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1일 경향신문
- [ 성완종 마지막 인터뷰, 그 후 ] 자살 직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향신문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날 성 회장은 “꼭 좀 보도해달라” “맑은 세상을 만들어달라”며 6명을 거명했다. 허태열·김기춘·홍문종·이완구·홍준표·이병기가 그들이다.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마지막으로 통화 했던 이기수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은 “통화 당시 사람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도 달랐다. 톤이 낮은 사람은 돈을 전달한 사람까지 미리 만나보고 지목한 홍준표 경남지사, 2006년 유럽 방문을 앞둔 때라며 신문 보도일자까지 적어온 사람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었고 톤이 높았던 사람은 이완구 전 총리와 홍문종 의원이었다. 더 말할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에 성 회장은 ‘이것만 해도 여러 사람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다 압니다. (친박계)메인에서는…’이라고도 했다. 그날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산행 중에 손에 쥐고 있었을 메모지엔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로 추정되는 부산시장이 더 있었다. 인터뷰 전날 밤에 ‘내일 새벽 녹음도 하라’며 ‘다들 내 돈은 편하게 믿고 썼으니까’라고 했던 말에는 권력의 치부를 폭로하겠다고 작심했던 결기가 보였다. 그랬던 ‘성완종 리스트’가 100일도 안돼 머리 잘린 삼손처럼 힘을 잃었다. 경향신문에 리스트가 한꺼풀씩 공개된 지 사흘 만에 ‘성역도, 한 점의 머뭇거림도 없을 것’이라며 나섰던 검찰은 81일 만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만 불구속기소하며 사실상 판을 걷었다. 한 사람이 목숨을 던지며 말한 정치자금의 진위는 ‘2 대 6’으로, 비박과 친박으로 갈렸다”고 말한다. http://goo.gl/LoKYx3
- [ 새정치연합의 다음 당명은?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 개정 문제가 다시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좋은 이름이 아니다”라고 평가한 데 이어 현 당명 ‘새정치’ 부분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안철수 의원(53)도 개정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7월2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이 혁신이 되고 당의 내용이 바뀌면 그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의 낡은 모습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변화와 혁신을 전제로 당명 변경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명은 지난해 3월 민주당(김한길 대표)과 새정치연합(안철수 중앙위원장)의 합당으로 탄생한 이름이지만 당명이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읽기 복잡하다는 이유로 당 안팎에서 당명 변경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지난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은 모두 당명 변경을 공약했다. 1월1일 문 대표는 안 의원의 양해를 전제로 “당명은 ‘새정치민주당’이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반대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당명이 변경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1987년 평화민주당 이후 11번째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당의 원래 이름인 ‘민주당’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민주당’으로 등록한 원외 정당이 있기 때문이다. http://goo.gl/219gpk
- [ 주식투자 전설 ‘목포 세발낙지’의 몰락 ] 장모씨(48)는 투자 대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목포세발낙지’라는 별명으로 불린 신화적 인물이었다. 1990년대 후반 한 증권사 차장이던 장씨는 외환위기로 시장이 출렁이자 하루 최고 9000억원어치의 선물거래를 중개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년 만에 차장에서 부장을 달았고, 30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1999년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투자자가 된 뒤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금융위기에 직장을 잃고 주식시장을 기웃거린 가장들에게 그는 신화적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압구정 미꾸라지’ ‘전주 투신’ 혹은 ‘울산 문어’와 함께 ‘3대 슈퍼개미’로 불렀다. 그러나 장씨의 성공신화는 거기까지였다. 장씨는 2002년쯤 현물 거래에 투자했다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고 낙향했다. 6년 뒤 장씨는 2008년 한 증권사의 이사로 복귀했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MB테마주’로 꼽힌 한 레저업체였다. 2011년 장씨가 이 업체 지분을 대량 매집한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장중 한때 12% 넘게 급등했다. ‘목포세발낙지’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장씨가 투자한 업체는 얼마 못 가 내리막을 걸었다. 