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8일 경향신문
- [ 이완구 전 총리가 남긴 ‘여백…’ ]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새벽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사표를 이날 오후 수리했다. 이완구 총리의 재임기간은 70일로 1980년대 들어 대통령 단임제 실시 이후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로 기록됐다. 이완구 총리는 이임사에서 “최근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짧은 기간 최선을 다했으나 주어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하며 해야 할 일들을 여러분께 남겨두고 가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완구 전 총리는 ‘여백’을 남기고 떠난다고 했지만 후임 총리도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국정에 ‘공백’을 남기고 떠난 셈이다. 이완구 전 총리가 스스로 말한 ‘여백’은 검찰 수사 결과로 채워질 전망이다. http://goo.gl/jQ8ctH
- [ 흐리멍텅한 한·미 원자력협정 ] 다자외교 협상에서 모든 나라가 만족하는 합의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의장국은 통상 모두가 불만을 가질 만한 합의문 초안을 제시한다. 특정국이 반색할 내용을 담은 초안은 다른 나라가 반대하기 때문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모든 나라가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초안이어야 비로소 논의의 기초가 된다. 다자외교 합의문이 대부분 흐리멍덩하게 나오게 되는 이유다.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 기자는 “4년6개월의 협상 끝에 지난 23일 한·미가 가서명한 새로운 한·미 원자력협정은 다자외교 합의문과 비슷하다.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대신 원자력협정에 대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던 국내 산업계·원자력계·정치권·언론의 주장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틀을 넓혔다. 사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은 순서가 잘못됐다. 협상에 앞서 국내 원자력 정책의 방향이 먼저 정해졌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 협상팀은 한국의 원자력 정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협상을 시작해야 했다. 결국 협상팀은 향후 어떤 원자력 정책이 추진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넓은 틀의 협정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내용이 모호하고 너무 포괄적이어서 협정문만 봐서는 한국의 원자력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 때문인지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elRExd
- [ 정치의 배신을 제어하려면 ] 보석말벌은 바퀴벌레를 침으로 쏘아 마비시킨 뒤 그 몸속에다 알을 낳는다. 알에서 나온 보석말벌 애벌레는 바퀴벌레의 몸을 먹으며 자란다. 먹이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항균물질을 분비하고 숙주가 죽지 않게 치밀한 순서에 따라 장기를 갉아먹는다. 불쌍한 바퀴벌레는 애벌레가 완전히 자라 몸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산 채로 몸을 파먹힌다. 잔혹하지만 곤충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이나 정치세력 또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거짓말, 억지, 변명, 말바꾸기, 물타기, 역공세, 말맞추기, 유체이탈 화법… 이런 것들이 바퀴벌레의 몸에서 깨어난 보석말벌 애벌레의 행동처럼 정치인의 생존 본능이 절박하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라며 “정치권의 배신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유권자의 선택 뿐”임을 강조한다. http://goo.gl/zuUUA4
- [ 성완종 메모, 첫 줄에 허태열 왜? ] 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름부터 적었을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지 내용은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2006.9.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 이병기, 이완구’다. ‘가나다’ 순서도 아니고, 제공한 금품 규모나 시간 순서와도 맞지 않는다. 숨지기 직전 가졌던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언급한 이름의 순서와도 다르다. 고인의 의중을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메모할 때만 해도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 탄생에 기여한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상당한 액수를 선뜻 내놓을 정도로 현 정부 탄생에 오랫동안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등은 대선자금을 지원했다고 성 전 회장이 밝혔거나 대선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이 역시 박근혜 정부 탄생과 밀접한 내용이다. http://goo.gl/AeJs6W
'지식 정보 공동체 > 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말은 세사람을 죽인다_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50430 (0) | 2015.04.30 |
---|---|
죽지 못해 산다는 건…_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50429 (0) | 2015.04.29 |
아주 다른 두 대통령 이야기_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50427 (0) | 2015.04.27 |
‘빨갱이’는 어떻게 생겨나는가_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50425 (0) | 2015.04.26 |
대한민국 수학여행 잔혹사_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50424 (0) | 201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