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8년 10월 20일
- [ 지독한 ‘편견의 땅’ 전라도 ]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라의눈)>의 부제는 ‘논픽션 전라도 1000년’이다. 그러나 논픽션은 이 책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전라도를 중심으로 쓴 한국사란 말이 더 어울릴 듯싶다. 시대가 바뀌고 의식도 변화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라도는 많은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배신, 범죄… 그리고 홍어까지, 전라도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굳이 정치 기사가 아니더라도 포털 사이트의 댓글 창에는 온갖 비아냥이 판을 친다. 전라도라는 행정구역은 고려 현종 9년(1018년) 강남도와 해양도를 합쳐 만들어졌다. 삼한시대부터 대규모 수리시설이 발달했고 조선후기에는 조세의 40%를 담당할 만큼 많은 곡식을 생산했다. 경향신문 문화부 홍진수 기자는 “정남구는 오랜 탐구 끝에 ‘전라도가 너무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전라도의 풍요를 탐내 빼앗아간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허구를 만들어내고 종국에는 ‘악의 굴레’를 덧씌워야 했다는 것이다. 그래야 약탈자들이 양심을 달래고 편히 잠잘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라고 전한다. https://goo.gl/7nX5Fw
- [ “싸가지 없는 것” “OO에 똥만…” ] “싸가지 없는 것. 그 나이가 되도록 기본이 전혀 안돼 있어. 어디 못 배워먹은 사람처럼 싸가지 없이 결재판을 국장 책상 위에 올려놔!” 한 특수법인에서 일하는 ㄱ씨가 결재판을 상사인 ㄴ국장 책상에 올려놨다는 이유로 들은 말이다. 민간기업에 다니는 ㄷ씨는 최근 상사로부터 “대가리도 나쁜 것들이. 너네 그렇게 똑똑하다며 왜 못해? 대가리에 똥만 들었으니 못하지. 월급을 받아 처먹으면 양심이라는 게 있어야 될 것 아니야” 등의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 최근 노동시민사회단체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상담과 제보 내용들이지만, 이를 노동법으로 처벌할 길은 없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의 폭행’을 처벌하는 규정만 있고 모욕과 폭언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는 탓이다. 폭언을 견디다 못해 퇴사하면 ‘자발적 퇴사’로 분류돼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어렵다. 부하 직원에게 물컵을 집어던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검찰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을 처벌할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https://goo.gl/fsdDVL
- [ 바꿔봐야 도로 새누리당? ] 시작은 이랬다. 다 바꾸자. 그래서 외부인사에게 부탁해서 배를 하나 만들기로 한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배를 만드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걸 금방 깨닫는다. 새 부품이 모자라고, 당장 새 부품을 살 돈도 없다. 그래서 쓰던 배를 버리는 대신, 낡은 부품을 단계적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한다. 그러면 배를 바꿀 수 있을까? 전체가 부분의 단순 집합이라면 부분이 50% 넘게 바뀔 때 전체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가 부분 집합 이상이라고 믿는다면, 부분의 변화에도 전체의 본성, 본질이 바뀌지 않으면 불변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고문은 “민자당이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이 됐다. 이 과정에서 당의 구성 요소는 대부분 교체됐다. 노선·정책, 주요 조직, 의원들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또 당명을 바꾸고 노선·정책을 포함한 정체성을 다시 세운다고 한다. 그 작업을 마치면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까? 이 의문에 답하기도 벅찬데 한국당 비대위가 보수대통합론까지 제기했다. 그러자 즉각 ‘도로 새누리당’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당이 지금 천년 논쟁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휩쓸려 있다. 천년을 더 기다리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한국당, 참으로 문제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https://goo.gl/V6EoLg
- [ 공포 감추고, 교묘히 스며드는 독재 ] 어떤 책들은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1980년 미국 정치학자 버트럼 그로스(1912~1997)는 “새로운 독재가 미국 전역에 퍼지는 미래”가 닥칠 것으로 예견했다. 그의 저서 <친절한 파시즘>이 미국에서 출간된 시기는 1980년 6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던 때였다. 레이건은 취임 후 곧바로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의 기수로 나섰다. 레이건은 기업에는 법인세를 큰 폭으로 감면하는 등 관대했지만, 노동자에게는 실질임금 상승을 억누르고 그나마 있던 사회보장제도까지 줄이는 등 혹독했다. 책은 레이건 정부하에서 확산된 권위주의 풍토를 우려하는 이들에게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저자가 “치장된 겉모습, 교묘한 관리와 조작, (강철 주먹을 가리고 있는) 벨벳 장갑에 속으면 안된다”는 뜻으로 이름 붙인 ‘친절한 파시즘(friendly fascism)’이라는 용어는 할리우드 배우 출신 ‘호남’ 레이건의 행보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였을 테다. ‘친절한’ 파시즘은 “노골적인 공포정치는 완화된 대신 더 교묘하고 효과적이며 가차 없는 방식으로 통제가 한층 성숙해진 형태”를 띠게 된다. 경향신문 문화부 김유진 기자는 “저자는 파시즘의 도래가 불가피하다거나 향후 도래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 모두를 반격한다. 그러면서 ‘무엇을 할 것인가’로 논의의 초점을 옮긴 다음, 반전·환경·노동·지역공동체·여성·성소수자 운동 등 사회 각계에서 나타나는 흐름에 주목한다. 민주주의를 ‘권력을 탈중심화하고 분산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그는 민주주의에서 희망을 찾는다. 어쩌면 파시즘에 대한 분석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가 하는 당부가 오늘날 더 절실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https://goo.gl/FkEshB
- [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요리 ] ‘요리란 무엇인가.’ 숨 쉬는 일처럼 늘 요리를 해야 하는 사람부터, 이따금 하는 요리에서 일상의 활력을 얻는 사람, 요리는커녕 부엌 근처에도 가 보지 않은 사람까지. 아마도 각자가 생각하는 요리의 상(像)이 다를 것이다. ‘요리책’ 저자라면 어떨까. 푸드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생색요리(글항아리)> 저자들은 “요리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뭔가 근사해 보이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생색도 좀 내고 싶을 때 하는 요리”를 말한다. ‘생색 내기’ 위한 요리는 확실히 나 자신 혹은 누군가의 끼니를 해결할 요량으로 하는 ‘생존’ 요리와는 달라야 한다. https://goo.gl/Rb2M2g
- [ 인간의 새 화두 '로봇세' ]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시선은 불안하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의 예상대로 2029년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게 된다면 그간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에서 비교적 비켜나 있던 전문직 중산층도 안전하지 않다. 이에 사회적 충격을 우려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자들이 ‘로봇세’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다. 그는 2017년 2월 한 인터뷰에서 자동화 확산을 지연시키기 위해 로봇을 활용하는 기업에 세금을 매기자고 주장했다. 로봇이 사람과 동일한 일을 한다면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로봇이라는 새로운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이 부를 축적하는 반면, 노동력밖에 갖지 못한 노동자들은 대량실업에 직면하고, 정치적으로도 극단적인 선택이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안전장치다. 소비 감소 같은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편으로도 꼽힌다. https://goo.gl/4xsw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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