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일 경향신문
- [ 상속 전 망할 재벌들 적지않다 ] 1960년대 이래 30여년 동안 한국이 기록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과 정주영 명예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짝꿍이 되어 한 시대를 만들어갔다. 정경유착과 노조탄압의 어두운 면을 갖고 있었지만,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놀라운 성공은 역설적이게도 그 성공의 조건을 파괴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금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벌 3세들은 스스로의 성과를 통해 권위와 존경을 축적할 기회 자체를 갖지 못했다. 온실 속의 화초다.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기업은 커지고 복잡해졌으니,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커녕 경영상황을 파악하기조차 힘들어졌다. 더구나 추격자(fast follower) 단계를 지나 어느덧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에 둔 개척자(first mover)가 된 상황에서 도전은 성공에 못지않은 실패의 확률을 안고 있다. 조만간 재벌개혁운동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개혁을 완수해서가 아니라, 개혁대상이 망해서 없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삼성·현대차·LG 등 4대 그룹과 그로부터 계열분리된 몇몇 친족그룹을 제외하면, 상당수 재벌들이 심각한 부실징후를 보이고 있다. 3세 승계를 완성하기도 전에 망할 재벌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http://me2.do/xPg3f1yY
- [ 왕따 자살에 교사 책임이 없다니… ] 따돌림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 가족들에게 가해학생의 부모와 지자체가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2011년 11월18일 밤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당시 14세) 학생이었던 ㄱ양이 집 근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남긴 메모에는 자신을 괴롭혀온 반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ㄱ양은 학기 초부터 급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ㄱ양 부모와 동생 등 유족은 이듬해 가해자 5명의 부모와 담임교사·학교장·서울시를 상대로 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김용관 부장판사)는 가해자 부모와 서울시가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ㄱ양은 가해학생들로부터 폭행 등 괴롭힘을 당해 오다 결국 정신적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렀다”면서 “가해학생들의 부모는 아이들을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자녀의 보호와 양육에 관한 1차적인 책임은 ㄱ양의 부모에게 있다”면서 “가해학생 부모들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담임교사와 교장에 대해선 보호·감독 의무를 위반했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http://me2.do/5W8WVSvb
- [ 4할타자 대신 2할타자 스카웃…왜? ] 야구 특기생들의 대학입시 비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명문고교 감독들의 승부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 특정 투수의 성적을 높여주기 위해 주자에게 무리한 도루를 지시하고, 심판 배정에 개입하는 방법 등이 동원됐다. 경찰과 야구계 등에 따르면 야구 명문으로 꼽히는 서울의 ㄱ고와 ㄴ고 감독은 지난해 4월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특정 선수의 성적을 높여주기 위해 경기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서경찰서는 ㄱ고 감독 김모씨(48)가 ㄴ고 투수 ㄷ군(19)이 등판하자 ㄱ고 선수들에게 무리한 도루를 지시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ㄷ군은 올 초 연세대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앞서 연세대는 고교 시절 4할대 타율을 기록한 ㄱ고 타자 홍모군(19)을 탈락시키고 방어율 9점대의 투수 ㄷ군과 타율 2할대 타자를 합격시키면서 입시 비리 의혹을 받아왔다. 홍군은 전국대회에서 개인상을 3번 받는 등 지원자들 가운데 성적이 가장 우수했지만 평가를 맡은 3명의 교수로부터 모두 최하 점수를 받았다.아마추어 야구계가 입시 비리로 홍역을 치르는 것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이광은 연세대 감독이 지명수배 끝에 구속되는 등 대학 전·현직 야구 감독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돼 파문을 일으켰다. http://me2.do/5NkzGwQV
- [ 흠결있는 자는 사관이 될 수 없다 ] “삼장(三長)의 재주를 갖춘 사람이 사관이 돼야 옳고 그름이 공정하게 돼 다른 이들이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1548년 명종이 지중추부자 정사룡을 <인종실록>의 편찬책임자로 임명했다. 그러나 정사룡은 “40년 공직생활 동안 논박을 당한 일이 사초에 다 기록돼 있으므로 역사 편찬의 자격이 없다”며 4번이나 사직상소를 올렸다. “뻔뻔하게 녹이나 축내면서 남의 비방이나 들었던 자가 사책을 쓸 수 없다”고 자인한 것이다. 자신의 흠결을 죄다 기록한 사초를 정리해서 실록을 편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사룡은 스스로 ‘삼장’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삼장’은 당나라 역사가 유지기(661~721)가 언급한 ‘역사가의 세 가지 덕목’을 가리킨다. 사관은 재(才)·학(學)·식(識)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신당서> ‘유자현전’). ‘재’는 문장력이고, ‘학’은 학문이며, ‘식’은 통찰력, 즉 사관(史觀)이다. 중국의 계몽운동가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는 ‘덕(德)’을 삼장의 맨 앞에 추가하고는 ‘사장(四長)’이라 했다. 역사를 도덕으로 바라보는 마음씨를 지녀야 공정한 사서를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예사(穢史·더러운 역사)나 방서(謗書·남을 비방하는 사서)라는 혹평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전헌다. http://me2.do/xGadJepQ
- [ 금융 생태계 ‘두 메기’에 화들짝 ] 카카오은행과 K뱅크의 등장으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워 중금리 대출 등으로 시중은행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한 중금리 대출을 강화하고, 생체인식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기 전까지가 은행들에 주어진 ‘골든타임’인 셈이다. 신한은행은 12월2일 ‘써니뱅크’와 ‘디지털키오스크’를 선보인다. 써니뱅크는 스마트폰만으로 예금·대출·송금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모바일전문은행이다. 써니뱅크는 오프라인 지점 개설 비용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에 나선다. 신한은행 지점에 설치되는 디지털키오스크는 일종의 ATM으로 예금·출금·송금·조회 등만 가능한 기존 ATM과는 달리 모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내년 공중전화부스, GS편의점 등에 설치되는 K뱅크의 ‘스마트ATM’보다 한발 앞서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전에 먼저 상품을 선보여야 고객들을 붙잡아둘 수 있다”며 “은행들이 비슷한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I뱅크’ 컨소시엄의 기업은행은 기존의 모바일금융 시스템을 강화키로 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이날 “두 곳의 인터넷은행이라는 ‘메기’가 등장하면서 어떤 고인 물이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ttp://me2.do/58gICa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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