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2일 경향신문

- [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 비누 7장, 쇠못 1개, 2000개비의 성냥. 인체를 구성하는 성분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참 값쌀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 같은 성분의 총합을 인간이라 부를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대우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이 같은 성분의 총합을 뛰어넘는 생명과 인격이 있기 때문이다.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의 생명은 핵심 조사대상인 정부부처로부터의 독립성이다. 조사대상이 되는 정부부처가 특조위에 영향을 행사하게 된다면 객관적인 조사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정부는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려 할까? 정부와 독립된 위원회가 성립될 때 각 위원회에서 시행령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하면 그 시행령안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해왔던 전례에 비추어 봐도 너무 괴이한 일이다. 감추고 싶은 뭔가가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 시민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http://goo.gl/f08X5A

- [ 참으로 영리한 홍준표 ] 홍준표 경남지사(61)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기탁금으로 사용된 출처 불명의 돈 1억2000만원에 대해 “집사람 비자금”이라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이 같은 홍 지사의 소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간담회를 열어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후보 기탁금으로 낸 1억2000만원에 대해 “11년간 변호사 활동을 하며 번 돈과 원내대표 시절 국회대책비로 나온 돈을 집사람이 모아 은행 대여금고에 넣어뒀던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면서 매달 국회대책비로 나오는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덧붙였다. 이 돈은 홍 지사의 공직자 재산신고에 그동안 빠져 있었다. 홍 지사는 재산신고 누락에 따른 처분은 받겠다고 말했다. 불법정치자금보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공직자자 재산신고 누락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http://goo.gl/ckkO8d 

- [ 한국의 복지는 왜 비정상인가 ] 누구나 일생 동안 소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을 한다. 그럼에도 소득이 단절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런 위험에 대처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산업재해로 일할 수 없는 경우의 소득 단절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이 작동한다. 회사의 폐업이나 해고의 경우에는 고용보험이 작동한다. 질병으로 일하지 못해 소득이 단절된 경우에는 질병보험이 작동한다. 노령과 은퇴로 인한 소득 단절의 경우 국민연금이 작동한다. 이것이 공적 소득보장제도인 4대 사회보험이다. 4대 사회보험은 대상자 모두를 포괄하는 ‘보편적 가입’과 존엄한 삶이 가능한 수준의 ‘급여 보장성’(소득대체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복지국가들은 실질적 보편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 모두를 포괄하고 소득대체율 70%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건 ‘정상’이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우리나라의 공적 소득보장제도는 ‘비정상’이다. 첫째, 질병으로 입원할 경우 치료비는 건강보험으로 평균 63%를 충당하지만 소득 단절로 인한 생계 위협은 불가피하다. 둘째, 고용보험은 노동자의 절반 정도만을 보호한다. 셋째, 국민연금은 넓은 사각지대와 낮은 보장성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다. 그래서 비정상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BR2g4s

[ 문재인, 고립무원? ]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에 이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로 촉발된 계파 갈등이 수습이냐, 확산이냐의 기로에 섰다. 문재인 대표가 ‘봉숭아 학당’ 최고위 난맥에, 정 최고위원이 막말에 사과하는 것으로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김한길 전 대표가 새롭게 문 대표의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친노·비노 간 대결구도는 첨예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화 통화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주승용 최고위원은 “사과는 받았지만 사퇴 철회는 별개의 문제”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텅빈 새정치 최고위원 회의 탁자에 홀로 앉아있는 문재인 대표의 모습이 참 안쓰러워보인다. http://goo.gl/Kjc1I0 

- [ 강정호, 피츠버그에 강풍 분다 ]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8)가 홈런에 결승타까지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발로 출전하는 경기마다 맹활약하며 주위의 편견을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강정호는 11일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1회 선제 솔로홈런과 7회 결승 적시타를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 때 발을 들어올리는 ‘레그 킥’ 우려 딛고 3할 타율 안착했으며, 수비에서도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날렸다. 선발 출전 경기 때마다 맹 활약하며 당당히 실력으로 ‘주전감’임을 입증하고 있다. http://goo.gl/q7ll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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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1일 경향신문

- [ 당신은 ‘꼰대’ 인가요? ]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믿음이 지나치면 ‘꼰대’가 되기 쉽다. 세상은 넓고 ‘꼰대’는 많다. 그들의 ‘꼰대질’에 때로 저항하고 처음부터 얽히지 않으려 애도 써본다. 그러나 꽉 짜인 조직 생활에서 꼰대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꼰대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꼰대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도 꼰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경향신문에서 기획기사로 꼰대이야기를 풀어냈다. http://goo.gl/yM8fva 과연 당신은 꼰대인가?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꼰대 성향을 알아볼수도 있다. http://goo.gl/qxTtth 

