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9일 경향신문

- [ 박정희 아들이 대통령 되는 줄 알았는데… ] 내가 초등학생일 때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정희였다. 1979년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초등학생인 나는 광화문에 나가 주저앉아 울었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박지만씨가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대통령이었고, 초등학생의 눈에 그는 왕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 오십을 앞둔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은 그의 딸이다. 여성학자인 정희진씨는 “내 생각엔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치적을 능가’할 듯하다. 이제까지도 레임덕이 없는 데다 그녀가 마음먹은 일은 국정교과서든, ‘창조 국방’이든, ‘배신자 응징’이든 거의 성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랑받기 때문이다. 야당 성향의 유권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녀를 정치인이나 대통령으로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비판이나 요구가 그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두려움과 사랑. 군주가 백성에게서 둘 중 하나를 쟁취해야 한다면, 당연히 두려움을 얻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영원한 이론’이, ‘조국 근대화를 이룬 아버지’의 딸에겐 적용이 안되는 것이다. 폭력 경찰이나 국민을 쏴 죽일 수 있다는 국회의원은 두렵지만, 그녀는 두렵지 않다. 사랑은 ‘박심(朴心) 투표’로 연결되고 여기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없으며, 선거는 그녀의 거의 유일한 정치적 능력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58gA79fn

- [ 천정배 신당, 동참자들 누구? ] 무소속 천정배 의원(61)이 18일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시민사회 출신 인사 32명의 추진위원 명단을 발표하고 창당의 돛을 올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추진위원과 지지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당 창당추진위 출범식을 열었다. 천정배 의원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무능하고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과 함께 한국 정치를 전면 재구성하는 정치혁명을 이루기 위해 개혁적 국민정당의 창당 추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신당 추진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이 소개한 신당 정책기조는 한국 사회의 독점·특권·부패·차별·폭력을 일소하는 ‘5대 개혁’ 추진으로 집약됐다. 일자리·교육·주거·건강·안전 등 국민생활의 5대 기본을 충실히 채우는 ‘국민기본정당’ 목표도 소개했다. 경향신문 정치부 박홍두 기자는 “천정배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을 포함해 전국에 걸쳐 후보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신당이 총선에서 야권 분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은 혁명적 파괴가 필요한 시기’라면서도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식은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연대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라고 전했다. ‘천정배 신당’ 참여자들 면면도 처음 공개됐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전홍준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대표 등 3명이 고문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 이해영(한신대)·신광영(중앙대) 교수, 국내 1세대 정보기술(IT) 전문가 이주헌씨를 비롯한 학계·법조계·시민사회 출신 32명이 이름을 올렸다. 개혁적 국민정당은 다음달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을 거쳐 내년 1월 공식 창당할 계획이다. http://me2.do/56L1Pdae 

- [ 경찰 힘으로 유지되는 권력이라면… ]현대 입헌민주국가의 철학적 기반은 ‘정당한 물리력 사용의 국가 독점’이다. 즉, 공공의 안녕과 개인의 생명, 자유 보호를 위한 공식적인 ‘힘과 위력의 사용’은 오직 국가만 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국가 공권력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목적’, ‘법과 절차’의 철저한 준수, 대화와 설득 등 다른 평화적인 수단을 다 사용하고 난 뒤의 ‘최후의 수단’이라는 조건을 갖춰야 하며,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정당성’을 상실해 ‘국가 폭력’이 된다. 국가나 개인 모두 정당한 목적을 위해, 법이 허용하는 수단과 방법 및 절차에 따라 다른 평화적인 수단을 먼저 고려하고,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물리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은 같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선거 때는 국민 통합, 복지 확대 등 온갖 약속을 다 하고 권력을 쥔 후에는 법 위에 군림하며 편파적이고 부당하고 무리하게 권력을 사용하는 정부와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 결국 참지 못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시민들과 경찰의 충돌이 무한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헌법을 준수하고, 주권자인 국민과 소통하며 그 뜻을 받들어 국가를 운영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해 국민통합을 이끌어내야 할 근본 책무는 다 하지 못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는 국민을 타박하고 오직 경찰력에 의존해 힘으로 억누르는 공권력은 정당성이 없다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me2.do/5f9YsSkc 

