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6일 경향신문
- [ 허망한 한·미 동맹의 대가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상당 기간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정운영 분야는 독특하게도 외교·남북관계였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 정부가 외교를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외교에 실패했다고 아우성이다. 이 같은 인식이 퍼지게 된 이유가 몇가지 있다. 최근 ‘미·일 신밀월 시대’ 분위기,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그리고 중·일 간 화해 움직임 등이다. 한국만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외교 고립을 자초하고 위기를 맞았다는 비판의 근거다.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 기자는 “한국 외교가 고립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위기라는 지적에는 동의한다. 한국 외교는 그토록 애달캐달 한·미 동맹에 매달렸건만 대가는 허망하다.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다가서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구입을 강요받는다. 또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명분에 밀려 한국을 무시하는 일본과 억지로 손을 잡아야 한다.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의 하부구조로 편입돼 중국 견제의 첨병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로 들어가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마저도 미국에 주어버렸는데 한·미 동맹의 어디에 더 강화할 것이 있는지, 얼마나 더 밀착을 해야 안심할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mu1FH
- [ 아베와 박근혜 경제의 차이 ] 급기야 최경환 부총리 입에서 ‘뛰는 일본, 기는 한국’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양적완화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지만 정작 일본 내 분위기를 돌려세운 것은 기업 과실을 구성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아베의 채찍이었다. 정부가 앞장서 최저임금을 올렸고, 대기업·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임금인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자 미약하나마 소비에 온기가 돌았고, 이는 다시 투자로 연결되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선순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베가 초심대로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아베에 비하면 박 대통령의 초심은 많이 변했다. 대선 과정에서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경제민주화는 1년도 안돼 뒷방으로 밀려났고 경제활성화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3년차인 지금은 부패척결 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유일하게 일관된 초심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된 ‘증세 없는 복지’뿐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간 깨달은 것은 노동자들의 생활상을 개선하지 않으면 내수도, 성장도, 삶의 질 향상도 없다는 것이었다. 일본이 정말 부러우면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개혁 말고 경제민주화를 내걸었던 초심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충고한다. http://goo.gl/VYuswt
- [<단독>섬진강 포함 ‘5대강 사업’ 비밀 추진 ] 국토교통부가 4대강에 섬진강을 추가한 5대강의 천변에 광범위한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국가하천 이용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이 25일 공개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국가하천 하천구역 지구지정 기준 및 이용보전계획 수립’ 최종 보고서를 보면, 개발 가능지역인 친수지구를 현재의 8595만6309㎡(24.25%)에서 2억697만2692㎡(49.14%)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섬진강이 포함된 국가 주요 하천의 절반가량이 개발 가능한 지역으로 변하는 셈이다. 이미경 의원은 “국토부의 새 국가하천 지구지정 용역 결과와 비교하면 4대강 사업은 사전 정지작업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라며 “국토부가 이번 기준 및 이용계획을 국가하천에 적용할 경우 단군 이래 최대의 난개발이 전국 천변에서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goo.gl/mPxoUa
- [ 시진핑의 고사성어 외교 ] “과거를 잊지 말고 앞날의 가르침으로 삼자(前事不忘 後事之師)”(<전국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독일 베를린 강연에서 일본의 난징 대학살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지난해 9월 미·중 전략경제대회에서는 “자기가 원치 않는 일은 남에게 시켜서는 안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 ‘안연’을 떠올렸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말고 상대방을 인정하라고 미국 측에 주문한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시진핑의 ‘고전 인용’은 정평이 나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는 각국 지도자들마다 중국의 고전 한두 구절쯤은 외우는 게 관례처럼 됐다. 예컨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산길도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면 곧 풀로 덮여 사라진다(爲間不用則茅塞之矣)”(<맹자> ‘진심’)는 고전을 인용했다. 미·중 양국이 만나지 않으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렇듯 알쏭달쏭한 은유로 상대방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는 한자의 특징이 외교무대에서 마음껏 발휘되고 있다. 중국 고전은 그 자체가 훌륭한 외교적인 수사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1vPBGv
- [ 남영동 대공분실, 김수근 작품 ]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한낮에도 짙은 어둠을 느끼게 하며 사람들을 위축시킨다. 피조사자들이 처음 맞닥뜨리는 건, 육중한 군청색 철문이다. 그곳의 대문은 여닫이와 미닫이 두 개의 구조로 되어 있다. 내부는 들여다볼 수 없다. 문을 보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위축을 경험하게 된다. 5층 조사실로만 통하는 원형 계단은 사람의 공간감각을 빼앗아 길을 잃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공포감을 준다. 남영동의 조사실은 하나의 공간이 인간을 얼마나 초라한 존재로 전락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문짝부터 조사실까지 전체 건물이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비록 고문이 자행된 악명 높은 현장이지만, 역설적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예술작품이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얼마전 시민에게 개방된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남영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철제 대문이 바뀐 것이다. 예전 철문은 온데간데없고, 놀이동산에나 어울릴 하얀색 문짝을 달아 두었다. 존재만으로도 위압감과 공포감을 주던 건물이, 갑자기 조잡해보였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는데, 문짝 하나만으로 작품이 엉망이 되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단순한 경찰관서가 아닌 고문의 현장이다. 이곳에서 국가폭력이 자행됐고, 자유와 민주주의가 압살당했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일깨우는 생생한 교육현장이어야 한다. 다시는 추악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예전의 그 육중한 철문이 원상 복구돼야 하는 까닭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Q5OF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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