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5일 경향신문
- [ ‘암살’ 김원봉, 왜 ‘빨갱이’ 됐나 ] 김원봉은 11세 때 일왕 생일축하연에 쓸 일장기를 변소에 집어넣어 학교에서 퇴학당하는 등 민족의식이 남달랐다. 그는 군사학에 관심이 많았다. 군사력1으로 나라를 되찾고 싶었다. 중국을 거쳐 독일로 유학가 군사학을 배워올 작정으로 18세 때 중국으로 건너갔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하고, 3·1운동이 벌어지면서 계획을 바꿨다. 김원봉은 국내에서 가는 곳마다 “김원봉 장군”이라 불리며 환영받았다. 반면 남한의 주요 집권세력은 그를 ‘빨갱이’라며 의심했다. 대한광복회에 처단당한 친일 부호 장승원의 아들 장택상이 1947년 미 군정에서 수도경찰청장(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되면서 김원봉은 일왕으로부터 7급 훈장을 받은 친일 경찰 노덕술에게 끌려가 3일 동안 고문을 당했다. 미 군정의 쌀가격 통제에 반발해 일어난 ‘대구 총파업’ 사건 조사에 김원봉이 참여한 것이 빌미가 됐다. 김원봉은 노덕술에게 고문당한 후 3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 그해 8월에는 위험인물로 간주돼 지명수배를 당했다. 1948년 북한을 방문한 김원봉은 이남으로 돌아오지 않고 북한 정부 수립에 참여한다. 경남 밀양 감천리에는 김원봉 조상의 선산이 있다. 김원봉은 중국에서 함께 활동하다 숨진 아내 박차정의 유골을 이곳에 묻었다. 밀양에 남은 김원봉의 형제 4명은 6·25전쟁기에 발생한 ‘보도연맹 학살’ 당시 처형당했다. 9남매 중 현재 유일하게 살아있는 막내여동생 김학봉씨(83·삼문동 거주)는 여고 시절 “오빠의 행적을 대라”며 경찰에 불려다녔다. 밀양시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명단에도 김원봉의 이름은 빠져 있다. 평양 혁명열사릉에 김원봉의 무덤은 없다. 김원봉은 전쟁 후 납북된 저명 인사들과 함께 평화통일운동을 추진하다 1957년 김일성에게 숙청된다. 최후 모습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감옥에서 청산가리를 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증언이 있다. http://me2.do/Fi6j8DWO
- [ 이상한 잡지 <녹색평론> ] “이상한 잡지가 있다. 모두가 돈 버는 법을 외칠 때, 고르게 가난해지는 법을 얘기하는 잡지다. 다들 성장과 개발로 내달릴 때, 줄이고 놔두고 나누라고 한다. … 그런데 이런 괴상한 잡지가 나의 생활을 바꾼다. 아주 천천히, 기분 좋게.” <녹색평론>에 대한 어느 독자의 글이다. 독자의 얘기처럼 이 잡지는 다르다. 조운찬 경향후마니타스연구소장은 “<녹색평론>은 격월간이라는 간행 주기, 재생지 사용, 매번 비슷한 표지 디자인 등은 자본의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정기 간행물이라는 잡지의 속성을 벗어나 시의성과는 동떨어진 글을 싣기도 한다. 때로는 기존 저서에 들어 있는 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 그런데도 정글 같은 출판시장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다. 그것도 25년간 한번도 결호를 내지 않고 말이다. 정기 독자만 5000명이 넘는다. 이는 녹색평론이 지향하는 가치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이 잡지는 대통령궁을 노숙인 쉼터로 내준 우루과이의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를 소개해 화제를 일으켰다. 언론에서 무히카를 주목한 것은 한참 뒤였다. 함석헌의 시를 4회에 걸쳐 조명한 윤영천 교수의 논문은 함석헌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최근호(7~8월호)에는 1986년에 이루어진 교육철학자 이반 일리치와 생태작가 이시무레 미치코의 대담이 실렸다. 근 30년이 지난 것이지만, 곱씹어볼 대목이 많다. 이처럼 이 잡지의 가치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고 말한다. http://me2.do/5m9rCL9V
- [ 롯데가 우승 안 하는 이유 ] 자이언츠팬들이 치욕처럼 느끼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하나는 ‘최동원 90만원 사건’이다. 1988년 시즌을 앞두고 최동원은 구단에 9000만원을 요구했지만 롯데는 90만원을 깎았다. 전해 최동원은 14승에 15완투를 했다. 5년 연속 팀내 최다승, 최다 투구였다. 또 하나는 2010년 ‘이대호 7000만원 사건’이다. 이대호는 프로야구 30년사에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수확했다. 이대호는 7억원을 요구했지만 롯데는 끝내 7000만원을 깎았다. 두 불멸의 스타에 대한 이 같은 대접은 팬들의 분노를 샀고, 롯데그룹은 ‘짠돌이’라는 인식이 각인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박병률 경제부 기자는 “KBO리그 프로야구팀 중 우승을 가장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있는 팀은 어디일까. 