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4일 경향신문

- [ 죽음 앞두고 거짓말 했겠나 ]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한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도 공개소환해 15시간 동안 조사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같은 이유로 비공개 서면조사로 끝냈다.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김하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스스로가 ‘정치검찰임’을 자인했다.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은 자원외교 수사를 받으면서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과 편파성, 그리고 비인간성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과정에 만들어진 것이 ‘성완종 리스트’이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수사도 불공정하게 진행되어 불공정하게 끝났다. 한마디로 성완종 리스트의 시작과 끝이 모두 검찰의 불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유언이나 유서는 전문증거(다른 사람이나 문서를 통해 전해 들은 진술)이지만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인정하는 것이 국내외 형소법의 주류적 이론과 판례이다. 그 이유는 통상 사람들은 죽음을 앞두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경험칙에 입각한 것이다. 일종의 유서인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8명 중에서 홍준표와 이완구 것만 사실이고 다른 것은 허위라는 말인가? 검찰은 정녕 그렇게 보는가?”라고 묻는다. http://goo.gl/R95dyC

- [ 박근혜 통치 스타일 보니… ] 박근혜 대통령은 1974년부터 1993년까지 쓴 일기를 발췌해 1998년 <고난을 벗삼아 진실을 등대삼아>라는 책을 냈다. 1979년 10월26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흉탄에 보내고 그 한을 가슴 한편에 한 땀 한 땀 새겨놓은 기록들이다. 박정희 정권의 ‘공주’에서 ‘은둔자’로 보낸 폭풍 같은 20년의 시간과 생각들이 그 속에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열두 살 때 청와대에 들어가 18년간 ‘대통령의 영애(令愛)’로 살았다.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했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는 훌륭한 선생님이고, 나는 착실한 학생이었다”(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고 했다. ‘대통령의 딸’은 박 대통령 개인의 삶은 물론, 인격과 정치관·세계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조건이다. ‘박근혜식 통치 스타일’을 읽는 코드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전여옥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에게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이었다”(<i 전여옥>)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김진우· 유정인 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심층 분석했다. http://goo.gl/IZfuB1 

- [ 새정치 ‘사자성어’ 정치 ] 사자성어에는 네 자 이상의 힘이 있다. 짧은 말속에 현실에 대한 평가나 주장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고, 읽는 이들 머릿속에 두고두고 여운을 남길 수 있다. 또 사자성어는 직설을 피해야 하는 미묘한 상황에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현실을 담아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정치권이 사자성어를 자주 동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향신문 정치부 박영환 기자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에서는 부쩍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를 분석했다. 주로 복잡한 계파 구도 속에서 혁신의 방향과 방법을 두고 오가는 말들이다. 이를 두고 혁신위의 ‘사자성어 정치’라는 풀이까지 나온다. 새정치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초선 의원 20여명과 간담회를 하면서 “지금 한국정치와 새정치연합에 필요한 건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고 말했다.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말을 통해 새정치연합의 기본이 안된 현실을 역설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27일 혁신위 출범 기자회견에선 새정치연합의 현실을 지적하기 위해 벌거숭이 민둥산이 된 우산이 원래 아름다웠다는 뜻의 ‘우산지목(牛山之木)’을 인용했다.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 이익을 위해 우산의 싹을 먹어치우듯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는 질타였다. 앞서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육참골단(肉斬骨斷) 해야 한다. 엄정한 기준에 따라 친노건 호남이건 모든 기득권을 잘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살벌한 말을 통해 기득권 포기와 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조 교수는 또 “‘이대도강(李代桃畺)’도 필요하다”고 했다. 손자병법 36계 중 하나로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http://goo.gl/T59lwm 

- [ 1등 하려면 따라하지마라 ] ‘커피 왕’에서 ‘망고 왕’으로 변신한 강훈 대표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책으로 펴 냈다. 2011년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성공을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낯선 수입과일이던 망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주스가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커피보다 디저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망고식스는 현재 전국에 1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저트 카페 부문 브랜드가치 1위로 꼽힌다.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주)KH컴퍼니 강훈 대표(47)는 “누군가 선점한 시장에서 2, 3등이 되기 위해 점유율 싸움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1등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커피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1997년 신세계그룹의 ‘스타벅스’ 준비팀에서 커피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98년 ‘할리스 커피’를 선보였다. 이후 ‘카페베네’에 합류해 업계 최초로 가맹 500호점 돌파 기록을 세웠다. 1000억원대 매출을 주도하며 그는 ‘커피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http://goo.gl/mmcocr 

- [ 기억과 망각 ]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표절 파문을 일으킨 작가 신경숙씨(52)는 지난달 22일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표절과 문단권력, 출판의 상업화 논란에 머물던 ‘신경숙 파문’은 신씨의 해명을 계기로 새 국면을 맞았다. ‘기억’을 주목하게 됐다. 공인의 기억과 망각, 기억을 대하는 태도, 망각을 보호하는 카르텔…. ‘신경숙 파문’은 기억과 망각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과연 우리에게 기억과 망각은 무엇인가. 누구의 기억으로,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하며 여기까지 왔나. 기억을 등진 사람들과 기억을 마주한 사람들의 상반된 모습은 ‘기억 투쟁’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기억을 등진 사람들은 삶과 역사를 후퇴시켰다. 신씨의 망각, 혹은 ‘편리한 기억’은 문학과 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은폐된 기억’은 정치 불신을 키웠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의도된 기억’은 역사의 보편적 기억을 가로막았다. 강제징용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일본의 ‘지배적 기억’은 외교의 윤리를 훼손시켰다. 기억은 과거를 현재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때론 정당성을 위해, 때론 상황 반전을 위해 좀 더 유리한 과거를 끌어온다. 그래서 기억은 선택적이고 불확실하다. 망각은 기억의 다른 이름이다. 잊고 싶은 것, 지우고 싶은 것 역시 선택적이고 불확실하다. 때론 정당성을 위해, 때론 상황 반전을 위해 불리한 과거를 묻어버린다. 이렇듯 기억과 망각은 마주 보고 있다. 개인에서 사회, 사회에서 국가로 확장될수록 기억과 망각의 대립은 치열해진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펴낸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은 “진정한 치유 과정은 끊임없이 기억하는 과정이자 고통의 기억을 적극적으로 망각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http://goo.gl/z5TKCo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