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8년 9월 29일
- [ “왜 성추행을 당하셨을까요?” ] ‘통역이 필요 없는 글로벌 카툰 페미니즘.’ 여느 광고 카피처럼, 출판사의 홍보 문구 역시 대개 과장에 가까울 때가 많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만화가들이 성평등을 주제로 그린 작품들을 모은 <치마가 짧기 때문이라고요?> 만큼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책은 ‘카투닝 포 피스(Cartooning for Peace)’라는 전 세계 만화가 네트워크 소속 작가 39명이 그린 만화 57편을 담고 있다. 가정·직장 내 불평등을 비롯해 여성의 몸, 모성, 폭력, 종교, 정치 참여, 교육받을 권리 등 다양한 주제들을 아우르고 있는데, 화풍도 제각각이다. 직설적으로 주장을 전달하는가 하면, 좀 더 우회적으로 숨은 뜻을 가리킨다. 스위스 출신 베네딕트가 그린 만화에서 경찰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에게 “알겠는데요… 성추행을 당한다는 증거가 있나요?”라고 묻는다. 그 순간 여성의 옷 안에서 가슴을 주무르는 남성의 손이 보인다. 튀니지의 Z가 그린 만화는 “치마가 너무 짧았습니다”라며 법정에 선 강간 피해자를 탓하는 익숙한 풍경을 전한다. 경향신문 문화부 김유진 기자는 “가부장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약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부장제의 질긴 생명력을 절감하는 순간은 명절이 아닐까. 마침 책에 실린 ‘며느라기’의 장면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차례상을 차리느라 분주한 사이, 남자들은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올해도 ‘일꾼’이자 ‘들러리’ 노릇을 했을 이 땅의 많은 여성들에게, 이 그림은 공감과 함께 분노를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https://goo.gl/Py8pGJ
- [ 불 밝힌 '온라인 홍등가' ] ‘청순한 얼굴에 살인 미소, 민삘(일반여성 느낌)에 꽉 찬 B컵’ ‘가슴은 작지만 엉덩이는 괜찮네요’. 대표적인 성매매 중개·알선·후기 사이트에 게시된 글이다. 성매매 종사 여성에 대한 적나라한 성적 평가가 담긴 글을 올려 성매수자를 모집하는 이들 사이트는 시민사회의 고발에도 성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28일 성매매 업소를 뜻하는 ‘오피’와 ‘성매매 알선’ ‘성매매 후기’ 등 성매매 관련 단어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여러 사이트가 떠올랐다. 접속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 사이트 중 하나인 ‘밤의 ○○’은 트위터 계정도 존재했다.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주소가 옮겨지면 트위터로 공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 사이트에는 유사 성매매 업소인 ‘안마방’ ‘키스방’ 등을 포함한 각종 성매매 업소 홍보 글 수천개가 게시됐다. ‘출근부’라는 게시판에는 성매매 업소에 출근하는 여성 나이와 신체 사이즈 등 프로필과 여성 신체가 노출된 사진, 가격 정보가 담긴 글들이 올라왔다. ‘동그란 얼굴에 귀여운 스타일’ ‘여자친구 같은 반응’ 등의 문구를 덧붙였다. 성매수자가 성매매 단속을 피하는 방법이 담긴 글도 올라 있다. 매수자가 성매매 현장에서 단속에 걸렸을 경우 대처하는 방법도 자세히 적었다. 성매매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은어인 ‘NF(업소에서 새로 일을 시작한 여성)’ ‘투샷(두번 성관계를 하는 것)’ 등에 대한 설명도 담겼다. https://goo.gl/NPFuoQ
- [ ‘연예인 따위’가 일깨운 헌법 ] “헌법 제1장 1조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공화국의 뜻이 뭘까요. 함께 쌀을 나누어 먹는 나라이다. 이것이 민주공화국의 원래 뜻입니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쌀을 나누어 먹지 못하고, 밥을 나누어 먹지 못하고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도록 만들어 놓는다면 헌법 제1조 1항 위반입니다.” 2016년 8월5일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의 발언은 이렇게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대한민국 헌법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겁니다.” 그는 헌법 조항을 열거하며 “쫄 필요 없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주민들을 다독였다. 경향신문 문화부 이유진 기자는 “일각에선 김제동에 대해 헌법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의 답은 이렇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지던 사람들이 헌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우리가 헌법의 진짜 주인이 됩니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헌법은 ‘연예인 따위’가 언제든 말하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더라고요.’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는 김제동의 두 번째 에세이이자 헌법 독후감이다. 헌법 조항에 그가 광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버무려 말랑말랑하게 풀어냈다. ‘아,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책을 읽고 있자면 헌법이 나를 위로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https://goo.gl/2tDc7P
