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5일 경향신문

- [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 인간관계에서 불성실과 딴청처럼 효과적인 억압은 없다. 상대가 스스로 미치기 때문이다. 육체이탈의 당사자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극심한 고통을 체험한다.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은 자기 고통이 아니다. 대화 중 혼자 맘대로 자리를 떠나 돌아다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다. 자기 책임을 남 일처럼 말하고 비판하고 문책한다. “나는 아니니까 당신들 잘못”이라는 논리다. 국민에게 자기 문제를 대리 체험케 하는 것이다. 여성학 강사 정희진씨는 “차라리 멱살잡이가 낫다. 유체이탈 대화법처럼 사람을 열 받게 하는 일도 없다. ‘유체이탈’과 ‘유체이탈 화법’은 반대 현상이다. 전자는 본인의 고통이지만, 후자는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이들과 공동생활은 한계가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나쁜’ 사람에 의해 보통 사람이 병에 걸리게 된다. 이 화법은 상대방이 없다. 상호 격투나 논쟁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두 개 이상의 인격을 가진 ‘가해자’는 전혀 손상이 없다. 유체이탈 화법은 유체(幽體) 이탈이다. 유령 인격, 복수(複數)의 인격이 외출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d2fG0P

[ ‘어설픈 한국외교’의 뿌리 ] 전형적인 선악의 이분법이 한국 외교를 지배하고 있다. 북한은 나쁜 나라, 일본도 나쁜 나라, 미국은 좋은 나라다. 나쁜 나라들이 착해지지 않는 한 외교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반면 좋은 나라 미국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우리 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런 인식 속에 미국이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책임의 상당 부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은 묻혀버렸다. 분단 이후에도 여러번 우리를 배신했던 미국이지만 이미 신화로 자리 잡아, 신화에 도전하는 사람들만 나쁜 사람, 나쁜 나라가 된다. 한·미관계는 어떤 외교적 가치보다 우선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외교수사에 의해 채색됐다. 이분법 사고에서 출발한 외교 철학은 어설플수 밖에 없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부터 스스로 만든 진정성의 프레임에 갇혀 고립을 자초해왔다. 외교적 주도권은 다 내다버려 손에 남은 것은 원칙과 몇 개의 아이디어, 그리고 대국민용 정치언술뿐이다. 그런데도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니 진심이면 무능하고, 거짓이면 위험하다”고 말한다. http://goo.gl/gH503q

- [ 권력 관리능력, 타고 난 김정은 ]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 곧잘 비교된다. 김정일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데 반해 김정은은 그렇지 않아서 지지기반이 취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닮은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적 수완과 스타일은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닮은 것 같다. 대중 친화적이고 비행기 타는 것 좋아하고 스포츠 좋아하는 것이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 원광대 초빙교수인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은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 권력을 계승했기 때문에 경험이 없고 젊어서 무모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김정은 체제는 결국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 체제의 기반이 되는 권력 네트워크는 김씨왕조의 ‘백두혈통’과 빨치산 후계 세대다. 이 두 집단이 끈끈하게 협력하면서 김정은 권력을 지탱해 줄 것이다. 봉화조(북한판 태자당, 혁명 원로나 고위 공직자 자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김씨왕조의 ‘백두혈통’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도 아직은 없다. 또 김정은의 권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우선 그 나이에 60~70대의 원로간부들을 처형하고, 집권 후 3년여 만에 70여명의 간부들을 숙청한 것으로 보아 김정은의 권력욕과 관리능력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타고 난 것 같다”고 말한다. http://goo.gl/zyTMn0

- [ 김정은의 역린을 건드린 죄 ]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은 충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구밀복검(口蜜腹劍)·표리부동(表裏不同)·소리장도(笑裏藏刀)·양봉음위(陽奉陰違)와 같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고사성어가 등장한 것이다. 제아무리 변함없는 충심을 발휘한다 해도 한번 삐끗하면 하루아침에 멸문의 화를 당하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한비자가 “용(군주)을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지만, 역린(逆鱗·목줄기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한다”(<사기> ‘노자한비열전’)고 했을까. 조선 태종의 처남이자 세자(양녕대군)의 외삼촌인 민씨 형제는 어떤가. 공신가문이기도 했던 민씨의 4형제(민무구·무질·무회·무휼)는 자결을 명 받고 죽는다. 이유는 태종이 양녕대군에게 양위의 뜻을 밝히자 민씨 형제의 ‘얼굴에 기쁜 빛이 보였다(喜形于色)’는 것이었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왕조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어이없고, 끔찍한 일들이 북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건성건성 박수를 치고, 졸았다는 이유로 한때의 충신(장성택·현영철)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숙청대상자들에게 붙인 죄목은 ‘양봉음위’, 즉 ‘앞에서 받드는 척하면서 속으로 해를 가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조선조 태종은 민씨 형제를 “빨리 죽이라”는 신료들의 아우성 속에서 4형제를 다 죽일 때까지 8년7개월을 끌었다. 북한은 조선왕조보다 못한 것이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http://goo.gl/jwQVZs

