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0일 경향신문
- [ 역겨운 말 ‘부덕의 소치’ ] 말하는 이들은 그럴싸한 말이라고 여기는지 모르지만 정작 듣는 이들에게는 매우 역겨운 말 중에 하나가 ‘부덕의 소치’다. 속셈은 뻔하다. 덕에 기대거나, 덕 뒤에 숨고자 하는 심리로 본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덕의 차원이 아닌 (너희와 같은) 일반인 수준의 잣대로 보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하는 심보를 말한다. 오만함을 감춘 조롱인 셈이다. ‘부덕의 소치’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개 ‘불법의 소치’다. 몰염치와 불결의 소치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반하장의 소치이다. http://goo.gl/vN6Cs9
- [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 새누리당 ] 영국의 노동당이 1979년부터 18년 동안 야당 생활을 할 때 당의 내부에서 10년 넘게 혁신 작업을 주도하던 인물이 필립 굴드다. 그는 원래 여론조사, 홍보 전문가였다. 2011년 61세의 나이에 세상을 뜬 그를 두고 토니 블레어는 ‘길을 찾는 사람(pathfinder)’이라 평했다. 굴드가 노동당 집권의 길을 연 선도자라는 얘기인데, 굴드는 그 여정을 끝없는 혁신의 연속(unfinished revolution)이라고 칭했다. 정치의 핵심을 잘 짚은 말이다. 새누리당은 위기를 다룰 줄 아는 정당이다. 2004년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 아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그들은 신예 박근혜를 얼굴로 내세웠다. 그리고 박근혜의 위기가 오자, 이번엔 유승민을 내세운다. 선당후사를 외치는 건 새정치민주연합인데, 실제 그 정신이 작동하는 건 새누리당이다. http://goo.gl/P1g83h
- [ 김무성 대표는 ‘조선인은 안돼’라고 생각하는가 ] 정부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 증가 없는 증세가 불가능해보이자 이번에는 복지 과잉론으로 선회하며 이념전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복지 과잉으로 국민이 나태해질 것을 우려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에서 “국민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주주의 제도가 아직은 이르다”며 전두환 쿠데타를 정당화했던 당시 공화당 유력 정치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들의 의식은 “조선인은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던 일본 제국주의 논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http://goo.gl/n7PXu7
- [ 비난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 “남이야 비방을 하건 비난을 하건 상관하지 마라. 그것은 불을 가지고 하늘을 태우려는 것과 같아서 비방하고 비난하는 사람만 스스로 피곤할 뿐이다.” 중국 당나라 승려 현각(666~714년)이 지은 <증도가>의 한 구절이다. 증도가는 예로부터 선불교의 대표적인 지침서로 많은 선승들이 해설하고 독송해왔다. 성철 스님은 증도가를 읽고 출가를 결심했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명강사(강백) 무비 스님의 <증도가 강의>는 불교계 베스트셀러다. 진품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던 금속활자 ‘증도가자’가 마침내 진품으로 확인됐다.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1377년)보다 최소 138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1455년)보다 200년 이상 앞서는 기록이다. http://goo.gl/5yqcwR
- [ 원세훈 ‘유죄’… 대선 결과 뒤집히나? ] 원세훈 ‘유죄’에도 대선 결과엔 영향이 없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의 효력에 이의가 있는 정당 또는 후보자는 당선인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대선 무효 확인 소송'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http://goo.gl/od3BqP
- [ “원세훈 유죄” 김상환 부장판사는…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서울고법 형사6부 재판장은 김상환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0기)다. 김 부장판사는 2010년 1인 시위를 하는 화물차 운전사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을 건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철원씨를 구속했다. 2011년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청탁을 받은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를 구속했다. 2012년 수백억원의 불법·부실 대출을 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에게 징역 6년을 내리기 앞서 “유·무죄 판단이 실체적 진실과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피고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재판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반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배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박형규 목사에게 무죄를 내린 재심 판결문에 “부디 이 판결이 피고인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우리 사법에 대한 안도로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썼다. 참, 지난해 9월 원세훈의 대선개입 혐의에 무죄를 판결한 이범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1기)는 지난 3일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http://goo.gl/5c7b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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