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6일 경향신문
- [ 차마 애국가를 부를수 없는 이유 ] 우리의 애국가는 작곡가의 친일 행각이 밝혀져 오점이 찍혔지만 1960년 4·19혁명의 학생들도 1980년 오월 광주의 시민군들도 안익태 작곡의 이 애국가를 불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시민들은 애국가를 불렀다. 민주주의를 향한 애국가와 월드컵의 애국가는 격이 다르다고 얘기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애국가 역시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며 불렀던 자발적 시민들의 노래였다. 하지만, 기억 속 애국가는 영화 <국제시장>의 국기 하강식 애국가처럼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의의를 묻고 요청하는 시민의 노래가 아니었다. 반대로 시민의 자격을 억압적으로 심사하는 권력자와 관료들의 노래였을 뿐이다. 최유준 전남대 HK교수는 “애국가는 국민이 국가를 호출하는 노래여야지 그 반대일 수는 없다. 애국가가 진정 ‘나라 사랑하는 노래’라면 국가 공동체의 위기 상황에서 더욱 애절하게 불릴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이것이 나라인가!’라는 탄식 속에서도 한국의 시민들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애국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국제시장> 국기 하강식 장면의 기억이 새겨진 애국가,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 각인된 그 노래를 진도 앞바다를 향해서 차마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V5KMSh
- [ 진실은 서민들 마음속에 있다 ]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러시아 혁명기를 대표하는 아나키스트 작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소설 <검은 말>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 같아요? 당이나 군지도부에 있나요?” “단언컨대 없어. 만약 있다면 공장, 병영, 시골마을 뭐 그런 데 있겠지. 소박하고 꾸밈없이 사는 이들에게….” 임의진 시인은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 <시골편지>에서 “모든 진실들이 살아 눈을 뜨고 인양되어 올라올 것이다”라며 시골 백반집에서 서민들이 나누는 ‘진실’에 관한 대화를 들려준다. “몰강물(맑은물)이 어딨겄어? 저늠에 간디는(저놈의 곳엔) 통새(뒷간)보다 더 드런덴갑서. 파믄 팔수룩 몸통 등클(그루터기)이 장난이 아니구마.” “바닷물에 빠진 애기들을 하나라도 구했으야 애국씸이 생기고 말고 허는 것이재. 태극기 붙인다고 애국씸이 생겨? 벨짝시롭게(유별나게) 애국씸 타령이여.” http://goo.gl/TP3H7D
- [ “꼭 꺼내줄게” ] “미안해. 아무것도 못해줘 미안해.” 세월호 참사 1주기 하루 전인 15일 오전 10시4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바다 3㎞. 1년 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현장. 유가족·생존자·실종자 가족 등 207명이 팽목항에서 치르는 위령제에 앞서 뱃길로 30㎞ 거리를 거센 물살을 가르며 달려왔다. 오전 2시 경기 안산을 출발, 5시간여 동안 버스를 타고 오느라 지친 표정이었으나 쉴 새도 없이 빌린 철부선에 몸을 실었다. 1시간여 항해 끝에 도착한 그때 그 바다엔 ‘세월’ 두 글자가 적힌 노란 부표가 파도에 뒤뚱거리고 있었다. 이를 악문 채 말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가족들…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부표를 향해 돌아 오라는 듯 손짓을 하던 단원고 허다윤양의 언니 허서윤씨(20)는 “동생아, 힘내라. 엄마 아빠랑, 이모랑, 내가 꼭 꺼내줄 거야”라며 눈물을 훔쳤다. http://goo.gl/7eg8P7
- [ 위기 조장하는 정부 ]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만큼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도 국민경제에 많은 피해를 준다. 소비자들은 물가하락세가 지속되면 물가가 더 떨어진 다음에 소비하려 하기 때문에 소비가 계속 위축된다. 기업은 같은 물량을 팔아도 가격하락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인건비 등의 비용을 줄이기 어려워져 수익이 악화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조세 수입도 늘어나기 어려워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수요 부진을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많다. 담뱃세 인상과 일부 봉급생활자의 세금을 늘린 소득세 개편은 중·하위 계층의 처분가능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줄인다. 물가하락을 틈탄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도 비슷한 효과를 줄 것이다. 또한 정부가 집값 지지를 위해 조장하다시피 하는 전셋값 상승도 소비를 위축시켜 디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가 현재와 같은 경제정책을 계속한다면 가계는 소비를 가능한 한 뒤로 미루게 되고, 이는 다시 물가와 성장을 떨어뜨린다. 경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진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의 늪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유이다. 일본은 선진국이 되고 복지도 어느 정도 갖추어진 상태에서 경제가 위축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국민이 겪는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고통은 일본보다 훨씬 클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cI5Hxt
- [ 범에게 대든 건 ‘하룻강아지’가 아니다? ] 당랑거철(螳螂拒轍). <장자>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 나오는 말이다.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힘은 생각하지 않고, 강한 상대나 되지 않을 일에 무모하게 덤벼드는 행동거지를 비유적으로 이른다. 당랑거철에 해당하는 우리말 속담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이다. 주로 철모르고 함부로 덤빌 때 비유적으로 쓴다. 김선경 경향신문 교열부 기자는 “한데 ‘하룻강아지’를 태어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로 아는 사람이 많다. 하루밖에 안된 눈도 못 뜬 강아지가 호랑이에게 대들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라며 “‘하룻강아지’의 어원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조항범 충북대 교수는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에서 변한 말이라는 게 통설이라고 주장한다. 하릅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소, 말, 개 따위 가축의 나이를 이르는 말로 한 살을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사람과 달리 가축의 나이를 셀 때는 하릅(1), 두습(2), 세습(3), 나릅(4), 다습(5) 등과 같은 말을 썼다”고 알려준다. http://goo.gl/8HEX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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