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2일 경향신문

- 애국자가 많은데 나라는 왜 어렵고 사람들 삶은 힘든 것일까. 이 질문은 우문이다. 애국자가 많은데도 나라가 어려운 게 아니라, 나라가 어려운 탓에 애국자가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애국가과 영화 ‘국제시장’을 언급하며 서민들에게 애국을 요구한다. 애국심은 개인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던 박근혜 정부가 서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애국심과 자기 희생이 필요한 사람은 정작 따로 있는데도… <서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국민행복시대’  http://goo.gl/DYgncF>

-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의 화재는 주차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주차장이 점점 화약고가 되어간다. 우리나라에는 LPG 차량과 LNG, CNG 등 가스차량의 점유가 높은 편이다. 가스차량은 대부분 가스 누출과 폭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가스차량들이 지하주차장, 주차타워, 필로티 주차장 등의 밀폐된 상황과 결합되면,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화약고’나 다름없는 건물 주차장 http://goo.gl/r4Wmxi>

2015년 1월 10일 화재로 4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부상을 당한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11일 사고 하루가 지났지만 현장엔 여전히 매케한 냄새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파파라치

 - 풍자 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에는 희한한 관습이 있었다. 총리대신과 면담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용건을 가장 쉬운 말로 간결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면담이 끝나면 총리대신이 자신이 한 말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의 코를 비틀거나 배를 걷어차거나 팔을 꼬집어서 시퍼렇게 멍들게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총리대신에게 말한 안건이 완전히 처리될 때까지 그러한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업무처리를 꼬집은 내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라퓨타’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가공의 나라이다. <풍자와 조롱사이 http://goo.gl/09PK80>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좌파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안토니오 그람시는 일찍이 “위기란 낡은 것은 죽어 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정치가 위기인 것은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과 한국정치의 미래가 달려 있는 2월 전당대회가 DJ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간 대결로 치러지게 된다. 야당 대통령 후보로 이명박과 겨뤘던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탈당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으로 간다. <아직 추진위도 뜨지 않은 신당 지지율이 무려 18.7%라니… http://goo.gl/mbyFTm>

- 신문 읽는 재미 중의 하나가 기사 제목 읽기다. 기사의 목차이며 글자의 크기로 기사의 경중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기사내용을 요약하고 독자가 기사의 본문을 읽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때로는 뉴스 앵커의 논평처럼 편집기자의 정체성과 신념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의 폐막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흐릿해진 기술격차, 선명한 ‘차별화’로 승부” 현재 시장 상황을 적절하게 잘 반영한 제목이다. ‘흐릿’과 ‘선명’을 대비 시킨 것도 재미있다. 세계 TV시장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는 4년 연속 최고혁신상을, LG전자는 최고제품상을 받았다. <흐릿해진 기술격차, 선명한 ‘차별화’로 승부 http://goo.gl/JYNo7t>

- 보험사는 보험료가 연체되었다는 이유로 안내 없이 임의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보험료가 연체된 경우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보험료 연체 사실과 계약이 실효된다는 내용을 14일 이상(보험기간이 1년 미만인 계약은 7일 이상)에 걸쳐 서면이나 전화로 알려줘야 한다. 보험계약이 해지돼도 2년 내에는 부활을 요구할 수 있다. 보험료 연체로 보험계약이 해지돼도 해약환급금을 받지 않았다면 해지된 날로부터 통상 2년 내에 계약을 부활시킬수 있다. 다만 이때에는 연체된 보험료와 이자를 내야 한다. 경제 사정이 안 좋아졌다면 매달 내는 보험료를 낮춰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험상품은 가입 초기에 떼는 수수료가 많기 때문에 중도해지를 하면 가입자에게 손해다. 따라서 중간에 소득이 줄어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럽더라도 가급적 계약을 깨지 말고 유지하는 게 낫다. 이런 경우 이용해볼 수 있는 게 감액완납제도와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제도다. 감액완납제도는 기존의 보험기간과 보험금 지급조건은 그대로 두면서 보장금액을 낮춰 매달 내는 보험료를 줄이는 제도다.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제도는 해약환급금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아 보험료를 대신 내는 제도다. <보험료 연체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http://goo.gl/SXxf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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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0일 경향신문