- [ ‘출근충’은 ‘갓수’가 부러워 ] ‘메신저 감옥, 출근충, 직장살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고단한 회사생활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2015년 직장인 신조어를 정리해 발표했다. ‘메신저 감옥’은 스마트폰 사용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 연락이 가능해지면서 생긴 말이다. 메신저 때문에 사무실 밖에서도 일과 상사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직장살이’는 신입사원이 상사의 꾸지람이나 선배, 동기들의 등쌀에 떠밀리며 힘든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시집살이’에 빗댄 말이다. ‘출근충’은 출근과 ‘벌레 충(蟲)’ 자가 합쳐진 말이다. 이른 새벽에 회사에 나가 밤 늦게까지 힘들게 일해도 적은 급여를 받고, 자기만의 시간도 갖기 힘든 직장인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표현이다. 반면 ‘갓수(God + 백수)’는 부모에게 받는 용돈으로 ‘신’처럼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하는 백수를 말한다.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가 결합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거나 공연 관람, 맛집 투어 등을 하며 도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워킹(walking)’과 ‘점심(lunch)’을 합성한 ‘워런치(walunch)족’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기운동을 하는 직장인을 가리킨다. ‘운도남·운도녀(운동화를 신는 도시 남녀)’ ‘운출족(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들)’ 등도 등장했다. http://me2.do/GYkJj83r 

- [ 유승준, 병역기피 죗값 치렀다? ]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씨(39)가 한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 11월18일 법원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21일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유씨는 자신은 외국인이 아니라 재외동포이므로 정부가 재외동포들에게 발급하는 ‘F-4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유씨는 LA 총영사관에 한국 비자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거부 이유도 고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변호인 측은 “행정기관이 주장하는 공익은 13년 이상의 입국금지를 통해 충분히 달성됐다고 보인다”면서 “이번 비자발급 거부는 행정청이 평생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의사로 볼 수밖에 없어 사법절차를 통해 부당성을 다투게 됐다”고 밝혔다. 군 입영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아 입대 예정이었던 유씨는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다. 그가 병역을 기피하려 했다는 비난이 일자 법무부는 유씨의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유씨는 같은 해 2월 인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뒤 13년째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http://me2.do/xfOSUE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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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8일 경향신문

- [ 문재인·안철수=화성남·금성녀 ] “누가 남자고 누가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 제목이 딱 알맞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62)와 안철수 전 대표(53)를 놓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 나오는 말이다. 당의 ‘대안 지도체제’로 논의 중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놓고 두 사람 사이에 ‘밀당(밀고 당기기)’이 오가지만 인식 차만큼 대화에서도 차이를 드러낸다. 문재인 대표는 11월18일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공천지분 나눠먹기는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박 연대를 한다고 해도 세 사람이 공천권을 나눠 갖는다는 뜻은 아니란 얘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공천 문제를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문·안·박 연대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공정성장을 위한 공정3법’ 토론회 후 “문 대표는 공천에 돌입하자고 하는데, 저는 당의 큰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도 문·안·박 연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문·안·박 역할을 놓고도 두 사람 말은 ‘같은 듯 다르다’. 문 대표는 사석에서 “안 전 대표가 하고자 하면 어떤 일이든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저한테 자리를 준다든지 하는 건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이라고 했다. 두 사람 대화를 두고 상대방 없이 자기 얘기만 하는 ‘동문서답’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가 그만큼 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http://me2.do/FvCfD1jb

- [ ‘세월호’도 이랬더라면… ]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수라바야시의 탄중페락항에서 16일 대형 페리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팀이 즉각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인 결과 승객과 선원 175명 전원이 구조됐다. 사진 속 승객들은 기울어진 배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줄지어 탈출하고 있다. http://me2.do/5nnA27FR 

- [ 금수저·흙수저, 사실이었네… ] 부를 축적하는 데 있어 스스로의 노력보다 부모로부터 상속받는 재산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자수성가’할 기회는 점점 줄고,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더 확연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월17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 논문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불평등 문제를 세계적으로 공론화한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제안한 방법을 이용해 한국인의 자산에서 상속 자산의 기여도가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부의 축적에서 상속·증여가 기여하는 비중은 1970년대 37.3%에서 1980~1990년대 27~29%로 떨어졌다가 2000년대에는 42%로 빠르게 상승했다. 총자산이 100만원이라면 1980년대에는 27만원이 부모에게 상속받은 것이고 나머지 73만원은 저축 등으로 모은 것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상속으로 쌓인 자산이 42만원으로 늘어나고 스스로 모은 자산은 58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http://me2.do/xNkYM3T1 

