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9일 경향신문

- [ 사과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제대로 된 사과를 보기가 힘들다. 전쟁, 국가폭력과 같은 범죄에 대한 국가와 국정 최고책임자의 사과에서부터 뇌물수수와 같은 정치인들의 사과, ‘갑질’한 기업인, 혐오 발언한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다 그렇다. 이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듯하다. 뻔히 고통을 당한 당사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제쳐놓고 ‘국민’이나 ‘시청자’에게 사과한다. 아니 ‘사과’ 대신 ‘유감’이라고 말해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문화학자 엄기호씨는 “사과는 자신이 가한 행위의 ‘의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위다. 자신의 의도가 선한 것이었건, 악한 것이었건 그것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고통을 가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사과다. 따라서 사과에 선행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행위가 왜 상대방에게 ‘본의와 달리’ 고통을 줄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래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실상 사과는 거의 불가능하다. 잘못한 이가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고통을 줬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에 가해자는 뻔히 고통인 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고통을 준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사과는 들켰기 때문에 하는 사과다. 들키지 않았더라면 결코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가해자가 그가 고통을 가한 것에 대해 모르는 경우에도 사과는 불가능해진다.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과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한다. http://goo.gl/t1PNPE

[ 미국은 광주 5·18 개입 사과하라 ] 2010년 5월 미합중국은 체로키를 비롯, 5개 미 인디언 부족들에게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과 폭력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 근 200년 만이다.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의 사과를 받기란 쉽지 않다. 제주 4·3사건은 반세기가 지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과를 받았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사실 제주 4·3의 경우 강경진압을 최종 지휘한 미군정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광주 5·18 역시 한국 정치에 개입한 미국의 책임이 크다. ‘잘못된 정책’인 광주개입에 대해 이제 미국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1979년 10·26이 발발하자 당시 미 국무장관 밴스는 코드명 ‘체로키’라는 일종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편성해 서울의 미대사관과 동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자 했다. 코드명 ‘체로키’는 당연히 미국의 국익을 위해 존재했다. 밴스는 비밀전문에서 미국의 국익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지속 성장하고 있는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통해 최대한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 광주 관련 미국의 개입의혹은 5월22일 오후 4시(한국시간 5월21일 오전 7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정책검토회의’ 회의록을 보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된다. 참석자는 국무부, 백악관, 국방부, CIA, 합참, NSC 등의 최고위 관계자들이었다. 결론은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 사용’을 통한 광주에서의 질서회복이었다. http://goo.gl/FQpWaF

- [ 역대 가장 초라한 5·18 기념식 ] 유가족들이 앉아 있어야 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기념식장 의자는 공무원과 학생들로 채워졌다. 같은 시각 유가족들은 계엄군에 맞섰던 시민군이 최후를 맞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불렀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희생자들이 묻힌 묘지와 옛 전남도청 앞에서 따로 기념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에서 ‘제3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던 18일, 광주에는 비가 내렸다.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린 국립5·18민주묘지는 예년보다 한산했다. 추모탑 앞 광장에 마련된 기념식장에는 ‘유가족’이라고 쓰인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유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고위 인사는 총리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였다. 5·18기념식은 대통령도 총리도 유가족도 참석하지 않은 역대 가장 초라한 행사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18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지난해에는 총리가 대신 참석했었다. http://goo.gl/KntWNg 

- [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생존’ ] 과거에 아이들은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사, 판사, 교수, 기자, 소설가 등의 직업을 답변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요즘은 “살아남는 것이 장래희망”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에세이스트 김현진은 우리 사회에는 단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빈둥거리며 시간제 일자리로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남들의 멸시를 감당하거나, 죽도록 일하고 죽어라 돈 벌고 걸레 짜듯 골수까지 짜낸 다음 50대에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 [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 ]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창비)는 원로학자 백낙청이 ‘젊은’ 전문가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어떤 전환을 이뤄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경제편의 대담에서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한국 경제는 “거시경제 쪽에서 보면 세 가지가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첫째가 물가를 올리면서 성장률을 높여왔고, 둘째는 환율을 계속 올리면서 수출을 늘려왔다는 것이죠. 물가나 환율이 오르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개인의 소득이나 자산가치가 줄어들죠. 셋째는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건설경기를 부추기면서 성장했습니다. 이런 세 가지 정책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성장률이 조금 더 나아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이나 소득의 분배구조를 크게 왜곡합니다. (중략)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꽤 빨리 성장해왔습니다만, 속으로 세 가지 정책의 부작용이 쌓여왔던 것이지요. 그런 부작용들이 모여서” 양극화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시장이 가장 완벽하게 작동할 때조차 불평등은 심화되며, 그런 의미에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피케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세습 자본주의’로 명명했습니다. ‘21세기 자본주의는 부모로부터 부와 지위, 신분을 물려받은 상속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신 빅토리아식 계급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피케티의<21세기 자본>이 화제를 끈 이후 ‘불평등’이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라고 합니다. 이제 서둘러 우리가 그 열차를 멈춰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http://goo.gl/zZ26UV

