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4일 경향신문

- [ 대한민국 수학여행 잔혹사 ] 1963년 10월23일 여주 신륵사 앞 남한강 조포나루터, 찢어진 일기장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내일 소풍을 간다. 참 재미있을 거야. 부처님도 있다고 하는데 무슨 소원을 빌까? 중학교 합격? 그렇지 않으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잠이 안 온다.” 일기장은 안양 흥안국민학교(초등학교)의 여학생의 것이었다. 소풍 전날의 설렘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안국교 5, 6학년은 이날 신륵사로 소풍을 갔다. 귀갓길에 어린이와 교사, 학부형 등 150명이 나룻배를 탔다. 기우뚱, 한 차례 흔들리던 나룻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49명이 익사했다. ‘대참변’, 경향신문 10월24일자 1면과 6, 7면은 먹빛이었다. 참사 원인은 정원 2배 초과, 나룻배를 밀어주던 모터보트의 과속 등 어이없는 것들이었다. 국민들의 충격과 슬픔은 컸지만 당국의 반성과 대책은 시늉뿐이었다. 장정현 경향신문 콘텐츠에디터의 <경향으로 보는 ‘그때’>는 참혹한 수학여행의 역사 위에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오버랩 시킨다. 그리고 전국 초·중·고의 70% 가까이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수학여행은 성적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아주 잠깐 누리는 자유시간이다. 집을 떠나본다는 것, 친구들과 함께 잠을 자본다는 것, 토함산이나 성산일출봉에 올라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는 것, 수학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참사 주범은 탐욕사회, 무능한 국가이지 수학여행이 아니다. 학생들이 볼멘소리를 할 만하다. 왜 죄 없는 수학여행 갖고 그래!”라고 말한다. http://goo.gl/jZcsqF 

- [ 인격과 경제의 관계 ] 야당이 요즘 경제를 중심에 두고 움직인다. 먹고사는 문제에 무관심한 정당에서 탈피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 채 경제 정당으로 도약하는 것은 불완전한 꿈이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4월호는 당연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을 공개한 바 있다. 그건 인격의 수준이 높은 최고경영자(CEO)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5배나 더 높은 재무성과를 성취한다는 연구 결과이다. 인격을 나타내는 4가지 지표는 책임, 관용, 공감, 강직함이다. 과연 야권은 이 4가지 지표에서 유능한 정당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야권이 자신들의 인간적 가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세월호 시대’에 실천적 책임과 공감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을 애둘러 비판한다. 덧붙여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높은 인격을 가진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게 매긴 점수가 직원들의 평가보다 훨씬 낮고 자기도취형 리더들은 그 반대라는 결과이다”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자신에게 몇점이나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http://goo.gl/SpT21n

- [ 부산, 이야기를 입다 ] 경향신문에서 <도전하는 도시>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도시는 바로 부산. 부산은 도시 곳곳에 이야기를 입히고 있다. 세월 속에 묻힌 이야기 등을 찾아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 최첨단 빌딩을 세워 부산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도시 부산으로 설 수 있는 첫 디딤돌을 스토리텔링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한적한 어촌이 관광지로, 사라질 뻔한 어묵가게를 맛집으로 변신시키며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http://goo.gl/Hoxk8O 

- [ 탐욕의 징표 다이아몬드 ] 결혼식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징표다. ‘순수, 영원 불변의 사랑’이라는 다이아몬드의 상징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깎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이아몬드밖에 없다. 어원도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섭씨 700도 이상에서 계속 가열하면 흑연으로 변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한자어로는 금강석(金剛石)이다. 15세기 무렵 인도 드라비다족이 신성시했다. 그래서 불교의 핵심 경전이 <금강경>이다. 17세기 유럽에 전해진 뒤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 됐다. 마리 앙투아네트, 예카테리나, 조세핀 등은 다이아몬드 사치로도 유명했다. ‘호프’ ‘상시’ ‘리전트’ ‘피렌체’는 유럽 4대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다이아몬드는 인간의 허영심, 세속적인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며 화려한 다이아몬드의 이면, 탐욕의 그림자에 대해 말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내전 등 처절한 살육전이 벌어진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 실세들이 카메룬에서 보물찾기에 나섰다가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다“라며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운데 우리는 이참에 <금강경>이나 읽어서 마음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하는 게 훨씬 값지겠다”라고 조언한다. http://goo.gl/4cz8Kc 

