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1일 경향신문

- [ 박 대통령에게 문화는 ‘돈벌이 수단’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가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이중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나는 이 구절이 백범일지의 백미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2년반 전 취임하면서 밝힌 국정의 4대 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다. 4대 국정기조는 문화융성 외에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통일기반 구축이다. 백범의 ‘문화강국론’과 흡사하다. 임기의 절반을 보낸 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화융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해서 발언을 찾아보았다. 아뿔싸! ‘문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기존 사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융성이 창조경제의 마중물이자 결과물’이라니…박 대통령의 문화에는 국민 행복의 개념이 없었다. 아니 있기는 한데 경제성장 또는 돈벌이를 통해서라는 단단한 전제가 붙어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f3JSWA

- [ 약자의 편에 서는 게 진보다 ] 사회경제적 약자의 편에 서는 게 진보다. 사회경제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고, 그들에게 생존권·정치권·시민권·사회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진보의 역할이자 의무다. 진보가 이런 역할을 감당하려면 권력을 잡아야 한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 행정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의회권력과 행정권력이 다 필요하지만 권력의 크기와 중요성을 감안하면 행정권력이 먼저다. 그래서 어떤 정당이 행정권력을 잡는 걸 두고 집권이라고 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정치민주연합에 흔히 가해지는 비판이 과연 집권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만 놓고 보면 집권의지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집권의지가 있다면 당연히 자신의 개인적 이해보다는 당익(黨益)을 앞세워야 하고, 하나의 팀으로서 당이 이기는 데 기여하는 것을 행보 선택의 잣대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정당이고, 강한 정당이다. 최근 새누리당에서는 다음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자발적 선언을 한 사람이 벌써 4명이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새정치연합은 패배에 이골이 난 정당이다. 각각 두 번의 총선과 대선, 중간 중간의 보궐선거도 잇따라 패했다. 기업이 이 정도 적자라면 당연히 폐업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면 총선 불출마 선언이 앞다퉈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웬걸? 이긴 정당에서는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는데, 지긋지긋하게 지는 정당에서는 불출마는 고사하고 오히려 출마를 위한 공천 다툼이 무성하다. 이 당에서 집권의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재선 욕망만 온통 넘쳐난다”고 비판한다. http://goo.gl/xSnV2M

- [ 광복 70년, 덩치 대박 행복 쪽박 ] 10일 통계청의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 사회의 변화’ 자료를 보면 2014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485조원으로 1953년(477억원)에 비해 3만1000배 확대됐다. 달러로 환산한 명목 GDP는 세계 13위였다. 지난 70년간 한국 사회는 정신없이 성장했다. 1953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GDP 성장률은 연평균 7.3%에 달했다. 특히 1961년부터 1991년까지 30년간은 연평균 성장률이 9.7%에 달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1953년 67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만8180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1956년 25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5727억달러였다. 1970년 평균수명은 61.9세였지만 2013년에는 81.9세로 20년이나 늘어났다. 하지만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의 괴리가 크다. 범죄율은 1981년 인구 10만명당 935건에서 2012년 2039건으로 2.2배 증가했다. 자살률은 1983년 인구 10만명당 8.7명에서 2013년 28.5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http://goo.gl/GaWO8z 

- [ 선물과 모욕의 매카니즘 ] 사람들 간의 유대가 만들어지는 두 가지의 길이있다. 하나는 음식이나 다과와 같은 선물이다. 모스의 증여론에 따르면 선물과 증여는 세 가지 계기가 있다. 선물을 주는 것, 받는 것, 그리고 돌려주는 것이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있어야 선물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선물을 받은 사람은 언젠가는 그 선물을 준 사람에게 돌려줘야 한다. 선물을 주고받고 돌려주는 것을 통해 이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시간의 길이만큼 ‘유대’가 발생한다. 그 시간의 길이가 신뢰다. 문화학자 염기호씨는 “사회를 만드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요소는 욕이다. 주고받고 돌려줘야 하는 선물의 반대편에 욕, 즉 모욕이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모욕을 받는다. 그러면 나는 그 사람에게 언젠가는 이 모욕을 돌려줘야 한다. 모욕을 청산하기 전까지 그와 나는 연결되어 있다. 선물의 역할을 모욕이 대신하는 것이다. 이 연결고리를 지속시키는 것은 ‘신뢰’가 아니라 ‘원한’이다. 선물을 통해 유대감을 가진 신뢰의 연결망이 만들어지는 것과는 반대로 모욕을 통해서는 원한의 연결망이 만들어진다. 선물이 돌고 돌아 나에게 오는 원형의 구조라면 모욕은 나보다 더 권력이 없는 약자에게 향한다. 직장 상사에게 당한 모욕을 직장 상사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부하에게 돌려주고 그 부하는 하청직원이나 커피숍에서 일하는 알바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이 모욕은 자신도 피해자라는 이름으로 가해자가 되는 것을 정당화한다. 한국 사회는 선물을 주고받고 돌려주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신뢰의 연결망으로서의 ‘사회’가 아니다. 오히려 늘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하고 살면서 반드시 누군가에게 돌려줄 기회만을 바라는 원한의 피라미드다. 그래서 모욕을 가할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개탄한다. http://goo.gl/H4K8tg

- [ 대장경, 왜 84,000장인가 ] 석가모니가 열반하자 수행자들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부처님 사후 교단을 이끌어 갈 제자들은 서둘러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생전에 부처님이 설파한 가르침을 정리하고 제대로 전할 책무가 있었다. 회의에서 부처님의 최측근인 아난 존자가 ‘내가 들은 바는 이와 같다(如是我聞)’고 부처님에게 들은 설법을 암송했다. 핵심 제자들이 아난의 증언이 진정으로 부처님 말씀인지 검증했다. 그리고 500명의 비구들이 검증된 부처님의 설법을 한목소리로 외웠다. 이것이 경장(經藏)이다. 교단의 계율(생활규범)인 율장(律藏)도 제정했고, ‘경과 율’의 해설서인 논장(論藏)도 갖췄다. 이 세 가지를 대장경이라 한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독실한 불교국가인 고려는 대장경의 나라였다. 초조대장경(1087년)과 속장경(1100년 무렵)을 잇달아 제작했다. 1232년 초조대장경이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자 ‘부처님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새 대장경 제작에 나섰다. 16년의 대역사 끝에 1251년(고종 38년) 고려대장경이 완성됐다. 팔만대장경이라는 애칭도 있다. 8만장이 넘는 경판의 양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심오한 뜻도 있다. 즉 불가에서는 속세의 수많은 번뇌를 ‘팔만사천 번뇌’라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만사천 법문’이라 한다”고 알려준다. http://goo.gl/kgPE3V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