- [ 새정치의 혁신, 2가지 동력 ] 어느 정당이든 위기에 처하면 당내의 일부 세력이나 그룹이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혁신을 요구한다. 1970년대 초의 ‘40대 기수론’이 대표적인 예다.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 노선도 정통 마르크시즘의 실패에 따른 혁신 차원에서 시작됐다. 클린턴 대통령을 낳은 미국 민주당의 당내 서클 디엘시(DLC·Democratic Leadership Council), 영국 노동당의 현대화파도 당내 분파에 의한 혁신 성공의 사례들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새정치연합 내부에는 이런 혁신운동을 주창하는 그룹이 없다. 친노-비노 간의 식상한 지분 갈등이나 일부 당내 서클의 당권투쟁 개입은 혁신운동이라기보다 이권운동에 다름 아니다”라며 “새정치연합으로 하여금 보통사람의 열망을 대변하고, 그들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혁신의 동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중성을 갖춘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치연합이다.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혁신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3자 연대로 낡은 인물들을 솎아내고 당을 신선한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다른 하나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궐기다. 수원·고양·성남·부천 등 인구 100만 안팎의 도시에서 재선에 성공한 기초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들의 정치독점과 계파정치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 그들의 분투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http://goo.gl/bxZK1b

- [ 삶의 현장에서의 ‘무차’ 실천 ] 무차(無遮)란 부처의 자비에 따른 차별 없는 평등사상이다. 승려와 속인,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해 부처의 덕과 지혜를 나누는 대규모 법회를 무차법회라 한다. <화엄경>은 “마음과 행동이 같지 않고 구하는 바가 저마다 다르더라도 평등하게 베풀어 모두 만족하게 한다”고 무차대시회(無遮大施會)를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고려 때 성행했다. 주로 백성의 어려움을 달래기 위해 무차회를 열었다고 한다. 조계종이 광복 70년의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지난 5월 16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열었다. 수십만 불자들이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사람이 곧 부처임을 깨달아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삶을 사는 일이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서원”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너희들은 서로 화목하고 다툼이 없으며, 물과 우유처럼 서로 어울리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사느냐”고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물었던 것을 상기시켰다. 김석종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과연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돌보며 살고 있을까. 대답은 ‘노’다. 시비와 다툼만 더욱 커진 세상이다. 스님들 역시 자비행보다는 탐진치에 깊이 빠진 모습이다. 재가불자였던 유마거사의 통절한 한마디가 그립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백번의 무차대회보다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무차를 실천할지가 관건 아닐까”라고 일깨운다. http://goo.gl/cQ9BSR

 

 

Posted by jinokorea

2015년 5월 18일 경향신문

- [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가 ]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서 청년을 29세까지로 한정하자 30세를 넘긴 미취업자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결국 대상 연령을 34세까지 늘리면서 불만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대체 몇 살까지가 ‘청년’인지 모르겠다. 청년 논객 노정태씨는 “우리는 청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벌어진 논란을 지켜보며 나는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몸은 다 컸고 법적으로도 미성년자에서 벗어났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미성년자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청년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iOS3zN

- [ “민주주의를 인양하라”…세월호 품은 5·18 ]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5월의 영령’을 기리는 기념행사와 참배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5·18 행사’는 35년 전 ‘그날’처럼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정신을 일깨우는 기념행사가 주류를 이뤄 여느 해보다 시민들과 추모객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광주시민들이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가해 보여준 세월호 인양 퍼포먼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http://goo.gl/vH3fOn 

