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4일 경향신문
- [ 대한민국 수학여행 잔혹사 ] 1963년 10월23일 여주 신륵사 앞 남한강 조포나루터, 찢어진 일기장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내일 소풍을 간다. 참 재미있을 거야. 부처님도 있다고 하는데 무슨 소원을 빌까? 중학교 합격? 그렇지 않으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잠이 안 온다.” 일기장은 안양 흥안국민학교(초등학교)의 여학생의 것이었다. 소풍 전날의 설렘이 고스란히 담겼다. 흥안국교 5, 6학년은 이날 신륵사로 소풍을 갔다. 귀갓길에 어린이와 교사, 학부형 등 150명이 나룻배를 탔다. 기우뚱, 한 차례 흔들리던 나룻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49명이 익사했다. ‘대참변’, 경향신문 10월24일자 1면과 6, 7면은 먹빛이었다. 참사 원인은 정원 2배 초과, 나룻배를 밀어주던 모터보트의 과속 등 어이없는 것들이었다. 국민들의 충격과 슬픔은 컸지만 당국의 반성과 대책은 시늉뿐이었다. 장정현 경향신문 콘텐츠에디터의 <경향으로 보는 ‘그때’>는 참혹한 수학여행의 역사 위에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오버랩 시킨다. 그리고 전국 초·중·고의 70% 가까이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수학여행은 성적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아주 잠깐 누리는 자유시간이다. 집을 떠나본다는 것, 친구들과 함께 잠을 자본다는 것, 토함산이나 성산일출봉에 올라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는 것, 수학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참사 주범은 탐욕사회, 무능한 국가이지 수학여행이 아니다. 학생들이 볼멘소리를 할 만하다. 왜 죄 없는 수학여행 갖고 그래!”라고 말한다. http://goo.gl/jZcsqF
- [ 인격과 경제의 관계 ] 야당이 요즘 경제를 중심에 두고 움직인다. 먹고사는 문제에 무관심한 정당에서 탈피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 채 경제 정당으로 도약하는 것은 불완전한 꿈이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4월호는 당연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을 공개한 바 있다. 그건 인격의 수준이 높은 최고경영자(CEO)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5배나 더 높은 재무성과를 성취한다는 연구 결과이다. 인격을 나타내는 4가지 지표는 책임, 관용, 공감, 강직함이다. 과연 야권은 이 4가지 지표에서 유능한 정당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야권이 자신들의 인간적 가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세월호 시대’에 실천적 책임과 공감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을 애둘러 비판한다. 덧붙여 인격과 경제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높은 인격을 가진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게 매긴 점수가 직원들의 평가보다 훨씬 낮고 자기도취형 리더들은 그 반대라는 결과이다”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자신에게 몇점이나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http://goo.gl/SpT21n
- [ 부산, 이야기를 입다 ] 경향신문에서 <도전하는 도시>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도시는 바로 부산. 부산은 도시 곳곳에 이야기를 입히고 있다. 세월 속에 묻힌 이야기 등을 찾아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 최첨단 빌딩을 세워 부산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도시 부산으로 설 수 있는 첫 디딤돌을 스토리텔링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한적한 어촌이 관광지로, 사라질 뻔한 어묵가게를 맛집으로 변신시키며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http://goo.gl/Hoxk8O
- [ 탐욕의 징표 다이아몬드 ] 결혼식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징표다. ‘순수, 영원 불변의 사랑’이라는 다이아몬드의 상징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깎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이아몬드밖에 없다. 어원도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섭씨 700도 이상에서 계속 가열하면 흑연으로 변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한자어로는 금강석(金剛石)이다. 15세기 무렵 인도 드라비다족이 신성시했다. 그래서 불교의 핵심 경전이 <금강경>이다. 17세기 유럽에 전해진 뒤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 됐다. 마리 앙투아네트, 예카테리나, 조세핀 등은 다이아몬드 사치로도 유명했다. ‘호프’ ‘상시’ ‘리전트’ ‘피렌체’는 유럽 4대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다이아몬드는 인간의 허영심, 세속적인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며 화려한 다이아몬드의 이면, 탐욕의 그림자에 대해 말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내전 등 처절한 살육전이 벌어진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 실세들이 카메룬에서 보물찾기에 나섰다가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다“라며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운데 우리는 이참에 <금강경>이나 읽어서 마음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하는 게 훨씬 값지겠다”라고 조언한다. http://goo.gl/4cz8Kc
- [ 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피를 신성시하거나 숭배하는 경향은 오래된 연원을 가지고 있다. 친척이나 형제자매를 말할 때 ‘피붙이’라고 말하고, 같은 민족을 표현할 때 ‘같은 핏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특성과 혈액을 연결짓는 표현도 있다. 힘이 넘치는 사람은 ‘혈기가 방장하다’고도 하고, 열정적인 사람은 ‘피가 뜨겁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숭고한 희생을 ‘피를 흘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을 지칭할 때 ‘혈맹’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홍관 국립암세터 교수는 “혈액에 대한 지나친 숭배는 수술 때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기독교의 한 종파에서는 생명이 위협되는 상황에서도 수혈을 거부해서 가끔 언론에 등장하기도 한다. 긴급수혈이 필요한데 스스로 수혈을 거부해 죽는 일도 발생하고, 자녀가 수혈이 필요한데, 종교적 신념 때문에 부모가 동의를 안 해주어서 환자가 사망한 사례들도 보고된다. 성경 레위기 17장 11~12절에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라는 대목이 있는데, 그 종파에서는 수혈하는 것도 피를 먹지 말라는 계율을 어기는 것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한다. 이들은 피를 오염시키는 것은 생명이 오염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구원받지 못할까봐 목숨을 걸고 피의 순수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피에 대한 오해에 대해 일러준다. http://goo.gl/x93Z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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