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2일 경향신문

- [ 예비군, 없애는 게 낫다? ]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된다. 흐트러진 복장으로 아무데서나 눕고 틈만 나면 존다. 노상방뇨는 예사고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어대기도 한다. 스스로 ‘예비군복 입은 개’라고 자조한다. 오죽하면 ‘군기 든 예비군은 예비군이 아니다’라는 우스개가 있을까. 1년 내내 ‘민간인’으로 살다가 며칠 동안 동원된 예비군들에게 현역의 기강을 요구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대부분 엄격한 처벌규정 때문에 훈련소집에 응한다.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장정현 경향신문 콘텐츠에디터는 “예비군은 현재 345만명(2014년 기준) 규모다.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이 많은 예비군이 필요할까. 예비전력으로 쓰기엔 너무 방대하다는 게 중론이다. 예비군들이 훈련 참가로 잃는 시간과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이미 1970년대에 1조3000억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현재 가치로 한 해 10조원대라고 한다. 예비군 제도는 비용이나 안전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예비군 제도는 군대 경험을 계속 상기시키고 일상 속에서 군대문화를 강화한다.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수 있는 안보교육, 맹목적인 복종과 충성, 민주적 절차보다 결과만 중시하는 군대문화가 이런 예비군 훈련을 통해 몸에 밴다. 하지만 총기난사 사고의 후속 조치들은 안전대책에 그칠 뿐 존폐를 포함한 예비군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비군 무용론은 누구보다 예비군들이 더 잘 알고 있다. http://goo.gl/apte83

- [ 술은 발암물질이다 ] 담배가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술이 발암물질이냐고 물으면 설마하는 표정을 짓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술은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술(알코올)과 그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1급이라는 것은 인체에서 발암이 확인됐다는 것을 말한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술도 많이 마실수록 암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술을 하루에 50g 이상 마실 경우 암 발생의 위험이 2~3배 더 늘어난다. 더구나 담배를 같이 피면 그 위험은 가중된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포도주를 비롯해 술은 약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단히 오해가 많고 과장된 정보이다. 담배는 한 개비라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정 흡연이라는 개념이 없고 무조건 담배를 끊도록 권한다. 그런데 술은 한 모금도 안 하는 사람에 비해 약간의 음주를 하는 사람의 건강이 더 좋기 때문에 약간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개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음주도 그 ‘약간’을 넘으면 마실수록 건강을 해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WXJZBG

- [ 야당을 가둔 두 개의 탑 ] 야당이 두 개의 정치 프레임에 갇혀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노패권주의’와 ‘호남민심’이라는 프레임이다. 4월29일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다가 이른바 ‘혁신기구’안이 제시되면서 다소 주춤한 듯하다. 그러나 혁신기구의 구성조차 순탄하지 않아 두 개의 프레임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새정치의 혁신기구 구성에 대해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야단스레 책임을 묻는 것은 코미디다. 그것도 야당의 미래,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가로막는 비극적 코미디다. 이 비극적 코미디를 끝내야 할 책무가 당을 이끄는 문재인 대표에게 있고 그런 점에서 문 대표의 성찰은 남달라야 한다. 문 대표의 성찰은 현실에 대한 분명한 진단과 정확한 처방의 새로운 정치프레임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선동을 위해 기획된 상상의 프레임을 당원과 대중의 실질적 욕구를 반영하는 실질적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 같은 실질적 프레임은 문제의 진단에 머물지 않는 처방의 프레임이어야 한다. 분열과 이탈세력을 가둘 수 있는 강력한 처방은 무엇보다도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혁신’과 새로운 ‘결집’의 프레임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 http://goo.gl/aEmhnS

- [ ‘공안통’ 황교안, 국정 2인자 되나 ]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5월 21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58)을 지명했다. 현직 법무장관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누차 예고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 사정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야권에선 공안정국이 도래하는 것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황교안 지명자는 발표 직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사정기관·부처 책임자처럼 “나라의 기본”을 거론하는 것도 총리 지명자의 소감으론 이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공안정국 조성용’이라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이 황 지명자에 대한 ‘불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황 지명자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감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주도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등 각종 수사에서 정권과 ‘코드’를 맞췄던 사실을 야당은 문제 삼겠다는 방침이다. 병역면제 의혹,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통인 이력, 안기부 ‘X파일’ 사건 편파 수사 논란, 법무부 장관 취임 전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받은 전관예우 등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EDOdFt 

- [ 론스타 분쟁 사건은 소송이 아니다 ] 론스타 투자분쟁 사건의 심리가 진행되면서 관련 소식이 연일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언론들은 예외 없이 이 사건을 “소송”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외교부는 “재판”이라고까지 한다. 이것은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엉터리 번역으로 ISDS의 본질을 놓치는 오류이거나 의도적인 감추기라는 해석이 있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는 “ISDS의 정식 명칭은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이고 약어는 ISD가 아니라 ISDS다(ISD란 표기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ISDS에 따른 투자자와 국가 간의 분쟁은 소송 절차가 아니라 중재 절차로 해결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중재’란 ‘제3자가 분쟁 당사자 사이에 끼어들어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ISDS는 사적 분쟁 해결 방식이고, 소송을 통한 분쟁 해결은 일종의 공적기구(법원)를 통한 해결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론스타 분쟁 사건은 ‘소송’이나 ‘재판’이 아닌 ‘중재를 통한 분쟁 조정’이라는 주장이다. http://goo.gl/EVmD3q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