- [ 대한민국 선거법의 뿌리는 일본 ] 우리 선거법의 모태는 90년 전 일본의 다이쇼(大正) 정권에까지 소급된다. 이 시대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향한 정치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천황제 절대주의를 내세우는 관료집단과 신흥 자본가 집단 간의 타협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이 정권은 기존의 정치인 집단들과 관료권력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대중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를 원했다. 사전선거운동 금지, 호별방문 금지, 기탁금제, 선거운동원의 수와 자격의 제한, 연좌제 등 유례없이 다양한 규제장치들을 두어 사람들을 정치로부터 떼어놓았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무력화했다. 후보자 매수나 매표 행위들을 처벌하는 선거법 규정들조차도 선거 과정의 투명성·공정성보다는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명분 아래 천황의 신성성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일제의 반민주적인 선거법 체제는 우리 선거법과 그것을 다루는 법원과 검찰에 그대로 답습된다. 얼마 전 법원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적용한 사후매수죄의 규정이나 그 판결 이유로 거론했던 ‘선거의 불가매수성’이라는 말에는 이런 후진성이 깔려 있다. 조희연 교육감이나 정봉주 전 의원에게 적용된 허위사실유포죄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체제를 비판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기회를 박탈해 버리는 장치로 오·남용되기 십상이다”라고 지적한다. http://goo.gl/M6HrOR

- [ 국정홍보를 막말 인사에게? ] 문화체육관광부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이를 돕는 시민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언론계 인사를 최근 신설된 국정홍보 차관보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부는 이의춘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겸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비즈니스소통분과위원장(54)을 차관보로 임용했다고 5월 15일 밝혔다. 국정홍보 차관보는 고위공무원 가급(실장급)으로, 장관과 2차관을 보좌해 언론협력 업무 등을 관장하는 자리다. 보수매체인 미디어펜 대표 시절 이 차관보는 칼럼에서 “유가족들은…(세월호) 사고 수습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밝혀야 한다는 황당한 소리를 해대고 있다…여기에 반미 반체제 좌파인사들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 기업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거나 ‘땅콩 회항’ 사건을 다루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여론의 기요틴(단두대)에 의해 무참히 단죄됐다”는 주장도 했다.  http://goo.gl/XKMNZF 

 

 - [ “천정배, 새정치와 만날 것”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58·4선)는 17일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두들겨 패듯이 하지는 않겠지만 아주 체계적으로 요령 있게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집권을 위한,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원내 운영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천정배 의원을 데려와야 된다고 보는가’란 질문엔 “천정배 의원은 수십년 동안 뼛속까지 민주당이라고 하신 분이다. 호남은 우리 당 뿌리다. 지금 친노의 활동은 줄기다. 계파 갈등은 그 줄기 이파리에 독소가 좀 묻어 있고 잘라내면 해결될 정도 문제다. 장성한 나무로 이번에는 집권해야 되지 않겠나. 다시 만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http://goo.gl/9dZbir

 

 

Posted by jinokorea

2015년 5월 16일 경향신문

- [ 멘토와 꼰대의 차이 ] 직언과 폭언은 직설화법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핵심을 바로 찌르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미덕으로 장려되고 후자는 악덕으로 지탄받는다. 폭언은 상대방에게 모욕과 상처를 준다. 설령 그 내용이 맞다 해도 발언의 의도가 공격적이기에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반면에 직언은 어떤 잘못을 지적하되 그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의 변화와 상황의 개선에 있다. 당사자들 사이의 사소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서 공동체나 공공성의 구현을 바라는 순수함이 거기에 깔려 있다.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직언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성장이어야 한다. 그의 삶이 나아지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곁에 서서 같은 눈높이로 길과 비전을 탐색하는가. 멘토가 꼰대와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KiMJSs

- [ 박정희와 박근혜의 차이 ] 5·16 군사쿠데타 당시 제2군 부사령관 육군 소장 박정희는 44세, 쿠데타를 주도한 육사 8기들은 중령급으로 34~36세, 쿠데타 직후 군사혁명위원회 의장,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내각 수반이 되었다가 곧 도태된 육군참모총장 장도영은 38세였다. 만약 지금 이 또래 사람들이 나라를 완전히 뒤바꾸겠다고 나선다면, 분명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뭘 안다고 나서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1964년 5월16일 5·16 군사쿠데타 3주년을 맞아 당시 대통령 박정희는 “5·16혁명의 본지와 과업은 불가피한 차질을 면치 못했다. 혁명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통분의 심회(心懷)를 금할 길이 없고 나 자신 자괴의 염(念)을 억누를 길이 없다. 당초의 혁명공약은 오랜 침체의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혀진 고질적 악유산(惡遺産)을 말끔히 도려내고 새로 다듬어진 맑은 터전 위에 민족중흥의 일대 과업을 이룩하자는 데 있었다”며 스스로 공약을 지키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집권 3년차의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던 민생 문제 해결에 덧붙여 부패 척결을 주창하고 있다. 부패와 구악 일소, 민생고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5·16 당시 주도세력의 인식과 같다. 더구나 이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을 ‘역사 속에 뿌리 깊이 박힌 고질적 유산’ 탓으로 돌리는 것까지 집권 3년차의 박정희 대통령과 똑같다. 다만 반세기 전의 박 대통령은 스스로 부끄럽다고 밝힌 반면 지금의 박 대통령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yicu8w

