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4일 경향신문

- [ 마지막 순간, 성완종의 심정은… ] 마지막 순간, 꼭 기사화해 달라며 신신당부하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심정은 어땠을까. 누구도 원망 말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성완종은 돈을 건넨 정권의 실세들을 일일이 거명했다. 원망 때문인지, ‘깨끗한 세상’을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그가 자신의 일생과 목숨을 걸고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이다. 1987년 이후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캠프의 정치인들은 매번 불법자금을 끌어들였다. 지난 대선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게 돈을 준 사람의 고백을 통해 드러났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완종의 고백은 형벌 따위를 피하기 위한 술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한 최후의 진술이다. 특별히 신뢰할 만한 진술이다. 해서 우리에겐 죽은 사람이 던진 질문에 답해야 할 책무가 생겼다. 산 사람들에겐 언제나 죽은 사람의 마지막 말을 경청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 한다. 그러나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게 제대로 칼을 겨눈 적은 없었다. 간혹 대통령의 가족들을 구속한 사례가 있지만, 그건 임기가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년10개월이나 남았다. 하지만 여태껏 없었다는 게, 앞으로도 없을 거란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믿고 싶다. http://goo.gl/Xy45yO

[ ‘김진태 검찰’은 수사 못 할 것 ] “검찰이 말하는 부패는 우리 모두가 아는 그 부패가 아니다. 권력자가 ‘저건 부패야’라고 지목한 것이, 검찰이 말하는 부패다. 현재의 거악은 검찰의 칼날을 피한다. 아니, 검찰이 칼날을 휘두를 생각을 안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광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검찰 수사의 성패는 2012년 대선자금에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느냐에 달렸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이던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정식 회계처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홍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쓴 셈이 된다. 김민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공소시효도 충분하다. 문제는 검찰의 의지다. 정권의 정통성을 뒤흔들 만한 사안인데 검찰이 손댈 수 있을까. ‘김진태 검찰’의 궤적에 비춰볼 때 ‘수사 못한다’ 쪽에 걸겠다”라며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처음부터 특별검사에게 넘기는 편이 낫다”고 단언한다. http://goo.gl/5V9BzF

- [ 성완종 “이완구, 사정 대상 1호”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망 전 단독 인터뷰를 한 경향신문의은 3번째 녹취 공개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4월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밝혔다. 당시는 이완구 총리가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을 때다. 성완종은 “(박근혜 정부가)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완구 같은 사람이 사정 대상 1호”라고 말했다. 성완종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2013년 4월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 가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밝혔다. 또 ‘이완구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7년)가 남아 있어 이 총리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이완구 총리는 성완종이 숨진 뒤 그의 측근에게 15차례 전화를 걸어 “성완종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고 꼬치꼬치 캐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완구 총리는 “경남기업과 고인(성완종 전 회장)에게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http://goo.gl/9kBBSl

- [ 진실은 안 꺼내고, 돈 꺼내는 정부 ] 정부·여당이 끈질기게 ‘돈’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정환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브리핑은 사건 본질을 덮으면서 유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려는 책략”이라며 “시민 덕성이나 공공선에 관한 감각을 액수의 과다 문제로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이사장은 “참사 직후 함께 눈물을 흘리던 당시는 ‘시민’이라는 연대의식 없이 파편화된 개인들이 잠시 ‘동아리’를 구성하던 때”라며 “시간이 흐르며 ‘눈물잔치’도 끝나갔다”고 했다. 그는 “‘사회’라는 공동체 기반이 얇은 한국은 다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개인’들의 공간이 됐다”면서 “벼랑 끝에서 일상을 사는 개인들에게 ‘돈’은 절대 가치를 지닌 상징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진태원 고려대 HK연구교수는 “‘자식을 팔아서 한몫 챙기려고 한다’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비난을 입으로 옮긴 이들 역시 국가로부터 배제당하기 일쑤인 ‘몫 없는 자’ 아니냐”고 묻는다. 서민의 시선을 돈 문제로 옮겨 진상규명의 초점을 흐리려 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족들은 진실 규명 외침이 돈 문제로 환원되는 현실에 분노하고 절망한다. http://goo.gl/09ht1v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내파사회’가 된 대한민국 ] 세월호가 속절없이 물 속으로 사진진 직후, 대통령을 포함한 이름 있는 정치인들은 한입처럼 말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그리고 1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바뀌지 않았고, 대한민국의 시간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도 않았다. 아니, 대한민국의 시간은 2014년 4월16일에서 멈추었다. 어쩌면 지난 1년은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버리는가를 고통스럽게 확인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냉혈한 국가, 배반의 정치, 기만의 정부를 국민의 가슴속에 심는 시간이었다. 사회학자인 조대엽 고려대노동대학원 원장은 “지난 1년 간 우리 사회는 치유의 과정은 없고 안으로부터 깨어지고 갈라져 균열의 틈으로 인해 고통받는 ‘내파사회(內破社會)’가 되고 말았다. 가학적 정부의 보이지 않는 고문이 국민들을 갈라 그 상처로 인한 증오와 적대가 어떻게 쌓이는지를 온전히 확인한 1년이었다”라며 “우리 삶을 바꾸는 새로운 선택은 국민의 몫이고 깨어 있는 시민의 몫이다”라고 강조한다. http://goo.gl/tS6LZC