- [ 격이 다른 조선의 ‘섹스책’ ] “(1624년) 중국 사신의 예물 중에 상아로 만든 나체 인형이 있는데 작동시키면 성교하는 형상이 됐다.” 박양한의 <매옹한록>은 “인조가 ‘중국이 우릴 무시한 것’이라면서 ‘이 망측한 물건을 당장 부숴버리라’는 명을 내렸다”고 전했다. 실학자 이규경은 “명나라 말부터 남녀의 기기묘묘한 체위를 그리거나 조각한 춘화가 유행했다”며 “춘화가 ‘보는 이로 하여금 성욕을 발동시켜 흥을 돋운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규경은 자신은 실제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는 화법으로 ‘춘화(春畵)’의 효시를 전하고 있다(<오주연문장전산고>). 조선 후기, 즉 숙종-영조-정조대는 사치향락의 풍조가 풍미했던 시대다. 당시 매춘부(창기)에게 홀딱 빠진 현령(읍장)이 본부인에게 맞아 팔이 부러졌다는 불상사가 <숙종실록>에 등장할 정도였다. 또 ‘비구니 절이 여염집 과부의 탈선의 무대가 되고 자색이 곱다는 민간의 여인들까지 몸을 팔아 관료들의 돈을 빼앗을 정도’(<영조실록>)였다. 절(寺)이 탈선 여인들의 섹스파티장이 되고, 때로는 꽃뱀이 되어 공무원들의 등을 쳤다는 믿기 어려운 실록기사가 등장한 것이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조선의 춘화는 바로 이런 사회 분위기를 숙주로 삼아 제작·유포됐다. 대표적인 춘화첩인 <건곤일회도첩>의 서문을 쓴 역관 이상적은 ‘빼어난 여색은 반찬이 된다는 말은 1000년을 두고 내려오는 아름다운 이야기’라면서 ‘그대의 책상 아래 이 화첩을 드리니 날마다 부드럽게~맛보라’고 했다. 그런데 조선의 춘화가 중국·일본처럼 노골적이거나 변태적이지는 않았다. 한량과 건달, 비녀(婢女)와 양반, 승려와 노부부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그저 풍속화의 일부분처럼 묘사된다. 노부부의 안타까운 성 행위, 탕건을 쓴 노인과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에서 현실성과 해학성을 맛볼 수 있다. <운우도첩>에서 보듯이 단순 성행위뿐이 아니라 바위와 나무 같은 자연물들도 음양의 이치를 묘사하는 도구가 된다. 심지어는 남녀 간의 행위를 직접 묘사하지 않고 사랑채 문밖에 가지런히 놓아둔 신발 두 짝만을 그린 춘화도 있다(<운우도화첩>). 이 역시 조선 춘화만이 지닌 특유의 기법이다. 그러니 조선의 춘화를 그저 ‘남녀 성행위를 묘사한 포르노그래피’만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라 할 수 있다. 외설이 아니라 예술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me2.do/xVegqLxT

- [ 내 안에 ‘나’는 없다 ]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충복은 오로지 자신들이라며 목청을 높인다. 우리는 자나 깨나 국민만 생각한다. 저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는다. 어느 쪽이 옳을까? 보수와 진보 가운데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면, 정답이 빤히 보이는 문제다. 우리가 옳고 저들이 틀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온 국민의 절반이 나라 망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삼는 ‘수구꼴통’ 혹은 ‘좌빨’이라면, 우리나라가 아직 안 망한 게 신기할 노릇 아닌가? 사실, 나는 공동체의 이득을 추구하지만 남들은 사사로운 이득에 집착한다는 믿음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내 두뇌 안에 있는 자아 혹은 영혼이 내 모든 행동을 통제해 나를 올바르고 유능한 사람으로 처신하게 한다는 이러한 믿음이 왜 틀렸는지 살펴보자.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과 티머시 윌슨은 쇼핑몰의 설문조사를 가장해 소비자들에게 탁자에 놓인 스타킹 4개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게 했다. 스타킹들은 사실 모두 똑같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몰랐다. 실험 결과, 소비자들은 맨 오른쪽에 놓인 스타킹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즉 스타킹의 품질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위치 때문에 맨 오른쪽 스타킹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왜 그 스타킹을 골랐는지 물어봤을 때 위치 때문에 골랐다고 답한 소비자는 아무도 없었다. 소비자들은 자기가 고른 스타킹이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스타킹들보다 분명히 더 우수한 제품이어서 골랐노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 이 실험은 마음속의 중앙통제실에서 홀로 근무하는 자아가 계기판을 일일이 조작해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런 자아는 없다. 최근의 심리학 연구들은 인간의 마음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관료조직을 닮았다고 말한다. 각자 맡은 소임을 묵묵히 처리하며, 다른 부서의 내막은 잘 모르는 여러 부서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이 인간의 마음이다. 마음은 이사회, 홍보부, 대변인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이 중 홍보부가 하는 일은 조직이 어떻게 행동했건, 이는 모두 합리적인 이유 혹은 공동체를 위한 선의에서 비롯되었다며 그럴싸한 이야기를 사후에 지어내는 것이다. 대변인은 이렇게 꾸며낸 이야기를 외부에 선전한다”고 말한다. http://me2.do/IMeCfZ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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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7일 경향신문

