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1일 경향신문

- [ 야당 퇴행의 원천 ] 어떤 조직이든 혁신은 어렵다. 그러나 병원의 혁신은 여느 조직에 비해 몇 곱절 어렵다. 첫째, 병원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환자의 건강이라는 공익도 충족시켜야 한다. 이론적으로 사익과 공익의 균형을 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둘째, 병원의 구성원은 다들 나름의 전문 영역을 가진, 그 분야에서 잘나가는 전문가다. 이런 특성 때문에 병원 지도부의 관리행정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병원에는 매우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결부되어 있다. 병원의 일차 고객은 환자이다. 그러나 외래환자, 응급환자, 수술환자 등의 요구는 천차만별이다. 그 외에 환자 가족, 지역 주민, 정부 등도 직간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이다. 넷째, 진료과별 할거주의가 극심하다. 병원의 권력구조는 마치 봉건영주제와 흡사하다. 병원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각 진료과는 하나의 작은 왕국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보다 더 근본적인 혁신의 걸림돌은 환자 중심적인 사고의 결핍이다. 환자의 눈으로 병원을 바라보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지만, 공고한 권위주의와 공급자 중심적인 사고의 암초에 걸려 출발부터 좌초되곤 한다. 이런 탓에 유수 병원들의 캐비닛에는 대동소이한 혁신 방안들이 먼지를 수북하게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다. 계획만 세우고 제대로 된 실천을 해본 적이 없으니, 혁신이 성공할 리 만무하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요 근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야당의 혁신 논란을 지켜보면서, 정당 혁신이 병원 혁신의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정당도 사익과 공익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러나 공동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의원 배지를 향한 개인의 열망만 넘쳐난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은 입법기관으로서 독립적인 위상을 가진다. 그런데 적지 않은 수의 국회의원은 이런 위상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천하에 자신밖에 없다는 듯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한다. 최소한의 질서와 기강도 찾아볼 수 없다. 야당에서 이런 안하무인은 더욱 두드러진다.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상충하는 이해관계들이 뒤엉켜 있는 점도 병원과 비슷하다. 그런 만큼 합의와 타협이 중요하지만, 정당에서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봉건영주제와 같이 계파와 지역으로 무리 짓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무리를 지어 건전하게 경쟁하는 것은 발전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현재의 정당, 특히 야당에서는 퇴행의 원천이 된 지 오래다”라고 지적한다. http://me2.do/xLOcvmHJ

- [ MB, 기부 재산으로 자기 빚 갚아 ] 장학재단 ‘청계재단’이 설립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인 빚 때문에 설립취소 위기에 몰려 재단 소유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청계재단은 지난 5월 시가 150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을 급매물로 내놨다. 이 빌딩은 서초동 영포·대명주 빌딩과 함께 2009년 이 전 대통령이 청계재단 설립을 위해 출연한 건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직전 BBK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자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약속하고 2009년 7월 감정가 395억원대인 건물 3채를 출연해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30억원을 청계재단 기부자산으로 처리했다. 이 빚을 갚기 위해 청계재단은 또다시 50억원을 차입해 이자를 갚고 있다. 청계재단이 영일빌딩을 급매물로 내놓은 것은 재단이 차입금 50억원을 올해 11월1일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 때문이다. http://me2.do/xsxCwJAb 

- [ 최경환 “정치인 얻어 맞으며 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집중 질타를 받은 것에 대해 “다 지나가는 바람이다. 정치인은 얻어맞으면서 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9월18일 경남 거제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출입기자단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경제 사령탑으로서 가계부채 급증, 경기회복 부진, 국가재정 악화 등에 대한 진지한 자성보다는 야당의 공격을 단지 ‘친박 실세 최경환’을 견제하는 정치 공세로 치부해버리는 듯한 발언이다. 기자들이 국감에서 경제 성적표에 대한 질타가 많았다고 하자 “대한민국 경제가 안 어려울 때가 없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다 떨치면서 지금까지 왔다. 구조개혁, 노동시장 개혁도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극복한다면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 받다 보니 많이 공격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조금 피곤하다. 흔히 정치인은 얻어맞으면서 크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많이 성장해서 좋으신 모양이다. http://me2.do/5rHGsVPo 

 


- [ 존재 이유 없는 대법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과 입법부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은 선거로 뽑는다. 그러나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무슨 이유일까.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를 “사법부에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라는 특별한 사명을 맡기고자 하는 헌법적 결단”(2011년 9월27일 취임사)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는 훌륭한 제도이지만 약점이 있다. 선거에 적용되는 다수결 원칙은 소수의 희생과 복종을 전제로 한다. 51%가 나머지 49%의 몫까지 차지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51.6%의 지지를 받았지만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재적 의원의 53.4%인 159석으로 국회를 장악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법부까지 선출직으로 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헌법이 대법원장과 법관을 비선출직으로 정한 배경이다. 오창민 경향신문 사회부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출범한 지 오는 4년이다.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사법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적 결단’에 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지난주 나온 대법원 판결에 절망했다. 과거사 피해자들도 대법원 판결로 고통을 겪고 있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시효를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3년에서 6개월로 단축, 결과적으로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 간첩 등으로 억울하게 몰린 피해자들의 국가 배상금을 대폭 삭감했다. 지난 3월에는 박정희 정권이 긴급조치 9호를 발동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 상대 배상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린 것이다. 반면 재벌에게는 관용을 베풀었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범죄액수를 줄이고, 적용 법조항을 형량이 낮은 것으로 바꾸라는 취지여서 이 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날 여지가 생겼다. 정치적 사건에서는 청와대와 여당 편을 들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정원 직원들의 e메일 첨부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깼다. 1·2심이 무죄와 유죄로 엇갈렸지만 13 대 0 만장일치 판결로 그 흔한 소수의견 하나 내지 않았다.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대법원, 재벌과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는 대법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 사법부의 신뢰 하락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위기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국민에게 더 겸허해야 한다”고 말한다. http://me2.do/xk3FxH89 

- [ 다음카카오의 ‘도박’? ] 다음카카오의 웹 보드게임 서비스 진출을 앞두고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행성 게임 유통에 따른 리스크를 기업 전체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음카카오는 20일 “연내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한 웹 보드게임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이미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 ‘애니팡 맞고’라는 고스톱 게임을 독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소유한 케이벤처그룹은 최근 신생 게임업체 ‘엔진’의 지분 66%를 인수하고 웹 보드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웹 보드게임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4분기부터 웹 보드게임 등 신사업 수익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12만5000원 수준인 다음카카오 목표주가를 17만원대까지 올려 잡았다. 내년 영업이익도 올해보다 150% 이상 성장한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웹 보드게임은 사행성 문제로 정부의 집중 규제 대상 사업이다. 정치권에서도 청소년 유해 문제 등을 들어 매년 웹 보드게임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고스톱과 포커가 유통되는 모습을 규제당국이 반길 리 없다. 사실상 전 국민에게 도박을 권장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다음카카오의 기업 이미지에도 장기적으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http://me2.do/xk3FxQQg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