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5일 경향신문

- [ 4인 가족 연 소득 1억 돼야 중산층 ] 기업가는 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지면 그만큼 시장의 크기는 줄어들고 결국에는 모든 기업가가 고통을 겪게 된다. 상품을 만들어도 팔 데가 없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성 경제학자 조앤 로빈슨은 이를 “자본주의의 본질적 역설”이라 불렀다. 로빈슨의 선배인 케인스도 강조했던 사실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라고 한다. 자녀 둘과 배우자를 노동자 4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10만달러, 약 1억원이 돼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사회의 평균이 되고, 그 평균에 근접하거나 약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중산층을 형성한다. 하지만 그 평균에 도달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http://goo.gl/FpYYvK   

- [ 예술가는 어떤 사람들인가 ] 우리는 교육을 받으면서 세계와 삶에 대해 배운다. 그런데 그것은 결국 기존의 가치관에 의해 물든 사유의 편린을 수용하는 일이자 나 스스로 보고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와 현실이 인식하고 있는 틀을 반성 없이 배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실체와 본질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던 관념이나 이미지를 현실에 덮어씌우려 한다. 그래서 정보와 지식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사물과 세계에 대해 피상적이고 단순한 이미지에 갇히기 쉽다. 반면 예술가란 존재는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자기 눈으로 세계를 보고 그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스스로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비로소 주체가 된다. 예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삶이 강제하고 요구하는 시스템과 가치관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비로소 예술가가 된다. http://goo.gl/Hze4Yu

- [ 혼외자 파문, 채동욱 전 검찰총장 화가된 까닭 ] 혼외자 의혹에 휩싸이자 사표를 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56)이 지방에서 칩거하며 수개월간 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화상’만 수십장 그렸다고 한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검찰총장 자리에서 쫓겨난 뒤 지방 모처로 잠적했다. 그는 월세 40만원짜리 방을 얻어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했다. 채 전 총장은 이곳에서 혼자 지내면서 한 유명 화가를 소개받아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채 전 총장과 가까운 법조계 인사는 “채 전 총장이 이때 처음 그린 작품은 자화상”이라며 “그림 속에 그려진 채 전 총장 자신의 모습은 흉측할 정도로 망가진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http://goo.gl/KayjyE 

- [ 차베스 추모 광고가 한국신문에…] 경향신문 8면에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모광고가 게재됐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정부 명의의 이 광고에는 “오늘, 우리 베네수엘라 국민이 임하고 있는 개혁혁명의 역사적이 투쟁은 더 이상 족쇄와 채찍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야만적인 사슬을 통해 실행되는 어둡고 교묘한 모든 형태의 현대판 노예 제도와 자본주의 착취 구조 속 소외·통제·배척·억압과 인간의 상품화를 종식시키고자 함이다”라는 차베스의 생전 연설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 [ 여성은 남성을 유혹 말라 ] “여성들은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된다. 머리수건을 쓰고…. 외출 때는 질밥(품 넓은 원피스)을 입으라.”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제24장 31절·33장 59절)이다. 여성의 머리카락이 남성을 유혹하는 요망한 부분이기 때문에 머릿수건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질밥을 입으라는 것은 여체의 윤곽을 드러내지 말라는 뜻이다. 이슬람 여성들은 바로 이런 코란의 가르침 때문에 몸과 얼굴을 가려야 했다. 사우디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여성 통역이 걸친 의상은 사우디 전통의 외출복인 아바야(Abayah)다. 사우디에서는 만약 공공장소에서 아바야를 입지 않으면 종교경찰(무타와)의 제재를 받는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대표단으로 방문한 고위직은 이슬람 의상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우디 정부의 방침 덕분에 평상복을 입고 일정을 소화했다. http://goo.gl/4HTHkS

- [ ‘티미하다’는 ‘투미하다’로 써야 ] 외래어에 밀려 국어사전 구석자리에서 잠들어 있는 재미난 우리말이 많다. ‘모도리’가 그렇다. 보통 외적으로 차갑게 보이거나 예리한 판단력을 지닌 사람을 보고 ‘샤프하다’고 말한다. ‘샤프한 사람’ 대신 쓸 수 있는 순우리말이 ‘모도리’다. ‘슬기주머니’도 있다. 유달리 재능이나 지혜가 뛰어난 사람 하면 먼저 떠오르는 말은 ‘탤런트’나 ‘엘리트’일 것이다. ‘탤런트’를 우리말로 하면 ‘슬기주머니’가 된다.  ‘티미하다’는 어리석고 둔하다를 뜻하는 ‘투미하다’의 경상도 사투리다. ‘티미하다’를 영어 ‘timid’에 ‘하다’를 붙인 말 정도로 아는 사람이 있는데 영어와는 관계가 없는 말이다. ‘투미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는 순우리말로 ‘트릿하다’도 있다. http://goo.gl/3fPK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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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4일 경향신문