- [ 시민 사살해도 괜찮은 선진국? ] “선진국에선 총을 쏴 시민들이 죽어도 정당하다고 한다.” “시위 해결 못하면 테러도 못 이긴다.” 여당 의원들의 ‘때는 이때다’식 막말이 도를 넘었다. 지난 11월14일 서울 광화문 등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불법·폭력시위로 몰아세우며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에까지 연관짓는 등 ‘억지 논리’를 내세웠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58)은 16일 “미국에서는 경찰들이 총을 쏴서 시민들이 죽는데 80~90%는 정당하다고 나온다”며 “이런 것이 선진국 공권력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당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회의에서 민중총궐기 집회를 비판하며 “폴리스 라인을 벗어나면 미국 경찰은 그냥 막 패버린다. 그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받는다”고 했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상경한 60대 농민이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져 있는데도, 농촌 지역구 의원이 “총 쏴 죽어도”라며 막말을 한 것이다. http://me2.do/xCu0JKF3 

- [ 개헌의 걸림돌은 박 대통령 ] 작년 10월 김무성 대표는 2015년 초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가 청와대의 반발에 직면해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죄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개헌론이 불거지고 있다. 한동안 금기어이던 개헌이 다시 정치 아젠다로 등장하는 것부터가 변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한민국의 보수는 내각제를 염원해왔다. 내각제를 통해 일본의 보수처럼 안정적인 장기집권의 기반을 만들고 싶어 한다. 3당 합당도 이 염원의 반영이었다. 하지만 여권이 주도했기에 권력연장의 음모로 비쳐져 계속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엔 야당이 먼저, 게다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사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에 적극적이다. 대통령 권력을 줄이고 자신들의 권력을 늘리고 싶은 탓이다. 호조건은 또 있다. 강력한 대선주자가 없다. 개헌에 제동을 걸 이른바 거부권 행사자(veto player)가 없다는 얘기다. 현재 개헌의 걸림돌은 박 대통령의 반대다. 이는 곧 대통령이 동의하기만 하면 개헌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관건은 박 대통령의 선택인데, 어떻게 할까? 총선이 끝나면 대통령도 OK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근 박 대통령이 여권을 ‘박근혜 1인 체제’로 거칠게 재편하고, 물갈이에 나서는 걸 보면 그는 레임덕을 순리로 받아들이거나, 퇴임 후를 조용히 보낼 것 같지 않다. 끝까지 현실정치의 행위자로 운신하려는 ‘기운’마저 느껴진다. 이 때문에 그에게 개헌은 아주 강렬한 유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http://me2.do/FeHP4tgs

