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8년 9월 15일
- [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법 ]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의 저자 히라마쓰 루이가 묘사한 노년의 풍경은 이렇다. 아침에 눈을 뜨니 새벽 4시. 토스터기에 빵을 구웠는데 ‘띵’ 하는 소리가 안 들려 한참 뒤에야 다 구워진 걸 알았다. 빵을 꺼낼 때 손가락 끝을 데었지만 눈으로 보기 전까진 몰랐다. 빵에서는 별 냄새도 안 나는 것 같고, 버터 유통기한은 글자가 작아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오감은 무뎌진다. 이런 변화는 젊은 사람들 눈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이어지기도 한다. 책은 고령자들이 자주 하는 ‘난처한’ 행동 16가지를 담고 있다. ‘본인에게 불리한 말은 못 들은 척한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과거를 미화한다’ 같은 것들이다. 저자는 이런 ‘편견’들을 깨려면 노화에 의한 신체변화, 노화의 정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향신문 문화부 유정인 기자는 “책에는 ‘노인 응대 설명서’라고 돼 있는데, 그 응대의 기본에는 이해와 배려가 깔려 있다. 저자는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을 사랑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전한다. https://goo.gl/fLiZNx
- [ 도시의 오아시스 ‘백년가게’ ] 지구는 자전하면서 총알의 42배 속도로 태양을 돌고, 태양은 총알의 310배 속도로 은하수를 돈다. 지구 입장에서 보면 자전해야지, 태양의 중력에 끌려 태양을 돌아야지, 태양의 무시무시한 속도를 따라가야지 정신이 없다. 그런 지구의 표면에 붙어 사는 인간이라면 ‘지금 이곳’은 항상 낯선 곳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몸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미각세포는 열흘이면 새것으로 바뀐다. 피부세포는 39일, 간은 2년이면 교체된다. 7년 정도면 몸 전체가 새것으로 바뀐다. 몸 밖의 사회도 다르지 않다. 특히 ‘빨리빨리’의 한국에는 한국적 가속도가 추가된다. 공직사회, 기업, 학교의 보직은 1년마다 바뀐다. 전·월세 사는 시민은 2년마다 집을 옮긴다. 남의 건물에서 장사하면 5년마다 임대료를 올려주거나 나가야 한다. 자주 이용하던 가게가 오늘도 문을 열고 있으리라 확신해서는 안된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서울시는 30년 이상 된 가게에 ‘오래 가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30년 이상 가게 30곳을 골라 ‘백년가게’로 선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반만년 역사에서 30년이면 순간이다. 오래라는 수식이 민망하지만, 한국의 속도를 감안하면 그것도 대단한 것이다. 백년가게가 더 많아져 부디 비정한 도시의 속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휴식처가 됐으면 한다. 한국인에게는 도시의 오아시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https://goo.gl/H68mEm
- [ ‘백련막걸리’로 대박 ] 충남 당진시 신평면 금천리 신평양조장은 85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이 양조장은 고 김순식씨(1910~1988)가 1933년 문을 열었다. 이후 김씨의 아들 김용세 회장(75·2대 대표), 손자 김동교 대표(44)가 3대째 가업으로 이어 오고 있다. 신평양조장의 막걸리 종류는 4가지다. 플라스틱병에 담긴 대중적인 생막걸리(알코올 6도)와 유리병에 담긴 프리미엄막걸리(7도)·살균막걸리(7도)·맑은술(청주·12도)이다. 양조장 상당수가 막걸리를 만들 때 값싼 수입 쌀이나 정부미, 묵은쌀을 쓰지만 신평양조장은 수확한 지 1년 미만의 당진지역 쌀만 사용한다. 가업이 이어질수록 신평양조장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대 대표였던 김 회장은 아버지의 비법을 전수받아 쌀로 만든 막걸리를 제조했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평소 차(茶)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김 회장은 2008년 막걸리에 백련(흰 연꽃)의 잎을 첨가한 신평양조장의 대표상품 백련막걸리를 개발했다. 백련막걸리는 2009년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된 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대축제’에서는 2012년, 2014년, 2015년 3차례에 걸쳐 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선물한 것도 백련막걸리다. https://goo.gl/qR9y6L
- [ 전기 쇠꼬챙이로 개 도살, 무죄라니… ] 대법원이 전기 쇠꼬챙이를 주둥이에 대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개를 도살한 농장주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하급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판을 다시하라고 판결했다. 동물을 죽이는 ‘잔인한 방법’에 대해 하급심은 “‘잔인’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면 처벌 범위가 무한적 확장될 우려가 있다”면서 “개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등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개를 도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의 도살방법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우리 사회의 동물 생명존중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1~2016년 자신의 개 농장에서 개를 묶은 뒤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 주둥이에 대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연간 30마리를 도살해 학대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동물보호법 제8조는 동물을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https://goo.gl/5coU75
- [ 과학자가 작가보다 더 잘 쓴 소설 ] 학자가 자신의 전공 분야를 소설로 풀어냈다고 하면 어딘지 아마추어적인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의심이 드는 게 당연하지만,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원제 Spiral)은 그렇지 않다. 작가 폴 맥어웬은 미국 코넬대 물리학과 교수로, 나노 과학의 권위자로 꼽힌다. 논문 피인용 횟수도 많고, 노벨상 수상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은 그의 데뷔작인데, 각종 스릴러 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인정받았다. 생물학 병기를 둘러싸고 과거의 음모와 현재의 기술이 교차하는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의 전공분야인 나노과학의 명암도 알기 쉽게 살필 수 있다. 과학책을 출간해온 동아시아 출판사가 과학문학을 펴내기 위해 만든 브랜드 허블에서 나왔다. https://goo.gl/bhMvD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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