- [ 지지자들에게 모욕감 안긴 새정치 ] 정치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는 정당들 사이가 아니라 정당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격렬한 감정과 시기, 음모, 질투 나아가 느닷없는 각목 다툼과 자살 소동은 정당 내 공천권을 둘러싼 싸움에서 나타난다. 한 정당이 다른 정당을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당 조직 내부에서 상대 파벌과 다퉈 승리하는 일이 더욱 고통스럽다. 그렇기에 정당조직을 좋은 정치공동체로 만드는 일은 최고의 민주적 과업이 아닐 수 없는데, 야당은 이 과업에서 실패함으로써 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했다. 그런데도 야당의 최고위 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동료인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막말을 퍼붓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그 과정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은 노래를 흥얼거렸다고 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최근 야당 최고위원들이 보여준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저열한 행동들은 정당조직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가를 실증하는 한편, 야당 지지자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말한다. http://goo.gl/5MBq6b

- [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신기루 ] 우리나라는 적게 세금 내고 적게 지원 받는 전형적인 저부담-저복지 국가다. 2014년의 경우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복지비 지출은 10.4%에 불과하다. 이는 OECD 나라들의 평균인 21.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2011년 우리나라의 개인소득세 부담률은 GDP 대비 3.8%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의 복지 현실을 감안할 때, 세금을 더 거두는 중부담, 필요한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중복지의,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 경제학자인 이윤호 순천대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신기루다. 돈 없이 복지 확대가 가능할 수 없다. 담뱃세 인상 등의 편법으로는 조세 형평성만 나빠지고 서민층의 불만만 늘어날 뿐이다.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고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임기응변의 공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복지 문제에 대해 올바른 비전과 해법을 제시하는 일은 정치권의 책무다. 이 문제에 정면으로 승부를 걸고 해결하려는 정당이 미래의 한국 사회를 이끌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http://goo.gl/Xkz9J3

- [ 납세자 몰래 진행되는 세금 5조가 걸린 소송 ] 금융감독위원회는 2003년에 론스타가 1조3830억원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런데 금감위는 2006년에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6조3000억원에 되파는 것은 승인하지 않았다. 2007년에 싱가포르의 DBS은행에 지분을 파는 것도 반대했다. HSBC에 파는 것도 승인하지 않았다. 론스타는 2010년 12월에 하나금융에 4조7000억원에 팔겠다고 승인을 신청했다. 결국 판매가를 3조9000억원으로 낮추어 2012년 1월에 승인받았다. 그리고 국세청은 론스타에 431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론스타는 한국 정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 심판정으로 끌고 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송기호 변호사는 “5조원의 예산이 걸린 론스타 구두 변론이 15일에 시작된다. 5조원은 경남도가 157년 동안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 경남의 무상급식이 중단된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318억원의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219억원의 예산을 변호사비용과 중재비용으로 썼다. 이는 홍준표 지사가 8개월의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라며 철저한 밀실주의로 납세자들에게 론스타 소송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 법무부를 비판한다. http://goo.gl/Qekoqb

- [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차이 ] 정보통신 시스템을 설계할 때 동기식과 비동기식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택된 방식에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과 이후의 확장성 문제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동기식은 각 개체들이 정해진 공통의 시각 일정에 맞춰서 움직이는 방식을 말한다. 군대는 동기식 문화의 전형적인 예이다. 6시에 취사병은 식사를 준비하고 병사들은 그 시간에 와서 식사를 한다. 취사병이 병사들의 기상 여부를 체크한다거나, 또는 병사들이 식당에 밥이 나왔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없다. 동기식은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각자 자기 일을 하면 된다. 반대로 비동기식의 과정은 좀 복잡하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의 아침식사는 전형적인 비동기식 진행이다. 식사는 꿈틀대며 자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을 수시로 보면서 준비되어야 한다. 밥투정, 반찬투정으로 아이들의 식사시간이 길어지면 그 시간만큼 설거지는 미뤄지게 된다. 비동기식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봐가면서 일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컴퓨터공학자인 조환규 부산대 교수는 “전화보다 비동기식인 문자나 메신저가 선호되는 현상은 현대적 삶의 한 특징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방식, 각각 서로 다른 시간축의 삶이 가능해진 요즘, 일사불란이 강조되는 동기식 방법론은 그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모두가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라가 발전한다고 믿는 동기식 발전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다소 시끄럽고 번잡하지만 오류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난 비동기식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위정자들에게 필요한 시절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oNvk6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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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9일 경향신문