- [ 책벌레의 ‘멸종’ ] 나폴레옹은 전쟁터에 나설 때 ‘책마차’를 끌었다. 이집트 원정 때는 책 1000권과 수백명의 사서와 고고학자들까지 데려갔다. 나폴레옹의 사서(司書)는 신간을 준비하고 있다가 명을 받으면 곧바로 대령했다. 외딴 섬인 세인트헬레나 유배 당시 나폴레옹의 재산목록에는 8000여권의 장서가 들어있었다. 죽은 뒤 유배지 서재엔 2700권이 꽂혀 있었다. 그 때문인지 철학자 헤겔은 독일을 침공한 나폴레옹을 바라보며 ‘저기 백마 탄 세계정신이 지나가고 있다’고 감탄했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나폴레옹과 같은 독서광들은 책벌레(종이벌레·두魚子)니,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看書癡)니, 책을 지나치게 탐한다는 서음(書淫)이니 하는 수식어를 무척 좋아한다. 조선 중기의 문인 이식은 ‘어릴 적부터 몸에 밴 문자벽을(兒時文字癖) 늙었는데도 아직 잊지 못한다(歲晩未能忘)’고 했다. 다산 정약용 역시 ‘촌에 처박힌 늙은이(정약용)는 뜻이 있다면 서책만을 치우치게 좋아한다(有志簡編지是癖)’(<다산시문집>)고 했다. 토정 이지함은 병중에도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은 성혼에게 ‘공의 독서벽은 마치 여색(女色)을 탐하는 성벽(性癖)과 같다’고 했다. 몸조리에 힘쓰라는 충고였지만 성혼에게는 극찬으로 들렸을 것이다. 선현들은 왜 책을 그다지도 좋아했을까. 프랑스의 문인 뒤퐁의 말처럼 ‘글이 곧 사람’이며,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표현처럼 ‘한 인간의 존재는 그가 읽은 책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로마의 정치가인 키케로는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고 했다.  도서정가제 시행 1주년을 맞았지만 출판시장의 불황은 여전하다. 중소서점의 매출이 약간 올랐지만 전체 도서판매량이 감소세라는 것이다. 도대체가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니 백약이 무효가 아닌가 싶다. ‘서가의 책 한 권을 골라 눈에 띄는 문장부터 그냥 읽어라. 이해할 수 없어도 그 책이 서가 어디에 꽂혀있는지 기억해두라. 책은 당신의 친구가 될 것이다.’ 새삼 윈스턴 처칠의 말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http://me2.do/59ckLOHK

- [ “폐암이랑 뇌졸중 한개씩 주세요” ] ‘흡연이 곧 질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금연 홍보 동영상이 지상파 TV 등을 통해 공개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부터 방영된 1차 금연광고에 이어 금연 필요성을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한 2차 TV 캠페인 영상을 18일 공개한다고 11월16일 밝혔다. 이번 영상의 등장인물들은 담배를 구입할 때 “담배 하나 주세요”라는 말 대신 “폐암 하나 주세요” “후두암 1미리 주세요” “뇌졸중 두 갑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자아는 유리벽에 갇혀 ‘그래서는 안된다’고 절규한다. 담배를 구입하는 것은 질병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장면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금연 결심을 연말·연초에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해 2차 광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http://me2.do/IIAVL0nr 

- [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 11월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안전대상 시상식’에서 이동현 경향신문사장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한국안전인증원 김창영 이사장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하동명 세명대 소방안전공학 교수 등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안전인증원은 매년 안전경영시스템, 소방안전, 건축·방화안전, 에너지 안전관리, 피난·자연재해안전 등 5개 분야에 대한 다면평가를 통해 각종 재난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기업과 개인, 단체를 선정해 대한민국 안전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http://me2.do/5XlFqGTy 

- [ 매달 고기 한 근씩 떼어내… ] 매달 세 번째 화요일이면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 몇몇 정육점 주인들은 성동구청에서 보낸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는다. ‘내일은 나눔의 날입니다. 많이 참여해주세요.’ 메시지를 확인한 정육점 주인은 다음날 아침 출근해 냉장고에서 좋은 고기를 골라 600g 남짓을 끊어서 잘 포장해뒀다가 구청 직원이 방문하면 고기를 내준다. 구청 직원은 마장동 내 정육점 40여곳을 돌면서 주인들이 준비해둔 것을 모은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은 고기와 뼈는 인근 복지관과 자립센터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의 식사 재료로 쓰인다. 마장동 정육점의 고기 기부는 2010년부터 5년을 이어왔다. 지난 5년간 이웃들에게 전한 고기 양은 13t에 달하고 그동안 마장동 정육점 주인들이 기부한 고기는 6만여명(누적인원)에게 전달됐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희정 사회복지사는 “처음 고기를 받았을 때는 한 번에 그칠 줄 알았는데 오랫동안 지속돼 놀랍다”며 “매주 배분받아 장애인들과 고기 반찬을 만들어 먹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동 금남시장에서도 매월 같은 기부가 이어진다. 빵집은 빵을, 과일가게는 과일을 조금씩 내놓고 이웃들과 나눈다. 2011년부터 시작된 금남시장의 먹거리 기부에 1400여곳이 참여했고 2만5000명이 이를 나눠 먹었다. http://me2.do/FkMyoJCZ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