- [ 이완구, 부패척결 외치더니…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총리 취임 직후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대국민담화와 함께 대대적인 사정의 신호탄을 쏜 지 63일, 총리직에서 퇴임한 지 17일 만이다. 국정 2인자로서 대대적인 사정을 지휘하다 부패 혐의로 서울 고등검찰청 1층 로비의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이 전 총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2013년 재선거 출마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총리 소환은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정치인 ‘8인’ 중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http://goo.gl/s6rp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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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4일 경향신문

- [ 딸들에게 더 잔혹한 사회 ] 딸들은 대체로 또래의 아들들보다 더 일찍 현실을 깨친다.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는 좀 더 일찍부터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일에 더 익숙해지기 마련이라는 점이 한 가지 이유가 될 것이다. 또한 가정 내에서 자식들의 현실 적응을 돕고 그들을 바람직한 삶의 방향으로 조련하는 일을 아빠보다는 여전히 엄마가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동성 멘토(엄마)의 지도를 받는 딸들이 아들들보다 ‘길들여지기에는’ 좀 더 유리할 것이다. 오늘날의 엄마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진 사회적 성공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확신과 결의를 가지고 딸들을 대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엄마는 이 사회가 여전히 남성 주도의 거칠고도 냉혹한 현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엄마들은 더 가혹하게 딸들을 조련한다. 최유준 전남대 HK교수는 “딸들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은 자신의 능력이 아름다운 외모와 결합될 때만 이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달아야 한다는 데에 있다. 일찍이 막스 베버가 말했던 자본주의 정신, ‘합리적 절제’의 정언명령은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몸매 가꾸기에서 그 극점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딸들에게 너무나 잔혹한 사회다. http://goo.gl/MW7Kbh

- [ 졸면 죽는다 ] 북한 인민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반역죄로 숙청·총살당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최측근이자 군 권력의 핵심 인사가 재판도 없이 총살당하는 ‘이상 징후’가 정보당국에 포착됨에 따라 북한 내부 권력질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현 부장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 제1비서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제1비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현 부장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지 2~3일 만에 ‘반역죄’로 몰려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http://goo.gl/dFFpVN

[ 문재인의 성의없는 ‘읍참마속’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공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을 권고했다”면서 “읍참마속의 심정”을 토로한 것을 계기로 한때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읍참마속(泣斬馬謖)’이 올랐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읍참마속의 고사성어가 함의하는 리더십의 본령은 법과 기강을 세우기 위해 소아(小我)를 끊어내는 결단이다. 촉나라의 제갈량은 군령을 어기고 얕은꾀로 전투를 벌이다 참담한 패배를 불러온 장수 마속을 주변의 선처 호소에도 불구하고 참수한다. 마속은 제갈량이 총애하는 우수한 장수였다. 마속의 목을 벤 제갈량의 답은 이랬다. “이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전쟁을 시작한 처음부터 군율을 무시하게 되면 어떻게 적을 평정할 수 있겠는가.” 양권모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이 보여준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저열한 언행’은 4·29 재·보선 참패로 허우적대는 당에 KO펀치를 안긴 꼴이 됐다. ‘싸가지 없고 질서 없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며 당의 지지율 추락에 불을 댕겼다. 전투(선거)에서 패배하고 내분까지 불거진 비상한 상황에서 문 대표가 꺼낸 읍참마속은 아무런 울림도, 실제 효력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표의 호소가 제갈량의 ‘읍(泣)’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고,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자숙 권고와 최고위원회의 출석 정지’ 조치가 시늉만의 ‘참(斬)’으로 비치기 때문일 터이다”라고 말한다. 제갈량은 마속을 읍참한 뒤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3단계 강등하며 병사들에게 사과했다. http://goo.gl/AOWrSR

- [ 아사리판의 ‘아사리’는 승려 ] 아사리판을 일본말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아사리판은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그러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아사리판은 ‘개판’ ‘난장판’처럼 한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진 않다. 사전은 ‘아사리’를 ‘제자를 가르치고 제자의 행위를 바르게 지도하여 그 모범이 될 수 있는 승려’로 풀이하고 있다. 어원전문가인 조항범 충북대 교수는 승려를 뜻하는 ‘아사리’와 일이 벌어진 자리를 의미하는 ‘판’이 붙어 ‘아사리판’(<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이 된 것으로 본다. 아사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의견이 다를 경우 격론이 벌어졌는데 이 모습이 소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인 데서 ‘질서 없이 어지러운 현장’이란 비유적 의미가 생겨났다고 한다. 김선경 경향신문 교열부 기자는 “아사리판과 비슷한 말로 ‘아수라장’이 있다. ‘아수라’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이다. 아수라는 모이기만 하면 싸움질해 엉망진창이며 소란스럽다 해서 생긴 말이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을 줄여 ‘수라장’이라고도 한다”고 알려준다. http://goo.gl/RukstN

