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8일 경향신문

- [ 문재인·안철수=화성남·금성녀 ] “누가 남자고 누가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제목이 딱 알맞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62)와 안철수 전 대표(53)를 놓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 나오는 말이다. 당의 ‘대안 지도체제’로 논의 중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놓고 두 사람 사이에 ‘밀당(밀고 당기기)’이 오가지만 인식 차만큼 대화에서도 차이를 드러낸다. 문재인 대표는 11월18일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공천지분 나눠먹기는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박 연대를 한다고 해도 세 사람이 공천권을 나눠 갖는다는 뜻은 아니란 얘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공천 문제를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문·안·박 연대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공정성장을 위한 공정3법’ 토론회 후 “문 대표는 공천에 돌입하자고 하는데, 저는 당의 큰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도 문·안·박 연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문·안·박 역할을 놓고도 두 사람 말은 ‘같은 듯 다르다’. 문 대표는 사석에서 “안 전 대표가 하고자 하면 어떤 일이든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저한테 자리를 준다든지 하는 건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이라고 했다. 두 사람 대화를 두고 상대방 없이 자기 얘기만 하는 ‘동문서답’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가 그만큼 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http://me2.do/FvCfD1jb

- [ ‘세월호’도 이랬더라면… ]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수라바야시의 탄중페락항에서 16일 대형 페리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팀이 즉각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인 결과 승객과 선원 175명 전원이 구조됐다. 사진 속 승객들은 기울어진 배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줄지어 탈출하고 있다. http://me2.do/5nnA27FR 

- [ 금수저·흙수저, 사실이었네… ] 부를 축적하는 데 있어 스스로의 노력보다 부모로부터 상속받는 재산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자수성가’할 기회는 점점 줄고,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더 확연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월17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 논문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불평등 문제를 세계적으로 공론화한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제안한 방법을 이용해 한국인의 자산에서 상속 자산의 기여도가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부의 축적에서 상속·증여가 기여하는 비중은 1970년대 37.3%에서 1980~1990년대 27~29%로 떨어졌다가 2000년대에는 42%로 빠르게 상승했다. 총자산이 100만원이라면 1980년대에는 27만원이 부모에게 상속받은 것이고 나머지 73만원은 저축 등으로 모은 것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상속으로 쌓인 자산이 42만원으로 늘어나고 스스로 모은 자산은 58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http://me2.do/xNkYM3T1 

- [ 격이 다른 조선의 ‘섹스책’ ] “(1624년) 중국 사신의 예물 중에 상아로 만든 나체 인형이 있는데 작동시키면 성교하는 형상이 됐다.” 박양한의 <매옹한록>은 “인조가 ‘중국이 우릴 무시한 것’이라면서 ‘이 망측한 물건을 당장 부숴버리라’는 명을 내렸다”고 전했다. 실학자 이규경은 “명나라 말부터 남녀의 기기묘묘한 체위를 그리거나 조각한 춘화가 유행했다”며 “춘화가 ‘보는 이로 하여금 성욕을 발동시켜 흥을 돋운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규경은 자신은 실제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는 화법으로 ‘춘화(春畵)’의 효시를 전하고 있다(<오주연문장전산고>). 조선 후기, 즉 숙종-영조-정조대는 사치향락의 풍조가 풍미했던 시대다. 당시 매춘부(창기)에게 홀딱 빠진 현령(읍장)이 본부인에게 맞아 팔이 부러졌다는 불상사가 <숙종실록>에 등장할 정도였다. 또 ‘비구니 절이 여염집 과부의 탈선의 무대가 되고 자색이 곱다는 민간의 여인들까지 몸을 팔아 관료들의 돈을 빼앗을 정도’(<영조실록>)였다. 절(寺)이 탈선 여인들의 섹스파티장이 되고, 때로는 꽃뱀이 되어 공무원들의 등을 쳤다는 믿기 어려운 실록기사가 등장한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조선의 춘화는 바로 이런 사회 분위기를 숙주로 삼아 제작·유포됐다. 대표적인 춘화첩인 <건곤일회도첩>의 서문을 쓴 역관 이상적은 ‘빼어난 여색은 반찬이 된다는 말은 1000년을 두고 내려오는 아름다운 이야기’라면서 ‘그대의 책상 아래 이 화첩을 드리니 날마다 부드럽게~맛보라’고 했다. 그런데 조선의 춘화가 중국·일본처럼 노골적이거나 변태적이지는 않았다. 한량과 건달, 비녀(婢女)와 양반, 승려와 노부부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그저 풍속화의 일부분처럼 묘사된다. 노부부의 안타까운 성 행위, 탕건을 쓴 노인과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에서 현실성과 해학성을 맛볼 수 있다. <운우도첩>에서 보듯이 단순 성행위뿐이 아니라 바위와 나무 같은 자연물들도 음양의 이치를 묘사하는 도구가 된다. 심지어는 남녀 간의 행위를 직접 묘사하지 않고 사랑채 문밖에 가지런히 놓아둔 신발 두 짝만을 그린 춘화도 있다(<운우도화첩>). 이 역시 조선 춘화만이 지닌 특유의 기법이다. 그러니 조선의 춘화를 그저 ‘남녀 성행위를 묘사한 포르노그래피’만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라 할 수 있다. 외설이 아니라 예술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xVegqLxT

- [ 내 안에 ‘나’는 없다 ]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충복은 오로지 자신들이라며 목청을 높인다. 우리는 자나 깨나 국민만 생각한다. 저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는다. 어느 쪽이 옳을까? 보수와 진보 가운데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면, 정답이 빤히 보이는 문제다. 우리가 옳고 저들이 틀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온 국민의 절반이 나라 망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삼는 ‘수구꼴통’ 혹은 ‘좌빨’이라면, 우리나라가 아직 안 망한 게 신기할 노릇 아닌가? 사실, 나는 공동체의 이득을 추구하지만 남들은 사사로운 이득에 집착한다는 믿음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내 두뇌 안에 있는 자아 혹은 영혼이 내 모든 행동을 통제해 나를 올바르고 유능한 사람으로 처신하게 한다는 이러한 믿음이 왜 틀렸는지 살펴보자.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과 티머시 윌슨은 쇼핑몰의 설문조사를 가장해 소비자들에게 탁자에 놓인 스타킹 4개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게 했다. 스타킹들은 사실 모두 똑같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몰랐다. 실험 결과, 소비자들은 맨 오른쪽에 놓인 스타킹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즉 스타킹의 품질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위치 때문에 맨 오른쪽 스타킹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왜 그 스타킹을 골랐는지 물어봤을 때 위치 때문에 골랐다고 답한 소비자는 아무도 없었다. 소비자들은 자기가 고른 스타킹이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스타킹들보다 분명히 더 우수한 제품이어서 골랐노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 이 실험은 마음속의 중앙통제실에서 홀로 근무하는 자아가 계기판을 일일이 조작해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런 자아는 없다. 최근의 심리학 연구들은 인간의 마음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관료조직을 닮았다고 말한다. 각자 맡은 소임을 묵묵히 처리하며, 다른 부서의 내막은 잘 모르는 여러 부서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이 인간의 마음이다. 마음은 이사회, 홍보부, 대변인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이 중 홍보부가 하는 일은 조직이 어떻게 행동했건, 이는 모두 합리적인 이유 혹은 공동체를 위한 선의에서 비롯되었다며 그럴싸한 이야기를 사후에 지어내는 것이다. 대변인은 이렇게 꾸며낸 이야기를 외부에 선전한다”고 말한다. http://me2.do/IMeCfZ7d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