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일 경향신문

- [ 목민관 자격 없는 홍준표 ] 다산 정약용은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라 했다. 덧붙여 “다른 벼슬이라면 몰라도 목민관만은 자청할 수 없는 자리”(<목민심서> ‘부임’)라 했다. 임금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의 책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파한 것이다. 1491년 성종은 부임지로 떠나는 목민관들에게 “제발 욕심없이 백성을 다스리라”고 신신당부했다. 성종은 ‘백성을 구휼하는 것’을 목민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1529년 중종은 “방백(도지사)과 수령이 어질면 백성에게 근심이 없고, 어질지 못하면 백성이 괴롭게 된다”고 단정했다. 다산은 “목민관은 틈나는 대로 정신을 집중하고 생각을 가다듬어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릴 방책을 연구해서 지성으로 선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말을 줄이고 성내지 말며, 너그러워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가롭게 놀이를 즐기는 것은 백성들이 기뻐하는 바가 아니니, 늘 몸가짐을 단정히 하라”고 주문했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성완종 리스트’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오는 9월 시·군 공직자골프대회를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르스 국면에서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주민소환 움직임을 두고는 ‘주민소환은 좌파들의 전유물이 아니냐’라고 했다. 독불장군에게는 오래된 가르침도 소용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성종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구휼은 팽개치고 성내지 말고 너그러워야 한다는 다산의 가르침도 모르쇠다. 그러면서 한가로이 놀이를 즐기려 한다. 백성들이 기뻐할까? http://goo.gl/zn9EB5

- [ 50억 포기하고 의리 선택한 최용수 ] 프로축구 FC서울의 최용수 감독(42)이 중국으로 갈뻔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연봉 50억을 포기하고 신의를 선택했다. 장쑤가 내건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연봉 20억은 현재 연봉 3억원(추정치)보다 무려 7배 가까이 많은 엄청난 금액이었다. 또한  감독 연봉 20억원은 한국 스포츠 사상 전대미문의 천문학적인 액수다. 한국 축구 감독 사상 최고 연봉을 받았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1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청용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팰리스 알란 파듀 감독(약 14억원)의 연봉보다 높다. 유럽 빅리그의 중위권 팀 감독 정도의 몸값이다. 현재 프로축구 감독 최고 연봉은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의 6억원(추정치)이다. 프로야구에서는 김성근 한화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 등이 받고 있는 5억원이 최고 연봉이다. 프로농구에서도 ‘만수’ 유재학 감독이 지난 시즌 뒤 5억원(추정치) 선에서 재계약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최 감독은 돈으로는 살수도 없는 ‘삶의 가치’를 얻었다. http://goo.gl/lQCg7a

- [ “그리스 과잉복지”는 헛소리 ]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연금이었다. 국내 일각에서도 이번 구제금융 협상 결렬의 원인이 마치 그리스 연금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인 것처럼 묘사된다. 그리스에 급파된 경향신문 정유진 기자는 “과연 그리스의 국가부도가 포퓰리즘 때문에 ‘과잉복지’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도박’ 때문일까. 수도 아테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신타그마 광장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벤치나 난간 곳곳에 앉아 있는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중 한 명인 퇴역 장성 니코스(63)는 18세부터 군생활을 시작해 58세에 은퇴했다. 원래 그의 연금액은 은퇴 전 월급의 80% 수준인 2500유로(약 311만원)였다. 한국의 국민연금 제도가 매달 급여의 4.5%를 떼가면서도 은퇴 후 소득의 46%밖에 돌려주지 않는 것과 비교해 보면 많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옛날 얘기다. 현재 그는 1300유로(약 162만원)의 연금만을 받고 있다. 2011년 이후 유로존의 긴축 요구로 불과 4년 만에 3차례에 걸쳐 40% 넘게 깎였기 때문이다. 그리스 연금 수령자의 45%는 빈곤선인 월 665유로(약 83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고 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그리스 전체 가구의 절반인 49%는 주 소득원이 노인들의 연금이란 사실이다. 총실업률이 26%, 특히 청년실업률이 50%에 달하면서 그리스 전체가 심각한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전체가 노인 연금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이 그리스 사회의 가장 큰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독일 등 유로존 국가들은 이번 구제금융 협상에서 여전히 더 큰 폭의 연금 삭감을 요구했다. 그리스인들이 분노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전한다. http://goo.gl/b2HC81 

