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3일 경향신문
- [ ‘팬티 사장’ 강제추행 아니다? ] 사장이 팬티 차림으로 20대 여직원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해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 ㄱ씨는 2013년 한 업체에 취직했다. 취직 1주일여 만에 사장 ㄴ씨는 ㄱ씨를 사무실로 불렀다. 사무실에 들어선 ㄱ씨에게 사장은 손님이 올 수도 있으니 문을 잠그라고 한 뒤 더우니 반바지로 갈아입어도 되겠느냐고 묻고는 트렁크 팬티만 입은 채 앉았다. 얼마 뒤 사장은 고스톱을 쳐서 이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며 ㄱ씨를 자신의 옆에 앉게 했다. 내기에서 이긴 사장은 ㄱ씨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시켰고, 종아리를 주물러 주자 오른쪽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 위에 올리고는 “더 위로, 다른 곳도 만져라”라고 말했다. 강제추행죄로 재판에 넘겨진 ㄴ씨에게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ㄴ씨가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에 올리고, 다른 곳도 만지라고 말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폭행 또는 협박은 없었다는 이유였다. 직장 상사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ㄱ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ㄴ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은 약한자를 편들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강한자와 약한자의 중간에서 절대적으로 공평하다면? 내 생각에 그건 되레 불공평이다. http://goo.gl/RdPuxl
- [ 홍준표, 얼마나 다급했으면…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검사로 재직 중이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업계 대부인 정모씨 형제로부터 돈을 받은 정·관계 유력자들을 구속시켰다. 그중에는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도 있었다.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것을 안 박철언 전 장관은 자신이 돈을 받지 않았다며 배달사고를 주장했지만, 당시의 홍준표 검사는 단호했다. 뇌물 사건은 대부분 물증이 없다고 박철언 전 장관의 변명을 일축했다. 목격자였던 홍모 여인의 증언은 결정적이었다. 결국 박철언 전 장관은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이 사건은 스타 방송작가인 송지나씨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모래시계>는 바로 이 슬롯머신 사건을 각색한 것이었다. 기생충박사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그 홍준표 지사가 지금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야 했으니까. 슬롯머신 사건 때 박 전 장관이 그랬던 것처럼, 홍 지사는 배달사고를 주장한다. 성 전 회장의 자살로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걸 믿는 탓이지만, 검찰은 단호했다. 1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알려진 경남기업 윤 전 부사장의 증언도 확보한 터였다. 사태가 점점 불리해지자 홍 지사는 급기야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이 집사람의 비자금”이며, 그 돈은 국회대책비를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뇌물보다는 횡령이 낫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모래시계>의 스타 검사가 22년 만에 피의자가 돼 검찰에 출두한 건 흡사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0IGcV4
- [ ‘슈퍼리치’에게만 ‘슈퍼감세’ ] 연간 12억5000만원 이상을 버는 소득 상위 0.01% ‘슈퍼리치’의 세금 부담이 지난 30년간 23%p나 줄었다. 1980년 연소득이 1억원이었던 ‘슈퍼리치’인 대기업 총수 김모 회장은 소득의 절반이 넘는 5800만원을 소득세와 의료보험료로 냈다. 31년이 흐른 2011년. 이 기업을 물려받은 아들 김모 회장은 연간 30억원을 벌어 이 중 10억2000만원(34%)을 세금과 국민연금·의료보험료 같은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아버지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부담했지만, 아들은 3분의 1도 부담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부담률이 낮아지면서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 연평균 소득이 29억원(2011년 기준)인 슈퍼리치의 ‘조세부담률’(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납부액을 합친 부담률)이 지난 30년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부담률이 대폭 낮아졌고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 건강보험) 부담률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반면 중산층 이하는 소득세 및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이 동반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조세정책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소득재분배 기능이 지난 30년에 걸쳐 약화된 것이다. http://goo.gl/qdqD7j
- [ 한심한 국민연금 여야 공방 ] ‘국민연금 50% 급여율’을 위해 정부는 보험료를 두 배로 올려야 한다 말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1%포인트만 더 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보다 4분의 1을 더 받으면서 보험료를 두 배 내야 한다는 건 용납하기 어렵고, 또 미래 연금재정이 어렵다는데 1% 인상으로 가능하다는 주장도 수긍하기 힘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배 인상론은 가장치 않고, 1% 충분론도 곤란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 성인 3300만명 중 무려 절반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이들 비정규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전업주부 등은 노후에 국민연금에서 배제되어 있기에 급여율이 오른들 소용이 없다. 이에 비해 기초연금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보험료 납부라는 문턱이 없기 때문이다”며 연금공방에서 이탈되어있는 기초연금도 논의에 포함 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KgvFpW
- [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는데, 오히려 그 프레임이 활성화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다른 글에서 유권자들이 가치·유대·신뢰·정체성에 입각해 투표한다고 파악했다. 조언하기를, 이슈·여론조사·정책목록·논리·중도·우월감·전문용어·책임전가 등의 함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알기란 쉽지 않다.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은 “중국 청나라의 제4대 황제인 강희제 때, 사나운 범 두 마리가 있었는데 길들일 수 없었다. 황제가 노하여 코끼리 우리에 집어넣게 했다. 범을 본 코끼리는 크게 두려워 코를 한번 휘둘렀다. 범 두 마리가 그 자리에서 넘어져 죽었다. 코끼리가 범을 죽일 생각은 아니었다. 연암 박지원은 말했다. ‘코끼리가 코로 범을 때려눕혀 죽이니 그 코는 천하무적이다. 그런데 쥐를 만나면, 코를 둘 곳이 없어 하늘로 쳐들고 서있다.’ 쥐가 범보다 무섭다고 할 수는 없다.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dpH6hP
- [ 진보는 한·중관계, 보수는 한·미관계 중시 ]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최근 한·미, 한·중관계 외교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76%가 동의했다. 반대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74%가 동의했다. 양쪽 모두 소원해지더라도 양쪽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얼마나 될까. 분석결과 56%로 확인됐다. 논리적 모순인 것 같아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선택적 입장과 균형적 입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부소장은 “선택적 입장을 보인 응답층을 살펴보니 진보는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보수는 한·중관계보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보면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40대, 자영업자였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60대, 생산직 종사자였다. 균형적 입장을 보인 주요 응답층은 남성, 20대, 사무직 종사자였다”라고 맗나다. http://goo.gl/obH0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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