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보고 알게 된 것_2018년 8월 18일

- [ 반려동물과 사별한다는 것 ] 개와 고양이의 심장은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빨리 뛴다. 그만큼 그들의 시간은 빨리 흐른다. 앙증맞은 외모는 금세 사라지고 콩콩거리던 몸짓은 오래지 않아 느슨해진다. 지난 6월24일 첫 회를 내보낸 ‘뺑코’라는 닉네임으로 친숙한 개그맨 겸 방송인 이홍렬씨의 유튜브 채널이 잔잔한 화제를 몰고 왔다. 화면에는 잿빛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한다. CF나 TV에서 보는 발랄한 아기고양이가 아니다. 한쪽 눈은 살짝 찌그러졌고 색 바랜 털은 푸석하다. 반려묘를 키우지 않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늙은’ 고양이의 속엣말이 자막으로 펼쳐진다. “나는 고양이입니다. 나는 지금 나이도 많고 많이 아픕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집 집사 양반은 많이 불안한 모양입니다. 출장이라도 길어질라치면 자기가 없는 동안에는 죽지 말라고 말합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반려동물 상실의 충격으로 현실 부적응 상태를 겪거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 ‘펫 로스 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생의 5분의 1을 평생으로 사는 반려동물의 노화와 죽음을 지켜보는 건 반려인이 기꺼이 감수해야 할 숙명이다. 그렇게 반려동물은 살아서는 무한 애정과 신뢰를 주고, 죽어서는 실존적 성찰의 기회를 준다. https://goo.gl/N5UJGG 

- [ 룸살롱 가는 스님들? ] 미국의 보스턴글로브가 2002년 탐사보도로 미국을 흔든 적이 있다. 미국 가톨릭 성직자들이 30년에 걸쳐 아동을 성추행하고, 교회는 이를 은폐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그건 놀라운 뉴스였지만, 사실 오래된 일이었다. 미국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가톨릭만 그런 것도 아니다. 개신교 목사의 성범죄도 흔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스님이 룸살롱 가고 처를 두는 일도 흔하다. 이를 일부의 일탈이라고 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 세계에 걸쳐 종교를 가리지 않고 수십년간 계속되고, 그걸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현상을 ‘일부의 일탈’이라고 하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고문은 “보통 사람보다 더 욕망에 흔들리는 이들을 계속 존경할지는 신도의 자유이다. 그러나 신부·목사·스님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약화되고 있다. 자연재해를 신의 뜻으로 믿던 수천년 전의 교리를 21세기 시민에게 강요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신부와 목사는 낙태·동성애 반대에 결사적이다. 자연의 법칙 위배라는 것이다. 동성애자인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가 반론을 내놨다. 교통법칙을 위반하면 딱지를 떼지만, 자연법칙에는 그런 게 없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더 빨리 달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손가락은 애초 영장류가 나무에 오르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피아노를 치기 위해 그걸 사용한다.’ 신이 용도를 미리 정해준 적이 없다. 종교의 쓸모도 시대와 사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것 없이는 맹목이 된다”고 말한다. https://goo.gl/a7TMNM 

- [ 개인의 역사가 세계사 ] 자서전 쓰기가 인기다. 공공 도서관마다 자서전 쓰기 강좌가 열리고, 하나의 장르가 된 글쓰기 책은 ‘자서전 쓰기’를 통해 영역을 분화·발전시키고 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겸 문필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을 통해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방법을 전한다. 다카시는 “개인의 역사 자체가 곧 세계의 역사”라고 말했다. 영웅과 유명인사들의 인생사가 세계의 역사를 움직인 것도 분명하지만, 평범한 개인의 ‘자기 역사’가 없었다면 격동의 세계 역사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향신문 문화부 이유진 기자는 “다카시는 ‘세계는 만물의 집합체로서 존재하며, 동시에 동시대를 구성하는 많은 인간들이 공유하는 장대한 기억의 네트워크로서 존재하고 있다’며 ‘한 인간이 죽으면 그 사람의 뇌가 담당하고 있던 장대한 세계 기억 네트워크의 해당 부분이 소멸하고 만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지(知)의 거인’이라고 불리는 다카시의 글쓰기 노하우도 다수 담겼다. 그는 글을 길게 쓸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단락 나누기’를 꼽으며 ‘세계의 역사이기도 한 자기 역사를 주저하지 말고 시작하라’고 권했다”고 전한다. https://goo.gl/KDf9Qd 