- [ 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피를 신성시하거나 숭배하는 경향은 오래된 연원을 가지고 있다. 친척이나 형제자매를 말할 때 ‘피붙이’라고 말하고, 같은 민족을 표현할 때 ‘같은 핏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특성과 혈액을 연결짓는 표현도 있다. 힘이 넘치는 사람은 ‘혈기가 방장하다’고도 하고, 열정적인 사람은 ‘피가 뜨겁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숭고한 희생을 ‘피를 흘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을 지칭할 때 ‘혈맹’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홍관 국립암세터 교수는 “혈액에 대한 지나친 숭배는 수술 때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기독교의 한 종파에서는 생명이 위협되는 상황에서도 수혈을 거부해서 가끔 언론에 등장하기도 한다. 긴급수혈이 필요한데 스스로 수혈을 거부해 죽는 일도 발생하고, 자녀가 수혈이 필요한데, 종교적 신념 때문에 부모가 동의를 안 해주어서 환자가 사망한 사례들도 보고된다. 성경 레위기 17장 11~12절에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라는 대목이 있는데, 그 종파에서는 수혈하는 것도 피를 먹지 말라는 계율을 어기는 것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한다. 이들은 피를 오염시키는 것은 생명이 오염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구원받지 못할까봐 목숨을 걸고 피의 순수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피에 대한 오해에 대해 일러준다. http://goo.gl/x93Z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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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3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대통령, 통치자격 있나 ] 1952년 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장군 출신 아이젠하워가 이길 경우를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젠하워는 이 자리에 앉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지.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트루먼의 예언대로 자기가 무언가 결정하면 그걸로 문제가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일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되돌아오면 충격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 연구의 권위자인 리처드 뉴스타트는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은 그 권력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는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한다고 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불행하게도 박근혜는 명령통치를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솔직하게 그가 통치할 자격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자격은 물론 능력이다. 대통령이 장관, 참모 스스로 일하도록 설득하는 능력 없이는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뉴스타트는 지적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그의 정통성을 별로 시비하지 않았던 이유는 국정 성과를 통해 사후 정통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투른 채찍질만 해온 그가 아직 그걸 손에 쥐지 못했다는 걸 우리는 안다. 기득권 체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건 성완종과 메모 8인이 아니라 박근혜다. 보수는 이쯤에서 결심해야 한다. 박근혜는 통치 불가능성에 직면했다. 이대로 함께 무너질 건가, 궐기할 건가”라고 말한다. http://goo.gl/PTCxRJ 

- [ 권력에 꼬리 흔드는 검찰 ] 대한민국의 국가 청렴도는 세계 43위다. 검찰의 청렴도는 국가기관 중 꼴찌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기소, 간첩사건 증거조작 등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인 검찰. ‘죽은 권력’은 무참히 짓밟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꼬리를 흔들기로 유명한 검찰. 그런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리스트를 포함한 대형 부패 스캔들은 모두 검찰의 손아귀 안에 던져져 있다. 아무리 검찰이 열심히 한다고 한들, 그 결과에 대해 국민과 사회가 얼마나 신뢰할까?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한 검찰 수사에 사회적 신뢰가 있었다면, 1년 넘게 지속되는 사회적 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는 “이번 정부가 못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반드시, 독자적 수사권을 가진 기존의 ‘적폐’에 얽히지 않은 독립적 부패수사기구의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 이건 여야나 진보·보수 등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운명과 관계된 문제다. 그 스스로가 권력적 적폐의 일부인 검찰에 부패척결 임무를 전담시킨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생선가게 자체를 망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yqrWbp

- [ 홍준표 “오늘부터 말 않겠다” ]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4월 22일 “오늘부터는 내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 왜 자꾸 이런 식으로 출근길에 이러는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검찰이 여론 재판에 휘둘리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리라고 믿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지난 9일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할 말이 없는 건지 말 할수가 없는 건지…말을 않으니 알 수가 없다. http://goo.gl/qf93z6  

