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1일 경향신문

- [ 노태우·김영삼을 너무 욕하지 마라 ] 노태우 대통령은 민주화와 사회개혁 욕구가 화산처럼 분출하던 시기에 대통령이 됐다. 국회는 3김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정국이어서 정부의 행동반경은 크지 못했다. 그런 노 정권은 인물로써 정국을 돌파했다. 신망이 높은 강영훈 총리가 있었고, 청와대에는 노재봉, 김종인, 김종휘, 김학준 등 쟁쟁한 학자들이 포진했다. 5공 청문회, 노사분규, 학생시위 등으로 편안할 날이 없던 5년이었지만 그런 중에도 북방외교를 트고 변화하는 대외통상환경에 대응해서 경제체질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을 아는 정치인이었고, 그렇기에 정치인을 정부와 청와대에 대거 기용했다. 첫 비서실장은 나중에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 의원을 발탁했고, 손학규 의원과 이인제 의원을 장관으로 기용했다. 청와대는 서울대 교수 출신인 박세일, 이각범 등이 수석비서관으로 개혁과제를 추진했다. 김 대통령은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실시, 불법 정치자금 관행 근절 등 자신이 생각하던 개혁을 밀고 나갔다. 차남 김현철씨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김영삼 대통령은 윤여준 공보수석 등 가신 그룹이 아닌 참모들의 진언을 받아들여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경제참모 중에는 쓴소리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1996년 하반기부터 나빠지기 시작한 경제상황에 대해 경제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진솔한 보고를 하지 않았고 결국 한보사태와 기아사태를 거쳐 외환위기를 맞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태우 정권과 김영삼 정권의 성공과 실패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어야 한다.하지만 그 시절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http://goo.gl/zONdGM 

- [ 의리 있는 박근혜 대통령 ] 대부분의 잘 나가는 사람들은 “뜨더니 변했다”는 말을 듣는다. 서민 교수도 유명해진 뒤 많은 청탁이 들어왔지만 일일이 챙기지 못 해 “서민 말이야, 뜨더니 변했어”라는 뒷말을 들었고 방송에서 다 잘려 한가해진 지금, 그때 남은 앙금 때문에 만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서민 교수는 “그런데 잘 나가는 사람이 의리가 있어 주위 사람 챙기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시 한다면? 주위 사람들은 행복에 겨워 그를 칭송하고, 그 광경을 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그 잘난 사람과 친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할 것이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시나리오, 설마 이런 분이 있냐고? 있다. 놀라지 마시라. 그분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시다. 김보성씨가 현 정부 들어 뜬 것도 의리가 그만큼 이슈화됐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마무리는 “새삼 아쉬워진다. 내가 대통령과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는 것이…” 서민의 어쩌면 제2탄 “나도 대통령과 친했으면 좋겠다” http://goo.gl/6TE3Id

- [<단독> 최소 100만명 ‘싱글세’ 낸다 ] 미혼이거나 맞벌이로 인해 부양가족 없이 1인 공제만 받는 연봉 6000만원 이하 납세자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세금이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주장과 달리 부양가족공제 등을 받지 못해 세금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싱글세’를 물게 되는 것이다. 또 같은 소득자보다 과도하게 세금을 더 물게 된 7000만원 이상 고액 연봉자를 포함하면 1인 공제자는 157만명에 달한다. 정부는 ‘아주 일부’ 근로자에서 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100만명이 넘는 직장인을 ‘아주 일부’로 보기는 어렵다. http://goo.gl/thrm0q

- [ <국제시장>의 애국가와 <화려한 휴가>의 애국가 ]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과 그의 아내가 다투다 애국가가 울리자 싸움을 멈추고 국기를 향해 경례하는 장면이 화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장면을 예로들며 청와대발 막장 드라마와 국정 불통에 좌절하는 국민들을 향해 일방통행식 애국심을 요구했다. 또 다른 영화 속 애국가 연주 장면을 보자. 5·18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 <꽃잎>의 한 장면이다. 시장통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모두들 멈춰 서서 국기를 향해 경례하는데, 주인공 소녀는 그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 빠져나간다. 소녀는 1980년 5월21일 애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전남도청 앞에서 군인이 쏜 총에 엄마를 잃었다. 소녀에게 국가는 자신을 졸지에 고아로 만든 살인자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도 5월21일 장면이 나온다. 애국가가 울리자 시민들은 시위를 멈추고 국기를 향해 경례하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 그때 군인들은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았고 주인공은 동생을 잃었다.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그 나라와 같은 나라다. 독재국가를 향한 충성을 강요하던 국기하강식을 1989년에 없어졌다. http://goo.gl/FdyXoU