- [ 조선 발명가 장영실은 중국계 ] 주나라 시대에 계인(鷄人)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다. 닭을 관장하면서 새벽을 알리는 관리였다(<주례> 춘관). 이렇듯 ‘하늘을 공경하여 백성에게 때를 알려주는(欽若昊天 敬授人時)’(<서경>) 직책은 매우 중요했다. 만약 농사철에 ‘때(인시·人時)’를 잘못 일러주면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여기는 백성들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1434년 세종이 자격루의 제작을 명한 이유가 될 것이다(<세종실록>). 자격루(自擊漏)는 물시계와 자동시보장치를 겸비한 조선의 표준시계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자격루의 정교함은 6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혀를 내두를 만큼 대단하다. 내로라하는 과학자 30여명과 최첨단 장비까지 총동원하고도 23년 만에 겨우 복원했다(2007년). 쇠구슬의 크기가 1㎜만 달라도 제대로 시간을 측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세종은 “원나라 때도 절로 작동하는 물시계가 있었지만 정교함에서는 장영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칭찬했다고 한다. 이 자격루를 만든 조선 최고의 발명가 장영실은 노비 출신이다. 실록은 “장영실의 아비는 원나라 소·항주 출신의 귀화인이었지만 어미 신분(기생)을 좇아 천민(노비)이 됐다”고 했다. 조선 최고의 발명가 장영실이 중국계였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http://goo.gl/mMUQlv

- [ 차두리의 눈물 ] 스포츠평론가인 정윤수 한신대 교수는 최근 스포츠계의 가장 의미있는 장면의 하나로 지난 3월31일 차두리의 축구 대표팀 은퇴식을 꼽았다. 그날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 감독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여 아들을 끌어안았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은퇴식을 치르던 차두리는 끝내 아버지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정윤수 한신대 교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이 나라의 수많은 청년들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저렇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받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일러준 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바로 그 기성세대가 망쳐놓은 사회 구조 때문에 힘겨운 현실과 암담한 미래 앞에 불안하게 놓여 있다. 진심으로 따스한 위로 대신 사실상 공허한 채찍질에 불과한 이른바 ‘멘토’들의 격려사밖에 들은 게 없다. 그런 청년세대는 지금 이 순간 누군가로부터 진심어린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한번 울어보고 싶다. 차두리에 대한 강렬한 감정은 바로 이러한 집합적 감수성이 응축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kbMOeq

 

 

Posted by jinokorea

2015년 4월 13일 경향신문

- [ 박정희 “유신헌법은 엉터리” ] 1995년 봄, 서울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전국 5대 도시의 현직 법관들에게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법부 관련사건’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유신 치하의 민청학련 사건 등 긴급조치 사건 판결’이 수치스러운 판결 1위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마디로 ‘유신헌법’에 있었다. 정작 그 창시자이자 수혜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미증유의 ‘위법(僞法)’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물론 겉으로는 그 정당성을 입에 올렸지만, 철석같이 믿는 측근에게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봐도 유신헌법의 대통령 선출 방법은 엉터리야. 그러고서야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어?” 1979년 1월, 당시 대통령 경제특보이던 남덕우에게 한 말이었다(남덕우, <경제개발의 길목에서>, 2009). 경향신문에 <의혹과 진실-재판으로 본 현대사>를 연재하고 있는 한승헌 변호사는 “유신의 본체가 스스로 ‘엉터리’라고 실토한 그 유신헌법 때문에 이 나라와 국민이 겪어야 했던 참담함을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고 말한다. http://goo.gl/7aXUV4