- [ 학종이 공정하다고? ] 지난해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교내에서 주는 상장을 88개나 받았다. 이 학생을 포함한 다섯 명이 총 311개 상장을 휩쓸었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한 학생에게 1년 동안 교내상장 79개가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9월28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7년 고등학교별 교내대회 수상 현황(지역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학생에게 1년간 20개 이상의 상장을 준 고교가 전국 627곳이었다. 경기도의 한 학교는 1년 동안 상장 80개를 학생들에게 줬는데, 4분의 1인 20개를 한 명이 받았다. 1년 동안 상을 가장 많이 받은 학생이 교내대회가 열린 횟수보다 더 많은 상장을 가져간 학교들도 있었다. 한 대회에서 여러 장을 한 명에게 준 것이다. 고교들이 교내대회 상을 남발하는 건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스펙’을 부풀리기 위해서다. 내신성적뿐 아니라 수상, 자격증, 창의적 체험활동 같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이 높아지면서 수상실적이 주요한 평가요소로 떠올랐다. 명문대 진학 ‘실적’을 내기 위해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상장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https://goo.gl/PXuPPK
- [ 조계종 총무원장에 원행 스님, 갈 길이 멀듯 ]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전 중앙종회의장인 원행 스님이 당선됐다. 원행 스님은 9월2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득표율 73.9%를 기록해 새로운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선거에는 선거인단 318명 중 315명이 참여했고, 235명이 원행 스님에게 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달 21일 전임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자진 사퇴한 뒤 한 달여 만에 치러졌다. 설정 스님은 은처자(숨겨둔 아내와 자식) 의혹 등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한 채 임기 4년 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총무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라 원행 스님은 이날 당선증을 받자마자 임기를 시작했다. 총무원장 공백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조계종이 바로 ‘화합’에 이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앞서 혜총 스님 등은 집단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번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佛日)은 빛을 잃고 법륜(法輪)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단개혁을 요구해 온 불교개혁시민연대도 9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권력승들의 대표로 불리는 자승 전 총무원장의 낙점에 좌우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현행대로 선출된 총무원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https://goo.gl/6Je341
- [ 일자리 많은 동네, 아이들 많다 ] 합계출산율 0.97명에 불과한 ‘초저출산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장 큰 곳은 어디일까. 국토연구원은 “2017년 말 기준 전체 거주자 대비 5세 미만 영·유아(이하 영·유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 구미시 산동면”이라며 “영·유아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 동탄 4동”이라고 28일 밝혔다. 산동면의 영·유아 비중은 12.6%였고, 화성시 동탄 4동 영·유아 수는 8575명이었다. 영·유아 비중이 10%가 넘는 곳은 산동면을 포함해 13곳이었다. 경북·경기가 각각 3곳, 경남이 2곳, 전남과 대구·부산·울산·세종 등이 각각 1곳씩이다. 서울에선 송파구 위례동이 8.7%로 가장 많았다. 이보경 책임연구원은 “이들 지역은 산업단지, 공공기관, 대도시와 가까워 괜찮은 일자리가 많고, 주택단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특히 정부의 수도권 집중완화 정책에 따라 조성 중인 혁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 등에 영·유아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https://goo.gl/N2daz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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