그는 증권사에서 약 20억원을 빌려 만회를 노렸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장씨는 결국 3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그리고 장씨는 이듬해인 2012년 2월 지인의 후배인 ㄱ씨로부터 “파생상품 투자를 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 장씨는 ㄱ씨에게 “투자자가 한 명 더 있는데, 그 투자자의 계좌로 돈을 넣으면 같이 투자를 해주겠다”면서 총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그는 “6개월 이내에 수익을 내서 원금을 모두 돌려주고, 그 후부터는 이자로만 본격적인 수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장씨가 말한 투자자는 사채업자였다. 장씨가 사용한 사채업자의 계좌는 손실이 발생하면 강제 매도돼 원금을 회수하고, 장씨가 빌린 사채 원금과 이자가 우선 변제돼야 계좌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돼 있었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사채업자의 돈을 우선 보전하고 투자자의 돈은 날리는 구조였다. 결국 장씨는 투자금을 모두 날렸고, 손해를 본 ㄱ씨는 지난해 말 장씨를 고소했다. 법언은 손실액이 큰 탓에 장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http://goo.gl/zh4Ysp
- [ 조롱받는 형벌로 법치 가능한가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치소 수감 중에 브로커를 통해 특별한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그런가 하면, 수감 중인 재벌 등 부자들에 대한 ‘특별사면’얘기가 나오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무고한 사돈 여대생을 청부 살해한 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던 흉악 범죄자가 교도소가 아닌 초호화 병실에서 지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그가 모 제분회사 회장 부인이라는 돈과 위세를 이용해 형벌체계를 조종하고 왜곡한 결과다. ‘전관예우’로 상징되는 법조 부조리의 핵심은 교도소에 수감되는 ‘실형’을 면하게 하거나, 구치소에 구금되는 ‘구속’을 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교도소로 대표되는 ‘국가 형벌권’이 전혀 ‘교정교화를 통한 범죄예방’이라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빈부격차와 권력의 전횡이라는 사회 부조리를 악화시키고, 범죄자들의 반사회성과 분노만 증폭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철학이 없는 국가 형벌 정책’이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혹은 중동 국가들처럼 고전적 엄벌주의를 채택하려면 지위고하 빈부에 관계없이 범죄를 저지른 누구에게나 균등한 엄벌과 중형을 내리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수감시설을 건설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XRO4Ad
- [ 땅 값 최고 명동, 화재에는 최하위 등급 ] 국민안전처가 29일 공개한 지역별 화재·교통사고 분야 안전지수 평가는 국민들에게 각 지역별로 위험도를 알려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일본과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도 지역별 안전지수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분야·지역별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처럼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안전 전반에 대한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분석, 공개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 안전처는 오는 10월까지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감염병 등 5개 분야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낙인 효과’로 지역 슬럼화 및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평가 결과, 땅값과 안전등급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동이 위치한 중구는 화재 분야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서울 서초·강남구는 화재 분야에서 2등급, 교통사고 분야에서는 강남구가 2등급, 서초구가 3등급으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경기 수원과 부천시, 부산 기장군과 충북 증평군 등은 2개 분야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http://goo.gl/SdQNk9
- [ 종이통장, 무료발급 중단 ] 은행의 종이통장 발급이 2017년 중단된다. 오는 9월부터는 은행에서 종이통장을 발급받지 않으면 추가 금리를 주거나 거래수수료를 깎아준다. 금융감독원은 7월29일 재래식 종이통장에 기반한 금융거래 관행 개선방안을 내놨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인터넷 뱅킹 이용으로 종이통장을 거의 쓸 일이 없는 상황에서 발급 비용을 줄이고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은행에서 새로 계좌를 만들거나 이월하는 경우를 빼고 통장 분실·훼손이나 인감 변경을 위해 통장을 재발급받으려면 수수료 1000~2000원을 내야 한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연간 은행에 내는 재발급 수수료는 60억원 안팎이다. 금감원은 오는 9월부터 신규 고객이나 기존 고객이 종이통장을 발급받지 않으면 우대금리를 주거나 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일부 은행에서는 0.05~0.1%포인트 추가 금리를 주거나 ATM 출금·송금 수수료를 면제·경감해주고 있다. 당국은 이를 전체 은행권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2017년 9월부터는 새로 계좌를 개설할 때 원칙적으로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는다. 기록관리를 이유로 종이통장을 원하는 고객이나 60세 이상 고객은 예외적으로 발급이 가능하다. 종이통장 발행이 시작된 것은 국내 최초의 상업은행인 한성은행(조흥은행의 전신)이 1897년 설립된 이후로 추정되는 만큼 120년간의 관행이 사라지는 것이다. http://goo.gl/qKNF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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