- [북한 김정은, 왼손잡이? ] 경향신문 2면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은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의 식수절(남한의 식목일)인 3월 2일 한 군부대를 방문해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 김정은 제1비서는 왼손으로 삽 뒤 쪽을 잡고, 오른손으로 삽의 중간 부분을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자주 쓰는 손은 힘을 줄 수 있는 위치로, 반대 쪽 손은 그 자세를 고정해 주기 위한 보조 위치로 간다. 삽질의 경우 자주 쓰는 손이 뒤로 가서 앞으로 힘껏 밀어주고, 다른 손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김정은 제1비서가 담배를 피우는 사진을 보면 대부분 왼손에 담배가 들려있기도 하다. 하지만 손을 들어보일 때는 대부분 오른손을 사용하고 박수를 칠 때도 왼손을 아래 두고 오른손을 움직이는 오른손잡이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왼손잡이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삽질을 해보지 않아 마주 보이는 다른 사람을 손 위치를 따라하다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 [ 박근혜 경제정책, 진단이 잘못 됐다 ]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늦어진 것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해 야당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됐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시로 규제를 ‘암 덩어리’에 비유한다. 박 대통령은 과도한 규제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인식의 연장선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도 ‘불어터진 국수’로 비유 했을 것이다. 아직도 풀어야 할 규제가 많다고 생각할텐데…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Doing Business) 순위에서 한국이 세계 200개국 중 5위라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지금 우리 경제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지나친 규제가 아니다. 부동산 규제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서민,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지출할 소득이 없는 데 있다. 부자, 대기업에는 돈이 넘치는데, 투자나 지출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돈이 돌지 않는 게 문제다. 아랫목은 뜨거워서 델 지경인데, 윗목은 싸늘하기가 얼음장 같다. 규제 완화가 아닌 얼음장을 녹이는 포용적 성장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해법이다. http://goo.gl/nS1py2

- [ 아이들에게 포기하는 법을 가르쳐라 ]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인기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가 쓴 <생각노트>에는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글들이 많다.  “인간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 그런 말을 하면 아이가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위축되지만 않으면 운동 신경 둔한 녀석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나?” 그는 아이들에게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노력해도 안되는 것은 안된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능력이 안되면 빨리 포기하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http://goo.gl/kNA8Ro

- [ 유성룡이 <징비록>을 쓴 이유 ] <징비록(懲毖錄)>은 임진왜란 이후의 일을 기록한 글이다. 서애 유성룡(1542~1607)은 왜 <징비록>을 썼나? 이유는 ‘징비(懲毖)’였다. ‘징전비후(懲前毖後)’, 즉 “지난 잘못을 거울 삼아 후일을 조심한다”는 취지다. <시경(詩經)>의 소비(小毖) 편에 나온 구절(予其懲而毖後患)에서 연유한 것이다. 앞서 신숙주는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1471년, 성종 2년)를 남겼는데, 바다 동쪽 여러 나라(日本國, 琉球國)에 관한 기록이었다. 그는 일본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들의 습성은 굳세고 사나우며, 창칼을 쓰는 데 뛰어나고 배를 다루는 데 익숙하다. 우리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고 있으니, 도리에 따라 잘 달래면 예로써 통교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득 함부로 노략질하게 된다.” 일본의 호전성을 경계하면서도, 그 해법은 화친책이었다. 당시 조·일간 외교의 근본 기조로 추측된다. 그러면서 신숙주는 임금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찍이 신이 듣건대, 오랑캐를 대하는 방법은 외양(外攘)에 있지 않고 내수(內修)에 있으며, 변방 방어에 있지 않고 조정(朝廷)에 있으며, 병기에 있지 않고 기강(紀綱)에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는 것이다. 외교의 원칙을 정해 놓고 내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임금에게 일깨웠다. http://goo.gl/duI7sF