- [ 돈 중심의 세계관 ] 요즘 강의실에 앉아 있는 대학생들은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났으니 초등학교 시절 IMF 시기를 통과했을 것이다. 부모가 실직이나 폐업, 도산의 당사자였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경제 난민’ 대열에 속하지 않았더라도 친척이나 이웃 중 누군가 땅이 꺼지라고 한숨짓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 자기 정체성에 대한 가슴앓이보다, 기성세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보다 ‘경제적 공포’가 훨씬 더 깊이 각인된 것이다. 청소년으로 자라나는 사이 구조조정, 명예퇴직, 비정규직, 고용 없는 성장, 승자독식과 같은 신조어가 관용어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는 사이 부모들의 가치관 아니 자녀 교육관은 급격하게 ‘돈’으로 쏠렸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 대학 졸업장이 직업을 결정하고, 직업(연봉)이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생각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졌다. 시인인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들에게 한 세상이 일러준 미래는 단 하나였다. 대학. 대학이 유일한 출구였다. 대학에만 들어가라, 그럼 그때부터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다수 대학생들에게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다. 경쟁의 터널을 빠져나온 대학생들 앞에 더 길고 어두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대학에 다니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취업이다. 더 가혹한 ‘입시’, 아니 최후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강박은 상상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http://goo.gl/D3eNQP

- [ 일확천금의 꿈, 패가망신의 현실 ] 카지노는 ‘작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다. 어원인 카자(casa)는 르네상스 시대 귀족 소유의 사교·오락용 별관을 뜻한다. 18세기 들어 유럽 왕국들이 재원 충당을 위해 옥내 도박장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일반화됐다. 한국에서는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에 한해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었다. 카지노는 확실한 국가 재정 확보 수단이지만 본질은 인간에게 유익하지 않은 사행산업이다. 조호연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첩보영화 ‘007’ 시리즈에는 주인공이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장면이 많다. 출중한 도박 실력으로 거액을 따내 관객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대리 경험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은 딴판이다. 도박중독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그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크루즈선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크루즈선상에서만 카지노를 할 수 있어 건전한 레저수단이라는 것이다. 배 타고 카지노 하면 사행성이 없어진다니 이런 궤변이 없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지만 국가가 앞장서 사행을 부추기는 것은 안 될 일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mBdMfN

- [ 악마의 혀를 닮은 17번 홀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린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 역시 17번홀(파3)이 변수였다. 첫날은 공 21개가 연못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파3홀’이란 별명답게 첫날부터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TPC 소그래스 17번홀은 그린 뒤편 스탠드에 편히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갤러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만, 선수들에겐 가장 큰 부담을 안겨주는 홀이다. 티샷 지점에서의 거리는 120m밖에 안되지만 그린 전체가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실제는 반도 모양)이고, 길이도 24m에 불과해 자칫하면 공을 물에 빠뜨리기 쉽다. 그린 스피드가 빠르고, 한쪽에는 작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으며 상공에 휘도는 바람도 시시각각 변해 어떻게 강약을 조절하느냐가 큰 관건이다. 사진을 보니 정기적으로 공을 건져내지 않았다면 아마도 연못 속엔 수만개의 골프공이 침몰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goo.gl/jaiHk4 

- [ 죽은 것이 다시 살아난 느낌 ]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라는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한 이후로 지금까지 역사와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개봉한 <화장>까지, 그는 감독으로 102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그중 <천년학> <취화선> <춘향뎐> <아다다> <씨받이> 등 사극만 해도 수십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제아제 바라아제> <태백산맥> <장군의 아들> 등 역사나 그에 근거한 시대극을 많이 연출했다. 임권택 감독은 많은 시대극을 많이 연출한 이유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맞이하기 위함이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도 궁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길 희망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수록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테니. 그래서 아름다운 행사 등을 통해 세상에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창덕궁 달빛기행’이라는 야간 행사를 체험해본 적이 있다. 아,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죽은 것이 살아난 것 같아 무척 행복했다”고 말하며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궁중문화축전’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http://goo.gl/OHiN8A

- [ 죽음에 대한 시대의 시선 ] 플라톤은 죽음을 종결·상실로 파악하지 않고, 삶이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이주로 여겼다. 그는 죽음에서 희망적인 가치를 발견하려 했다. 플라톤 사상을 마중물로 하는 철학자들은 죽음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 나섰다. 로마 시대 키케로는 “철학자들의 전 생애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 점철된다”고 했다. 키케로의 말마따나 죽음은 철학적 사유의 중요한 테마였다. 삶이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파고들자면 죽음이라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죽음을 삶과 분리해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는 육체를 영혼의 무덤이라고 일갈했는데 이원론의 시조쯤 된다. 데카르트는 육체를 태엽 감는 시계에 비유했다. 이 때문에 죽음은 한 기계의 종말을 의미할 뿐이다. 칸트, 헤겔 같은 이성주의 철학은 영혼을 다르게 부르자면 정신, 이성인데, 이런 것들은 죽음과 달리 불멸성을 지닌다고 봤다. 반면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는 죽음은 지극히 사적인 사건이라서 보편적인 것을 논할 여지가 없다고 봤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문화적인 것이기도 하다. 시대 분위기 따라 죽음에 대한 태도도 상이했던 것이다.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의 서평을 쓴 경향신문 서영찬 기자는 “한 시대가 어떤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는가는 삶을 어떻게 성찰하는가와 직결된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사유는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신간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구인회 저·한길사)> http://goo.gl/uiX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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