 시작일을 목요일로 바꾸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 백화점인 인삭스 핍스 애비뉴는 목요일에, 일본의 이세탄·세이부·루미네 백화점은 수요일에 행사를 시작한다. http://me2.do/xTRuKGip 

- [ 퇴직하면 ‘귀농’ 대신 ‘귀의’ 해볼까 ] 해마다 감소하는 출가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이 ‘은퇴 특수출가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출가자 제한연령을 높이는 등 출가 문턱을 대폭 낮춰 경륜과 전문성을 지닌 사회 은퇴자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에서 전문 역량을 갖고 활동해 온 분들과 은퇴 후 수행자의 삶을 꿈꾸는 분들이 귀의할 수 있도록 ‘은퇴 특수출가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정 자격과 전형을 거쳐 출가하고 전문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출가제도는 조계종 종단법에 따라 만 50세까지로 연령이 제한돼 있다. 출가를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간 각 사찰에서 행자교육을 받고, 승가대학에서 4년간 기본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후 승가고시(학점제)를 통과해 수계를 받고 선원 등에서 수행에 들어간다. 최소 5년에서 7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은퇴 특수출가 제도는 이 같은 일반 기준과 달리 기본교육과 수행 기간 등을 단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http://me2.do/xVeb7PdA  

- [ 미국 2015년 상징 단어 ‘They’ ] 미국방언학회(ADS)가 선정하는 ‘2015년 올해의 단어’에 단수형 명사로서의 ‘데이(they)’가 꼽혔다. 영어 문법 관례상 they는 ‘그들’을 뜻하는 복수형 3인칭 대명사다. 하지만 8일(현지시간) 미국방언학회 연례총회에 모인 언어학자 200여명은 남성과 여성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성(性) 중립적 언어를 쓰는 추세를 반영해 단수형 명사 they의 손을 들어줬다. 언어학자 벤 짐머는 “이번 기회에 성 정체성에 관한 새로운 생각이 확산하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성인지 여성인지 불분명하거나 성별을 언급하고 싶지 않을 때 he나 she 대신 they를 쓰는 경우가 있다. ‘Everyone wants his(or her) cat to succeed(모두들 그(혹은 그녀)의 고양이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라는 문장에서 ‘every’가 단수이지만 소유격으로 ‘his or her’가 아니라 ‘their’로 사용하는 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스타일북(표기 원칙 규정집)에 단수형 they를 공식 채택했다. ADS가 1990년부터 발표해온 ‘올해의 단어’는 사회상을 담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찰이 비무장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에 항의하는 소셜미디어 댓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livesmatter)’가 선정됐다. 2011년엔 월스트리트를 점거한 시위에서 비롯된 ‘점령하라(occupy)’가 뽑혔다. http://me2.do/50HDY8zO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