- [ 최악의 직업 ‘기자’ ] 퓰리처상은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최고의 영예다. 그러나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 2명이 월세조차 낼 수 없는 박봉과 고된 노동강도 때문에 이미 기자직을 그만둔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계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소규모 지역신문 ‘데일리브리즈’의 롭 쿠즈니어 기자는 동료들과 함께 지역 교육계에 만연한 부패 문제를 다룬 심층기사를 썼다.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그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 지난해 가을 사직서를 낸 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이 운영하는 공공재단의 홍보책임자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기자 7명에 최대 발행 부수가 6만3000부 정도에 불과한 회사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집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다. 가정 폭력의 참상을 고발한 심층보도물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나탈리 하우프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의 지역신문 ‘더포스트앤드쿠리어’를 그만두고 홍보대행사로 옮겼다. 미국 포춘지의 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에 따르면 2013년 ‘최악의 직업’으로 꼽혔던 신문기자는 지난해 벌목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가 올해 다시 최악의 직업 1위에 복귀했다. http://goo.gl/VxwTt1

- [ ‘사면초가’ 한국경제 ] 자산 시장의 거품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주식이 뛰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경제성장과 경기활성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설상가상격으로 다양한 독버섯이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시장의 거품 외에도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고, 저소득층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 부도 위험이 올라가고, 재정 확대역시 성장이 아닌 복지에 집중되어 있기에 부작용을 막으려면 신중해 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가 사면초가의 상태다. http://goo.gl/pySDv3

- [ 집을 사지않는 이유 ]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인 요즘, 비싼 월세를 부담하더라도 좀처럼 빚내 집을 사지는 않는다. 집값은 때로 반짝하지만 장기 저성장으로 결국 내리막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꺼리는 이유는 고용 불안 탓이다. 종신고용이 사라진 뒤 고용유연화가 자리 잡은 일본에서는 직장인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역시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빚내 집을 샀다 해고를 당하면 기다리는 것은 빚 지옥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30~40대가 요즘 주택매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괜찮을까? 박용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요즘 30~40대의 일자리는 20대 못지않게 심각하다. 40대 취업자수는 3월에만 6만7000명이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주변에서 대기업이나 은행, 보험, 증권사 등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30~40대를 보는 것은 흔하다. 재취업이 간절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빵집이나 통닭가게도 성공 가능성은 낮다. 만약 이들이 빚내 집 산 뒤 매월 적지 않은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라면 어떨까. 한순간에 암흑이 될 게 뻔하다.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은 정규직마저 해고를 쉽게 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염려한다. http://goo.gl/7LtjoS

- [ 기업의 탐욕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법 ] 중진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재해발생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지출할 비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기업으로서는 안전을 위해 지출하는 ‘경제적 비용’과 사고 발생 시 부담하게 되는 ‘법적 부담’을 서로 비교하고, 그에 따라 최적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현재 법제 상황에서는 ‘경제적 비용’이 ‘법적 부담’이 훨씬 작아, 기업으로서는 ‘덜 안전하지만 더 경제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경제적 비용’보다 ‘법적 부담’이 커지도록 법제를 정비해 균형을 다시 맞추어야 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느 사회든 인간이라면 저지를 수밖에 없는 확률상의 실수, 이른바 인적 오류(human error)로 인한 사고는 불가피하다. 아무리 선진국이라 해도 일정 비율의 교통사고가 늘 일어나는 이유이다. 그러나 구조적인 원인을 가진 사고는 다르다. 기업의 고위직 의사결정자가 이익추구를 위해 ‘덜 안전하지만 더 경제적인’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 비록 하위직 근로자의 개인적 실수나 자연재해가 경합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의사결정에 있다. 이러한 성격의 사고는 관련 법제를 선진화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http://goo.gl/K8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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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2일 경향신문

- [ 억장 무너지는 대통령의 ‘위로’ ] 2015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던 날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에 갔다. 유가족이 항의 표시로 분향소의 문을 닫고 떠나버린 그곳에서 ‘위로’의 말이라며 ‘이제는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희생자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는 “대통령의 시계만 똑딱거린 1년이었나 보다. 대통령은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유가족이 2014년 4월16일에는 꽃다운 생명들이 살아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세월호 침몰이 일어난 날이지만 아이들을 저 세상으로 보낸 날은 결코 아니라고 믿는다는 것을. 그날 혼신의 힘을 다해 구조했다면 올봄을 함께 누렸을 자식들을 국가가 내팽개쳐 죽어갔다고 여긴다는 것을. 국가의 배반에 들끓는 분노를 삭이며 살아온 유가족이 갈망하는 것은 진실이지 위로가 아니다. 세월호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자며 망각을 권하는 대통령의 말은 곧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엄포로 들려 또다시 억장만 무너질 뿐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692Sbw