- [ ‘호갱님’ 된 한국 ] 한국은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35가 1970년대에 개발된 F-16 전투기를 상대로 한 모의 공중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패배해 논란이 일고 있다. F-35는 한국도 7조원의 예산을 들여 40대를 구매하기로 한 전투기종이다. 미군은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 F-35와 F-16의 근접전 훈련을 실시했다. 17차례 모의 공중전을 실시한 결과 F-35는 F-16보다 상승속도가 나지 않아 적기를 쉽게 공격하지 못했고, 적기의 공격도 피하지 못했다. 반면 F-16은 F-35의 25㎜ 기관포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시뮬레이션대로라면 구세대 전투기보다 못한 차세대 전투기를 를 7조원이나 들여 40대나 사게 될 한국은 ‘호갱님’이다. http://goo.gl/Sxb4QM

- [ 대학을 죽이는 기업들 ] 대학의 체육학과에서 야구와 관련 수업을 열심히 듣고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이 있다고 치자. 유명 프로야구 구단이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이 학생이 야구를 잘할 것으로 생각하고 스카우트를 했는데 막상 경기를 시켜보니 잘못 뽑은 것으로 판명 됐다. 야구에 대한 지식은 많고, 과학적인 분석도 잘하는데 막상 야구를 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구단은 대학에 불평을 늘어놓는다. 도대체 대학에서 교육을 어떻게 시키기에 뽑아서 바로 써먹을 인재가 안 나오느냐고. 정치학과 출신이 정치와 관련된 직종을 택할 확률은 높지만 정치학과를 나왔다고 정치 현장에 바로 투입하면 정치를 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치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잘 아는 것과 ‘현장에서’ 잘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서의 재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요즘 기업에서는 학생들이 관련 전공학과를 나오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달라고 대학에 요구한다. 현장 전문가가 아닌 학문 전문가인 교수들에게 학문이 아니라 현장을 가르치라고 한다. 대학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다.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창조적 대안을 찾아내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다. 기업이 재교육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대학에 할 수 없는 것을 자꾸 요구하게 되면 대학도 죽고, 학생도 죽는다”고 말한다. http://goo.gl/YEh9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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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일 경향신문

[ 정치인, 문화적 정신질환자 ] 좋은 국가란 어떤 곳인가? 부를 축적한 국가라면 중동 산유국이 되겠고 풍광이 아름다운 국가라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도 많다. 과연 그런 나라가 좋은 나라일까. 국가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이먼 앤홀트는 ‘좋은 국가’의 기준으로 한 나라가 자국민이 아닌 나머지 인류에게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따진다. 기후변화, 인권, 테러리즘 등 세계화가 수반하는 엄청난 도전들에 대한 국가들의 반응속도는 기대 이하로 느리기만 하다. 그는 그 이유로 개별 국가를 지배하는 법률과 정치인들의 시야가 영토라는 협소한 울타리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정치인들이 국내 문제에 매몰되어 지구적인 문제의 해결에 무관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앤홀트는, 첫째 그들을 뽑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것을 원하고, 둘째 정치인들의 상당수가 공감 능력이 부족한 문화적 정신질환자들이며, 셋째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가 양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 바보 같은 생각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은 국내 문제를 국제적인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한다. 앤홀트가 만든 ‘좋은 국가 지수’는 과학기술, 문화, 국제평화와 안보, 국제질서, 기후변화와 환경, 번영과 평등, 건강과 웰빙이라는 7개의 항목별로 각각 5개의 지표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의 평가 결과를 보면 한국은 47위이다. 케냐, 과테말라, 가나 등이 한국보다 좋은 국가로 평가되었다는 사실은 좋은 국가란 돈이 아니라 품격의 문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http://goo.gl/x8fX1d