- [ 김진태 총장의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 ]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 나라가 시끄럽다. 시간을 거슬러 2003년 대선자금 수사로 가 보자. 12년 전이나 이번 리스트 수사 모두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쉽지 않은 수사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누리당이 주된 타깃이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LG그룹이 2.5t 트럭에 현금을 싣고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에서 트럭째 15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한나라당이 거둬들인 불법 정치자금만 900억원을 넘었다. ‘차떼기’ 수법은 경향신문 특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차떼기’는 배추나 무를 심은 농민들이 돈이 급한 나머지 수확 전에 밭을 통째 중간도매상에 넘기는 ‘밭떼기’에서 착안한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차떼기 작명의 위력이 그렇게 확산될 줄을 미처 몰랐다. 이번 대선자금 수사 역시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가 수사의 단초가 됐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12년 만의 데자뷰다. 박문규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검찰에게 이번 수사는 위기이자 기회다. 국민 여론도 검찰 편이다. 정치권에 만연된 불법 정치자금의 검은 고리를 이번에는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결국 검찰의 수사 의지에 달린 문제다. 이명박 정부 이후 검찰은 정권 눈치보기 수사로 국민 신뢰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공안사건은 몰라도 특수수사는 김진태 총장이 최고의 전문가다. 그는 7개월 후면 임기가 끝난다. 청와대 눈치 볼 일도 없다. 철저한 조사를 거쳐 기소하면 검찰의 임무는 끝이다. 그 뒤의 고민은 법원 몫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mX31nD

- [ 연금, 한국경제의 재앙되나 ]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 이상으로 세대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공무원연금을 받거나 곧 받을 사람은 혜택이 아주 크지만 젊은 공무원은 별로다. 과거의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이 개혁 시점 이후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도 기존에 받는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없고 젊은 공무원들만 혜택이 줄게 되어 있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에 대한 과세도 2002년 이후 발생한 연금만 종합과세대상이다. 이미 연금을 받거나 곧 받을 사람은 세금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젊은 세대는 연금에 대해서도 꽤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심각한 세대 간 불균형 요인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세대 간 연금 불균형 문제의 근본은 한국의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것을 전제로 연금제도가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고, 재정건전성은 악화되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주식시장은 국민연금에 목매어 있다. 국민연금은 미래 세대의 엄청난 짐이고, 한국 경제의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사각지대를 줄이고, 세대 간 불균형을 축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eGH7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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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3일 경향신문

- [ ‘팬티 사장’ 강제추행 아니다? ] 사장이 팬티 차림으로 20대 여직원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해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 ㄱ씨는 2013년 한 업체에 취직했다. 취직 1주일여 만에 사장 ㄴ씨는 ㄱ씨를 사무실로 불렀다. 사무실에 들어선 ㄱ씨에게 사장은 손님이 올 수도 있으니 문을 잠그라고 한 뒤 더우니 반바지로 갈아입어도 되겠느냐고 묻고는 트렁크 팬티만 입은 채 앉았다. 얼마 뒤 사장은 고스톱을 쳐서 이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며 ㄱ씨를 자신의 옆에 앉게 했다. 내기에서 이긴 사장은 ㄱ씨에게 “다리를 주무르라”고 시켰고, 종아리를 주물러 주자 오른쪽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 위에 올리고는 “더 위로, 다른 곳도 만져라”라고 말했다. 강제추행죄로 재판에 넘겨진 ㄴ씨에게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ㄴ씨가 다리를 ㄱ씨의 허벅지에 올리고, 다른 곳도 만지라고 말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폭행 또는 협박은 없었다는 이유였다. 직장 상사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ㄱ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ㄴ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은 약한자를 편들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강한자와 약한자의 중간에서 절대적으로 공평하다면? 내 생각에 그건 되레 불공평이다. http://goo.gl/RdPuxl  

