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0일 경향신문

- [ 박 대통령, 노무현 욕하더니… ] 우리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또다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수년 전 고 김선일씨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 한 사람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힐난했다. 메르스 확산은 국가가 기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좌다. 나라의 기본이 이토록 망가졌다면 국정 총괄자가 책임을 통감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난 2년4개월간 그래왔듯 박 대통령은 타인을 질책할 뿐,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다. 어쩌면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더 절망적이다. 김봉선 경향신문 출판국장은 “메르스 사태에는 ‘제2의 세월호’라는 명칭이 따라붙는다. 닮은꼴 대처 방식에 대한 질타이고, 국가시스템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가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지 못할 거라는 자각은 국민을 각자도생으로 내몰고 있다. 이른바 ‘메르스 괴담’은 검경이 구속수사 운운하며 시민을 겁박한다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 무책임, 위기관리 능력 부재가 괴담의 자양분이 돼주기 때문이다.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괴담의 뿌리는 생각지 않고 시민의 입만 틀어막겠다는 건 옳지도,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http://goo.gl/FeHmcm

- [ 다행히 정권의 수명은 유한하다 ] 경향신문에 연재 되는 서민 교수의 칼람 <서민의 어쩌면>이 화제다. ‘완벽한 박근혜 대통령의 한 가지 단점’을 지적한 글인데 서민 교수의 독특한 발상에 다시한번 혀를 내두르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수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자기관리가 뛰어나다.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올림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10여개의 실핀을 이용해 본인이 직접 스타일링을 한단다. 둘째, 자신이 사과해야 할 일을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셋째, 보기 드문 효녀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기만 하면 불같이 화를 내신다. 넷째, 사람을 뽑을 때 능력보다는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더 높이 사서, 공직기강을 잡는 데 누구도 따라갈 사람이 없다. 다섯째, 가끔씩 유체를 이탈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대통령만 아니면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두세 번은 나가셨을 것 같다. 여섯째, 노트 필기의 달인이다. 이건 수능을 볼 초·중·고생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다. 일곱째, 뚜렷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어 북한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막는 데 적격이다. 어쨌거나 현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공산화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그러면 기생충박사로 유명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말하는 한가지 단점은 뭘까. “이런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한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위기관리 능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 때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희생된 것처럼, 2015년 대한민국은 메르스 환자 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메르스 강국이 됐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세간의 농담처럼 메르스(MERS) 대신 코르스(KORS)로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혹시 정부가 이런 식의 국위선양을 원했던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3년 전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위기관리보다 자기관리를 더 중시하는 대통령을 뽑았다. 자기관리가 뛰어난 대통령을 보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이것 한 가지는 명심하자. 현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 작년엔 세월호 사고가 났고, 올해는 메르스가 왔다. 남은 임기 동안 몇 번의 위기가 더 올지 모르지만, 다행히 정권의 수명은 유한하다.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는 각오로 2년 반을 버티자.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으니 말이다” <서민의 어쩌면> 전문보기 http://goo.gl/Xhdso3

- [ 복지의 불균등 발전 ] 복지제도는 존재하지만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그 밖에서 살고 있다. 말로 다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고 한스러운 게 ‘가난’이건만, 이것을 몇 가지 기준으로 재단해 설계된 탓이다. 한 사람이라도 복지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 보다는 결코 부정수급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관리 지침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당사자가 직접 나서야 하는 신청주의까지 복지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시민사회도 겸허히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보편·선별 복지 논쟁을 거치면서 마치 선별복지가 애초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존재한다. 급식, 보육, 기초연금 등 사회서비스나 사회수당 복지는 보편·선별 노선으로 갈리지만, 공공부조 복지는 애초 가난한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선별복지’이다. 여기서는 보편·선별이 논란거리가 아니라 복지를 받아야 할 사람이 선별되지 못하는 게 오히려 문제다. 지난 몇 년 사이 복지 바람이 불면서 급식, 보육, 기초연금 등 중상위계층의 복지는 늘었지만 기초생활보장, 장애인복지, ‘줬다 뺏는 기초연금’ 등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는 뒤로 밀리고 있다. 복지의 불균등 발전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56TK49

 - [ 한열이를 살려내라, 28년 ] 이한열 열사의 28주기를 맞아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새 기념비가 모교인 연세대에 세워졌다. 1987년 6월9일 당시 연세대 2학년이던 이한열 열사는 전두환 군사정권 규탄 시위 도중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27일 만인 7월5일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열사의 사망은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됐고, 6·29 선언과 군사독재 종식을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새로 제작된 열사의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열사 사망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1988년 모교에 세워졌던 이한열추모비는 20여년의 세월이 지나며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이 심해졌다. 이에 기념사업회는 열사의 86학번 동문 등 각계의 후원을 받아 새 기념비를 제작하게 됐다. http://goo.gl/yZfpaG 

- [ 공부란 책상 위에 서는 것이다 ]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공격을 당한 조나라 혜문왕은 백전노장 염파 대신 조괄에게 병권을 일임하는 패착을 범한다. 재상 인상여가 “조괄은 병법을 책으로만 공부했다”며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조괄은 전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책에서 배운 이론에만 입각해서 군대를 운용하다가 대패하여, 40만의 조나라 군사가 생매장당하고 말았다. 현장 경험이 없는 ‘책상물림’ 조괄이 만들어낸 참사였다. 경향신문에 새 칼럼 <책상물림>을 연재하게 된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첫 칼럼에서 “책상물림은 책상 앞에 앉아 글만 읽을 줄 알았지 세상물정에는 어두운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괄이 실패한 이유는 책에서 본 대로만 하면 되리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더구나 이를 공명심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지 않고 사심의 개입을 경계할 일이다”라고 말한다. 신영복 선생은 “공부는 책상 위에 서는 것입니다. 더 넓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공부란 그런 것이다. http://goo.gl/cggZyU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