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5일 경향신문

- [ 한국 정부는 왜 무능해졌나 ] 한국의 정부는 지난 30년간 깜짝 놀랄 정도로 무능해졌다. 과거 성장의 신화를 써나가던 시절 외국 학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관료들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최고의 인재들이 엄격한 시험을 거쳐 등용되어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앞세워 정책을 끌고 나가니 나라가 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독재에 대한 우려들은 많았으나 한국 정부가 유능하다는 데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불과 30년 사이에 이것이 과연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능해졌다. 그 이유는 뭘까. 사회학자인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현장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관료들은 탁월한 역량과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국가는 무능해졌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관료들은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안다.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한국의 정권은 제왕적이다. 특히 정권 초기에는 그렇다. 정책을 잘 아는 관료의 입장에서 보면 실패할 것이 뻔한 정책도 새 정권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는 이 정책이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얼마쯤 세금을 낭비하고 실패할 것이라는 걸 대충 알고 있다. 정책전문가로서의 사명감으로 반대의견도 내보지만, 정권과 가까운 쪽에서 두어 번 태클이 걸리고 나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신상에 좋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니 관료의 역할은 정책이 실패할 걸 알면서도 말은 안 하고 예측대로 실패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 된다. 유능한 관료가 무능한 정책밖에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권의 책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01seua

- [ 메르스보다 무서운 ‘불평등’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한국에서 3차 감염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더믹(Pandemic)이라는 영어 단어가 일반인에게도 소개되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대창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전염병 경보단계의 최고단계를 의미하며, 대량 살상 전염병이 생겨날 때 이를 팬더믹이라고 표현한다. 팬더믹은 이른바 ‘비전통안보위협(Non-Traditional Security Threat)’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팬더믹보다 더위협적인 ‘비전통안보위협’으로 ‘불평등’을 꼽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불평등이 활력의 동인이 되기도 하지만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불평등 극복의 희망이 없어지면 사람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그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선진국 인구의 5분의 2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소득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고, 선진국 34개 회원국의 소득 불평등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불평등을 향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리스크 중 하나로 꼽고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NSgzkK 

- [ 박원순의 승부수 ]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35번째 확진판정 의사의 행적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가진 것은 보건복지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수동적 방역만으로는 서울시민들의 대량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3일 대책회의 참석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의사의 서울시내 동선을 자체 인지하게 됐다”며 “상황에 대해서 (보건당국의)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어 “개포동 재건축행사에 참여한 1565명이 메르스 위험에 노출된 시민들이라고 판단,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사실관계 공개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4일 오전부터 복지부 관계자와는 유선통화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또 “(보건당국은) 정확한 정보도 없고 동선도 모르고 1565명 참석자 명단 확보도 안 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와 정부가 정면 충돌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을 직접 지키겠다”고 나섰고 박근혜 대통령은 “혼란만 초래한다”고 맞받았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으나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다. http://goo.gl/uD42X0 

 

- [ 정부의 순진한 ‘질병관리’ ]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미국 관련 기구를 본뜬 것이다. 그런데 미국 기구의 공식 명칭은 ‘질병관리본부’가 아니라 ‘질병통제 및 예방중심’, 통칭 ‘질병통제센터’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은 ‘질병관리’라고 한다. 이번 경우와 같은 ‘괴질’을 어찌 관리하겠다는 말인지…허상수 지속가능사회연구소 소장은 “질병관리본부는 ‘환자가 다녀갔던 병원은 다른 사람들이 방문해도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메르스의 전파는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합니다. 환자가 이미 거쳐 간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런 안이한 태도와 자세로 메르스의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정부는 자가 격리만으로도 메르스의 조기 퇴치가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rgVXgP

- [ 황교안의 정체성, 애국가와 찬송가 ]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사람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다. 왠지 낯설다 했더니 43대였던 이완구 전 총리를 비롯해 그간 총리로 재직한 사람들 가운데 법조인 출신은 많았지만 법무부 장관을 지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구나 현직 장관이 곧바로 자리 이동을 하는 것도 흔치 않았다. 황교안 장관의 정체성은 애국가와 찬송가로 대표된다. 황 장관의 애국가 사랑은 유별나다. 기독교적 신념도 국가관 만큼이나 철저하다. 경향신문 김재중 사회부 기자는 “황 장관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사법연수생이던 1983년 신학교를 졸업한 현직 전도사인 그에게 찬송가는 애국가 못지않게 소중하다.황 장관은 적 또는 남과 나를 구분하는 도구로 애국가와 찬송가를 즐겨 사용해 왔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이 속한 통합진보당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면서 ‘암적 존재’라고 했다. 애국가로 ‘국민’과 ‘비국민’을 가른 셈이다. 그가 책에 쓴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은 교회 안에선 ‘신앙고백’이겠지만, 교회 밖으로 나오는 순간 ‘교인’과 ‘비교인’을 가르는 칼이 된다. 황 장관에겐 ‘다양성’보다는 ‘구분’이 어울린다. 그에게 구분은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가 아니다. 강요와 배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더 가깝다. 그가 총리가 되면 한국 사회에서 관용과 다양성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Un8I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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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4일 경향신문