- [ 연습을 위한 연습 ] 연습이 과정이라면, 그 종착점은 최고의 결과일까. 특정한 행동을 더 능률적으로 해낼 필요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 행동을 반복하여 몸에 익히는 연습의 과정을 거친다. 연습은 몸에 습관을 입힌다. 익숙해질수록 최고의 결과를 낼 가능성은 높다. 연습에 매진하는 오늘의 땀방울은 빛나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경향신문에 <미술소환>을 연재하는 전시기획자 김지연씨는 “정말 그런가. 연습은 늘, 온전히 ‘다가올 미래’ ‘최종적인 결과’로 빨려 들어갈 뿐일까. 학부 시절에 피아노를 전공한 작가 오민은 쇼팽 이후 위상이 달라져버린 ‘에튀드’에 주목했다. 기계적인 연습 과정을 통하여 악기의 연주 기교와 표현 방식을 습득하여 ‘예술적인’ 다른 곡을 잘 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에튀드, 연습곡. 쇼팽은 기술 향상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다고 여겨진 반복의 지루함을 뛰어넘는 ‘예술성’을 연습곡에 불어넣었다. 연주자들에게 ‘과정’이었던 연습곡이 ‘최종’ 무대 위에 오르면서, 연습과 최종은 흥미로운 관계망 안으로 진입했다. 결과를 위한 연습이 결과 그 자체가 되었다”고 말한다. https://goo.gl/WE9SLk 

- [ 한국축구, 벤투 선택한 이유 ] 왜 한국 축구는 파울루 벤투(49)의 손을 잡았을까.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은 8월17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정성을 갖고 한국을 이끌겠다는 벤투 감독과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의 선임이 공식 발표되는 순간 찬사와 비판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벤투 감독은 2012년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오르게 한 명장으로 꼽히고 있지만, 그 뒤로는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벤투 감독은 최근 2년간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와 중국의 충칭 리판 지휘봉을 잡았지만 선수단과의 마찰 및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벤투 감독의 성공 여부는 표면적으로 카타르 월드컵까지 보장된 4년 임기의 완주 여부에 달려있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1년간 79명에 이르고 있다. 평균 재임기간이 328일에 그칠 만큼 가시밭길이었다. 월드컵 대표팀을 맡아 본선까지 완주한 감독 또한 2002 한·일 월드컵의 거스 히딩크가 유일했을 정도다. https://goo.gl/F5aJyN 

- [ 교사 부모·자녀 한 학교 못 다닌다 ] 부모가 교사로 있는 학교에 그 자녀들이 다니지 않도록 배제하는 방안이 도입된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교사를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하지 않도록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8월17일 밝혔다. 이날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함께 발표한 학생부 공정성 제고 방안 중 하나다. 다만 농·어촌 등 학교 간 거리가 먼 경우에는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허용하되 부모가 자녀와 관련된 평가 업무에서 배제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자신의 자녀들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내신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부모인 교사가 자녀와 한 학교에 다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학교 2학년생인 쌍둥이 딸이 각각 문과와 이과에서 1등을 차지했는데, 쌍둥이들의 아빠이자 이 학교 교무부장인 ㄱ씨가 딸들에게 미리 시험문제를 알려줬다는 소문이 돌았다. 학교 측은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도록 허용된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제기됐다. https://goo.gl/8JatMH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