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6일 경향신문

- [ 새정치 우윤근의 리얼 버라이어티 정치쇼 ]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이완구 신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눈물을 보였다.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훌륭한 파트너이자 인생선배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여야 협상 대표로 넉 달간 친해 졌을수도 있겠지만 야당 원내사령탑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다. 새정치연합이 인준 표결 직전까지도 “부적격자”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한 건 ‘쇼’였다는 말인가. 우윤근의 눈물 예능으로 한국 정치는 말그대로 ‘리얼 버라이어티 정치쇼’가 되어버렸다. http://goo.gl/0i0AQ4 

경향신문 1면 사진. 이완구 국무총리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하인사차 경례하는 경찰 출신의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을 향해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그 뒤에 앉은 한민구 국방장관이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 검찰의 끝없는 욕심, 아직도 배고픈가 ]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헌법에 명시된 영장청구 독점권’, 수사권과 경찰 및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 지휘권, 독점적 기소권, 독점적 공소유지권, 형집행권 등 재판을 제외한 모든 형사사법 기능을 다 틀어쥔 검찰이 정보 수집과 범죄예방 업무까지 손을 뻗치더니, 급기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을 넘어서는 대규모 ‘과학수사부’를 창설했다. 새로운 과학수사 기구가 필요하다면,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같은 기관에 법과학연구소 설립을 허용하고 지원하든지, 민간 법과학연구소를 인증하는 것이 옳다.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살림에 이중 삼중의 과학수사기관을 만들 필요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유병언 추정 시신, 세월호 참사 원인, 천안함 침몰 원인 등의 ‘사건’들은 검찰에 ‘또 하나의 국과수’가 없어서 의혹의 대상으로 남은 것이 아니다. 수사 절차와 과정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란 걸 아는지 모르는지… http://goo.gl/nM8h3s

- [ 원망도 어긋남도 없었다던데…우린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 우리의 고서 중 하나인 <삼성기(三聖記)>에 따르면 역사 이전 우리 민족의 원조로 알려진 천제한님이 ‘천해(天海) 동방 파나류산 밑에 한님(환인·桓因)의 나라를 세운’ 바 있는데, ‘땅이 넓어 남북이 5만리, 동서가 2만리’나 된다고 했다. 중종 때의 선비 이맥(李陌)도 <환국본기(桓國本紀)> 서두에서, 그 나라를 가리켜, ‘순리대로 잘 조화되어… 어려운 자를 일으키고 약자를 구제하여… 어긋나는 자 하나도 없었다’라고 썼다. 천해란 북해를 말하고 북해란 바이칼호를 말한다. 바이칼은 우리 민족이 최초로 이상적인 나라를 세웠던 그곳이다. 이맥의 <환국본기>엔 조상들이 바이칼 동쪽에 세웠던 ‘천제한님’의 나라는, ‘친하고 멀다 하여 차별을 두지 않았고, 윗사람 아랫사람이라 하여 층하를 두지 않았으며, 남자와 여자의 권리를 따로 하지 않았다’면서, ‘원망하거나 어긋나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고 되어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http://goo.gl/8BkehY

- [ 토론이 살아있는 경향 오피니언면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칼럼 <경제와 세상>에 ‘범죄수익 환수법’과 관련 전날 김상조교수의 경제시평에 대한 반론 칼럼을 게재했다. 스스로 글머리에 “김상조 교수를 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김상조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이고, 필자가 가장 아끼는 후배이자 동료다. 우리들은 또한 이 문제에 관해 이미 여러 차례 서로 팩트와 주관적 평가를 주고받으며 동의하는 부분과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이 서로 확인했던 팩트였고, 어디서 서로의 의견이 갈라지게 되었는가를 밝히고 독자들의 판단을 구하고자 함이다” 라고 밝히고 김상조 교수와의 공감과 이견을 정리했다. <‘범죄수익 환수법’에 대한 단상 http://goo.gl/xYp2gJ> 말그대로 지상 토론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칼럼은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의 글이다. 지난 1월 22일자 칼럼니스트 김경의 공개서한 <구원의 노신사님께 http://goo.gl/Aw2IAt> 에 대한 답이다. “저는 현실이 아무리 불만족스럽다고 할지라도 이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신통한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런 약속을 하는 사람들을 매우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김경의 트렌드vs클래식’에 답 함 http://goo.gl/jEq5HJ>  칼럼 필자들끼리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느낌이다.

- [ 껴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 서로 맞지 아니한 것을 적당히 갖다 맞추다는 의미로 ‘껴맞추다’를 많이 쓴다. ‘끼워맞추다’를 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껴맞추다’나 ‘끼워맞추다’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서로 맞지 아니한 것을 적당히 갖다 맞추다’는 뜻을 지닌 말은 ‘꿰맞추다’이다. ‘뀌어’의 줄임말로 ‘껴’를 사용해 ‘껴맞추다’로 쓰는 사람이 있다. ‘사귀어’나 ‘바뀌어’를 줄여 ‘사겨’ ‘바껴’로 쓸 수 없듯 ‘뀌어’를 ‘껴’로 줄일 수 없다. 우리말에는 ‘ㅟ’와 ‘ㅓ’의 준말 형태를 표시할 수 있는 음운이 없다. 입말뿐만 아니라 글말로도 많이 쓰는 ‘짜맞추다’도 사전에 없다. ‘짜맞추다’를 ‘짜(다)+맞추다’로 구성된 복합동사로 보면 쓸 수 있을 듯한데 사전은 ‘짜(서) 맞추다’로 쓰라고 한다. http://goo.gl/3bX8iL

 

 