- [ 정치, 들은 적은 있으나 본 적은 없다 ]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자 생각을 공유하고 행동을 이끄는 좌표와 같다. 강제보다 설득에 의존하는 민주정치에서 말의 힘은 특히나 중요하다. 정치에서 적절한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 따라서 좋은 말, 공정한 말을 쓰는 것이 정치인에게는 거의 의무에 가까운 행위 규범이 되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 규범성에 소홀한 정치인의 말은 시민의 생각을 가두는 감옥의 역할을 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오늘날 우리가 ‘정치 양극화’라고 부르는 현상은 부적절한 정치 언어에서 비롯된 바 크다. 여야 사이에서 혹은 같은 당의 계파 사이에서 그저 편을 나눠 ‘하게 되어 있는 말’을 반복하는 것, 마치 자신들만 옳음을 독점하고 있는 듯 내세우는 것, 상대를 마주 보고 차이를 좁히기 위해 대화하고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등을 돌려 자신의 지지자를 향해 상대의 잘못을 일러바치고 모욕하는 것, 이런 식으로는 일이 잘될 리 없다. 그렇게 해서는 정치가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타협·조정·합의는 차이와 이견을 전제한 개념으로 민주주의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타협·조정·합의를 입에 담는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은 있어도 실천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http://goo.gl/X0o3bv

- [ ‘효율성’의 함정 ] 스마트폰 배터리를 아껴주는 앱이 있다. 하지만 낭비되는 전원을 찾는데는 만만찮은 전원이 소모된다. 메모리를 덜 차지하도록 하는 앱도 있지만 메모리를 상시 감시하는 큰 덩치의 프로그램이 도리어 메모리를 더 차지하기도 한다. 효율은 공학의 궁극적인 화두이고,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이나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은 모든 공학자들의 사명이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 효율의 문제를 공학이 아닌 사회에 적용할 때에는 그 효율화 과정의 효율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효율화의 효율, 즉 메타 효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모순된 상황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다. 기업에서 잡무를 줄인다며 잡무를 조사· 분석하는 작업, 선별급식을 하기위해 가난 상태를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작업 등이 그 예가 될수 있겠다. 그리고 그 작업은 정교할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http://goo.gl/yF57sV

- [ 이루지 못한 귀가…산산히 부서진 봄 ] 경향신문 박래용 편집국장이 세월호 아이들이 끝내 가보지 못했던, 수학여행 일정을 따라가 봤다. 제주의 봄꽃 사이를 거닐며 웃고, 아쉬움을 남기며 금요일에 귀가 했어야 할 아이들…“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4명이 수학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학생 75명, 교사 3명만이 돌아왔다. 아이들의 꿈과 기억과 관계, 그들의 세계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맹골수도에서 절멸됐다. 열일곱 살 고교생의 남은 생의 예상수입은 보통 인부 노임단가를 적용해 3억109만원이라는 계산서를 정부는 내놓았다. 승희는 “재밌게 놀다올게. 갔다오면 열공빡공해야지. 사랑해”란 편지를 수학여행 전날 가족에게 남겼다. 승희는 재미있게 놀지 못했고 ‘열공’ 약속도 지킬 수 없었다. 봄이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봄은 부서졌다. 만장(輓章)이 해를 가리고 호곡(號哭)이 파도보다 높았던 그 봄이 가고 다시 봄이 왔다. 250명 아이들이 한날한시에 사라진 슬픈 도시, 안산에도 꽃이 피었다.” http://goo.gl/3ZasVg 

사진을 누르면 경향신문 세월호 특별기획 http://sewol.khan.co.kr 으로 연결됩니다.

- [ 더 울라고 캡사이신 뿌려주는 경찰 ] 영국 미들랜드 버밍엄, 주택가 한복판에 소박하지만 잘 가꿔진  공원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이 공원은 세상을 떠난 발달 장애 아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메모리얼 파크’다. 이 공원에 가장 많은 것은 누군가의 이름들이다. 이곳엔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돌들이 가득하다. 풀숲 중간중간에는 아이의 사진과 아이를 그리워하는 편지가 놓여 있기도 하다. 공원은 지나치게 엄숙하지 않고 편안하다. 변변한 추모공간은 고사하고, 노란 리본을 다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인 해석이 덧붙여지는 한국의 상황과 너무도 다르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추모 집회가 있었는데, 경찰은 시위대의 얼굴에 캡사이신(최루액)을 뿌려댔다. 얼굴은 쏜 건 캡사이신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것일테고…얼마나 더 울라고 노란옷을 입은 유가족들에게도 예외없이 캡사이신이 뿌려졌다. 정진은 문화평론가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민들을 이렇게 대하는 국가는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퀴블러 로스가 말한 부정, 분노, 타협, 절망, 수용이라는 상실의 5단계에 비춰봐도 한국 사회는 아직 2단계인 분노에 멈춰 있는 셈이다. 다른 날도 아닌 4월16일에 해외 순방을 떠나는 대통령과 ‘4월의 어느 멋진 날에’ 콘서트를 열려다 부랴부랴 취소한 국회 사무처가 있는 한 우리는 2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쉰다. http://goo.gl/dWeUku

