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8년 11월 3일

- [ 한국 남자, 어쩌다 이 지경 됐나 ] 한국 남자의 줄임말 ‘한남(韓男)’.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혹은 출생지는 대한민국이 아니라도 한국 사회에 오랫동안 살아 사실상 한국인과 다름없는) 남성을 뜻하는 이 단어는 최근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페미위키에 따르면 한남은 “대체로 여성혐오적인 사고방식을 깔고, 문화지체를 보이는 남성”으로 “주로 한남이라고 줄여 부르지만 때때로 한국 남성 전체를 싸잡아 일컫는 말”이다. <한국, 남자>는 ‘한국 남자’가 어쩌다 ‘한남’이 됐는지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인 저자 최태섭씨는 “단 한 번도 남자들은 온전한 가부장이었던 적이 없다. 그들은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이었거나,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떠난 가장이었거나, 죽어서 없는 존재였다”며 “게다가 ‘아빠의 청춘’류의 가부장 신파 역시 일종의 자기 미화에 더 가까웠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책임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말로 먹여 살릴 능력이 되었던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희생은 자기 연민을 위한 소주잔에 따라 마셔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https://goo.gl/xyuhQR 

- [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은… ] 시간빈곤자의 나라, 대한민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만년 1·2위 최장 노동시간 국가에는 야근과 주말 근무, 돌발노동에 시달리는 시간빈곤자들이 넘쳐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처음 배운 말로 “빨리 빨리”를 꼽는다는 우스갯소리에 마냥 웃을 수만 없는 것은, ‘빨리 빨리’ 문화 속에서 소모되고 지친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시간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은 결국 탈이 난다. 올가 토가르축이 글을 쓰고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린 <잃어ㅈ버린 영혼>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남자는 어느 날 출장길 호텔방에서 숨이 막힐 듯한 통증을 느낀다. 자기가 누군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의사는 그에게 믿기 어려운 진단을 내렸다. 그가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주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영혼은 과거에 머물렀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육체의 속도를 따라잡고 있었다. 의사는 말했다. “환자분은 자기만의 어떤 장소를 찾아 편안히 영혼을 기다려야 합니다. (중략) 제가 드릴 다른 약은 없습니다.” 경향신문 문화부 이유진 기자는 “시간에 쫓겨 반복적인 삶을 살다보면 누구나 공허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틀에 박힌 하루 속에서 영혼을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쳐버린 나에게, 그리고 답답하고 힘겨웠을 영혼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처럼 건네고픈 책이다”라고 말한다. https://goo.gl/NoH5Kk 

- [ 모든 나쁜 행동의 책임은? ] 지난해 3월 인천 초등생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10대 소녀는 공범에 비해 형량이 적었다. 18세 미만의 경우 형량을 낮춰주는 소년법 때문이다. 지난달 주차장 살인, PC방 살인을 한 범인은 각각 정신과 치료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지난달 거제시에서 폐지 줍던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는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청소년, 정신병력자, 만취자의 행위에는 책임을 다 물을 수 없다는 게 현행 법체계의 배경이다. 사회적 미성숙, 유전적 결함, 알코올에 의한 뇌기능 장애가 죄지 당신은 죄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이른바 결정론이다. 결정론에 따르면, 어떤 행위는 그 이전의 행위에 의해 정해진 것이고, 그 이전 행위는 다시 그 이전 행위에 의해 정해진 것이다. 이렇게 인과관계의 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모든 원인은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으로 수렴된다. 이 논리에 의하면 나의 나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내가 아니라 빅뱅이 져야 한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수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게다가 심신미약자의 범행 대상이 주로 여성·아이와 같은 약자들이다. 심신미약을 이유로 살인범에 감형의 혜택을 주면 안된다는 청원이 봇물을 이루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고문은 “결정론이 옳다면, 선행하는 상황에 행위의 책임이 돌아간다. 결정론이 틀렸다면, 어떤 것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세상에는 겉보기에 분명해도 따지고 들어가면 모호해지는 것이 있다”라고 말한다. https://goo.gl/qyhHCp 