- [ 유일하게 ‘탐정’ 금지하는 나라 ] <셜록 홈즈>, <조선 명탐정> 등 너무도 친근한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들이 대한민국에 실존 한다면 그들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누구든지 정보원, 탐정,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해 영업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독립적 민간인’으로 비밀과 미스터리를 해결하고 진실을 발견해 나쁜 사람을 혼내주고 억울한 사람을 구해주는 만화 속 ‘명탐정 코난’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우리 아이들에게 ‘그건 형사처벌 받는 불법’이라고 설명해야 한다는 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OECD 국가 중 탐정을 금지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학계에서도 ‘탐정업 자체를 불법화해 처벌하는 우리 상황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고 있으며, 오히려 민간 조사 활동을 음지로 밀어내 부작용과 피해를 통제하지 못할 수준으로 키워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http://goo.gl/Z4cMsc

- [ 청년정치에 투자하라 ] 도대체 한국 정치의 희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틈만 나면 정치혁신을 외친다. 그러나 뭔가 제대로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화를 주도해 온 586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자기 세대가 일군 민주화의 성과가 광기 어린 권력의 횡포 앞에 무참히 짓밟히고 말살되는데도 이들은 깊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실상 실종 상태다. 고원 서울과기대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한국 정치가 걸어야 하는 마지막 희망은 청년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들 세대를 가리켜 ‘88만원 세대’라고 부르며 무기력하고 정체성이 없는 집단으로 묘사해 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한국 선거정치에서 청년세대의 파워는 매우 치명적이었다.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 치러진 거의 모든 중대 선거는 강력한 세대구도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은 21세기 들어 한국 정치의 변화를 만들어 온 주역이었다. ‘노무현 바람’을 일으킨 것도 이들이었고,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정권을 향한 심판 동력을 만들어낸 것도 이들이었다. 지난 대선을 강타한 ‘안철수현상’의 돌풍을 일으킨 것도 이들 세대였다. 우리가 국가공동체를 위기에서 구하려거든 청년정치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586세대가 386이었을 때 처럼, 이제 청년들이 정치의 주역으로 나서야 할 때다. http://goo.gl/pnKqPL

- [ 여자 정부 ] 2016년부터 공직사회에 ‘여초시대’가 열린다. 인사혁신처는 2014년 말 기준 행정부 국가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31만860명을 기록해 전체 49.0%에 달했다고 1일 밝혔다. 공무원 2명 중 1명은 여성인 셈이다.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2000년 35.6%에서 2005년 43.3%, 2010년 47.2%, 2014년 49.0%로 매년 높아졌으며, 2016년에는 남성을 넘어설 것으로 인사혁신처는 전망했다. 직종별로는 교육직이 69.3%로 가장 많았고, 일반직 32.9%, 외무직 29.1%, 검사 26.8%, 경찰 8.8%, 정무직 6.7% 등이었다. http://goo.gl/QAdsMx 

