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5일 경향신문
- [ 아주 다른 두 대통령 이야기 ] 한 대통령은 두 차례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지진을 겪었다.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했고, 수십만채의 주택이 파손된 대형 재난이었다. 그녀는 지진이 발생한 새벽 시간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날이 밝자마자 여진이 계속되는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활동을 이끌었다. 그 와중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어서 주민들과 함께 대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감수했다. 위기 상황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고, 국민은 안정을 되찾았다. 또 다른 대통령도 수백명의 학생이 억울하게 수장되는 국가 재난을 겪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던 사고 발생 초기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했고, 관계 부처와 기관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자식이 죽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가족의 호소는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고, 국민은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었다. 그런 두 대통령이 만났다. 두 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라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두 대통령의 인생 여정이 닮은꼴이라며, 유수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두 대통령 중의 한 명은 칠레의 바첼레트 대통령이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12일간의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다“라며 “이 두 대통령이 닮은꼴이라고 하는 이유를 나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ymHJwP
- [ 홍준표와 ‘식사 경매’ 나오면…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식사값은 얼마일까.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실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식사’는 미국 대부호 워런 버핏과의 점심이다. ‘버핏과의 점심’ 가격은 2012년 최고 346만달러(약 38억원)에 달했다. 경매를 따낸 사람은 뉴욕의 스테이크 전문식당에서 버핏과 3시간 점심을 같이한다. 점심값은 전액 기부한다. 버핏과 점심을 하는 사람은 ‘오마하의 현인’의 경륜과 지혜를 듣는 기회를 가지면서 기부에 동참하는 셈이다. 65만달러를 내고 2008년 버핏과 점심을 한 스위스 투자자 가이 스피어는 책 <가치투자자의 교육>에서 “버핏과 점심을 함께한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고 술회했다. 스피어가 전한 버핏의 죽비소리는 이렇다. “공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론 스스로를 최악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공적으로는 최악이라고 알려졌지만 스스로는 최고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가.”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버핏과의 점심’에 착안한 식사 경매가 국내서도 활발하다.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 미국과 달리 ‘식사 경매’의 주인공이 각 분야의 ‘멘토’로 알려진 명사들 일색이다. 하기야 존경과는 거리가 먼 재벌총수나 부호, 유명 정치인들과의 ‘식사’가 경매에 나온들 살 사람도 없을 테니 그러겠다”고 말한다. http://goo.gl/aVzLxe
- [ 노년층과 청년층의 국가관 차이 ] 국가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 질문에 대한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견해는 실로 놀라울 정도로 상극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노년층과 장년층 일부가 생각하는 국가는 개개인들에게 명령과 지시를 내리는 존재이며, 또 그들에게 충성 때로는 일정한 희생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존재이다. 국가는 오직 ‘전체’의 안녕이 무엇인지를 숙고하고 수호하는 존재일 뿐, 개인들의 행복이나 불행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도 없다. 대신 국가가 추구하는 ‘전체’의 안녕이란 곧 북한으로부터의 안전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다. ‘국민 된 도리’는 자신의 여러 어려움을 묵묵히 이겨내면서 이러한 국가의 목표에 적극 협력하거나 적어도 딴지를 걸지는 말아야 한다. 반면 그 아래 세대가 생각하는 국가의 존재 이유는 전혀 다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도 좋은 직장이 주어질지는 순전히 노동 시장의 상태에 달려 있으며, 태어나고 자라나 아이 낳고 늙어가는 삶의 주기에 따라오는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 개인의 노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벌어지기 십상이다. 여러 사고와 재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 또한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대 산업사회의 ‘시스템’을 안전하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이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항상 살피고 노력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다. 홍기빈 소장은 “이러한 두 개의 사고방식 사이에 절충점이 있을 리 없다.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의 상반된 입장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듯이 이 두 개의 관점을 가진 이들은 서로를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꼴통’ 혹은 ‘좌빨’로 치부하여 적대적 모순 관계로 치닫기 일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두 개의 국가관은 대략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그 이전과 이후의 상이한 한국 자본주의의 경험에서 체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한다. http://goo.gl/1uuMmc
- [ 세계 최빈국 네팔에 덮친 재앙 ] 일주일 전 지질학자 50여명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모였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피해를 줄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나눈 경고들이 며칠 새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25일 정오(현지시간) 카트만두 인근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26일까지 2400명 이상 목숨을 잃고 4만50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진은 강도에서나 사망자 수에서나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해 1만여명이 사망한 강진(규모 8.0) 이후 81년 만에 최악의 참사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만 45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토요일 정오 무렵. 네팔 수도 카트만두와 인근 지역은 악몽 같은 대지진을 경험했다. 규모 7.8의 강진은 소중한 가족과 집, 마을,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문화유산마저 송두리째 앗아갔다. 남은 것이라고는 무너진 건물 잔해와 사라진 마을을 뒤덮은 먼지, 정전으로 인한 칠흑 같은 어둠, 고통스러운 절규, 절망에 빠져 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뿐이다. 여진이 끊이지 않자 슬픔은 공포로 변했다. http://goo.gl/38ufQ0
- [ 신조어 ‘리스티클’이란 ] 리스티클(listicle)은 리스트(list)와 기사(article)를 합친 말이다. ‘~하는 몇 가지’라는 리스트 형태를 띤 글이다. 예를 들면 ‘이번 주말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5가지’ ‘중고차 살 때 주의할 점 7가지’ 같은 유다. 근래 국내외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리스티클이 양산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티클이 만국공용어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리스트 형식은 새로 나타난 게 아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친숙한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모세의 10계명’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차준철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편집장은 “리스티클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날개를 달았다. 상당수 온라인 매체가 리스티클을 주요 콘텐츠로 만들어내고 있고 일부는 리스티클만 모아놓은 섹션까지 신설했다. 한 소셜뉴스 사이트는 리스티클의 리스티클 격인 ‘2014년 공유 베스트 리스티클 10선’을 소개하기도 했다. 1위는 ‘피해야 할 여자친구 유형 13가지’였다”고 전한다. http://goo.gl/nM4A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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