- [ ‘사법 신뢰’가 무너진 한국 ] 미국에서는 ‘사법 부정’ 혹은 목격자의 진술이나 피의자의 자백에 의존해 엉뚱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죄 입증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를 운영하고 있다. 1992년에 시작된 독립 민간 기구인 이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총 343명의 사형 및 무기징역 등 장기수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고, 이들 대신 140명의 진범이 검거됐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범죄 사건의 진실은 오직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하늘만 안다. 그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았던 경찰과 검찰, 법원이 내리는 결정이 진실에 가깝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솔직하고, 치우치지 않으며, 이해가 반영되지 않고, 오직 과학과 법 절차에 기반해 발견한 증거에 입각해야 한다. 그런 완벽에 가까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나 오판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경우에 대비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무죄 입증 프로젝트’가 그 대안이고, 우리의 경우 한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 한시적인 기구들이 있었다. ‘사법 신뢰’가 무너진 대한민국,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http://goo.gl/cxG0PS

- [ 새정치 혁신, 새 것을 찾아라 ] 야당의 혁신 분위기나 자원이 강하지 않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분열적 분파가 극성을 부리며 광주와 봉하마을에서 물세례 사태를 연출했다. 상대방을 공격한다면서 결국은 자해행위로 귀결되는 행태를 반복한다. ‘민주주의’를 내세우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무책임하고 분열적인 소아병에 주목한다. 더 중요한 것은 혁신의 내용이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이니 우산지목(牛山之木)이니 하는 고사성어가 거론됐지만, 자칫하면 내용 없는 말의 성찬이 될 수 있다. 고인 물이 된 기득권 세력을 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새로움을 어디서 찾고 있나 하는 것이다. 경제학자인 이일영 한신대 교수는 “혁신이란 기존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본질이다. 슘페터 식으로 말하면 ‘창조적 파괴’나 ‘새로운 결합’일 것이고, 네트워크 사회학자들의 표현으로 하면 ‘새로운 연결’이 될 것이다. 기존의 경제적 배열 속에 들어와 있지 않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다. 새로운 경제적·사회적 흐름들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으로는 그간 대표되지 못한 혁신 세력을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조언한다. http://goo.gl/aB4cNM

- [ 이승엽 ‘400홈런’ 대업 ]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후부터 이승엽(39·삼성)은 수많은 홈런을 쳤다. 6월3일 포항 롯데전에서 날린 홈런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400’이라는 숫자는 모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승엽이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을 드디어 달성했다. 5-0으로 앞선 3회 롯데 구승민에게서 2구째 140㎞ 직구가 날아왔다. 기다리던 볼이었다. 이승엽은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타구는 쭉쭉 뻗어 포항구장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이 달성한 통산 400홈런 기록은 프로야구 역사가 한국보다 오래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배리 본즈(762개·은퇴)다. 4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51명에 불과하다. 일본 프로야구로 시선을 돌리면 가치는 더욱 크다. 전·현직을 통틀어 4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8명이다.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함께 뛰었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주니치)가 현역 최다인 378홈런(19시즌 1952경기)을 기록 중이다. http://goo.gl/P6wJLU 

- [ 메르스 2주 만에 대통령의 한마디 ] 감염환자 1명에서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문제가 ‘대란’으로 번지기까지 정부는 없었다. 메르스 발생 15일째인 3일 현재 격리자만 1300명을 넘을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메르스 공포’에 빠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다. 하지만 국민을 보호하고, 안심시켜야 할 정부는 이번에도 무능했다. 국민 불안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국가신인도가 추락 위기에 놓였지만 정부는 메르스 방역에도, 국민의 ‘불안 방역’에도 모두 실패했다. 초기 안이한 판단과 대응은 메르스 대란으로, 우왕좌왕 대응과 비밀주의는 신뢰의 위기를 자초하며 ‘불안 방역’ 실패로 귀결됐다. 정부의 무능·무책임이 도드라진 지금, 1년여 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정부는, 국가는 어디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온 지 2주가 지난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메르스 대응 전면에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계신다. 더 이상 확산이 안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많은 국민들에겐 사실상 “소 잃었으니, 외양간 고칩시다”라고 들렸을지도 모른다. http://goo.gl/CVOsXY 