Posted by jinokorea

2015년 2월 25일 경향신문

- [ 로또 당첨자, 어떤 사람들인가…] 로또 1등에 당첨된 10명 중 6명은 배우자에게 당첨사실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디. 복권통합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는 지난 한 해 동안 1등에 당첨된 384명 중 116명을 대상으로 당첨 직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만이 “당첨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식에게 알리겠다’는 14%, ‘친척에게 알린다’는 2%였고 40%는 ‘혼자만 알고 있겠다’고 답했다. 당첨금 사용처로는 ‘주택·부동산 구입’이 38%로 가장 많았다. 2014년 로또 1등 당첨자의 평균치는 서울·경기에서 사는 50대로 월평균 소득은 300만원 미만이었다. 직업은 자영업자에 기혼 남성이 많았고 84㎡ 이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1등 당첨자의 92%는 ‘본업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1등 평균 당첨금은 19억원이었다. 최고당첨금은 63억원, 최저는 8억원이었다. 1등 당첨자 10명 중 3명은 ‘조상꿈’을 꿨다고 응답했다. http://goo.gl/ANZ5Zj

- [ 국회의원, 무식의 소치 ] 우리나라를 ‘한국’이라 부르는 것은 애국심이 부족한 소치로서 ‘대한민국’으로 다 챙겨 불러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언제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1948년 제헌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로 시작한다. 대한민국이 기미 삼일운동으로 건립되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1949년의 공식 연호를 ‘민국 30년’으로 정한 것도, 삼일절을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과 더불어 4대 국경일로 삼은 것도, 대한민국이 ‘삼일운동으로 건립’되었음을 국가적으로 공인했기 때문이다. 삼일절을 ‘건국절’이라 명기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3월1일에 결정된 것이 아닌 데다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민족답게 개천절과 삼일절, 두 개의 건국절을 가졌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 전문도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이 삼일운동에서 기원한다는 인식을 그대로 승계했다. 그런데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건국절로 지정하자는 법안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65명의 발의로 국회에 제출돼 있다. 이들 대다수는 평소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했던 사람들이다. 제정신으로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고 무식의 소치일게다. http://goo.gl/4d2Tfm

- [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다? ] 장발장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분식집에 몰래 들어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고, 라면 10개를 훔친 도둑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신문·방송 등 언론에서도 70억원을 횡령한 청해진해운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징역 3년을 받았는데, 라면 10개 훔쳤다고 이보다 높은 3년6개월을 받았다며 소위 ‘장발장법’을 지적하고 나섰다. 법의 관용은 가진 자에게로 향하고 법의 엄중함은 안타깝고 힘없는 자들 앞에서 그 위엄을 과시한다. 사람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법이 마치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존재하듯 이렇게 경직되고 불평등하게 행사된다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다. http://goo.gl/RJ5KVc

[ 수도권 최악 전세 대란, 왜? ] 전세 찾아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 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전세의 월세 전환, 새집 공급이 물량 부족,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겁쳐 수도권에서는 최악의 ‘전세 대란’이 예상된다.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를 유지하는 대신 보증금을 수천만원씩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2%로 떨어지면서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 보증금으로 목돈을 받기보다 월세로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전세 보증금 2억원을 받아도 은행 정기예금의 이자수익이 1년에 500만원(연 2.5% 가정)이지만,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만원(월세전환율 6%)으로 바꾸면, 1년에 이자와 월세로 8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http://goo.gl/8iY4WR 


 

 

 

Posted by jinokorea

2015년 2월 24일 경향신문

[ 집권으로 가는 길, MAP이 필요해 ] 새정치연합이 살아나려면 문재인 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문·안·박(MAP) 혁신연대를 제안한다. “문·안·박 혁신연대는 당도 살고, 대선주자들도 살고, 지지층도 사는 삼생(三生)의 길”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대표는 권력을 나누고, 안철수 의원는 새로움을 더 하고, 박원순 시장은 시민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은 아직 독자적으로 집권하기엔 힘이 부족하다. 따로 움직이면 상대의 공격에 취약하다. 이철희 소장은 “대의를 위해 돕고 거들면서 동반성장하는 MAP 혁신연대는 집권으로 가는 지도(map)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http://goo.gl/uUFwBC

- [ 박원순 시장, 경찰에 입건 왜? ]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의 광화문광장 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해준 서울시 공무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사고의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자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농성을 보호해달라고 했던 정부가 보수단체의 고발을 빌미로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피고발인으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수사는 보수단체 ‘정의로운 시민행동’이 지난해 8월 박원순 시장 등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명시돼있는 ‘서울시는 시민이 평화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광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항을 서울시가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있는 천막 14개 중 서울시가 지원한 13개는 정부의 요청을 받고 설치한 것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고, 유가족이 설치한 1개는 농성이 끝난 뒤 필요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 ‘직무유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http://goo.gl/MXO3do 

- [ 진실은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 진실을 실현한다는 건 잉에보르크 바흐만의 소설 <빌더무트라는 이름의 사내>에 등장하는 판사 빌더무트처럼 ‘세계와 한 몸으로 일치’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항상 진실을 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물려받았다. 그는 판사직을 수행하면서 진실만을 선택해 왔다는 자부심을 지녔으나 같은 성을 지닌 살인자를 재판하는 과정에서 그가 지금까지 선택한 진실은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진실이 통용 가능한 대중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 진실과는 무관한 존재가 되어버림을 통감하면서 스스로 판사직을 그만둔다. 진실은 평범하다. 예를 들면 진실은 쌍용차 해고자들이 부당하게 잘렸고 힘겹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진실을 실현 한다는 것은 아무도 감당해 주지 않기에 그들이 직접 굴뚝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http://goo.gl/4yVD19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