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9일 경향신문
- [ 왜 삼성병원만 격리 안됐나 ] 지난 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확산 방지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메르스 환자가 특정 병원 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으므로 “감염이 발생된 병원에 대해서는 병원 또는 병동 자체를 격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대전의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의 병원 또는 병동이 격리되었다. 지금까지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 6개 중 5개는 병동이나 병원, 또는 환자와 방문자가 격리되고 관리되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이다. 왜 예외였는가. 삼성이라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 정책위원장은 “문형표 장관은 ‘감염이 일어난 것은 벌써 2주 전’이라며 삼성병원 응급실을 안심하고 이용하라고 당부까지 했다. 그런데 5월27~29일은 2주 전이 아니다. 삼성만 만나면 왜 장관이 날짜 계산까지 틀리는 것일까. X파일 사건, 반도체 백혈병 사건, 태안 기름유출 사건,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이 모든 사건과 사태에서 삼성은 언제나 예외였고 법 위에서 군림해 왔다. 이제 우리는 삼성이 한 나라 국민들의 생명이 걸린 메르스 사태에서조차 예외가 되고 법 위에 군림하는 사태를 눈앞에서 보고 있다. 과연 삼성공화국이다. 삼성병원이 예외가 아니었다면 지금 온 국민이 삼성병원발 메르스 2차 발병이 어디까지 확산될지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sFer1W
- [ 박정희 묘소에 수맥이…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 묘소는 풍수전문가들의 입길에 자주 오르내린다. 풍수지리 대가로 알려진 지창룡씨와 손석우씨가 묘터를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맥(水脈)이 발견돼 수맥차단 공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모의 묘를 이장하기도 했다. 수맥 전문가들은 땅속을 흐르는 수맥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수맥이 지나가는 곳에서 생활하면 피로, 뇌졸중, 암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살위원은 “한국의 수맥탐사는 1836년 프랑스 외방선교회 신부가 들여왔다. 프랑스 출신 메르메 신부와 부르드 신부는 1900~1930년대 금광 개발에 도움을 줬다. 이들에게 직접 배운 신인식 신부의 수맥탐사법은 임응승 신부에게 전해졌다. 평생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온천수와 지하수를 찾아내는 등 국내 수맥탐사의 1인자 임 신부가 그제 93세로 선종했다고 한다. 그는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20여 군데의 수맥을 찾아 한센병 환자들이 생수를 자급하도록 도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톨릭 교령에 따라 유익한 일에만 수맥을 짚어온 임 신부를 생각하면 수맥 차단용이라며 ‘달마도’를 팔아먹는 등의 사이비 수맥 전문가들이 가소롭기만 하다”고 말한다. http://goo.gl/nHpn30
- [ 전두환에 의해 계산된 사회변화 ] 1980년 광주 참극을 초래한 뒤 출범한 신군부는 1981년에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 전자제품 등 4개 부문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장기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 중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전자사업이었다. 1980년 12월의 컬러TV 방영 결정은 그중 전자산업부터 활성화하겠다는 야심이 드러난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1982년부터 컬러 방송이 시작됐지만 콘텐츠가 문제였다. 쇼 프로와 드라마로는 모두 채울 수 없었다. 1981년에 88올림픽 유치권을 획득한 5공 정부는 1982년에 프로야구를 출범시켰다. 1982년 1월5일 새벽 4시를 기해 37년간 이어져오던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해제되었습니다. 50년 이상 군사독재가 이어지는 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국제사회가 비판하자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처였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 심야 작업 교대가 가능해지자 기업들은 2교대를 3교대로 바꾸어 공장을 24시간 내내 가동할 수 있었다. 극장, 술집, 학원 등도 심야 영업이 가능해지자 극장에서는 <애마부인> 시리즈를 비롯한 에로영화가 봇물을 이뤘고, 여관방에서는 포르노테이프가 난무했다. 이른바 섹스, 스포츠, 스크린의 3S가 넘쳐나자 섹스 향락산업이 날개를 달았다. 때마침 저유가, 저금리, 저달러 등 ‘3저 호황’이 맞물리자 기업들은 독재정권의 비호 아래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며 이익을 늘려나갔다.
