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2일 경향신문

 - [ 우리의 손은 지금 뭘하고 있나 ] 생태정치의 관점에서 자본주의 너머를 사유한 앙드레 고르(1923~2007). 고르의 저술 <에콜로지카>에 따르면 기술은 둘로 나뉜다. 고르는 기술을 열린 기술과 닫힌 기술로 양분하는데, 전자가 인간의 자율성과 상호 연관성, 공유 관계를 증진한다면, 후자는 인간을 기술의 노예로 전락시킨다. 닫힌 기술은 그 작동 과정을 프로그램화하고 상품이나 용역(서비스)의 제공까지도 독점한다. 열린 기술의 대표적 사례가 대중교통 체계라면 닫힌 기술을 대표하는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불행하게도 후기산업사회를 구성하는 기술은 거개가 닫힌 기술이다. 우리는 닫힌 기술이 만들어내는 상품의 구매자, 소비자, 폐기자일 따름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두 손을 들여다보는 일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우리 손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도구를 만들고 기계를 손질하던 우리의 손은 지금 리모컨이나 신용카드를 만지고 있다. 손은 이제 만드는 손, 만지는 손이 아니고 소비하는 손, 조작하는 손이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적 삶은 물론 우리의 뇌 구조를 바꿔나가면서 손의 거처가 바뀌었다. 손은 세계와 정신, 타자와 감정 사이를 떠나 기계와 몸 사이로 거주지를 옮겼다. 손이 인간과 기술 사이를 온전하게 매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페카 히마넨이 바라는 ‘우정, 사랑, 자유로운 협동, 개인적 창조성, 이런 것을 기쁨의 최우선에 놓은 삶의 방식’을 아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http://me2.do/xvPLO31r

- [ ‘통달’ 하려면 인생을 헌신하라 ] 도쿄 긴자 스키야바시 초밥집 ‘지로(次郞)’. 미슐랭 가이드 별 3개 레스토랑인 이곳을 일군 오노 지로(小野次郞)는 일과 지독한 사랑에 빠진 완벽주의자였다. 한 요리평론가는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지로의 꿈>(2011)에서 “자기 비판적인 요리사는 많이 봤지만, 그처럼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11년생인 그는 70년 세월동안 손에서 초밥을 놓지 않았다. 심장질환으로 쓰러지기 전까지는 80세 넘은 나이에도 쓰키지(築地) 어시장에서 장도 직접 봤다. 그가 말한 장인의 비결은 간명하다. “기술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인생을 헌신해야 하죠. 그것이 성공비결이자 명예롭게 사는 비결입니다.” 도제 과정은 혹독하다. 견습생은 손님들에게 낼 뜨거운 수건을 짜는 일부터 시작하고, 10년 경력이 쌓이면 코스 마지막에 내는 계란요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경향신문 최민영 미디어기획팀장은 “깊고 순수한 맛은 반복의 고행에서 비롯된다. 0.1㎜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묵묵하게 버텨내는 인내심이야말로 장인의 필수요건이다. 궁극의 완벽함은 미세한 차이가 가름한다. 더불어 새로운 가능성에도 언제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삶의 리듬이 자진모리 격인 시장중심 사회에서도 장인의 명맥이 계속될 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트 로렌츠는 즉시 만족을 구하는 태도가 현대사회의 죄악 중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진정한 희열을 경험하려면 고통을 견뎌야 하는데, 고통을 회피하려다 보니 삶이 지루해지고 무미건조해지고, 새로운 자극을 탐닉하게 된다”고 말한다. http://me2.do/5zAohUHd

[ 유혹의 기술 ] 대중을 유혹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신간 <대중유혹의 기술>의 저자 오정호는 EBS PD로 지난 1년간 같은 제목의 <다큐프라임>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달말 방영을 앞두고 있다. 취재 내용을 미리 정리해 펴낸 이 책에서 그는 “유혹의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현대 미디어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변화시키고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 나아가 우리의 사회적 현실을 직조한다”고 말한다. 대중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도록 만드는 유혹의 기술은 기본적으로 PR와 마케팅의 영역이다. 볼거리, 입소문 전략 외에 주요한 유혹의 기술로는 드라마(스토리텔링) 도입, 공포와 분노 활용, 이미지 조작 등이 있다.  경향신문 한윤정 문화부 선임기자는 “이미지 조작으로 가장 성공한 인물은 히틀러다. 전속 사진사 하인리히 호프만,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 여성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그의 카리스마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러한 유혹의 기술은 대중의 무의식에 작용할 때 비로소 효과를 거둔다. 유혹의 기술이 자동차 혹은 요트라면, 대중의 무의식은 이를 움직이는 가솔린이나 바람이다. 그렇다면 대중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중은 과거의 좋았던 기억에 열광한다. 농구선수 서장훈이 최근 토크쇼 게스트로 성공한 이유다. 대중은 또 상처에 반응한다. 일본인들이 자위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집착하는 것은 패전의 상처 때문이다. 어렵기는 하지만 대중의 욕망을 아는 것이야말로 유혹의 지름길이다”라고 말한다. 신간 <대중유혹의 기술(메디치미디어)> http://me2.do/5zAohUHd 

- [ 인사청문회에 나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60)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당시 업무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법인카드를 주말·공휴일에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추석·크리스마스 등 공휴일과 골프장 인근에서도 ‘간담회’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8월21일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던 2008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주말에 골프장이나 인근 식당에서 개인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 49건을 주말과 공휴일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의 ‘업무추진비 관리지침’에는 법정 공휴일과 토·일요일에는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출장명령 등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별도의 증빙서류를 내지 않았다. 자신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불려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법인카드를 개인 쌈짓돈 마냥 펑펑 쓸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인사청문 대상이 되고 나니 스스로 저지른 비도덕적 행위들은 다 잊어린 모양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인사청문회장에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http://me2.do/5NkqSHfm 

- [ 북한 표준시 변경 따른 첫 혼동 ] 북한이 남측 대북확성기 철거 시한으로 밝힌 ‘22일 오후 5시’는 시차 적용이 필요하다. 남북한이 다른 표준시를 채택한 탓이다. 북한은 지난 8월20일 오후 5시쯤 우리 측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고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며 48시간의 ‘최후통첩’을 제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8월20일 17시 (남한) 국방부에 48시간 안으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심리전 수단들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최후통첩을 내보낸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결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문자대로 보면 ‘대북 심리전 방송을 22일 오후 5시까지 중지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22일 오후 5시’는 실제 한국시간으로는 ‘22일 오후 5시30분’을 의미한다. 북한이 지난 15일부터 한국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표준시간으로 정하면서 남과 북이 30분 시차가 나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동경 127도30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http://me2.do/5VnAVPEm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