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8일 경향신문
- [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부자들 ]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상대적 소득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학문적 근거도 있다. 불평등 연구의 대가인 영국의 경제학자 앤서니 앳킨슨이 최근 저서에서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영국에서 소득 상위 1%에 들어가는 변호사와 은행가들에게 소득 상위 10%의 수준을 맞혀보라 했더니 실제보다 4배 이상 되는 금액을 말했다. 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계선일 것이라고 답한 금액은 총소득의 중간값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보통수준의 소득을 ‘빈곤’이라 여긴다는 뜻이다. 경제학자인 류동민 충남대 교수는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수준을 과소평가하는 만큼이나 가난한 사람의 소득수준은 과대평가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은 남들에 비해 선하고 열심히 산다는 착각을 하고 있기 마련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렇다면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은 어떨까? 혹시 자신의 소득은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 특히 잘사는 사람들의 소득은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는 훨씬 낮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래도 나는 진짜 없는 사람들보다는 낫다’고 자위하거나, 실제로는 훨씬 더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설마 그 정도로까지 높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http://goo.gl/oeTVPF
-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 ] 정조가 바쁜 정사로 인해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해 책가도를 병풍으로 둘러쳤다. 책가도는 책장에 있는 여러 완상물이 장식되어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정조는 학문을 통하여 세상을 이끌어가려는 큰 비전을 가진 탁월한 정치가였으며, 동시에 가히 당대 최고의 학자였고, 저술가이자 출판가였다. 천성적으로 학문하기를 즐겼던 정조는 바쁜 정무로 인해 독서할 시간이 부족하자 책가도로 대신했다고 전한다. 정조는 “예전에 정자가 이르길 비록 책을 읽을 수 없다 하더라도 책 있는 방에 들어가 책을 어루만지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였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이 그림으로 인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교수는 “정조가 애용한 책가도를 떠올리다가 문득 우리 모두의 책장이 궁금해졌다. 우리는 어떤 책들을 수집하고 읽고 가슴에 새겨둘까? 우스갯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 한 권 읽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읽은 책 한 권으로 인해 받아들인 것을 절대적인 지식으로 삼아 살아갈 것이다. 그것처럼 무서운 일은 없다. 독서란 나와 다른 이의 감각과 사유를 만나는 일이자 편협한 나로부터 부단히 벗어나는 일이다. 그러니 돌이켜보면 우리네 삶이 이처럼 이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로 치닫는 이유의 하나가 독서의 부재 때문은 아닐지 모르겠다”고 일갈한다. http://goo.gl/JxAvDB
- [ 인간은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 ] 백인은 1800년 호주에 딸린 섬 태즈메이니아에 이주했을 때 원주민을 원숭이보다 낫지만 인간으로는 진화하지 못한 동물로 간주했다. 아이는 잡아서 노예로, 여성은 성노예로 부리고, 남성은 바다표범처럼 사냥했다. 영국 왕립 태즈메이니아 연구회 소속 박사들은 마지막 남성이 죽자 기념품으로 그의 머리, 손, 발, 코, 귀를 잘라 각자 나눠 가졌다. 누구는 피부로 담배쌈지를 만들었다. 마지막 여성이 죽었을 때는 시체를 파헤쳐 뼈를 모아 1947년까지 박물관에 전시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1971년 교도소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학생을 무작위로 선발해 간수와 죄수 역할을 부여했다. 그런데 간수 역의 학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학적으로 변했고, 죄수 역의 학생은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 채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다. 이 실험은 엿새 만에 중단됐다. 짐바르도 교수 자신의 판단이 아닌 주위의 만류 때문이었다. 짐바르도 교수 자신도 간수가 죄수를 학대할 때 죄수가 그럴 만한 존재로 느껴졌고 그들이 죄수 역할에 알맞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인간은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 인간 본성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분명한 건 인간에게 선과 악 두 가지 모두 잠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악은 제도와 환경이 뒷받침되면 독버섯처럼 자라난다. 절대 인간에 대해 안심하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http://goo.gl/mN23KU
- [ 서울여대학보, 백지 발행 ]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간지 36일째 되는 27일, 서울여대 본관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파업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사이 한 학생이 학교측과의 갈등으로 1면을 백지로 발행한 학보를 살펴보고 있는 사진이 경향신문에 실렸다. 학보사 기자들이 졸업생들의 파업지지 성명을 1면에 실으려 하자 주간교수가 반대를 했고 이에 반발한 기자들이 백지발행을 단행했다. <서울여대학보 백지 발행 화보 보기> http://goo.gl/VV2ueC
- [ 거짓말하는 기업 ‘간상배’ ] 중국의 사관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에서 “천하가 희희낙락하는 것은 모두가 이익을 위해 모였기 때문이고, 천하가 흙먼지가 일 정도로 소란스러운 것은 모두 이익을 찾아 떠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익을 좇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익을 쫓되 거짓말은 안된다. 거짓말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한다. 1982년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존슨의 감기약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가 8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는 즉시 3100만병을 모두 회수했다. 모든 폐기비용으로 약 1억달러가 들었다. 그리고 알약 형태도 캡슐로 바꾸어 이물질 혼입을 원천봉쇄했다. 이런 정직하고도 성실한 태도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타이레놀은 세계적인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0년 도요타자동차는 초기 부품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23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하면서 돈도 잃고 회사의 이미지도 망가졌다. 박종성 경향신문 경제에디터는 “백수오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시판된 백수오 제품 가운데 5%만이 백수오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95%는 먹어도 되는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 침을 튀겨가며 백수오제품을 팔았던 홈쇼핑업체는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 제각기 주판알을 튕기며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불신과 함께 건강식품 시장도 시들어가고 있다. 신뢰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간상배의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OCfZ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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