 - [ 침팬지가 요리 안 하는 이유 ] 침팬지에게도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연구팀이 콩고의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2년간 실험한 결과다. 물론 침팬지는 인간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연구팀은 침팬지에게 ‘요리가 가능한 인지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플라스틱 그릇 두 개를 위아래로 붙인 간단한 요리 장치를 고안해냈다. 아래쪽 그릇에 미리 익힌 고구마를 넣어 놓고, 침팬지가 이 장치 안에 생고구마 조각을 넣으면 연구진이 이 통을 흔든 뒤 익힌 고구마를 꺼내줬다. 실험 결과 거의 90%의 침팬지들이 요리 장치에 생고구마를 넣고 기다렸다가 익힌 고구마를 먹었다. 심지어 일부 침팬지들은 나중에 익혀 먹기 위해 고구마를 최대 28조각까지 비축해놓기도 했다. 연구팀은 침팬지가 날음식이 익을 때까지 인내하고 자신을 통제할 능력, 특정 과정을 거치면 음식이 더 맛있어진다는 최소한의 인과관계를 이해할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국제부 남지원 기자는 “그럼에도 침팬지가 ‘진짜 요리’를 할 수 없는 것은 불을 다루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날음식을 익히는 동안 누구도 음식을 훔쳐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요리가 가능한데, 침팬지들에게는 이런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이 없다”는 연구팀의 설명을 전했다. http://goo.gl/oZPQ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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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3일 경향신문

- [ 사랑의 유효 기간 ]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 제프리 쿠퍼 박사는 실험을 통해 이성이 매력적인지 판단하는 데 1000분의 1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험대상자에게 수초간 이성의 사진을 보여준 뒤 이들을 한방에 모아놓고 5분간 대화하도록 한 결과, 사진 호감도와 대화 후 호감도가 63%나 일치했다. 이성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즉흥적인 것이다. 사랑이 끝나는 속도 역시 생각보다 빠르다. 미국 코넬 대학의 신시아 하잔 교수는 사랑의 유효 기간을 18~30개월로 잡았다. 물론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3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아이의 생존이 보장되기까지 3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그래서 ‘끝없는 사랑’을 원하면 3년 이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건 알고 사랑하는 게 좋다. 뇌과학적으로 사랑은 판단 중추인 전전두피질의 비활성화, 사회 인지에 관여하는 두피질 영역인 측두극과 두정측두 결합부의 비활성화에 기인한다. 한마디로 판단력, 비판기능의 마비를 뜻한다. 병리학적으로 사랑의 증세가 정신병과 유사하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위험한 사랑에 빠져 인류가 멸망할까 걱정된다면 사랑의 유효 기간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랑 이후에는 무엇으로 사느냐고? 정, 의리, 우정, 연대 뭐 이런 것도 있지 않나”고 말한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정, 의리, 우정, 연대로 사는 부부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http://goo.gl/sP5Uqb

- [ 남성들이 매춘부에게 돈을 주는 이유 ]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의 배우 휴 그랜트는 대단한 미남이다. 지적이고 자상하고 위트 넘친다. 런던에만 집이 17채 있을 정도로 부유하다. 1995년 그는 큰 사건을 저질렀다. 심야에 자기 차의 뒷좌석에서 매춘부와 구강성교를 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참으로 이상하다. 그랜트처럼 잘생긴 갑부라면 술집에서 젊은 여성을 유혹해 하룻밤 정을 나누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터이다. 그런데 왜 매춘부에게 돈까지 내고 성교를 했을까? 아니할 말로, 남자가 그랜트라면 돈을 내야 할 쪽은 오히려 여자 아닐까? 왜 그는 일반인과의 뜨거운(?) 만남 대신 매춘부와의 거래를 택했을까?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답은 이렇다. “남성들은 성교에 대한 대가로 매춘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성교만’ 하는 대가로, 즉 끝나고 사라지라는 뜻으로 매춘부에게 돈을 준다. 이처럼 남성들이 낯선 여성과 ‘성교만’ 하고자 기꺼이 돈까지 내놓는 까닭은 남녀의 진화된 성심리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먼 과거의 진화적 환경에서 남녀가 자원과 성을 맞바꿨던 행동에서 유래했다. 시장경제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성매매가 더 빈번하고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다. 성매매가 진화된 인간 본성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성매매에 대한 법적, 정책적 판단이 훨씬 더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뜻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lEbelO