또 팀 창단 이후 가장 오랫동안 정규시즌 1위를 하지 못한 팀은 어디일까. 정답은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은 23년 전인1992년이다. 더 놀라운 것은 정규시즌(페넌트레이스) 성적이다. 롯데는 1982년 창단 이후 33년간 단 한 차례도 정규시즌 1위를 해본 적이 없다. 첫 우승을 했던 1984년은 정규시즌 2위였고, 두 번째 우승이었던 1992년은 3위였다. 그러니 음모론이 나온다. 롯데가 일부러 1위를 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33년간 정규시즌 무관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 1위 회피설의 핵심은 ‘돈’이다. 우승을 하면 돈이 많이 드니 일부러 피하고 적당히 3~4위 선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롯데구단이 들으면 펄쩍 뛸 일이겠지만, 부산팬들에게 인식된 ‘롯데’라는 기업 이미지는 딱 이렇다. 절대 손해보지 않는 얌체이면서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는 기업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FYDA4m1I
- [ 삼성家 ‘비운의 황태자’ ] 삼성가(家)의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8월14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9시39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이 명예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형이다. 이 명예회장은 부인 손복남 CJ제일제당 경영고문과 결혼해 슬하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경 부회장,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이재환 대표 등 2남1녀를 두었다. 그는 1931년 경남 의령에서 이병철 회장의 3남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62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한 뒤 삼성전자 부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 명예회장은 당초 삼성그룹 후계자로 꼽혔다. 실제 이병철 회장은 1967년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사카린을 밀수하려다 적발되자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이 명예회장에게 회장직을 맡겼다. 하지만 선친과 갈등을 빚다 내침을 당했고, 1976년 후계자로 동생 이건희 회장이 지목됐다. 1969년 이병철 회장이 사카린 밀수사건에 직접 개입했다는 투서가 청와대에 접수됐는데, 이 회장은 이를 장남인 이 명예회장의 소행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명예회장은 2012년 이건희 회장과 선친의 재산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http://me2.do/xCurwYDf
- [ 중령의 女중위 성희롱, 또… ] 최근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2명이 중상을 입은 육군 부대에서 중령이 여성 중위를 성희롱한 사건이 벌어졌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경계 실패’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의 ‘성범죄 무관용 원칙’에도 불구하고 성희롱 사건까지 발생한 것이다. 8월14일 육군에 따르면 이 사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ㄱ중령은 지난달 31일 다른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부대 인근 분식집에서 여군 ㄴ중위와 마주쳤다. 분식집에서 반주를 한 후 ㄱ중령은 ㄴ중위에게 “노래방에 가자”고 하는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표현과 신체적 접촉을 하며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업군인 장기복무에 도움을 주겠다며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중령의 행위는 당시 장면을 목격한 같은 부대 장교가 군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조사에서 ㄱ중령은 “술에 취해 벌어진 일”이라며 “성희롱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 무관용’ 원칙에 따라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http://me2.do/FBdQIH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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