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0일 경향신문
- [ ‘노가리 푸는’ 방송 ] 종편이 생겨나기 전, 시청자들은 ‘시사프로그램’ 하면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또는 토론 프로그램 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종편이 출범하면서 진행자와 몇 명의 패널들이 출연해 신변잡기나 노변정담류의 일명 ‘노가리를 푸는’ 변종 시사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시사프로그램의 역할과 가치를 왜곡하고 방송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 예로 TV조선의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한 역술인을 방송에 출연시켜 2015년 시사를 전망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풍자 형태로나 할 수 있는 이러한 행위를 시사프로그램에서 버젓이 하는 것이 과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방송매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 방송내용은 더 가관이다. 이날 출연한 역술인은 2015년 시사전망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의 부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궁합에서도 천상궁합”이라고 발언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뒷골목 시장통에서나 나눌 법한 내용을 시사프로그램에서 버젓이 방송하고 있는 이러한 종편의 행태를 언제까지 묵인하고 있어야 하는지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http://goo.gl/pB7DAN
- [ 홍준표, 기어이 눈칫밥 먹이다 ] 얻어먹는 사람들에게도 ‘눈칫밥’ 주지 않는 건 아주 오래된 미덕이다. 전남 구례 운조루 곳간채의 쌀뒤주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누구라도 와서 쌀을 마음대로 퍼가라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1000원 백반’으로 시장통에서 어려운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다 세상을 떠난 광주 대인사장 김선자 할머니는 “1000원은 밥값이 아니라 떳떳하라고, 부끄럽지 말라고 내는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남도지사는 거꾸로 학생들이 스스로 ‘가난한 아이’라는 걸 증명해야 공짜로 밥을 주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기어이 ‘얻어먹는 아이’들을 따로 줄 세워서 모욕감과 상처를 주고 싶은 모양이다. 그가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데가 아니라 공부하러 가는 곳”이라고 했다는데, 정작 자기자신은 ‘밥상머리 교육’도 모르는 것 같다”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한다. http://goo.gl/sHJUS0
- [ 국민에 대한 국가의 테러 ] 미국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씨의 행위는 폭력이지만 테러라고 볼 수는 없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모든 테러리즘은 폭력이지만, 모든 폭력이 테러리즘은 아니다. 테러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리 계획한 후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해 대중을 공포에 몰아넣음으로써 특정 행위를 하도록 만들거나 또는 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김기종씨가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한 건 맞지만, 대중이 공포에 빠지지는 않았다. 테러라는 단어의 표면적 의미는 공포이며, 그것은 국민이 국가에게서 느끼는 공포다. 테러는 프랑스 혁명기의 공포정치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여전히 테러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테러는 국가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이다. 1950년 2월 미 국무부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존 매카시 상원의원의 의회연설 발언이 매카시즘 광풍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그는 205명의 명단이 적힌 종이를 증거인 양 들고 연설했지만, 사실은 그의 손에 든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런게 테러다. http://goo.gl/fid6Fh
- [ 당당한 이명박 ] 이명박 전 대통령(74)이 자원외교 등 재임기간 중 발생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와 관련해 “부정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처벌받아야지”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디지털서울문화예대 총장은 지난 18일 TV조선에 출연해 “주초에 다른 일로 이명박 대통령 뵀더니 말씀하시더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동관 총장은 “당당한 거다”라고 이 전 대통령이 비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http://goo.gl/wR9mNp
- [ 한국, 위만 바라보지 마라 ] 한국인들은 강대국을 바라보며 발전의 비전을 얻었다. 번영한 나라의 성공을 따라 배우며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해 강한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세계 무대의 강자가 된 뒤 한국은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다루듯 악행을 일삼고 있다. 19세기 영국 소설가 윌리엄 새커리는 소설 <허영의 시장>에서 ‘네 머리 위에 있는 자의 신발을 핥지 말고, 네 아래 있는 자의 얼굴을 발로 차지 말라’라고 썼다. 한국은 더 이상 위만 바라보지 말고 아래를 봐야 한다. http://goo.gl/TFPR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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