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7일 경향신문

- [ ‘무능’ 넘어 ‘불능’으로 가는 정부 ] 권력을 향해 무능하다는 비판을 맘껏 할 수 있게 된 것은 6월항쟁 이후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였다. 이승만 정부 시절에 등장한 무능 프레임은 독재 시절엔 일절 꼬리를 감췄다. 민주화 이후에는 어느 정권도 무능 프레임의 공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무능 프레임의 공격 대상도 바뀌었다. 하지만 오늘날 권력의 총체적 무능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공세라고만 보기 어렵다. 지금 권력의 무능은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가 우려하고 분노하는 명백한 진실이 됐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이 심각하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불거진 인사파동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인사파동보다 무서운 건 정부의 무능이 국가가 마땅히 보호해야 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리어 위협하는 사태를 낳고 있는 현실이다. 1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은 국민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이제껏 답을 얻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시행령 개정이 청와대의 반대로 멈춰선 지금, 갑자기 들이닥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역병에 정부는 해결 능력이 없다는 의미의 ‘무능’을 넘어 아예 아무것도 못한다는 뜻의 ‘불능’ 상태임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보여줬다. 국민은 또다시 국가의 역할을 물으며 망연자실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l6AbD

- [ ‘낙수효과’의 종말 ] 1896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노동자의 이마에 가시관을 씌우거나 인류를 금십자가에 못박지 말라”고 외친 윌리엄 브라이언의 ‘금십자가 연설’로 역사에 기억된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브라이언은 “두 가지 발상의 정부가 있다. 부자들을 더 번창하게 하면 그들의 번영이 위에서 아래로 새어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대중의 번영이 모든 계층으로 차오르리라고 믿는 것이 민주당의 구상이다”라고 밝혔다.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 개념의 유래다. ‘낙수효과’는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가 늘어나면 더 많은 투자·소비가 이뤄져 경기가 부양되고 그 혜택이 저소득층에게 돌아가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논리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낙수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했다. 기업에 대한 감세와 탈규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했으나, 경기부양과 소득 양극화 해소 효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낙수 경제’를 택한 나라들 대부분에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격차는 더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소득불평등이 계속 악화돼 회원국 인구 중 상위 10%의 소득은 하위 10%에 비해 9.5배 많았다. 한국은 1990년 8.5배에서 2014년 12배로 벌어졌다”고 말한다. http://goo.gl/c7inh6

- [ 땅도, 민심도 타들어간다 ]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16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 삼선리에서 모내기를 마친 한 논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다. 강화군에서 올해 모내기가 끝났으나 물 부족으로 벼가 말라죽은 논 면적은 51.8㏊에 달한다. http://goo.gl/KptaE5 

- [ 검찰의 성역있는 수사 ]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와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 실세’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16일 경향신문과 만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관련 수사 결과는 이번주 안에 발표할 수도 있고 조금 더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몇 가지 확인할 게 남아 있어 좀 더 살피고 있다”며 “수사팀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노무현 정부가 성 전 회장을 특혜 사면했다는 의혹 등 일부 보강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역없는 수사를 하겠다더니, 결국 성역있는 수사로 가는 건 아닌지… http://goo.gl/2BlrKy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