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1일 경향신문
- [ 메르스 재앙, 민주주의 결여 탓 ] 많은 사람들은 타인들과의 교류·접촉을 극도로 꺼리며, 스스로 ‘자가격리’의 생활로 들어가고 말았다. 인간인 이상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살지 않으면 생존·생활이 불가능함에도,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 타인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기묘한 상황이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것은 결국 세상의 종말, ‘말세’가 아닌가?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중요한 것은, 말세도, 괴질의 창궐도 결국은 사람이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매뉴얼을 이미 작년 말에 작성해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무용지물이 된 것은 오히려 실무자들이 그 매뉴얼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즉, 지난 5월4일 인천공항으로 메르스 감염 환자가 입국했을 때, 그의 출발지가 (메르스 발생국이 아닌) 바레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가 (메르스 발생지역인) 카타르를 경유했다는 사실은 방역실무자들이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발생지역만 나열돼 있는 매뉴얼이었기에. 상관의 지시 없이 실무자들이 자주적으로 판단·행동한다는 것은 오늘날 이 사회에서는 실제로 거의 불가능하다. 식민지 지배, 군사독재, 독선적인 정부를 거치는 동안 관료사회든 기업이든 한국인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노예의 삶에 길들여졌다. 그러니까 메르스 사태도 결국 민주주의의 결여로 빚어진 재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http://goo.gl/js4hAf
- [ 자가격리로 이뤄진 위대한 발견 ] 메르스 확산으로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경기장이나 극장, 시장도 한산해졌다. 학교에 못 가는 학생들은 놀이터에도 나가지 못하고 아마 집안에서 빈둥거릴 것이다. 위기는 기회와 맞닿아 있다고 했던가. 이필렬 방송대 문화교양학부 교수는 “뉴턴1665년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영국 런던에는 페스트가 돌았다.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은 휴교에 들어갔고, 뉴턴은 고향 울스소프로 돌아갔다. 고향에서 뉴턴은 거의 자가격리 상태에서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휴교는 2년 동안 지속되었는데, 뉴턴은 이때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중력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고, 프리즘을 가지고 빛이 무지개색으로 나뉘는 것을 관찰하며 빛에 관한 이론을 만들어냈다. 그의 가장 중요한 발견들이 이 기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뉴턴은 빈둥거리는 동안 최대의 창조성을 발휘했다”고 말한다. http://goo.gl/U1Su23
- [<단독> ‘수학 천재 소녀’ 새빨간 거짓말 ]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에 입학 허가를 받아 ‘천재 수학소녀’로 보도된 미국 토머스제퍼슨 과학고 3학년 김모양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두 대학은 김양이 공개한 합격증이 모두 위조됐다고 경향신문에 확인했다. 애나 코웬호번 하버드대 공보팀장은 9일 경향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김양이 갖고 있는 하버드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코웬호번 팀장은 김양의 아버지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합격증에 대한 진위 위부를 재차 묻자 입학처와 상의한 뒤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그는 또한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에 2년 간 수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어느 한 쪽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김양이 미국의 유명 대학들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지난 6월3일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http://goo.gl/UAiqNJ
- [ 추리소설 같은 외환은행 미스터리 ] 미국 감독당국은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자 론스타의 은행 인수 자격을 문제 삼아 외환은행의 미국 내 외환은행 현지법인과 지점의 은행업 허가를 취소했다. 미국에서 은행 인수 자격이 없는 론스타가 한국에서는 은행을 인수해 큰돈을 번 것이다. 외환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정상 은행이었지만 감독당국이 수차례 수정해 가며 만든 최악의 시나리오에 의해 자기자본비율이 6.16%로 낮아졌다. 숱한 의혹과 의문이 생겼고 요란한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이 있었지만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가장 근본적인 의혹은 누가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팔도록 주도했느냐이다. 주도한 사람은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항상 힘을 가질 수 있는 세력인 듯하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까지 공개되고 있는 나라에서 외환은행 사태의 결정적 의혹은 정권이 바뀌어도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열쇠를 쥔 핵심인물 두 명이 검찰수사 전에 갑자기 젊은 나이에 죽었다. 한 명은 감독당국의 요청에 의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외환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을 추정해준 외환은행 직원이다. 다른 한 명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금융감독원 실무자이다. 두 사람은 병으로 죽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소설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 찜찜하기도 하다. 나라와 국민은 큰 피해를 보았지만, 주도한 세력은 큰돈을 벌고 관련 관료는 출세를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자자-국가 분쟁에서 한국정부가 진다면 주도한 세력은 엄청난 돈을 더 벌고, 모두 국민의 부담이 된다.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참 답답한 일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JTMEEX
- [ 박 대통령, 문화융성 강조 후… ]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22조는 예술의 자유 및 예술가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예술의 특권적 지위를 위해서나 예술가가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다. 어느 시대든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가 지배권력으로부터 억압받지 않고 작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문화융성’을 강조한 이후 오히려 대한민국 곳곳에서 예술이 구속되거나 처벌받는 괴이한 일이 늘어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요구했기 때문에, 밀양 할머니들의 땅을 함께 지켰기 때문에, 제주 강정 앞바다의 군사기지 공사를 반대했기 때문에,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고통과 함께했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예술가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법률의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처벌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XeF8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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