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9일 경향신문

[ 국가의 ‘설명책임’ ] 정치사상가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소비에트사회주의권의 붕괴라는 역사적 격변사태를 두고 쓴 논문 ‘역사의 종언’을 통해서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인류사회 최후의 유일한 보편적 정치체제라고 공언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임을 지적한다. 그중에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정부 혹은 권력자의 국민에 대한 ‘설명책임’이다. 설명책임을 결여한 정치는 민주정치라 할 수 없고, 그런 나라를 민주주의국가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역사적으로 어떠한 권력, 어떠한 통치세력도 순전히 자신의 선의에 의해서 국민의 뜻을 따르고, 설명책임을 다하려고 한 적은 없다. 그들은 국민의 뜻을 따르고 설명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망하게 된다고 느끼는 경우에만 국민의 뜻을 따른다. 요컨대 권력이 설명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권력을 상실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관건은 여야 불문하고 권력자에 대하여 설명책임을 강제하기 위한 민중(혹은 시민적) 권력의 강화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ZRoUfK

- [ ‘9·11 테러’와 ‘4·16 세월호 참사’의 차이 ]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세월호 참사’는 그런 국가의 기능과 역할이 총체적으로 붕괴된 사례다. 미국의 ‘9·11 참사’는 이러한 기본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정부와 국회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미국이 9·11 이후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한 것과 유사한 대응을 한 것이 하나의 방증이다. 그런데 9·11 테러와 4·16 세월호 참사, 두 사건에 대한 두 국가의 대응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피해자에 대한 태도’이다. 9·11 발생 직후 뉴욕 소방당국은 전체 인력의 절반을 참사 현장인 무역센터빌딩에 투입했고, 뉴욕시경 역시 구조인력을 최대한 급파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과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며 ‘피해자 및 국민과 함께’하는 리더십과 효율적인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세심한 지원과 의료 및 심리치료를 제공했고 조사결과 역시 CIA와 FBI 등 국가 안보체제의 심각한 무능과 비효율을 그대로 공개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며 피해 발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미국과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피해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제2차 피해’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곧 ‘세월호 참사 1주기’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이 겪은 고초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또한 비용 문제를 떠나 세월호 인양을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역할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Unl3eX

- [ 세월호…덮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 ] 경향신문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5차례에 걸친 시리즈를 연재한다. 기억, 분노, 공감, 불감, 성찰이라는 세월호 참사를 관통하는 5게의 키워드를 통해 지난 1년간의 대한민국을 돌아보며 성찰의 의미를 되세긴다. 그 첫번째인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4월 10일 시작 됐다. “국화꽃처럼 쌓인 하루하루가 304명의 희생자 수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길고 잔인한 1년이었다.”로 시작하는 소설가 박민규 작가의 글이 1면에 실렸다. 그는 “덮은 자도, 묻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임을…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Ia980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세월호 트라우마 어디까지… ] 트라우마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으로 진단한다. PTSD의 영향력은 사건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뿐만 아니라 목격자, 가족과 친구, 관련 응급 서비스직과 자원봉사자, 취재기자, 그리고 TV 등을 통해 사건을 접한 사람들까지 확장된다. 이를 감안할 때 세월호 참사 과정을 TV 생중계로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이 트라우마 혹은 PTSD 증상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선현 대한트라우마협회장은 “자연재해·테러·폭행 등 모든 종류의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연구·교육·치료를 위한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미국 국립PTSD센터, 모든 국민에게 포괄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에 기반을 둔 영국 PTSD센터, 상담·진료·정보 보급 등을 체계화한 일본 효고현 트라우마센터 등 소위 선진국들의 선례를 마냥 부러워만 할 때는 아니다”라며 “이제 우리 정부도 국립트라우마센터 건립과 재난 발생 시 전문 심리지원팀의 조기개입 등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XBSBcS

- [ 서울의 향기는 ‘마늘향’ ]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이다.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기 위해 향나무 즙을 몸에 발랐다. 절세미인 양귀비는 온천수에 용뇌향(龍腦香)을 풀어 목욕을 했다. 알코올 증류 향수의 원조는 14세기 헝가리 왕비 엘리자베스가 썼던 ‘헝가리 워터’다. 그가 70세를 넘은 나이에 폴란드 왕의 구혼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유명한 샤넬 넘버파이브는 마릴린 먼로가 인터뷰에서 “잠잘 때 샤넬 넘버파이브를 입고 잔다”고 말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향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옷’이란 말도 있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를 현대의 연금술사, ‘향기의 지휘자’라고 부른다. 조향사의 섬세한 후각과 치열한 장인정신에서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의 명품 향수가 탄생하기 때문이다”라며 한국에 온 프랑스 명품 향수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수석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를 소개한다. “서울의 깨끗한 마늘 향이 좋네요.” 장 클로드 엘레나는 서울에서 ‘굉장히 깨끗한 마늘 향’을 맡았다고 한다.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고 일본인에게 핍박 받던 조선인들의 ‘체취’가 그에게는 ‘향취’로 느껴진 것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느냐에 따라 인간의 오감은 다르게 작동한다. 긍정적으로 살면 그만큼 더 많은 향을 맡게 될 것이고 삶은 더 행복해 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http://goo.gl/nXo9nw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