- [ ‘국가부도’ 그리스 가보니… ] 경향신문 국제부 정유진 기자가 ‘국가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도착, 혼돈에 빠진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그리스 아테네 중심부, 정부청사와 의사당이 밀집돼 있는 신타그마 광장은 7월5일 구제금융 협상안 수용 여부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시위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격전지’다. 7월1일 낮 찾은 신타그마 광장 일대에서는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는 최근 외신 보도와 달리 반대 목소리가 매우 커 국민투표 결과를 가늠할 수 없어 보였다. 이날 발표된 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중 54%가 반대표를, 33%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혀 1주일 만에 반대 여론이 찬성을 큰 폭으로 앞섰다. 셔터를 내린 재정부 청사 앞에서는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긴축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손팻말을 들고 개별 시위를 벌이는 할머니들도 있었다. 한 무리의 시위대는 그리스은행 앞으로 간다면서 가두행진을 했다. 수많은 외신기자들이 시위대와 뒤섞여 취재경쟁을 벌였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지난 5년간의 고통스러운 긴축을 더는 견딜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직원 20명짜리 기술업체 회사 사장이었던 그리스토스 파파아타나시우(57)는 ‘긴축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내 바지를 한번 보라’며 누덕누덕 기운 자신의 바지를 가리켰다. 그는 긴축으로 인한 경제난 때문에 공사 수주를 따내지 못해 회사가 망했다고 설명하며 ‘연금으로 생활하는 부모님의 원조를 받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그리스 ‘복지병’의 주역이라고 비난받았던 연금 수급자들은 이처럼 직장을 잃은 자녀까지 부양하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http://goo.gl/ESg3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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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일 경향신문

- [ 박정희의 후계자 박근혜 ] 1961년 5월16일 군사쿠데타로 청와대를 장악했던 박정희 소장. 그는 시청 앞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 2년 동안만 군정을 한 뒤에 민정에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비밀리에 김종필에게 지시했다. 공화당 창당 등 쿠데타 세력의 정치참여를 위한 철저한 준비를 은밀하게 시작했다. 2년 뒤 박정희와 김종필은 군복을 벗고 정치에 참여했다.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정치를 하니 약속 위반은 아니라고 했다. 1969년 9월14일 새벽 2시 국회 별관. 박정희의 개인적 정치도구로 전락한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3번 연임을 골자로 한 3선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김대중의 강력한 도전을 받았던 박정희는 1971년 대선 마지막 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마지막”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1972년 10월 자신의 영구집권을 토대로 한 유신체제를 선포했다. 박정희의 절대권력 시대가 열렸다. 유용화 동국대 대외교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피살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박근혜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시작하던 때는 1974년, 그녀의 나이 22살이었다. 절대권력자 박정희 옆에서, 권력을 어떻게 연장하고 지켜나가야 하는지 그 생리를 철저하게 배웠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투쟁과 관련된 후계자 수업을 박정희가 시켰는지, 안 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박정희가 살아서 권력을 넘겨주었다면 그의 딸 박근혜가 1순위가 아니었을까 싶다. 독재 권력자의 생리상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부친의 죽음을 맞고 나서 20여년 뒤, 정치인 박근혜는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세습받지 않고 스스로 선거에 나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선 배경은 작고한 부친의 후광이 절대적이었지만, 하여튼 그녀는 합법적인 임기 5년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당시 미국의 타임지에서는 ‘독재자의 딸’로 기사 제목을 뽑았다”라고 회고한다. http://goo.gl/eWXPbb 

사진을 누르시면 <[광복 70주년 특별기획 - 김호기·박태균의 논쟁으로 읽는 70년](13) ‘5·16’은 쿠데타인가 혁명인가>로 연결됩니다.

- [ 박근헤 대통령의 정치 혐오 ] 대통령은 과연 정치인인가? 매우 단순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그 대답이 간단치는 않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이기 때문이고, 국민 모두의 지지로 당선되지는 않았어도 국민 모두를 대의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부분(part)’을 일컫는 말에 뿌리를 둔 정당, 혹은 정파란 말은 애초에 대통령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 정치인들을 하나로 묶어 공격한 대통령은 매우 탈정파적이었고 도덕적 우월성에 대한 확신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초월적이었다. 정치학자인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를 공격한 국무회의 발언에서 가장 놀랍게 느낀 것은 박 대통령의 짙은 정치혐오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은 변하지 않을 사실이며, 여전히 새누리당의 핵심 지도자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진정한 미래의 비전을 정책으로 구성하고 실현하는 것은 혼자서는 불가능하고 자신의 정당에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그리고 그 정당을 통해 이어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후보자가 정당과 같이 비전을 만들고, 이를 정책적 공약으로 구체화하며, 선거에서 평가받는 과정, 이것을 당선 후 구현하고 재평가받는 과정을 책임정당제라고 부른다. 한국 정치의 비극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정당을 통해 당선된 후, 자기 정당을 ‘초월’하고, 이후에는 다시 그 정당에 의해 부정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는 사실이며, 이것이 쉽사리 가까운 시일에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http://goo.gl/PesPZV

