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8일 경향신문
- [ 아이를 낳지 않는 진짜 이유 ] 일제시대를 살았던 할머니 세대는 10명씩 낳아 기르는 일이 허다했다. 일생을 출산과 육아에 바치신 셈이며, 그것이 여성의 ‘좋은 삶’이라고 여기는 인생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강의 기적’ 시절을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세대는 보통 3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 많았다. 복지도 육아 시설도 마땅치 않던 그 시절에 3명을 혼자 기르는 일은 엄청난 일이었을 것이다. 할머니 세대만큼은 아니어도 어머니 세대 또한 출산과 육아를 자신의 ‘좋은 삶’의 내용으로 여기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 자본주의에서 생존하느라 버둥거리고 있는 우리 세대의 여성들은 2명 혹은 1명을 낳아 기르고 있다. 물질적 조건과 여가 시간을 생각하면 분명히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보다 월등하지만, 그네들의 ‘좋은 삶’에서 출산과 육아의 의미는 전혀 다른 탓이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어설픈 출산율 캠페인은 물론이고, 몇 가지 보조금 및 수당이나 세금 감면 같은 것들만으로는 출산율 감소라는 지구적 추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정말로 여성의 (나아가 모두의) ‘좋은 삶’이 되는 새로운 생활 방식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bzFpM0
- [ 새누리·새정치 ‘운동화 경쟁’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양당의 운동화 경쟁이 눈길을 끈다. 새정치 문재인 대표는 27일 경기 성남 중원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한 뒤 끈을 매줬다. 앞서 지난 25일 새누리 김무성 대표는 인천에서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상수 후보(인천 서구·강화을)에게 운동화를 전달했고 같은 날 새정치 문재인 대표도 인천에서 새누리 안상수 후보와 경쟁 할 신동근 후보에게 공천장과 선전을 기원하는 운동화를 전달했다. 그리고 26일엔 새누리 김무성 대표가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승 예비후보에게도 운동화를 선물했다. 물론 새누리당은는 빨간색 운동화를 선물했고, 새정치연합은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선거를 앞두고 운동화가 등장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청년본부장은 청년본부 출범식이 끝난 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잘뛰라는 의미로 날개달린 운동화를 신겨 줬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2010년 6·2지방선거 때 열심히 뛰자는 의미로 운동화를 지급한 바있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선거가 끝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의 목에 앞으로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운동화를 목에 걸어 주기도 했다. 운동화 이벤트를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더 끈을 잘 매줬나도 의미없다. 단지 선거가 끝난 뒤 헌신짝 처럼 버리지 말고 계속 열심히 뛰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7일 경기 성남 중원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운동화를 전달한 뒤 끈을 매주고있다. /연합뉴스
2012년 10월 25일, 당시 김상민 새누리당 청년본부장이 청년본부 출범식이 끝난 뒤 대선에 출마한 박근혜 후보에게 날개달린 운동화를 신겨 주고 있다./경향신문 박민규 기자
- [ 로마 제국을 건설한 ‘맷돌’ ] 인류가 곡물을 가장 중요한 식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000년 무렵이다. 중량 대비 영양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곡물은 당시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 국가, 군대를 지탱할 수 있게 했다. 저장이 용이했기 때문에 부의 축적을 가능케 했고 권력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키웠고, 보리와 밀이 제국을 세웠다.” 로마는 페르시아나 마케도니아와 달리 간소하고 절제된 음식을 선호했다. 이는 전쟁에서도 유리했다. 로마 병사들은 맷돌을 짊어지고 다니며 곡물을 갈아 음식을 해먹었다. 특히 회전식 맷돌의 등장은 로마 군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맷돌은 8명이 먹을 곡식을 갈려면 너댓 시간이 필요했지만 회전식 맷돌은 1시간30분 만에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간 <탐식의 시대(다른세상)> http://goo.gl/rbDaCD
- [ 걷고 싶은 거리의 비밀 ] 테헤란로와 신사동 가로수길 가운데 걷고 싶은 거리를 묻는 다면 대부분 가로수길을 꼽을 것이다. 이유는 이벤트 밀도와 공간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벤트 밀도는 거리를 걸을 때 낯선 경험을 하는 빈도인데 작은 건물, 아기자기한 가게, 모퉁이와 골목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이벤트 밀도가 높으면 우연성이 커지고 보행자는 그만큼 많은 선택권을 갖는다. 공간의 속도는 사람, 자동차 등 거리를 움직이는 개체의 속도다. 이 속도는 차도 및 인도의 면적, 설치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사람이 걷는 속도인 시속 4㎞일 때 가장 호감을 준다. 두 요소를 종합하면 걷고 싶은 거리의 조건을 과학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신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 저·을유문화사)> http://goo.gl/8MfW2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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