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0일 경향신문
- [ 대통령 아닌 우리가 국가다 ] 지난 2주간 ‘배신’은 대한민국 정치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6월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면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격정과 분노를 쏟아냈고, 결국 13일 만에 의도한 대로 찍어내 버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분노의 위력은 대단했다. 당헌·당규에도 없는 원내대표 몰아내기는 전무후무한 삼류드라마였다. 여당의원들도 대부분 찬성해 놓고 모든 잘못을 유승민에게 덮어씌웠다.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진중권의 표현대로 ‘대한민국은 입헌공주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공주로부터 나온다’로 헌법 1조를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우리는 배신을 능동태로 사용해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배신의 원래 뜻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지만, 의가 아니기 때문에 저버리는 것이 오히려 정의다. 유승민 의원이 사퇴의 변에서 밝혔던, 지키고 싶었지만 결국 굴복하고만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국민이 지켜내야 한다. 대통령이 국가가 아니라 우리가 국가다”라고 말한다. http://goo.gl/k7HESY
- [ 박 대통령은 세금 횡령 공무원 ] ‘상사가 좋아하는 메뉴로 통일’하는 일상생활부터 국정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 때문에 원칙이 무너지면 많은 사람이 고통 겪게 된다, 독재와는 좀 다르다. 독재는 나름 지향이 있고, 이에 따른 대중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개발독재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여성학 강사인 정희진씨는 “지금 대통령의 상태를 가장 우아하게 표현한다면, 동물의 왕국에 사는 세금 횡령 공무원이다. 무능, 무책임이라는 말도 진부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몰라도 국민은 ‘선거의 여왕’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았다. 그리고 ‘밤새 몸으로 둑의 붕괴를 막았던 네덜란드 소년’처럼 버티던 유승민 원내대표는 동화와는 달리 ‘마을 사람에 의해 쫓겨났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소신은 상식이었지만, 지지율 30% 이하의 대통령에게 의회를 갖다 바치는 한국사회에서는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하는 결단이었다. 무조건적 충성?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관계 자체가 조건의 산물이다.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 이것이 ‘조건의(conditional)’ 의미다. “무조건”은 공포로 정신이 나간, 판단 불능 상태다.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심리치료사가 아니다. 유 원내대표를 응원했던 국민은 힘이 빠졌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친박’을 비롯, 새누리당 의원들은 ‘제2의 차지철’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wOJxQ
- [ ‘이런 시급’ 받고 마트 가보니… ] 최저임금위원회가 7월9일 새벽 노동자위원들의 반대·불참 속에 공익위원·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한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6030원(월급 126만원)으로 결정했다. 1990년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후 인상폭 450원은 가장 컸으나, 인상률 8.1%는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경향신문이 내년도 시급 6030원을 들고 서울 대형마트에 가서 산 물건은 우유 500㎖, 파프리카 1개, 물 2ℓ, 삼겹살 122g이었다. 올해 기준 8300원인 일본과 8224원인 미국, 1만683원인 독일, 1만4298원인 호주의 최저임금 시급으로 서울에서 쇼핑할 수 있는 생필품은 더 많았다. http://goo.gl/mReA8D
- [ 보안사가 기무사로 바뀐 이유 ] 경복궁 옆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원래 국군기무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전에는 이름이 국군보안사령부였다. 근데 전두환 정권 시절에 악명 높던 보안사가 왜 기무사로 간판을 바꾸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은 ‘윤석양 이병’의 양심적인 내부고발 덕분이었다. 보안사에 근무하던 그는 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1000여명의 정치인과 주요 시민사회인사들을 군이 사찰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정부는 부인했지만, 명백한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간판을 바꿔야 했다. 내부고발은 사회의 진보에 큰 역할을 하지만 자기만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에 정의에 대한 본능은 수그러 든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7월6일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을 국회가 통과시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하는 내부고발자 보호조치 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행강제 제도를 도입하고 행정소송 중에도 효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신분 노출이 가장 두려운 일인 만큼 변호사를 통해 내부고발을 대신하는 경우나 언론사에 먼저 내부고발한 경우도 보호대상으로 하자는 것은 반영되지 못했다. 다음국회를 기대한다.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만 잘 갖춰도 정부가 목소리 높이는 ‘부패와의 전쟁’도 이길 수 있고,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재난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RQjm5G
- [ 고기 천국, 건강 지옥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1973년 한국인들의 연평균 쇠고기 소비량은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에서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이 22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1980년대만 해도 한국인들은 돼지고기를 OECD 1인당 평균치보다 15㎏이나 적게 소비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연간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OECD 평균을 3㎏이나 넘어서고 있다. 닭고기 소비 또한 엄청 늘었다. 2004년 한국인들은 1인당 연간 8㎏의 닭고기를 소비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그 숫자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에 살고있는 영국인 칼럼니스트 팀 알퍼는 “영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621g의 고기를 소비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비참하다. 2014년 67%의 영국 남성과 57%의 영국 여성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는 사실이 보고됐다. 너무 과하게 고기 위주로 구성된 식단은 이렇게 독이 될 수 있다. 영국과 달리 한국은 건강식단에 대한 풍부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콩을 발효한 음식, 녹색 채소들과 적당량의 생선을 곁들인 한국의 전통 밥상보다 더 건강한 식단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전통 식단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원한다면 일주일에 한 두 번 적은 양의 고기를 곁들여 먹으면 된다. 영국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한국인들이 더 늦기 전에 채식과 콩 위주의 전통 식단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라며 “한국인들이여! 이제 고기를 그만 먹자”고 말한다. http://goo.gl/WY0h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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