 

 

Posted by jinokorea

2015년 4월 11일 경향신문

- [ 자기소개, 몇 초나 할 수 있나요? ] 수년 전 <녹색평론선집 1>에 수록된 얘기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제리 맨더가 말하는 한 인디언 여성의 자기소개 장면이다. 캐나다 인디언 집단에서 온 한 여성이 회의에 앞서 자기가 누구인지 말하는데 무려 45분이 걸렸다. 인디언 여성은 자기 증조부모로부터 시작해 조상들이 어디에서 살았는지를 차례차례 설명했다. 어떤 이는 강에서 살던 사람이고 어떤 이는 산에서, 또 다른 어떤 이는 바닷가에서 살았다. 그녀는 그 지역의 다른 조상들에 대해서도 자기가 아는 바를 얘기했다. 그런 다음 놀라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모든 사람들이 자기라는 것이었다. 역사적인 부분뿐 아니라 영적 차원에서도 자기가 모든 조상들의 화합물이라고 말했다. 시인인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강의 때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자기소개를 시킨다. 수강생들의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가 끝나면 맨더가 들려준 인디언 여성의 ‘자기 인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고는 서구 문명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인디언 여성과 21세기 디지털문명의 한복판을 살아가는 우리를 견줄 때 ‘누가 더 큰 인간인가’라고 되묻는다. 증조부모의 삶과 그들의 공동체, 나아가 공동체가 뿌리내린 장소(자연)를 ‘나’에 포함시키는 인디언 앞에서 우리는 작아도 너무나 작은 인간이다”라고 깨우쳐준다. 만약 나를 소개한다면 몇 분이나 할수 있을까…나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글이다. http://goo.gl/VY5h27 

- [ 세월호가 잊혀지길 바라는 사람들 ] 갑자기 닥쳐온 가족과의 사별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 고통을 수반한다. 이 엄청난 개인적 시련을 이겨내는데 통곡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세월호 유족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할 국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진상조사특별법은 제정되었으나 조사특위는 현판식도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무심한 공무원들은 1년이 다 되어서야 피해 배상금을 정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각서를 쓰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진상조사가 착수조차 안되어 있는 불비 상태인데도 유족들을 돈으로 입막음하려는 의심을 받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허상수 지속가능한사회연구소 소장은 “일부 국민들과 공무원들은 4월만 지나가고,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간주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을 중시하지 않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뇌리에는 세월호의 비극과 고통, 진실이 망각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기획조정업무를 내세워 진상규명의 지연, 기피, 왜곡하려는 음모에 가담하는 공무원들은 이런 망각의 유혹을 저버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걸 넘어서야만 진실과 정의를 건져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한다. http://goo.gl/BtJmIS

- [ ‘성완종 리스트’ 추가 폭로 ]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단독 인터뷰를 한 경향신문의 추가 보도가 이어졌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덧붙였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홍문종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를 책임지고 있었다. 사실이라면 홍문종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http://goo.gl/F29qpp 

- [ 뚱뚱하면 치매 위험 낮다 ]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런던위생대학 연구팀이 20년 동안 평균연령 55세인 영국인 195만8191명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보다는 저체중인 사람이 치매에 걸리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리가 보기에도 놀라운 결과”라며 “과체중인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4%나 적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끈 나와브 퀴질바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중년의 비만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뒤집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비만이 치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비만이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다른 질병과 관련이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http://goo.gl/kuR3dm

- [ 뇌를 연결해 꿈에서 만난다? ]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할까. 인류는 수천년간 이 문제를 궁금해했다. 이에 대한 과거의 가설들은 대체로 두뇌의 역할을 과소평가한다. 예컨대 이집트인들은 두뇌를 쓸 데 없는 장기로 인식했다. 그들은 파라오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면서 ‘필요 없는 두뇌’를 깨끗이 제거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마음이 두뇌가 아닌 심장에 있다고 믿었다. 근대로 들어와서야 두뇌의 역할에 점점 관심이 커졌고 데카르트는 사람의 영혼이 두뇌의 내분비선을 통해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신간 <마음의 미래>를 소개하는 문학수 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는 “이 책은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순식간에 도래할 ‘마음의 미래’에 대해 말한다. 책은 머잖은 미래에 마음은 육체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기억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현실이다. 저자는 단지 기억을 저장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마음의 인터넷’ 혹은 ‘브레인넷’이 대세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꿈의 동영상을 촬영해 누군가의 꿈속으로 진입하는 것, 더 나아가 두 사람이 뇌를 연결해 꿈을 공유하는 현실도 곧 다가올 미래다”라고 말한다. 신간 <마음의 미래(김영사)> http://goo.gl/C2cyXu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