- 스웨덴은 성의 구매만 불법화해 성매매를 3분의 1로 줄였다고 한다. 성매매 제공자를 처벌하지 않는 근거는 성매매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폭력 및 차별의 결과물이고,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성매매 제공자와 구매자 모두를 처벌되면서도 인구 대비 성매매 여성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성매매의 원인이 되는 가난과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미약하지만 이미 성매매를 선택한 여성들을 피해자로서 보호하려는 조치도 없다. 통영에서 가족 부양을 위해 성매매를 하던 25세 미혼모 여성이 경찰 함정단속에 걸리자 모텔 6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성매매 여성들을 궁지로 몰지마라 http://goo.gl/9rKMCj>

- 대한민국의 노인은 삼중고에 시달린다. 외롭고 아프고 가난하다. 코맥 맥카시의 소설 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노인은 기껏해야 복지의 대상이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밀려나 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나 청년에 견주면 노인은 온전한 인간이 아니다. 잉여이고 루저다. 우리 사회의 집단무의식이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 생애 후반기는 이미 정해져 있다. 외롭고 아프고 가난하다. <대한민국의 노인, 당신의 미래다 http://goo.gl/pglK1X>

- 비정상적인 검찰권력의 상징 중 하나가 법원과 검찰청을 나란히 한 울타리에 들어서게 한 건물배치다. 일반시민들에게 낯익은 풍경이지만 그 속에는 재판과 수사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도록 만들기 위한 권력의 의도가 숨겨 있다. 일제강점기에 비롯된 악습으로 이제는 일본에서조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64개 모든 검찰청은 법원 바로 옆에 있다. 대부분 건물의 모양과 높이마저 똑같아 왼쪽이 검찰인지 오른쪽이 검찰인지 인근에 사는 주민도 헷갈린다. <법원·검찰청이 붙어있는 이유, 알고보니… http://goo.gl/D65AwQ>

서울서부지방검찰청(왼쪽) 옆에 붙어있는 서울서부지방법원.

- 능지처참이나 참형의 극형을 받은 자의 수급(머리)을 매다는 것을 효수(梟首)라 한다. 장대에 꽂은 모습이 마치 올빼미(梟)의 머리(首) 같다 해서 이름 붙었다. <효수형을 받은 조선의 인물들 http://goo.gl/fuubTP>

- 70대의 차가운 현실주의자 라종일 교수는 “칸트는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라’고 이야기했죠. 독신이었던 칸트는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이런 생각에 도달했지만, 전 아이를 품에 안고 나서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라고 말한다. 30대의 뜨거운 이상주의자 김현진은 “‘누구 좋으라고 애 낳느냐’는 말을 자주 했어요.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래서 쪽수 모자라니까 낳아달라는 거냐’는 심정이었죠. 나 같은 계급의 인간이 애 낳아봤자 밑에 깔아주라는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라종일 선생님은 ‘그런 생각이야말로 인간을 인적 자원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라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70대男과 30대女의 ‘묘한 우정’ http://goo.gl/JUKlpO>

- 라종일 교수가 소개한 일화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시 선거기획위원을 했다. 그때 DJ가 점심을 먹다가 ‘내가 이회창 후보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동수 득표면 나이 많은 사람이 되니까 이긴다’고 하셨다. 농담에 모두들 웃었지만…개표하다가 DJ가 당선권에 들어가니까 이회창씨가 실제로 꽃다발을 보내왔더라.” 그리고 김현진 작가의 생각 “죄는 외로워서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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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9일 경향신문

-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멀쩡한 4대강을 죽이는 데 22조원을 들였다. 그 유지관리비용으로 올해에만 7000억원 넘게 들어간다고 한다.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큰 폭으로 법인세를 낮췄다. 줄어든 세수만 연간 7조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취득세 영구 인하를 통해 지방세수만 매년 2조4000억원가량을 날리게 만들었다. 엉뚱한 곳에 세금을 탕진하고, 정작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쓸 돈은 없단다. 그리고 ‘국민건강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담뱃값을 인상한다. 사람들은 참는다. 그래서 ‘창조경제’가 아닌 ‘참죠경제’라고 부른다. <‘창조경제’가 아닌 ‘참죠경제’ http://goo.gl/92ytNk>

-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사회적 전환기에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라고 지적했다. ‘선한 사람’은 액면 그대로 ‘착한 사람’이 아니고 ‘시대의 아픔을 외면한 전문가’를 말한다.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하고 권력자의 권력의 뜻에 맞춰 곡학아세를 일삼으며 사회의 ‘신기루’를 만들고 있다. <‘신기루’를 만드는 전문가의 침묵 http://goo.gl/xOLWPX> *곡학아세(曲學阿世):자기가 배운 것을 올바르게 펴지 못하고 그것을 굽혀가면서 세속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을 가리키는 말.

