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8일 경향신문

- [ 되레 박정희에 해가 되는 효심 ]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천명함으로써 사실상 ‘역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올바른 역사’를 미래 세대에 가르치기 위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필수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 세대가 올바른 국가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무엇이 올바른 국가관인지는 대통령 자신이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이 ‘역사와의 전쟁’을 시작한 동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데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실 박 대통령에게 있어선 부친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해 보인다. 요점을 말하자면, 부친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상황을 거꾸로 인식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박 대통령이 부친 시절에 있었던 인권유린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어두운 유산을 치유하는 일을 했다면 부친의 과거사는 묻혀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어둠 속에 잠자고 있던 과거사를 대명천지로 끌어내고 말았다. 일반 국민은 알지도 못하고 구태여 알 필요도 없었던 일들을 다시 불러내고 있는 형상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GZkFBTN5 

- [ 효녀 대통령 때문에 피곤하다 ] 효자. 듣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단어다. 인터넷이 없던 조선시대에도 효자에 관한 미담은 도의 경계를 넘어 전국에 회자됐고, 나라에서는 이들을 불러 표창하기도 했다. 이렇듯 효자는 해당 지역의 자랑이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효자의 인기가 그전만 못한 느낌이다. 여성들 사이에서 효자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데이트 도중 별일 아닌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집에 가버리는 남자를 좋아할 여자는 그리 많지 않다. 여성들은 이런 남자들을 ‘마마보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더 큰 문제는 결혼 뒤에 발생한다. 효자남편과 결혼하면 시부모를 모셔야 하거나 그에 준할 만큼 시댁에 잘해야 하니, 아내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과거와 달리 요즘엔 효자가 직접 몸으로 뛰기보단 아내를 시켜서 효도를 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도 부담을 가중시킨다. 인터넷에서 ‘효자남편’을 검색하면 숱한 미담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결론이 “효자남편은 싫다”고 나온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대통령이 효자면 어떨까? 아랫사람은 당연히 피곤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들까지 피곤할 수 있다. 하필이면 지금 대통령께선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 중 가장 효성이 지극한 분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아버지가 보통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대통령을 하신 박정희라는 점이다. 다들 알다시피 박정희는 경제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일제시대 때 일본 육사에 들어가기 위해 혈서를 썼고, 졸업 후 관동군 중위로 활동했다. 해방 후엔 북한을 추종하는 남로당에 가입해 군인 신분을 박탈당한 적이 있고, 쿠데타로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했으며, 영구집권이 가능한 유신헌법을 만들었고, 긴급조치를 선포함으로써 대통령에 대해 욕만 해도 영장 없이 체포하도록 했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공과를 따져서 객관적으로 해야지, 무조건 숭배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 하지만 효성이 지극한 대통령께서는 나이든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자라나는 세대만큼은 아버지를 숭배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산적한 이슈도 많을 텐데 갑자기 교과서를 국정화하자고 들고나온 것도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야 했고, 또 아버지 탄생 100주년인 2017년에 맞추려면 지금부터 서둘러도 늦다는 인식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국정화 방침을 먼저 정한 뒤 거기에 맞는 논리를 억지로 만들려다 보니 모두가 피곤해진다. 그 결과 역사학자들이 국정화 반대 서명을 하고, 국정화에 관심이 없던 국민들마저 찬반으로 갈라져 싸우고 있다. 이 사태를 초래한 건 다 대통령의 효심, 앞으로 대통령을 뽑을 때는 효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따져본 뒤 선택을 하자. 효자 대통령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라고 말한다. http://me2.do/xrIqQXeI 

- [ 대통령에게서 ‘유신’의 냄새가 난다 ] 10월27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서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올바른 국가관을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인 오세일 신부는 “특히 미래세대인 ‘청년’을 자주 언급하며 그 필요성을 주장하였는데, ‘유신의 정신으로 관철해야 한다’는 강박적 호소가 매우 짙다. 박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시정하기 위해서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해 왔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국내외 무수한 학자들과 시민, 어린 학생들마저도 반대하는, 그러한 국정화를 하겠다는 것이야말로 그가 혐오해마지 않는 비정상 아닌가? 박 대통령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교과서에 대해서 예단하지 말 것을 요구하지만, 현 정부는 이제껏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신뢰를 구축하지 못해 왔다는 현실을 먼저 겸허히 직시해야 한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는 유신 망령이 되살아 나서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 노동개혁과 일자리 창출은 재벌, 기업 중심의 시장개혁일 뿐 서민, 노동자를 더욱 억압한다.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민족과 역사 앞에서’ 개인들의 가족사를 속죄하지 않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부끄럼 없이 ‘정통성’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려는 시대 역행의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http://me2.do/xVePDHf1 

- [ 유승민, 또 대통령 비판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57)이 10월27일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등 핵심 기조를 폐기한 데 대해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게 이후 바뀌었다면 바뀐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뒤 3개월여 만에 날선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JTBC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가 그(경제민주화 등) 기조를 그대로 끌고 가면서 임기 5년을 보냈으면 지금보다 훨씬 국정운영이 잘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그 길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선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정교과서가 최선의 방법이었나 하는 점에 대해선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은 좀 설득과 소통, 이런 게 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화 추진에는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역사교과서 문제가 블랙홀이 돼 다른 개혁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은 대통령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은) 국가 운영에 전혀 도움이 안되고 대통령한테도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논란에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유 의원은 “미국에서 4개 핵심기술을 받을 것같이 이야기했다가 안 주니까 우리가 개발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유승민의 정치 생명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신념을 얘기하는데 정치 생명을 걱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http://me2.do/5U8acnIb 

- [ 올 최고의 영화 ‘사도’ ] 영화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로 <사도>가 결정됐다. 10월27일 영화평론가협회는 다음달 열리는 제35회 영평상 수상작들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준익 감독이 사도세자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영화 <사도>는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오르게 됐다.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가진 <베테랑> <암살>을 모두 제치고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다. 약 1340만 관객을 모으며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감독상을, 올해 두 번째 흥행기록을 가진 <암살>은 촬영상과 기술상을 받는다. 영화 <사도> 속 명대사가 생각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 일이다.” http://me2.do/xUri8Z66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