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9일 경향신문

- [ 죽지 못해 산다는 건… ] 계약서에 사인을 한 적도 없고, 4대 보험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니다. 잘살고 있다가 그저 재수 없게 잡혀와 주야장천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이주노동자, 바로 동물이다. 그들의 대표적인 일터는 동물원이다. 임무는 간단하다. 그냥 살아 있으면 된다. 목숨 자체가 재화이자 용역인 셈이다. 죽지 않고 살아 있기만 하면 해고당하지 않고 밥벌이는 할 수 있다. 영장류 학자 김산하씨가 이야기하는 ‘동물 노동자’의 실상은 너무나 처참하다. ‘동물업’에 종사하는 이상, 야생 동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은닉과 프라이버시는 송두리째 내동댕이쳐야 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조건이나 복지 향상의 고려는 없다. 정글 출신이든 사막 출신이든, 야생성이건 주행성이건 시멘트 바닥과 쇠창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집무실이 제공된다. 사회생활이나 결혼 등에 대한 자유도 없다. 마음에 안 맞는 상대라도 그나마 주어지면 운이 좋은 편이다. 홀로 쓸쓸하게 짧은 ‘수생(獸生)’을 마감하는 일이 허다하다. 죽지 못해 산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게다가 여러 동물원은 동물에게 무리한 ‘추가 근무’를 강요한다. 이른바 쇼에 차출되어 자신의 생태와 전혀 무관한 행동을 해야 하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잡이로 만져지도록 몸을 내맡겨야 한다. http://goo.gl/d8skQT

- [ 엘리트 판사들의 ‘대법관’ 독점 꼼수 ] 대법원이 상고법원제 도입하려고 한다. 상고법원제란 대법원과 별도로 상고법원을 설치해 대법원으로 올라온 상고사건을 대법원과 상고법원이 나누어 재판하는 제도를 말한다. 3심제에서 대법원은 최종 재판을 담당하는데, 대법원은 법 해석의 통일을 기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나 공익사건 등 중요 사건만 직접 재판하고, 그 외의 일반적인 상고사건은 별도의 상고법원이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상고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14년 상고사건 수는 3만8276건으로, 대법관 1인당 연 3000여건을 처리해야 하는 수치이다. 사건 수가 너무 많으니, 대법원의 재판이 지연되거나 부실해지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 대법관을 늘리면 해결될 것 같은데 대법원은 상고법원을 추진한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이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소수정예로 구성되는 대법원의 관료적 권위주의를 놓지 않으려는 데 있다. ‘50대-남성-서울대-법관 출신’으로 상징되는 대법관은 전형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판사들의 승진 종착지이다. 상고법원제도는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하위직 판사들에게 전가하면서 대법원은 소수의 엘리트 판사 출신들이 독점하는 폐쇄적이고 관료적인 사법체계의 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꼼수이다. 대법원의 이러한 폐쇄적 권위주의 자체가 혁파의 대상이 돼야 한다. 그 첫걸음은 대법관 수를 늘리고, 다양한 직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법원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1CMc86

- [ 인간의 양심 보여준 명진 스님 ] 올해는 베트남 종전 40년, 한국군 참전 50년이 되는 해다. 얼마 전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베트남 전쟁 때 온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아이들이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가 되어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그들은 한국군이 전쟁터에서 자행했던 만행을 증언했다. 마을주민 거의가 몰살당한 비극의 땅에 살아남은 한 여인은 “나는 한국에 오면 한국 군인들이 내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다”며 펑펑 울었다. 강연장은 거의 울음바다가 됐다고 됐다고 한다. 강연에 참석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강연장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청중석에는 젊은 시절 월남전에 참전했던 명진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오대산에서 베트남 강연회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사회자가 명진 스님에게 소감 한마디를 요청했다. 침묵하던 명진 스님이 갑자기 뚜벅뚜벅 걸어 나가더니 흰 승복을 입은 채 베트남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해서 사과했다. 예상 밖의 상황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베트남 사람들은 황급히 달려나와 스님을 일으켜 세웠다. 스님은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주위가 소란해서 들리지는 않았다. 순간 폴란드 학살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던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생각났다. 그날 명진 스님은 인간의 양심을 보여주었다.” http://goo.gl/LxXJJw

- [ 인사권자로서 국민의 책임 ] 사회 곳곳에서 혈육이나 측근을 등용하는 사례는 많다. 욕할 일은 아니다. 인사권을 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과 친한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일이 제법 많다.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는 “그 정도가 심한 대표적인 분은 바로 대통령인데, 이분의 원칙은 다른 걸 다 떠나서 자신과 친하냐 아니냐인 듯하다”고 말한다. 서민 교수는 그러면서도 대통령보다 국민을 더 질책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어찌됐건 욕을 먹고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그간 숱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국민들에게는 책임을 묻는 이가 없다. 이렇게 물어보자. 국민의 뜻은 늘 위대하며, 국민은 모든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가?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는 인사권이 과연 옳은 것인가?” 국민이 인사권을 행사할수 있는 선거에서 제대로 투표권을 행사하자는 취지다. http://goo.gl/EVKRtT

- [ 클럽에서 같이 놀아드려요 ] 분당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박선호씨(33)는 금요일이 되면 ‘스캇’(예명)으로 변한다. 그는 몇 년 전부터 강남의 한 클럽에서 ‘PM’으로 일한다. PM은 클럽에 새로 생긴 신종 직군으로 ‘프로모터’(Promoter)의 약자다. ‘흥행을 유도하는 사람’이란 뜻을 담고 있다. 강남 일대 ‘나이트클럽’이 ‘클럽’으로 대거 바뀌면서 접객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웨이터들이 손님을 모으고 술을 나르며 남녀 간 만남을 주선했다면, 요새는 PM이나 MD(Merchandiser·상인)가 행사를 기획하고 분위기를 띄운다. 웨이터의 시대가 가고 PM이 뜨고 있다. 강남에서 PM·MD 문화가 생겨난 건 5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클럽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업인원이 많이 늘었다. 강남의 클럽 하나당 MD가 100명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goo.gl/a5osf0 

- [ 에베레스트 8848m 맞나? ] 네팔을 강타한 지진으로 40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산악인들에게 네팔은 영혼의 고향이다. 8848m 높이의 에베레스트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악인들이 대부분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를 8848로 쓰는 것도 에베레스트를 향한 애정 때문이다. 재난구조 활동을 위해 네팔로 떠난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자 엄홍길 대장의 전화번호도 마찬가지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에베레스트의 정확한 높이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까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8848m는 1955년 인도탐사대가 삼각측량법을 이용해 측정한 높이다. 1999년 미국 탐사대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측량한 결과는 8850m. 중국 지질조사국은 2005년 탐사대를 정상에 올려 빙설탐측레이더로 측정한 결과 8844.43m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의 상징성 때문에 공식적으로 8848m를 고수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덧붙여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재난이지만, 인류의 따뜻한 손길로 히말라야 대자연 속에 사는 네팔인들이 하루빨리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http://goo.gl/a5uM3H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