- [ 잃어버린 제국 ‘진국(辰國)’ ] “마한·진한·변진 등 삼한의 땅을 합하면 사방 한 변에 4000리인데 모두 옛 진국(辰國)이다.” <후한서> ‘동이전’과 <사기> ‘조선열전’ 등에는 기원전 3~2세기에 존재했다는 ‘진국(辰國)’의 이름이 보인다. 진국은 한반도 남부에 광활한 영역을 차지했으며, 중국과도 통교를 원할 만큼 강력한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국이란 한반도 남부에 흩어져있던 여러 소국 전체를 일컫는 범칭이라는 설도 있다. 기원전 194년 위만에게 쫓긴 조선의 준왕이 건설한 나라가 바로 진국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사기>의 일부 판본을 제외한 이후의 역사서들은 진국을 삼한의 전신으로 파악하고 있다. http://goo.gl/KEi8uE

- [ 경찰을 경찰답게 만들 ‘경찰의 9개 원칙’ ] 1829년 최초의 근대 경찰을 창시한 로버트 필 경은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경찰(policing by consent)’ 개념을 확립했다. 그가 제시한 9개 항의 ‘경찰원칙’은 지금까지 전 세계 경찰의 철학적 바탕이 되고 있다. 7번째 항은 “언제나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경찰-시민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이다. 이 9가지 원칙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은 경찰 옷을 입고 있지 않아도 ‘진정한 경찰’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경찰 옷을 입고 있더라도 ‘경찰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http://goo.gl/HpzIdN

- [ 어부와 사업가, 누가 더 행복한가 ] 한 사업가가 치열한 삶의 현장을 떠나 멕시코만 고즈넉한 어촌에서 어부 한 사람을 만났다. 사업가의 눈에 어부는 오전 내내 바다에 나갔다가 서너 마리의 고기만을 잡아온다. 아이들과 놀고 아내랑 낮잠을 자며, 저녁에는 마을을 어슬렁거리는 어부의 일상이 답답함을 넘어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하버드대 MBA 출신임을 밝히고 어부가 부자 되는 거대한 계획을 늘어놓는다. 재테크에다 영리한 라이프컨설팅을 한참 듣던 어부는 그렇게 돈을 벌어 은퇴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러자 사업가는 고즈넉한 해안가 마을에 집을 짓고, 늘어지게 자고, 손주들과도 놀고 아내랑 산책을 하고, 기타 치고 노래도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자 어부는 “그럼 지금과 그때의 생활이 뭐가 다르냐”고 사업가에게 묻는다. http://goo.gl/lX7fmJ

- [ 수능시험,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꿔야 ] 학생들의 실질적인 역량 제고라는 교육의 본질을 고려한다면 수학능력시험은 근본적으로 절대평가 방식이 되어야 마땅하다. 수학능력시험의 본래 취지는 대학교육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므로 변별력은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측면의 문제이지 수학능력시험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http://goo.gl/MTiyeX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이상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모든 대학이 절대적 기준 이상의 학생이 아닌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학생을 원하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선 교수보다도 더 우수한 학생이 입학했으면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대학의 이름을 떨쳐 계속 우수한 학생이 입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더욱 많은 기부금을 유치하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에서 직접 학생들을 평가해야 할 수고를 정부가 수능시험을 통해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은 대학이 직접 학생들을 평가할 때 생길 비리와 부정을 우려해서다. 성장시키기 쉬운 인재만을 원하는 대학의 태도가 바뀌고 사람들이 더 정직해 지기 전까지, 수능 상대평가는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