- [ 소설 <인간시장>은 아직도 현실 ] 전두환 정권에 의해 철저하게 계산된 사회변화가 이뤄지던 그때 김홍신의 <인간시장>이 등장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인간시장>은 악의 패거리는 언제든 응징할 수 있지만 연약한 애인 오다혜에게는 쩔쩔매는 장총찬의 이야기로 젊은이들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납본이라는 사전검열 제도로 판매금지도서를 남발하면서도 욕설과 과도한 섹스 장면만은 허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느님과 ‘맞짱 뜨겠다’는 22살의 장총찬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인간시장>은 베스트셀러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1981년 9월에 1권이 출간된 <인간시장>은 1983년에 100만부를 돌파하며 한국 출판 역사상 최초의 공식적인 밀리언셀러로 등극했습니다. 영화와 TV 드라마로 제작된 이 소설은 모두 560만부나 팔려나갔습니다. 김홍신 작가는 <인간시장>의 후속편을 쓰려고 했는데 지금의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재출간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인한 병역면제,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와 고액 수임료, 종교적 편향성, 법무장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등 정치적 사건에 대한 부적절 대처 논란’ 등의 혐의를 받는 황교안이라는 분이 국무총리에 지명되는 세상 아닌가요? 이것만 보아도 엘리트형 부패로의 역주행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bzIrD
- [ 지도층 범죄엔 ‘유죄추정의 원칙’을 ] 청문회 때마다 어김없이 드러나는 다운계약서, 불분명한 재산 증가, 전관예우, 탈세 같은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부정부패는 이미 연중 행사가 된 듯하다. 그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실망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러한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우리에게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급속히 경제가 발전했거나 혹은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흥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지도층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문제들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층의 범죄는 행위가 은밀히 이루어지고 범죄자가 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적발과 처벌이 쉽지 않다. 이에 부정부패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몇몇 국가들은 기존의 법만으로는 부정부패의 효율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매우 급진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지도층이 부정부패를 저질렀다고 의심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에 예외를 두는 것이다. 안광민 법무법인 천고 미국변호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의심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국가 기관이 부정부패의 증거를 수집하고 법정에서 이를 증명해야 하는데 그사이 범죄의 은닉 혹은 외압 등이 발생할 소지가 생기게 된다. 반면 무죄추정에 대한 예외를 허용한 국가들의 경우 부정부패가 의심되는 지도층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책임을 지므로 국가 기관이 입증의 부담을 덜게 되고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부정부패의 방지가 가능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부패범죄말소법을 제정해 정치인의 재산이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많을 경우 정치인 스스로 본인의 재산이 부정부패의 산물이 아님을 증명해야 된다. 홍콩, 보츠와나, 그리스, 케냐 등도 유사한 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라고 알려준다. http://goo.gl/jzs1dG
- [ 낙동강, 돌아온 ‘녹조라떼’ ] 대구환경운동연합이 8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 인근 낙동강변에서 올 들어 처음 녹조가 피어오른 것을 촬영하고, 컵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아래 경향신문 지면 사진). 낙동강에서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녹조가 번무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가 눈에 띄지 않도록 배를 동원해 수면의 덩어리진 녹조를 흩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http://goo.gl/FLnlO3
- [ 정부 탓에 커진 시민간의 불신 ] 공적인 정보의 불확실성과 불신이 시민들의 불안에 걷잡을 수 없는 기름을 붓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당국이 내놓은 정보를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뢰는 주어진 정보와 눈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맞지 않을 때 결정적으로 흔들린다. 이럴 때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정보와 상황 사이의 불일치를 진정시킬 수 있는 합리적 설명을 내놓는 것이다. 그 설명이 납득 가능할 때 사람들은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된다. 문화학자인 엄기호씨는 “그러나 방역당국은 정보와 상황 사이의 불일치를 메우려고 하기는커녕 그저 믿으라고만 윽박질렀다. 정부는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은폐하려는 듯한 모습마저 보였다. 공적인 정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때 시민 간의 신뢰도 무너진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내가 곳곳에서 마주치는 사람이다. 믿을 만한 것은 멀리 있는 시민이고 가까이 있는 시민은 위해 요소가 된다. 더 이상 무심할 수도 없고 신뢰할 수 없다. 사람들은 신경질적으로 날카로워지고 공격적이 된다. 사회 구성원 간의 ‘무심한 신뢰’는 ‘날 선 불신’으로 대체된다. 사회가 박살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iA0e2
- [ 문화의 기반은 공간 ] 2005년 6월, 홍대앞 거대 상권이 만들어지기 전 한적한 거리에 작은 술집이 문을 열었다. 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함께 놀기 위한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다. 스트레인지 프룻이라는, 부르기도 힘든 이 가게의 간판은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작았다. 진정한 술꾼이라면, 게다가 이 가게 이름이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임을 아는 술꾼이라면 오히려 이 작은 간판은 매력적이었다. 그들 중에서는 음악인도 많았다. 단골이 된 뮤지션들은 어느덧, 이 공간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한 팀 두 팀 있는 그대로의 공간에서 공연을 하더니 자신의 장비를 하나둘씩 가져다 놓았다. 그렇게 조금씩 그럴듯한 앰프와 드럼을 모두 갖추게 됐다. 술집의 공연장화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음악 술집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공연장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한 스트레인지 프룻이 10주년을 맞았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문화의 기반은 공간이다. 하나의 지역에서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색다른 공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명동에 쎄씨봉이 있었고 이태원에 문라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홍대앞에는 드럭, 스팽글 같은 라이브 클럽이 있었다. 새로운 지역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대개의 문화는 시스템 바깥에서 형성되는 법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8Oqm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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