- [ 이익은 소수가, 손해는 모두가 ] 새만금사업의 경우 소실된 갯벌의 가치를 차치하고, 경제성 평가만을 봐도 ‘밑 빠진 독’이라고 할 만하다. 공동조사단이 총 사업비 약 3조원의 비용을 기준으로 비용편익분석을 한 결과, 시나리오에 따라 편익이 비용의 최대 3.81배에서 최소 1.25배로 산출됐다. 이마저도 법원 감정촉탁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 평가에서 왜곡 평가의 예로 교과서에 실려도 좋을 만큼” 의도적으로 편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제외시켜 나온 결과이다. 심지어 수질개선 항목은 비용이 아닌 편익으로 포함됐다. 경제성 평가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없이 변경되고 있는 새만금 기본계획에서 총 비용은 22조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4대강 사업의 경우도 22조원을 투자했지만, 물부족 지역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이를 근거로 전국에서 댐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국가 사업들과 다르지 않다. 초기 8조8000억원이던 사업 예산은 전체 공정률이 미미했던 2014년 말 이미 13조원까지 뛰었다. ‘경제적 효과 평가’에서 추정한 직접적인 효과 21조원에는 정부 지출 3조원 등 비용까지 넣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사업을 추진해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소수는 뒷감당에 관심이 없다. 이익은 그들 소수가 가져가지만, 손해는 우리 모두가 보는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http://goo.gl/ZblsEo

- [ 인성교육은 일제 잔재? ] 지난해 말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에서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을 인성의 예로 들고 있다. 대학입시에 중요한 비중으로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들의 교과성적 외에도 ‘인성발달 사항’을 담임교사가 주관적으로 기록하도록 돼 있다. 한국 교육계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학생의 인성을 주관적으로 평가해 입시에 반영한 제도는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일제가 중학교 입시 방식을 공개 선발에서 학교장 추첨제로 바꾸면서다. 중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식민지 조선인들은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일제는 더 많은 학교를 설립하는 대신 입학문을 좁혀 조선인들의 교육열을 꺾고자 했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반일사상을 통제하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해방 후 인성교육은 1972년 이후 다시 부각됐다. 유신선포, 새마을운동 등과 더불어 사회 각계에 정신무장이 강조되던 시점이다. 박정희 정권은 1971년부터 학교장 권력을 강화하고, 대학 시간강사 등 비정규 교원의 지위를 불안하게 만드는 등 교육계를 적극 통제하는 정책을 썼다. 1976년 유기춘 문교부(오늘날 교육부) 장관은 ‘유신교육 심화를 위한 정신교육 체계화’를 위해 ‘인성교육’을 거론했다. 유 장관은 인성교육 목적을 아예 “민족주체성 함양, 국가안보의식 고취, 새마을정신 고양 등을 통해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국민교육헌장 이념을 구현한다”로 못 박았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인성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http://goo.gl/li5XES 

- [ 살아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 과일소주 경쟁이 불붙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가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을 빚자, 과즙을 첨가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벼운 술을 즐기려는 경향에 달콤한 맛을 찾는 허니 열풍이 맞물리며 벌어진 현상이다. 올해 3월 출시된 ‘순하리’는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이 첨가된 리큐르(증류주 일종)다. 알코올 도수는 14도다. 당초 부산·경남 지역에 나왔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병이 팔렸다. 감자칩 허니버터칩처럼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사전 예약을 받아 판매하는 소매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저도수 경쟁에 이어 또 한번 소주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꼬꼬면 열풍처럼 한 때의 반짝 인기로 사그러 들수도 있지만 살아 남으려면 변화는 필연이다. http://goo.gl/sn3odP

 

 

Posted by jino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