- [ 홍준표, 얼마나 다급했으면…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검사로 재직 중이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업계 대부인 정모씨 형제로부터 돈을 받은 정·관계 유력자들을 구속시켰다. 그중에는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도 있었다.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것을 안 박철언 전 장관은 자신이 돈을 받지 않았다며 배달사고를 주장했지만, 당시의 홍준표 검사는 단호했다. 뇌물 사건은 대부분 물증이 없다고 박철언 전 장관의 변명을 일축했다. 목격자였던 홍모 여인의 증언은 결정적이었다. 결국 박철언 전 장관은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이 사건은 스타 방송작가인 송지나씨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모래시계>는 바로 이 슬롯머신 사건을 각색한 것이었다. 기생충박사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그 홍준표 지사가 지금 매우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야 했으니까. 슬롯머신 사건 때 박 전 장관이 그랬던 것처럼, 홍 지사는 배달사고를 주장한다. 성 전 회장의 자살로 검찰 측에 물증이 없다는 걸 믿는 탓이지만, 검찰은 단호했다. 1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알려진 경남기업 윤 전 부사장의 증언도 확보한 터였다. 사태가 점점 불리해지자 홍 지사는 급기야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이 집사람의 비자금”이며, 그 돈은 국회대책비를 가로챈 것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뇌물보다는 횡령이 낫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모래시계>의 스타 검사가 22년 만에 피의자가 돼 검찰에 출두한 건 흡사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라고 말한다. http://goo.gl/0IGcV4

- [ ‘슈퍼리치’에게만 ‘슈퍼감세’ ] 연간 12억5000만원 이상을 버는 소득 상위 0.01% ‘슈퍼리치’의 세금 부담이 지난 30년간 23%p나 줄었다. 1980년 연소득이 1억원이었던 ‘슈퍼리치’인 대기업 총수 김모 회장은 소득의 절반이 넘는 5800만원을 소득세와 의료보험료로 냈다. 31년이 흐른 2011년. 이 기업을 물려받은 아들 김모 회장은 연간 30억원을 벌어 이 중 10억2000만원(34%)을 세금과 국민연금·의료보험료 같은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아버지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부담했지만, 아들은 3분의 1도 부담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부담률이 낮아지면서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 연평균 소득이 29억원(2011년 기준)인 슈퍼리치의 ‘조세부담률’(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납부액을 합친 부담률)이 지난 30년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부담률이 대폭 낮아졌고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 건강보험) 부담률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반면 중산층 이하는 소득세 및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이 동반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조세정책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소득재분배 기능이 지난 30년에 걸쳐 약화된 것이다. http://goo.gl/qdqD7j 

[ 한심한 국민연금 여야 공방 ] ‘국민연금 50% 급여율’을 위해 정부는 보험료를 두 배로 올려야 한다 말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1%포인트만 더 내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보다 4분의 1을 더 받으면서 보험료를 두 배 내야 한다는 건 용납하기 어렵고, 또 미래 연금재정이 어렵다는데 1% 인상으로 가능하다는 주장도 수긍하기 힘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배 인상론은 가장치 않고, 1% 충분론도 곤란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 성인 3300만명 중 무려 절반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이들 비정규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전업주부 등은 노후에 국민연금에서 배제되어 있기에 급여율이 오른들 소용이 없다. 이에 비해 기초연금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보험료 납부라는 문턱이 없기 때문이다”며 연금공방에서 이탈되어있는 기초연금도 논의에 포함 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http://goo.gl/KgvFpW

- [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는데, 오히려 그 프레임이 활성화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다른 글에서 유권자들이 가치·유대·신뢰·정체성에 입각해 투표한다고 파악했다. 조언하기를, 이슈·여론조사·정책목록·논리·중도·우월감·전문용어·책임전가 등의 함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알기란 쉽지 않다. 김태희 다산연구소장은 “중국 청나라의 제4대 황제인 강희제 때, 사나운 범 두 마리가 있었는데 길들일 수 없었다. 황제가 노하여 코끼리 우리에 집어넣게 했다. 범을 본 코끼리는 크게 두려워 코를 한번 휘둘렀다. 범 두 마리가 그 자리에서 넘어져 죽었다. 코끼리가 범을 죽일 생각은 아니었다. 연암 박지원은 말했다. ‘코끼리가 코로 범을 때려눕혀 죽이니 그 코는 천하무적이다. 그런데 쥐를 만나면, 코를 둘 곳이 없어 하늘로 쳐들고 서있다.’ 쥐가 범보다 무섭다고 할 수는 없다. 무릇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다”라고 일깨운다. http://goo.gl/dpH6hP

- [ 진보는 한·중관계, 보수는 한·미관계 중시 ]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최근 한·미, 한·중관계 외교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76%가 동의했다. 반대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74%가 동의했다. 양쪽 모두 소원해지더라도 양쪽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얼마나 될까. 분석결과 56%로 확인됐다. 논리적 모순인 것 같아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선택적 입장과 균형적 입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부소장은 “선택적 입장을 보인 응답층을 살펴보니 진보는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보수는 한·중관계보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보면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40대, 자영업자였다. 한·미관계를 중시하는 주요 계층은 남성, 60대, 생산직 종사자였다. 균형적 입장을 보인 주요 응답층은 남성, 20대, 사무직 종사자였다”라고 맗나다. http://goo.gl/obH0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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