- [ ‘불사조’ 경남기업 ]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부실기업의 발생은 불가피하다.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어도 전체 기업의 10% 정도는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부실기업이라고 한다. 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경남기업은 1999년 대우사태 여파로 ‘채권단자율협약’에 근거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졸업 후 2003년 경남기업은 성완종 회장에게 인수되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건설업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을 두 차례나 더 거쳤다. 그리고 지금은 ‘통합도산법’에 의한 법정관리가 개시된 상황이다. 통산 세차례나 워크아웃을 거치고 법정관리를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불사조’ 수준이다. 관 뚜껑에 못질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을 다시 꺼내 살리기는 쉽지않다. 이론상 다시 건강한 기업이 될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산송장 상태로 연명하다 다시 인공호흡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 뒷돈을 받은 사람들은 세금을 쌈짓돈 쓰듯 산송장의 수명 연장에 퍼붓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된다. 기업경제개혁연대 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살아 있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만큼이나 죽어가는 기업의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이번엔 제대로 법제도와 관행을 고쳐서, 부실기업의 저주가 정·관계를 뒤흔드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http://goo.gl/yfxGlg

- [ ‘성완종 리스트’ 낙마 2호 누굴까 ]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65)가 4월 21일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의 부패 문제를 끄집어내며 거대한 개혁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성완종 리스트’ 낙마 1호인 셈이다.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녹음과 메모로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규명은 이제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순방국인 페루에서 이 총리 사의 표명 보고를 받고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사실상 사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완구 총리는 임명 63일만에 총리직을 물러난 역대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제 이완구 총리를 비롯해 홍준표 경남지사,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현 정권 핵심 인사가 거론된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http://goo.gl/ub67qY 

- [ 108년 ‘단성사’ 사라진다 ] 1907년 서울 종로에 문을 연 단성사는 그대로 한국 영화의 역사다.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이곳에서 상영됐다. 1926년에는 나운규의 <아리랑>이 개봉돼 장안을 들끓게 했다. 1935년에는 한국 최초의 발성영화인 <춘향전>이 상영됐다. 영화·연극·음악·무용 발표회와 권투 등 스포츠행사도 이곳에서 열렸다. 1932년 당대 최고의 가수 이애리수가 ‘황성옛터’를 처음 부른 곳이 단성사였다. 광복 이후 1990년대까지는 개봉관 시대였다. 서울 종로와 을지로, 퇴계로 주변에 자리한 단성사·대한·서울·피카디리·국도·중앙·명보·스카라·국제극장이 서울 시내 10대 개봉관(1번관)으로 불렸다. 개봉관에서 상영이 끝난 영화들은 계림·화양·대지·서대문극장 등 재개봉관(2번관)으로 갔다. 변두리의 재재개봉관(3번관)에서는 한 번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상영’했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1990년대 중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면서 개봉관 시대는 끝났다. 극장 앞에 세워졌던 ‘매진사례’ 표지판,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 등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 단성사 역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새 건물을 지어 멀티플렉스로 변신을 시도하다가 부도처리됐다. 최근 단성사 건물을 인수한 새 주인은 이곳을 영화와 관계없는 오피스 건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써 단성사 영화관의 역사는 108년 만에 완전히 끝났다. 한국 최고(最古)의 영화관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http://goo.gl/HmZ1O4

- [ 외국 욕실에 배수구가 없는 까닭 ] 가정 내 화장실이나 욕실 안에서 미끄러짐 사고는 2008년 646건에서 2012년 1617건으로 2.5배나 증가했다. 특히 신체적 약자인 어린이나 노인들의 경우 미끄러짐 사고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욕실에서의 미끄러짐 사고는 ‘습식’형 욕실과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로 욕실 바닥과 변기 등을 청소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욕실 바닥이 항상 물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닥 물기로 인한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는 자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와 함께 외국의 건식 욕실과 같이 물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의 ‘건식형’ 욕실은 욕실 바닥의 배수구를 없애 물 사용 환경을 최대한 배제한다. 오정아 김포대 인테리어디자인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에 따른 공간사용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건식 욕실을 우리나라 주택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안전을 위해 욕조의 경우 샤워시 바닥으로 물이 튀지 않도록 샤워커튼을 걸 수 있는 샤워봉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거나, 샤워부스를 욕실 바닥과 완전 밀폐해 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공하는 등 가능하면 욕실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한다. http://goo.gl/ERjl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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