- [ 대통령의 국무회의 사유화 ]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임기가 보장된다. 의회의 불신임 결의에 따라서 정부가 교체되는 의원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제 국가에선 아무리 무능하고 오만한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임기 내에 교체할 방도가 없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6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석상의 발언은 장소, 절차, 그리고 내용이 모두 잘못됐다. 무엇보다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하는 자리이지 대통령이 억한 심정을 표출하는 장소가 아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폭탄선언을 하려면 대통령은 비서실장, 정무, 홍보 등 비서관들과 사전에 협의를 했어야만 한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장도 현장에서 비로소 그 내용을 처음 들었다고 하니 블랙 코미디라고 하겠다. 국회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상황이라면 국무회의는 최소한 논의는 하고 통과시켜야 한다. 대통령의 격앙된 발언이나 듣고 침묵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국무회의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말한다. http://goo.gl/UtnPsm

- [ 쪼개진 대구 민심 ] 경향신문 정치부 유정인 기자와 전국사회부 박태우 기자가 대구민심을 둘러봤다. 6월30일 오후 1시 대구 동구 방촌시장 앞 횡단보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지역구(대구 동구을)의 민심이 모이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현수막 전쟁’이 한창이었다. 오전까진 건널목 앞에 “동구주민이 선택했습니다. 유승민 국회의원님 힘내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렸다가 철거됐다. 전날엔 반대로 “은혜를 모르는 유승민! 즉각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가 역시 철거됐다. 동구을 주민들은 유승민 원내대표를 친근하게 느끼고 ‘차세대 리더’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하지만 2005년 10·26 재·보궐선거 지지유세에 나선 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이 악수 공세에 퉁퉁 부은 손을 내밀며 유승민 후보 지지를 호소하던 것을 기억하는 이도 많다. 그래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 때문에 (의원) 된 거나 마찬가진데, 배은망덕한 사람” “박 대통령이 이래 마이 해줬는데 배신한 거죠. 다음 총선에도 유승민이 새누리당 달고 나오면 안 뽑아주야겠다 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반대로 박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민심도 만만치 않다. “박 대통령 스스로 대한민국과 결혼했다 카면 국가 전체를 생각해야지 그 카면 안된다. 차라리 불러가, 타이르는 게 낫다” “바른 소리 한다고 대통령이 원내대표를 자른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시민들도 있다.  대통령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대구 중심가로 이동할수록 확산됐다.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회사원 권동철씨(34)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몰아붙이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대통령의 감정 섞인 독설에 등골이 싸늘했다”고 말했다. http://goo.gl/NscHOu 

- [ 돈이 곧 생명인 탓에… ]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인 그리스에 뱅크런이 빚어졌다. 뱅크런의 기원은 1600년대 영국 찰스1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 세공업자인 골드스미스가 약속어음을 대량 발행한 뒤 일시에 상환요구를 받자 파산한 게 시초였다. 골드스미스는 현재의 은행, 약속어음은 예금, 일시 상환요구는 뱅크런으로 볼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때는 연쇄적인 뱅크런으로 은행 1만개가 사라졌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 종금사 연쇄부도로 뱅크런이 있었다. 70년 전 일본이 패전해 한국에서 철수하기 직전에도 일본인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앞다퉈 빼가던 뱅크런이 발생했다. 안호기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예금자는 은행이 내 돈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이자까지 붙여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은행은 돈 거래에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건물을 대리석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뱅크런은 은행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 때, 공포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은행에 돈이 계속 묶여 있다고 목숨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뱅크런이 일어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생명인 탓에 그런 모양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REUpm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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