- [ ‘억울하면 쓴다’ 국민청원 시대 ] “며칠 전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는데 그 드라마 주인공이 분개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야겠다’는 대사를 해 깜짝 놀랐다.”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김선 행정관이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이야기’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한 말이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기조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드라마 대사에 나올 정도로 시민들의 생활에자리 잡았다. 헌법 26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고 했지만, 국민청원이 지금처럼 활발하게 이뤄지고 여론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실제 지난해 8월19일 게시판이 문을 연 이후 2일 오후 5시30분 현재까지 32만9000여건의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국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하루 평균 740여건 이상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국민청원 게시판이 국민 개개인에게 ‘해원(解寃)의 장’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과거에는 개인적 억울함, 원한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 어려웠지만 국민청원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국민청원은 한 달간 20만명 이상 참여시 정부가 답변한다는 요건 때문에 청원 글을 제3자가 볼 수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억울함을 호소해 정서적 공감을 끌어내기에 적합한 구조인 것이다. https://goo.gl/Z64PqP 

- [ 남북 태권도 먼저 ‘통일’ ]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 중심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하나로 통합된다. 양 단체는 2일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에서 태권도 통합 및 발전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태권도 통합을 상징하는 공동 기구 구성 내용 등이 담겼다. 양측은 오는 12월 기구의 명칭과 성격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양 기구의 통합은 1966년 ITF가 창설되고 1973년 WT가 탄생한 뒤로 45년 만의 일이다. https://goo.gl/uimmxZ 

- [ LG 구광모 회장, 상속세 7000억? ] 구광모 LG그룹 회장(40)이 선친의 주식을 상속받아 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최대주주가 됐다. 상속세로 7000억원 이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주)LG는 11월2일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 11.3%(1945만8169주) 가운데 8.8%(1512만2169주)를 물려받았다고 공시했다. 이 외에 장녀인 연경씨가 2.0%(346만4000주), 차녀 연수씨가 0.5%(87만2000주)를 각각 분할 상속받았다. 주식 상속에 따라 구 회장의 지분율이 6.2%에서 15.0%가 돼 최대주주가 됐다. 구 회장 등 상속인들은 연부연납(조세의 일부를 장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는 제도)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상속세를 나눠 납부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는 상속세 신고 및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할 계획이다. 이들이 낼 상속세는 총 9000억원 이상으로, 구 회장의 상속세 규모는 7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 상속세는 고인이 사망하기 전 2개월, 사망 후 2개월 등 4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정한다. 이럴 경우 전체 상속 지분 규모는 1조52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역대 상속세 납부액 중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낸 것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일가다. 신 회장 등 유족은 2003년 신용호 전 회장 타계 이후 184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냈다. https://goo.gl/hEoBkJ 

- [ 자본주의 모순은 목화밭에서 싹텄다 ] 면직물 산업의 전성기는 11세기부터 20세기였다. 근대가 태동하고 자본주의가 출현한, 무려 900년간의 긴 시간 동안 면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업으로써의 위상을 누렸다. <면화의 제국>의 저자인 하버드대 역사학과 스벤 베커트 교수는 “면화를 따라가다보면 근대 세계의 기원과 마주할 뿐만 아니라 산업화와 빠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 생산성의 엄청난 증대, 사회적 불평등의 기원과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후 유럽은 불과 100년 만에 거대한 ‘면화 제국’의 경영자로 올라섰다. 저자가 보기에 이를 가능하게 한 요인은 유럽의 기후·지리적 조건, 기술적·제도적 우위 따위가 아니라 “제국주의 팽창, 수탈, 노예제”라는 세 가지 힘이었다. 제국주의와 노예제는 저자가 ‘전쟁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을 이룬다. 유럽은 군사적 우위를 앞세워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침탈했고, 원주민 학살과 자원 약탈을 바탕으로 부를 일궜다. https://goo.gl/V5j6io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