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9일 경향신문
- [ 총리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 한 달여 국무총리가 없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연이은 ‘총리 잔혹사’ 덕에 이제 총리 유고 상태가 지속되어도 국민은 불편해하거나, 새삼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사실 온전히 ‘책임총리제’를 시행하지 않는 한, 대통령제 아래서 총리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실세 장관보다 비좁다.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황 후보자의 도덕성 의혹과 자질 하자들은 역대 낙마한 총리 후보자들이 억울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다. 16개월 동안 16억원을 벌어들인 고액 수임료는 이명박 정부 때 전관예우로 자진사퇴한 정동기 감사원장 지명자보다 많은 액수다. 황 후보자는 최근 10년간 365만명 중에서 4명만 해당된 91만분의 1 확률의 희귀한 ‘만성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자식들에 대한 편법 증여와 증여세 탈루, 아파트 투기, 상습 과태료 체납, ‘삼성X파일’ 수사에서 떡값검사 봐주기 등 의혹의 가짓수부터 남다르다. 여기에 정교일치를 내면화한 듯한 종교 편향, 4·19혁명을 ‘혼란’으로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규정하는 헌법정신 부정, 냉전적 국가보안법 찬양 등은 내각을 통할할 국무총리로서의 적합성에 근본적 의문을 낳게 한다. 황 후보자를 두고 ‘빨갱이를 입에 달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극렬 기독교인들의 고급 버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혜 정부에서 낙마한 김용준,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의혹들은 황 후보자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G21frp
- [<단독>황교안 “애국가 4절까지 불러야 애국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58)가 지난달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지 못한 검사들을 향해 “헌법 가치 수호의 출발은 애국가”라며 훈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28일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도중 법무장관 자격으로 축사를 하던 황 후보자의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는 본래 준비한 원고대로 축사를 읽어내려가다 검사에게 필요한 덕목 3가지 중 하나로 ‘헌법 가치 수호’를 꼽으면서 원고에 없던 말을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헌법 가치 수호는 나라 사랑에서 출발하고, 나라 사랑의 출발은 애국가”라면서 “기본이 애국가인데 다 잘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순간 자리에 모인 신임 검사들과 행사를 준비한 선배 검사들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고 한다. 황 후보자가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법무부 주관 행사에서는 대부분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하고 있다. 2010년 7월 제정된 국민의례규정에 따라 정부부처 행사에서는 반드시 애국가를 불러야 하지만 4절까지 다 부를 필요는 없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통합진보당에 속해 있는 의원들 중에 애국가 부르는 것을 거부하는 의원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http://goo.gl/iWNXVo
- [ 아버지는 어쩌다 왕따가 됐나 ] 이사 가는 날, 은퇴한 남편은 강아지를 꼭 껴안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편은 버려도 강아지는 버리지 않기 때문에, 강아지만 안고 있으면 버려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농담 같은데 농담 같지가 않다. 실제로 가정에서 아버지는 우선 순위에서 강아지에게 밀린다. 아버지는 또 불통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엄하고 무섭다. 그러니 아이들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엄마를 찾는다. 아버지와는 점점 더 멀어진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아버지들’은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독재시절 이 나라는 거대한 병영사회였고 이들이 다닌 직장은 사실상 ‘민간 군대’였다. 이들에겐 가족 역시 상명하복의 조직이었다. 이들에게 가족이란 먹여 살려야 할 대상, 즉 식구(食口)였다. 먹이는 것이 곧 그들의 임무였고 계속 먹이기 위해 회사를 더 열심히 다녀야 했다. 직장에서 쓰디쓴 모욕을 당하면 술을 퍼마셨고 집에 와서 소리도 좀 질렀다. 그들은 회사에 충성하며 가족과 멀어져갔다. 그런데 마침내 은퇴의 그날이 왔다. 퇴직한 그들이 가정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아직 쓸모 있는 존재임을 알리고 싶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그렇게 아버지는 왕따가 되어간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가족에게 투자하라. http://goo.gl/O7HKEh
- [ 도인들이 서울에 올라 오는 까닭 ] 의박정희 정권시절인 1965년, 현충일에 갱정유도 도인 500여명이 총본산인 남원에서 상경해 서울 시내에 평화통일선언문이 담긴 유인물 30만장을 배포했다. 마침 국립묘지 참배를 마치고 돌아오던 박정희 대통령은 상투 틀고 갓 쓴 이들의 기이한 집회를 목격했다. 박 대통령은 전단에 들어있는 ‘원미소용(遠美蘇慂)’을 문제 삼았다. ‘원, 미소용’, 즉 ‘미국과 소련의 꾐을 멀리하자’는 뜻인데, 이를 ‘원미, 소용’으로 읽고 ‘미국을 멀리하고 소련의 종용을 받자’로 풀이한 것이다. 전단배포를 주도하다 청와대에 끌려간 한 도정은 결국 반공법 위반으로 92일 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다. 당시 집회는 경향신문의 ‘갓 쓰고 데모’를 비롯해 ‘장안에 난데없는 청포(靑袍) 데모’ ‘기괴한 난동’ 등으로 일간지에 보도돼 화제가 됐다. 그 갱정유도(更定儒道) 도인들이 오는 6월4일,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상극의 시대를 물리치고 상생의 대통합을 이루자’는 취지의 집회를 연다고 한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갱정유도는 유·불·선과 동·서학을 아우르며 종래의 유교를 갱신하고자 하는 민족종교다. 지금도 일부 교도들이 전북 남원과 지리산 청학동 등에 은둔해 옛 복식을 고수하며 도를 닦는 생활을 한다. 현재 갱정유도를 대표하는 이가 한양원 도정이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종교행사에서 늘 흰 수염에 검은 갓을 쓰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올해 나이 아흔 세살인데도 갱정유도 특유의 정신 수행과 영선도인법이라는 도인체조로 젊은이 못지않게 심신이 건강하다“고 전한다. http://goo.gl/O7HKEh
- [ 흡연, 여성에게 더 치명적 ] 5월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20·30대 여성 흡연율이 높아져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흡연으로 인한 폐해는 여성이 남성보다 크다. 담배의 독성물질은 대부분 지용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지방이 10% 정도 많은 여성의 몸에서 잘 녹고, 오래 축적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자정력이 약해 같은 양의 담배를 피워도 더 해롭다”면서 “폐포의 변성이 빨라 남성 흡연자보다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 또한 2~3배 높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박효순 의학전문 기자는 “일단 흡연을 시작하면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 끊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커서 니코틴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의 특성상 생리 전에 나타나는 세로토닌의 변화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충동성이 강해져 흡연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O7HK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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