-39년 전인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이다. “1975년 12월초 영일만 부근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되었다. 구체적인 매장량은 몇 달 뒤에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1976년 1월15일자) 당시는 오일쇼크로 인해 경제가 어려웠고 월남패망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였다. 석유가 발견된 사실을 확인한 박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이 보는 앞에서 ‘국산석유에 직접 성냥불을 댕겨보았다’라든가, ‘감격해 석유를 마셨다’라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1년 뒤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 시추 중단” 소식이 들려온다. 최인호 작가는 이를 두고 ‘국민들은 짝사랑하다 퇴짜 맞은 노처녀 신세’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진짜 석유를 마셨나 http://goo.gl/92ytNk>

- 성인, 마약, 도박사이트는 사이버 보안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돈 때문이다. 초대형 도박사이트라면 1시간만 마비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불법 사이트 뿐만이 아니다. 11번가·옥션 같은 인터넷 오픈 마켓이 마비된다면 그로 인한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될까. 원자력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보안 담당자가 9명이었다고 한다. <도박 사이트보다 못한 한수원의 보안 http://goo.gl/YNBMT0> 

- 유럽이나 미국의 가장들은 혼자 자살하지만, 한국의 가장들은 자녀들을 죽이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경제적인 의미로 가장 무서운 것을 세 가지만 들자면, 첫째가 주식, 둘째가 대부업 등 과다 부채, 셋째가 불법 다단계이다. 비정규직같은 불완전 고용도 위험 요소이긴 하지만 비정규직인 것만을 비관해 자살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찌보면 주식·대출 등이 담배보다 훤씬 더 위험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소비를 늘리라고 하고 빚을 더 내라고 한다. <담배보다 더 무서운 가계부채는 방치하는 정부 http://goo.gl/NDgDjt>

- 수습사원을 11명을 뽑아 2주간 일당 5만원을 주고 하루 14시간씩 부려먹고는 전원 해고 시킨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가 “해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갑질 논란’에 고객탈퇴·불매운동 등이 이어지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양심은 애프터서비스(AS)가 잘 되지 않는다. 다시 채용된 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잘 지켜봐햐 할 일이다. <다시 채용된 사원들, 마음의 상처는 별도로 보상해야 http://goo.gl/A6ANp9> 

- 칼날 같은 강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서울 여의도.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냉바닥에 누에고치처럼 엎어져 있던 사람들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무도 그들을 반기지 않았고, 그들을 막아선 건 경찰들이었다. 그들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전날 쌍용차 구로정비소를 출발한 ‘정리해고-비정규직 법·제도 전면폐기를 위한 오체투지 2차 행진단’이었다. 여야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직접 찾아나섰지만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에게 그들은 그저 ‘불청객’일 뿐이었다. <냉바닥을 기어 여의도로 찾아갔지만…여도 야도 ‘불청객’ 취급 http://goo.gl/lu1zhp>

- 군은 그동안 만성적인 병력부족을 호소하면서도 취사병·군마트(PX)병·군 휴양소 등 복지시설 근무병 등 비전투 분야에 병사 1만4500여명을 배치하고 있다. 군은 일단 부대 청소·잡초관리·세탁 등을 민간에 맡겨 병사들이 전투력 유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투화 광내기도 민간에 맡겼으면 http://goo.gl/6o9Mrb>

- ‘민중’이란 말에는 한국 근현대사가 스며들어 있지만, 보편적 맥락을 따진다면 ‘피플’과 조응한다. ‘people’은 라틴어 ‘populus’에서 비롯했다. 본디 귀족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되던 이 말은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단순한 피지배자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링컨이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에서 ‘국민’의 원문이 바로 피플이다. ‘민중’은 ‘국민’이다. 헌법재판소의 ‘민중주권’이 우리 헌법의 ‘국민주권’과 다르다는 논리는 웬지… <헌법재판소 판결대로하면 링컨도 ‘좌파’ 또는 ‘종북’이다 http://goo.gl/5VCi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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