- [ 국정원의 적반하장 ]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최고 권력기관인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는데 그것을 국정원장 개인의 일탈로 몰아간다. 허탈하다. 국정원은 대선개입의 범죄행위를 저질러놓고 되레 ‘대북심리전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강변하면서 대북심리전 강화를 개혁방안이라고 내놓았다.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 때는 조작이 들통나니까 ‘법이 엄격해서 간첩을 못 잡는다’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수사권을 강화하고 감청도 쉽게 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국정원의 행태를 “간첩 조작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권한을 달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이다”라고 꼬집는다. 외국에도 정보기관은 존재하지만, 국내외의 모든 정보 수집과 공안사건 수사권까지 한 손에 거머쥐고 있으면서 국회의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경우는 없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정보기관도 수사권은 없다. 정보기관의 과도한 권력집중이 정치권력과 결탁해 결국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http://goo.gl/VslT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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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일 경향신문

- [ 한화 김성근 감독은 ‘잠자리 눈깔’ ] 프로야구 한화의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이지만 스스로 더 좋아하는 별명은 ‘잠자리 눈깔’이다. ㄱ선수의 스윙을 지켜보면서 ㄴ선수의 수비 동작을 체크한다. 김성근 감독의 아들 김성준씨도 전력분석코치로 한화 이글스에 합류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지난해 128경기 전체를 시청하고 꼼꼼히 분석했다고한다. 총 192시간, 아무것도 안하고 시청해도 8일이 걸리는 분량이다. 무서운 ‘잠자리 눈깔’ 김성근 감독과 더 무서운 아들이 바꿔 놓을 한화의 2015시즌, 어떤 성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http://goo.gl/UPM9qN

- [ 암살자의 어원은 ‘마약 먹은 놈’ ] 암살자를 의미하는 영어 ‘assassin(어새신)’의 어원은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아랍어 ‘hashshashin(hashishin)’이라고 한다. ‘해시시(마약의 일종인 농축 대마)를 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11세기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가 결성한 비밀 암살단을 가리키는데, 환각 상태에서 암살을 저질러 공포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마약 중독자였는지는 논란이 많다. 이 암살단의 이름은 십자군 전쟁 과정에서 유럽에 유입된다. 그리고 17세기 초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 ‘암살(assassination)’이란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http://goo.gl/Rf3xza

- [ 국가 의전서열 10위 중 8명이 영남 출신 ] 국가 의전서열 10위 11명(국회부의장 2명 포함) 중 8명이 영남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의 지역편중이 심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근혜 정부 특정지역 편중인사 실태조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 정부 국가 의전서열 10위 중 73%인 8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충청 출신은 2명, 호남 출신은 1명이었다. 서열 33위를 분석해도 절반에 가까운 15명(44.1%)이 영남 출신이었다. 충청 출신은 5명, 호남 출신은 4명이었다. http://goo.gl/Ebl1Zm 

- [ 한·중·일 역사갈등은 미국 탓 ]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동북아에서) 민족감정이 여전히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셔먼 차관의 발언은 한·중·일이 과거사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렇게 말 할 자격이 없다. 미국은 전쟁상대국이었던 일본과 이미 오래전에 화해했는데 한국과 중국은 왜 그러지 못하느냐는 인식은 전형적인 승자의 논리다. 일본에 원폭을 투하하고 항복을 받아낸 미국과 달리 한·중은 일본으로부터 과거 침략과 지배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받지 못했다. 미국이 서둘러 일본에 면죄부를 줬기 때문이다. 미국이 태평양전쟁 승리 이후 전후 질서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채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서둘러 봉합한 탓에 한·중·일 역사갈등은 현재도 게속되고 있는 것이다. http://goo.gl/8iDHOx

- [ ‘옥석구분’의 정확한 뜻 ] 완벽은 옥(玉)이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어떤 옥의 고유명사다. 옥이 너무 아름다워 따로 벽(璧)이란 이름을 얻었는데 흠이 하나 없다하여 완(完)자가 더 붙었다. 완벽(璧이)이 ‘완전의 극치’라는 뜻으로 쓰이는 배경이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란 말은 옥과 돌이 함께[俱] 불탄다[焚]는 말이다. 말 뜻도 모르면서 옥석구분을 (엉터리로) ‘옥석을 가린다’고 쓰는 사람들이 있다. 옥과 돌을 잘 가려야[구분(區分)] 급박한 일이 있을 때 (이 둘이) 함께 망가지지(타버리지) 않는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다. http://goo.gl/88aVQ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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