- [ 고종은 왜 전깃불을 켰나 ] “듣도 보도 못한 불이어서 공포감마저 들었다. 휘황찬란한 불빛이 대낮같이 환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1887년 1~3월 사이 어느 날 경복궁에서 전깃불이 켜진 밤의 풍경에 대한 묘사이다. 이 광경을 숨어서 지켜봤다는 한 상궁은 이를 ‘불가사의한 불’이라 했다. 바람에 건들거리며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전등불을 ‘건달불’이라고도 했다. 경복궁 전깃불 점등은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지 불과 8년 만의 일이니 얼마나 신기한가. “고종은 임오군란 및 갑신정변 이래 밤에 병란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궁궐 내에 전등을 많이 켜서 새벽까지 훤하게 밝히도록 명했다”(황현의 <매천야록>). 황현의 말대로라면 당시 2만4000달러가 넘는 거액을 들여 전등을 설치한 이유가 흥미롭다. 결국 ‘밤이 무서워서’였던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변란을 우려해 밤을 환하게 밝히고 싶었던 고종과, 조선을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던 에디슨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이지만 이 최초의 전깃불은 단명하고 만다. 당시 전등설비는 경복궁 내 연못을 이용한 증기동력으로 발전했다. 이 때문에 뜨거워진 냉각수가 다시 연못으로 역류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그러자 ‘증어망국(蒸魚亡國)’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고종은 꺼져가는 왕국의 불을 되살리려 궁궐을 밝혔지만 끝내 나라의 운명을 되살리지 못했다. 궁궐에 불을 켠 지 불과 23년 만인 1910년 조선의 불이 꺼졌다”라고 말한다. http://goo.gl/f9AhJR

- [ 중국판 세월호 사건 ] 중국 중부 양쯔(揚子)강 유역에서 458명을 태우고 가던 유람선이 지난 6월1일 밤 갑작스레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침몰했다. 불과 2분 만에 배가 침몰한 데다 배에서 구조신호가 발신되지 않아 뒤늦게 구조작업이 시작되면서 큰 인명피해가 생겼다. 한국의 사월호 사건 때 처럼 선장과 기관장이 소수의 생존자 안에 포함돼 구조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승객 406명, 선원 47명, 여행사 직원 5명 등 458명이 탑승했다. 사고 수역은 수심이 약 15m이며 2013년에도 침몰사고가 있었다. 2일 오후 5시(현지시간) 현재 14명의 생존이 확인됐으며 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탑승객 중에는 50~80대의 고령자가 많았고 수백명이 실종 상태여서 얼마나 많은 승객이 구조될지 불확실하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사고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곧장 사고현장으로 날아갔다. http://goo.gl/7O6uIl 

- [ 뭔가 잘못 알고있는 박 대통령 ] 1983년 미국 대법원은 의회가 행정부의 행정입법을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한 입법적 거부(legislative veto) 제도를 위헌으로 판시한 적이 있다. 대법원은 법률안 제정을 위해선 상하 양원 통과가 필요하고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입법적 거부는 한 개의 원(院)에 의해서도 행사될 수 있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기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으로 판시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983년 미국 대법원 판결에 의해 위헌 판정을 받은 입법적 거부는 지금 문제가 된 한국의 국회법 개정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의 입법적 거부는 의회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순간 해당 규칙(시행령)이 무효화된다. 반면 우리 국회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가 소관 부처로 하여금 처리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시행령까지 국회가 번번이 수정을 요구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추진은 악영향을 받게 되어서 국정이 마비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위헌 논리를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 대표기관이며 원래 입법기관인 국회를 국정을 마비시키는 집단으로 보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행령 제정을 대통령의 전적인 재량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 역시 큰 문제다”라고 말한다. http://goo.gl/nDdQzo

- [ 삼권분립의 진정한 의미 ]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개정 국회법의 핵심은 정부 시행령을 국회가 심사하고 수정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행정부의 곤혹스러움을 이해한다. 요컨대, ‘원칙주의자’인 국회가 ‘현실주의자’인 행정부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며, 이것은 행정부에겐 악몽이 될 것이다. 법률을 제정하기에도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정부나 심지어 민간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일하는 국회가, 법률보다도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행정입법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경우 국회가 행정부에 요구한 것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법보다 운용을 어찌 할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정치학자인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행정입법에 대한 의회제한(입법적 거부·legislative veto)은 후버 대통령이, 보다 많은 행정입법권을 보장받기 위해 의회에 먼저 안전장치로 제안한 것이라는 점이다. 의회에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행정입법 통제권한을 약속한 대신, 광범한 수준의 행정입법권을 넘겨받았던 것이다. 진정한 삼권분립은 삼부가 서로 경멸하며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과 고유한 영역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http://goo.gl/JJT7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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