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6일 경향신문
- [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 ] 삶의 비극성과 싸우면서 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개척하는 사람들은 어두운 사람들이 아니라 밝은 사람들이다. 밝은 사람들은 늘 주변을 웃게 만든다. 화만 내는 사람을 만나면 삶은 더욱 비극적이 된다.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과도한 자기 확신과 일방적 주장을 앞세우는 사람만큼 피곤한 상대는 없다. 그들이 말하는 것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작은일이라도 실제로 변화를 성취하려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보다는 모든 가능성이 닫혀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인생이란 늘 새로운 가능성을 예비해놓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살고싶다. 불완전할지 모르나 그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http://goo.gl/UmQIsq
- [ 박근혜 대통령과 정조의 닮은꼴 ] 조선 정조의 장서인(藏書印) 71종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중흥군주인 그의 정치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우선 ‘홍재’는 “뜻을 크게(弘) 가지라”라는 증자의 가르침을 새긴 것이다. 백성을 보살펴야 하는 임금은 세상을 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은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물(만천)이 있지만 달(군주)은 물의 형태에 따라 똑같이 비춘다는 것이다. 세상의 주인인 군주는 백성의 다양한 능력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탕탕평평평평탕탕(蕩蕩平平平平蕩蕩)’이란 인장도 있다. ‘탕탕평평’은 “붕당과 편파가 없으면 왕도(王道)가 탕탕하고, 평평하다”(<서경> ‘주서·홍범’)는 옛말에서 나왔다. 정조는 자신의 침전 이름을 ‘탕탕평평(蕩蕩平平)실’로 지었다.‘만기(萬機)’ 인장도 눈에 띈다. 예로부터 “천자(군주)는 하루에 만가지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일일만기(一日萬機)’라 했다(<서경> ‘고요모’).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빗댄 ‘만기친람’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정조는 만기친람의 전형이자 일중독증 환자였다. 대신들은 ‘깨알지시’가 많으면 정작 큰일에 소홀할 수 있다느니, ‘제발 건강 좀 챙기시라’느니 하면서 틈나는 대로 ‘지적질’을 해댔다”며 대신들의 간언에 대한 정조의 대답을 소개한다. “작은 것을 거쳐야 큰 것으로 나가는 법이네. 그리고 난 원래 (팔도에서 올라온) 보고서 읽는 것이 취미야.” 박근혜 대통령도 정조와 비슷한 취미를 모양이다. 하지만 후에 그에 대한 평가가 정조처럼 나올지는 알수 없다. 남은 임기 동안 정조의 도장에 새겨진 마음을 헤아려 부디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을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http://goo.gl/uaw7WW
- [ 검찰의 굴욕적 과거와 최고의 전성기 ] 검찰로서는 굴욕적인 얘기지만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검찰은 중정이나 보안사에 밀렸다. 검찰의 역할이란 각본이 짜여진 수사에 검사 이름을 빌려주거나 재판에 조연으로 출석하는 것이 전부였다. 사실상 존재감이 없었다. 경찰도 겉으로는 굽실거렸지만 검찰을 우습게 봤다. 그런 검찰이 중정과 경찰을 누를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민주화 덕분이다. 1987년 민주화투쟁 이후 공권력 집행에 법적 절차가 중시되고 독재정권 때 자행된 비리 청산 작업이 진행되면서 검찰은 인권 신장과 사회부패 척결에 큰 기여를 했다. 전두환·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을 기소해 감옥에 넣었고, 재벌 총수들을 법정에 세웠다. 송광수·안대희 같은 검사는 국민적 스타로 부상했다. 그때가 검찰의 최고 전성기였다. 오창민 경향신문 사회부장은 “검찰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지만 국민의 지지와 성원은 예전만 못하다. 검찰이 생명과 같은 정치적 중립을 포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정부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에게 당부한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검찰 수사가 감동과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수사 성공에 필수적인 국민 지지와 성원은 보이지 않는다. 중립성을 훼손한 검찰의 업보이고, 박근혜 정부의 한계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봉사하는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검찰을 보고 싶다.” http://goo.gl/UlYzlH
- [ 어디까지가 ‘표절’인가 ] <표절론(한길사)>을 출간한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절은 고깃간에서 고기 무게를 재듯이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음악·미술·문학 작품은 물론 학문도 분야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음악계에선 ‘8소절이 같으면 표절’이라고 하지만, 이는 말도 안된다. 음악의 핵심 모티프라면 2소절만 베껴도 표절이고, 핵심이 아니라면 8소절을 넘겨도 표절이라 할 수 없다. 논문도 마찬가지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일반지식’을 옮긴다고 해서 표절은 아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는 문장은 어떤 경제학 책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자기 표절’도 종종 논란이 된다. 자기 논문의 일부를 바꿔 또 다른 학술지에 중복 게재함으로써 실적을 늘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선행논문과 후행논문에 같은 표현이 얼마나 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남 교수는 “선행논문과 후행논문이 10%만 달라도, 그렇게 다른 부분이 학문 발전에 기여했다면 표절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법원에서도 박사학위 논문을 일반 학술지에 다시 게재하는 것은 ‘학문의 심화’ 과정으로 보는 추세다. http://goo.gl/XuqHF6
- [ 집안일 돕는 아이, 성공 가능성 높다 ]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도운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학문적, 감성적으로 더 발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미네소타대 마티 로스만 교수가 어린이 84명의 성장과정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4살부터 집안일을 도운 어린이는 가족 및 친구들과 관계가 좋으며 직업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어린이는 집안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며 “이런 어린이는 성장해서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집안일에 참여하도록 하는 몇 가지 방법도 소개했다. “도와줘서 고맙다”보다는 “이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됐구나”라는 말을 해주는 게 더 좋다. 잘못했을 때 벌로 집안일을 시키는 것, 반대로 집안일을 했다고 용돈을 주는 것 모두 좋지 않다. http://goo.gl/85cc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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