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5일 경향신문

- [ 황교안 총리, 몰상식의 극치 ] 식민지배 세력과 독재자는 집권하면 역사부터 손질한다. 일제가 통치하면서 가장 먼저 서두른 것이 우리 역사 관련 서적 몰수와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의 성전이 된 날조·왜곡의 ‘조선사’ 편수였고, 나치가 집권하고 첫 번째 사업으로 벌인 게 독일어사전 변경작업이었다. 바이마르공화정의 정신을 삭제하기 위해서였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지금 세계적 추세는 내셔널리즘, 로컬리즘, 글로벌리즘의 세 영역의 조화라는 큰 틀을 향해 변해간다. 그런데 정부는 낡은 지역주의, 적대적 냉전주의, 종속적 사대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유신체제에 향수를 느끼고 복고로 질주하는 듯하다. 유신헌법 기초자를 중용하고 반민주 전력의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포진시킨 박 대통령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지켜보면서 단순히 ‘유신 향수’ 이상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란 추론이 나돈다. 다음 차례는 국어교과서이고 그 다음은 헌법이 아닐까 하는 우려들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장한, 현행 검인정 교과서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교학사 교과서로 가르치는 3개교 외에 99.9%가 좌편향이란 지적은 반상식·몰상식의 극치다. ‘검인정’이란 정부가 ‘검토하여 인정’하는 교과서 제작 체제가 아니던가. 자기들이 인정한 교과서와 집필자들을 모조리 좌편향으로 몰아가는 반이성의 처사에 분노하기보다 차라리 처량함을 느낀다. 미국 헌법 기초자 제퍼슨은 말한다. ‘한 알의 사과를 따기 위해 거침없이 사과나무를 자르는 사람은 독재자’라고. 박정희의 유신 찬양 국정교과서를 배운 청년들이 반유신·6월항쟁의 주역이 되었다는 역사를 망각하면 안된다. 국사(國史)를 망치면 국사(國事)를 망치게 한다. 모름지기 ‘역사’를 편의적으로 재단하거나 왜곡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경고한다. http://me2.do/F6wciJkt

- [ 장관 후보 되니 과태료 납부 ]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58)가 11년 전 교통법규 위반으로 부과된 과태료를 청와대의 내정 발표 당일 지각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4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실이 경찰청 교통안전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총 5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강 후보자는 2004년 11월13일 오후 8시52분 경기과천통신부대 앞에서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4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후 청와대에서 강 후보자 내정을 포함해 일부 정부부처의 개각을 발표한 지난달 10월19일에서야 뒤늦게 과태료를 납부했다. 강 후보자는 2013년 3월 조달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나 있던 2014~2015년 4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했다. 올해 9월4일에는 좌석안전띠 미착용 또는 착용의무자에 대한 조치 불이행으로 범칙금 3만원, 같은 해 5월4일에는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3만2000원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9월10일과 10월24일에는 신호 또는 지시 위반, 속도위반으로 각각 과태료 7만원이 부과됐다. 이찬열 의원은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이라도 공직을 떠나 있을 때 적발이 집중된 점과 오랫동안 납부하지 않았던 과태료를 다시 공직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자 뒤늦게 납부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me2.do/Gkiyj6yu 

- [ ‘박정희 왕조’의 부끄러운 건축 ] 1966년에 정부에서 중앙박물관을 현상 공모하며 내건 지침은 이러했다. “건물 자체가 어떤 문화재의 외형을 모방함으로써 콤포지션 및 질감이 그대로 나타나게 할 것” 그리고 “여러 동이 조화된 문화재 건축을 모방해도 좋음”. 건축계를 비롯한 문화계에서 이 어처구니없는 조건에 대해 대대적인 성토가 있었고 거의 모든 건축단체와 건축가가 공모에 불참하겠다는 성명과 의견을 나타내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이때 강행된 공모에는 한 나라의 중앙박물관 건축인데도 겨우 10개 작품이 응모하는 초라한 결과를 낳았으며 그나마 일곱은 자격 미달이어서 3개의 안을 놓고 상을 나누게 된다. 당선작은 기괴했다. 법주사의 팔상전과 화엄사의 각황전, 금산사 미륵전에 불국사 기단 등을 파편적으로 이리저리 조합한 치졸의 극치였다. 모두가 비난했지만 정부는 강행하여 완성하고 만다. 장소성과 시대성에 적합해야 하며 건축의 기능에 합목적적이어야 한다는 건축의 근본을 철저히 욕되게 하였지만 그럼에도 이 건축은 5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티며 여전히 한국건축의 수치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건축은 시작일 뿐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 유신독재 체제를 갖춘 군사정부가 내세운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특별한 구호, 다른 나라에는 없는 민주주의라는 말이니 보편적 가치와는 애초에 동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타난 게, 목조 흉내를 낸 콘크리트 건물에 ‘계란색’을 칠하고 그 위에 개량 기와를 얹은 밑도 끝도 없는 건물이었다. 사생아였지만 유신독재 정부의 사랑을 대단히 받아 공공청사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공공건축들이 이 껍질을 뒤집어쓰며 태어났으니 대표적인 게 광주박물관, 국기원, 어린이회관 등이었다. 나의 스승인 김수근 선생은 이들을 일컬어 ‘박조(朴朝)건축’이라 부르며 냉소하였다. 정권의 홍보와 상징에 동원된 그 건축과 그 건축가의 이름은 결국 수치로 남는다”라고 지적한다. http://me2.do/F6wcib2K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